빠디삼비다막가(Patisambhidamagga)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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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디삼비다막가(patisambhidamagga)는 빨리어 경장의 Khuda Nikaya 의 열 다섯 경전중에서 열 두번째로 배속되어 있는 경전이다. 교리적으로 중요한 몇몇 요점들을 일정한 형식에 띠라 깊이 규명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더, 아비달마의 성격을 드러내는 경전이다. 지혜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상관관계등을 세밀히 기술하고 있으며, 특히 내용면에서 수행의 길과 해탈 문제에 관심의 촛점을 맞추어 제법을 체계화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경전이다. 일본학자들에 의해서 무애해도(無碍解道)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paitsambhidamagga 라는 말에서 patisambhida라는 술어는 '각각에 대해(prati)', '완전하게(sam)', 알다 이해하다(vvid)'라는 뜻이 된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분석적 통찰'정도가 무난할 것이다.
논장(Abhidhammapitak)으로 일컬어지는 아비달마 논서들에 의한 법분류의 움직임은 아쇼카왕 시대를 전후로 한 B.C.250년 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들 아비달마 논서들이 지니는 주요 특징은 경장(suttapitaka)에 설해져 있는 제법을 단순히 분류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에 대해 상세한 주역을 덧붙였다는 점에 있다.
논서에서 보여지는 법에 대한 분류와 주석은 Nikaya 상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경전적 설명양식을 기본으로 하여 진전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진전의 과정은 한 순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으로, 점차적으로 전개의 연결고리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따라서 논서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면서도 경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빠띠삼비다막가'라고 하는 본 문헌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초기불교의 문헌사적 관점에서 볼 때, "빠디삼비다막가"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중요한 특징들이 발견된다. 그것은 '논모(論母. matika)의 제시', '경문의 인용', '경문의 해설'등이다. 이들 모두 후대에 발달된 아비달마 논서들의 서술형식으로 바로 여기에서 그 원현을 찾을 수 있다.
논모의 제시'란 '지혜에 관한 논의(nanakatha)'의 도입부에 나열된 73가지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서, 그 이하 '지혜에 관한 논의'의 실제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131개의 소절에서는 여기에 대한 세부적 설명이 진행된다. 논모에 의거한 내용의 전개는 그 이전의 아함및 Nikaya에서도 그 초기적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 문헌에서 발견되는 몬노는 단순히 숫자에 따라 제법을 목록화 한 것이거나, 특정한 주제에 국한된 단편적인 경전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법상(法相)의 체계적 분류라고 하는 면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경문의 인용'이란 내용을 전개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Nikaya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Samyutta Nikaya 에서 24개소, Anguttara Nikaya 에 7개소, Digha Nikaya 에 4개소, Majjhima Nikaya 에 2개소, Itivuttaka, suttanipata, Theragatha 등에 각각 1개소로 전체 42개소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의 경문인용은 텍스트 자체의 내용에 대한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후 발달된 모든 아비달마문헌들에서 받아들여 졌으며, 그들 대부분의 인용문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해설이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인 형식이 되었다.
'경문의 해설'에 관련해서는 이미 행해진 경전적 주석에 대해 그 의미를 넓혀 나간ㄴ 경우와 경전 상에 실린 내용의 불완전한 면을 보완하는 경우, 그리고 그것에 대해 주관적인 분석을 가미하여 새로운 면을 창출해 내는 경우 등으로 세분화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제1권에 나오는 16가지 종류의 '새겨듣는 데서의 혜(sotavadhane panna)는 Digha Nikaya에 나오는 10가지를 16가지로 보완하여 기술한 것이다. 또한 '일어남과 사라짐을 따라가며 보는 지혜(udayabbayanupassana nana)'는 물질적 요소(색)등을 내용으로 하는 오온의 일어남과 사라짐에 대한 것으로, 이를 무명.갈애.업.자양분.생겨나는 모습이라는 다섯 요인의 연(緣)에 의해 규명한 것이다. 이러한 설명방식은 Majjhima Nikaya에 실련 내용에 대해 주관적인 분석을 가미한 경우이다.
"빠띠삼비다막가"에 나타나는 서술양식은 극히 형식적이면서도 반복적인 문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수행도(修行道)에 관련해서는 논리적인 형식의 면보다 실제적인 내용을 규명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점은 후대의 Bibhanaga등 아비달마논서에 나타나는 거소가 구별되는 것으로, 그들과 비교해 볼 때 다소 정연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들은 본 문헌이 본격적인 아비달마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위치에 있었음을 잘 드러낸다. 즉 이들을 통해 경장중에 산발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교리적 내용과 수행관련 언급들을 나름의 체계로써 분류.종합하고 해설한 최초기의 백과사전적 문헌으로서 "빠띠삼비다막가"의 문헌사적 의의를 설정해 볼 수 있다.
"빠띳삼비다막가"의 실제적인 성립연대에 관련하여서는 여러 가지 설이 학자들에 의해서 제기되고 있지만 아쇼카 왕 시대에 성립이 되었다고 대체적으로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빠띠삼비다막가"의 문헌적 의의에 관련하여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사항이 있다. 그것은 이 문헌이 남방상좌부불교의 수행론을 종합적으로 망라하고 있는 Visuddhimagga(청정도론)의 소의경전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기원후 5세기경에 Buddhaghosa 가 저술한 Visuddhimagga 는 현존하는 빨리어 문헌 중에 실천, 수행도를 가장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있는 대표적인 문헌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Visuddhimagga 는 논술의 자료로서 빨리어 삼장과 함께 Milindapanha 등의 주역서를 빈번히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문헌중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헌이 바로 "빠띠삼비다막가"이다. Visuddhimagga 는 논서 전체를 통해 52회에 이르는 항목을 "빠띠삼비다막가"로부터 인용하고 있는데 이는 삼장의 문헌 중에 가장 높은 인용빈도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Visuddhimagga 의 인용 내용을 볼 때 "빠띠삼비다막가"라고 하는 문헌이 지닌 수행론적 위상과 그 영향이 어떠한지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
빠띠삼비다막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 마하박가(Mahabavaggo)
1) 지혜에 관하 논의,
2) 견해에 관한 논의,
3) 들숨과 날숨에 관한 논의,
4) 근(根)에 관한 논의,
5) 해탈에 관한 논의,
6) 다른 존재로 나아감에 대한 논의,
7) 업에 관한 논의,
8) 뒤바뀜에 관한 논의,
9) 길에 관한 논의,
10) 제호의 맛에 관한 논의
2. 유가난다박가(Yuganandhabaggo)
1) 짝을 이루는 것에 관한 논의,
2) 진리에 관한 논의,
3) 깨달음의 요소에 관한 논의,
4) 자비에 관한 논의,
5) 탐냄의 떠남에 관한 논의,
6) 분석적 통찰에 관한 논의,
7) 법의 바퀴에 관한 논의,
8) 출세간에 관한 논의,
9) 힘에 관한 논의,
10) 공에 관한 논의
3. 빤냐박가(Panavaggo)
1) 대혜에 관한 논의,
2) 신통에 관한 논의,
3) 명료한 앎에 관한 논의,
4) 분리에 관한 논의,
5) 행위에 관한 논의,
6) 이적에 관한 논의,
7) 우두머리를 다스림에 관한 논의,
8) 마음지킴(sati)에 관한 논의,
9) 위빠사나에 관한 논의,
10) 논모에 관한 논의
임승택 번역, 『빠디삼비다막가』, 가산불교문화연구원, 200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