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 작은 전열 경 (*1)
1. [질문자]
“저마다 자기의 견해를 가지고 살며,
논쟁하면서, 달인이라고 하는 자들은
‘이렇게 안다면 진리를 아는 것이다.
이것을 비난한다면, 그는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여러 방식으로 주장합니다.
2. 그들은 이렇듯 다투고 논쟁하며
‘저 사람은 어리석어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모든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들 가운데 누구의 말이 진실한 것입니까?”
3. [세존]
“만약 남의 가르침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는 어리석고 야비하며 지혜가 뒤떨어지게 됩니다.
모두 이러한 견해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어리석고 지혜가 뒤떨어진 것입니다.
4. 그러나 만약 자기의 견해로 인해 깨끗해지고,
완전히 청정한 지혜를 가진 자, 현명한 자, 슬기로운 자가 된다면,
그들의 견해는 그처럼 똑같기 때문에,
그들 가운데 결코 지혜가 뒤떨어진 자는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5.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어리석은 자라고 말하는 까닭에,
나는 그것을 두고 ‘이것은 진리이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저마다의 견해를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남을 어리석은 자라고 취급하는 것입니다.”
6. [질문자]
“어떤 사람들이 ‘진리이다, 진실하다’고 하는데,
다른 사람은 그것을 두고 ‘공허하다, 허망하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그들은 다투며 논쟁합니다.
어째서 수행자들은 동일하게 말하지 않는 것입니까?”
7. [세존]
“진리는 하나일 뿐, 두 번째 것은 없습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들과 다투는 일이 없습니다.
각기 다른 진리를 찬양하므로
수행자들이 동일한 것을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8. [질문자]
“현명하다고 일컬어지는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째서 진리를 여러 가지로 내세우는 것입니까?
그들은 여러 가지 다른 진리가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들의 사유만을 따르고 있는 것입니까?”
9. [세존]
“잘못된 지각을 제외하고는(*2)
세상에서 영원한, 많은 다양한 진리들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견해의 관점에서 사유를 고안하여,
‘이것은 진리이다. 이것은 허망하다’라고
두 가지로 말하는 것입니다.
10. 본 것이나 들은 것,
계행이나 맹세나 인식한 것,
이와 같은 것들에 의존하여 기뻐하면서
상대를 경멸하고 단정하여
‘상대는 어리석고 현명하지 못하다’라고 말합니다.
11. 상대를 어리석은 자라고 취급하고
동시에 자기는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자기는 현명하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경멸할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말합니다.
12. 그는 과도한 견해로 완결되어 있고,
교만으로 미쳐있고, 자만으로 넘쳐있습니다.
그의 견해는 그처럼 완결되어있기 때문에,
자기를 두고 스스로 정신적으로 왕위에 즉위했다고 생각합니다.
13. 상대의 말에 따라 열등한 자가 된다면,
그 자신도 그와 더불어 지혜가 열등한 사람이 됩니다.
또한 스스로 지혜에 통달한 자, 슬기로운 자라면,
수행자들 가운데 어리석은 사람은 결코 없는 것입니다.
14. 외도들은 ‘만약 그것과 다른 가르침을 설한다면,
청정을 등진 것이며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참으로 자기의 견해에 탐닉하여 흥분하고 있습니다.
15. 그들은 ‘여기에만 청정이 있다고 말하고,
남의 가르침에는 청정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이교의 무리들은 각각 그 속에서
자기의 길만을 집착하여 완고히 내세웁니다.
16. 자기의 길을 완고히 내세우고 있지만,
어느 누구를 어리석은 사람이라 취급하겠습니까?
상대의 말을 우매하다거나 부정하다고 한다면
그는 스스로 다툼을 초래하고야 말 것입니다.
17. 독단에 입각하여 자신을 평가한다면,
다시 그는 세상에서 논쟁하게 됩니다.
모든 독단을 버리고 나서야,
세상에서 사람들은 다투지 않을 것입니다.
-작은 전열 경이 끝났다-
주해(*1) 전열(戰列. viyūha)이란 전쟁터에서 전선(戰線)의 배열을 말한다. 이 경은 어리석은 자들을 대상으로 설한 것이다. 2-13 “올바른 유행 경” 참조.
주해(*2) 지각은 상(想)을 말하는데, 본질적으로 잘못된 인식이기도 하다. 인식론적 지각에서 선화륜(旋火輪)의 비유와 개념적 지각에서 토끼 뿔의 비유가 그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잘못된)지각’이다.
출처 : https://cafe.daum.net/vipassanacenter/42rb/1086
쿳다까니까야 (小部阿含) “숫타니파타” (제4품 여덟 게송의 품), 433-437쪽. 전재성 역주. 한국 빠알리 성전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