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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맛지마 니까야]랏타빨라 경 (M82)

작성자그림자|작성시간22.09.04|조회수26 목록 댓글 3

랏타빨라 경 (Raṭṭhapāla Sutta, M82) - (1) 믿음으로 출가한 자

 

 

본경은 랏타빨라 존자의 출가기와 설법을 간직한 경이다. 랏타빨라 존자는 앙굿따라 니까야 <하나의 모음>(A1:14:3-2)에서 “믿음으로 출가한 자들 가운데서 랏타빨라가 으뜸이다.”라고 세존께서 칭찬하고 계신다. 왜 그가 믿음으로 출가한 자들 가운데 으뜸인지 본경이 그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1~6> 랏따빨라 존자가 세존의 설법을 듣고 출가를 결심한다.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 승가와 함께 꾸루(1)를 유행하시다가 툴라꼿티따라(2)는 꾸루의 성읍에 도착하셨다.

 

주1> 꾸루(Kuru)는 인도 16국 가운데 하나였는데, 지금의 델리 근처 지역이다. 지역을 언급할 때는 거의 꾸루빤짤라로 나타나는데 지금 인도의 델리, 하랴나, 펀잡, 히마찰쁘라데쉬 지역이 꾸루빤짤라에 해당한다. 『자따까』 등에 의하면 이 지역은 상업과 학문이 번창하던 곳이다.

 

주2> 그곳의 집들은 곡식창고가 가득 차 있다고 해서 툴라꼿티따(Thullakoṭṭhita)라고 한다.

 

2. 툴라꼿티따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은 이렇게 들었다.

“사꺄의 후예이고, 사꺄 가문에서 출가한 사문 고따마라는 분이 많은 비구 승가와 함께 꾸루를 유행하시다가 툴라꼿티따에 도착했다. 그분 고따마 존자께는 이러한 좋은 명성이 따른다. ‘이런 [이유로]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며, 완전히 깨달은 분[正等覺]이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明行足]이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이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이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며, 부처님[佛]이며, 세존(世尊)이시다. 그는 신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한 세상과 사문・바라문들을 포함하고 신과 사람을 포함한 무리들을 스스로 최상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여 드러낸다. 그는 시작도 훌륭하고 중간도 훌륭하고 끝도 훌륭하며 의미와 표현을 구족했고 더할 나위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법을 설하고, 범행(梵行)을 드러낸다.’라고. 참으로 그러한 아라한을 뵙는 것은 축복이다.”

 

 

 

3. 그러자 툴라꼿티따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을 뵈러 갔다. 세존을 뵈러 가서 어떤 사람들은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고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하고서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사람들은 세존의 앞에서 이름과 성을 말씀드리고 한 곁에 앉았다. 어떤 자들은 조용히 한 곁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한 곁에 앉은 툴라꼿티따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에게 법문으로 가르치시고 격려하시고 분발하게 하시고 기쁘게 하셨다.

 

 

 

4. 그때 툴라꼿티따에서 가장 뛰어난 가문의 아들인 랏타빨라라는 선남자가 그 회중에 앉아있었다. 그때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이해하는 바로는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나는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리라.’

 

 

 

5. 그때 툴라꼿티따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의 법문으로 가르침을 받고 격려를 받고 분발하고 기뻐하며 세존의 말씀을 기뻐하고 감사드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경의를 표한] 뒤 물러갔다.

 

 

 

6. 그때 툴라꼿티따에 사는 바라문 장자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랏타빨라 선남자는 세존을 뵈러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랏타빨라 선남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이해하는 바로는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세존 아래에서 출가하게 해 주시고 구족계를 받게 해 주십시오.”

 

“랏타빨라여, 그런데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부모에게서 허락을 받았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의 허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랏타빨라여, 여래는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은 자들을 출가하게 하지 않는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제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의 허락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7~14> 랏따빨라 존자는 부모님의 반대가 완강하였지만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강한 믿음과 출가에 대한 확신으로 어렵게 허락을 받고 출가한다. 그리고 아라한이 된다.

 

 

 

7.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경의를 표한] 뒤 부모님을 뵈러 갔다. 가서는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제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이해하는 바로는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고자 합니다. 제가 집을 떠나 출가하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는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랏타빨라야, 너는 우리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다. 너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다. 랏타빨라야, 너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 이리 오너라, 랏타빨라야. 먹고 마시고 즐겨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아라. 우리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네가 죽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너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느냐?”

 

 

 

두 번째로 … 세 번째로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제가 세존께서 설하신 법을 이해하는 바로는 재가에 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소라고둥처럼 빛나는 청정범행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 머리와 수염을 깎고 물들인 옷을 입고 집을 떠나 출가하고자 합니다. 제가 집을 떠나 출가하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세 번째로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는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랏타빨라야, 너는 우리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다. 너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다. 랏타빨라야, 너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 이리 오너라, 랏타빨라야. 먹고 마시고 즐겨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아라. 우리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네가 죽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너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느냐?”

 

 

 

그때 랏타빨라 선남자는 부모로부터 출가를 허락받지 못하자 ‘나는 여기서 죽든지 아니면 출가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땅바닥에 드러누웠다.

 

 

 

8.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는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랏타빨라야, 너는 우리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다. 너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다. 랏타빨라야, 너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 일어나라, 랏타빨라야. 먹고 마시고 즐겨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아라. 우리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네가 죽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너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느냐?”

 

 

 

이렇게 말했을 때 랏타빨라 선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 세 번째로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는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랏타빨라야, 너는 우리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다. 너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다. 랏타빨라야, 너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 일어나라, 랏타빨라야. 먹고 마시고 즐겨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아라. 우리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네가 죽었다 하더라도 우리는 너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네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느냐?”

 

이렇게 말했을 때 랏타빨라 선남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9.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는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가서는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이 랏타빨라가 ‘나는 여기서 죽든지 아니면 출가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땅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얘들아, 이리 와서 랏타빨라에게 가서 랏타빨라에게 이렇게 말해다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부모님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다. 그대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 일어나라, 벗 랏타빨라여. 먹고 마시고 즐기라.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라.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설령 그대가 죽었다 하더라도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는가?’라고.”

 

 

10.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은 랏타빨라의 부모에게 동의하고 랏타빨라 선남자를 만나러 갔다. 만나러 가서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부모님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네. 그대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네. 일어나게, 벗 랏타빨라여. 먹고 마시고 즐기게.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게.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네. 설령 그대가 죽었다 하더라도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했을 때 랏타빨라 선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 세 번째로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은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부모님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네. 그대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네. 벗 랏타빨라여. 먹고 마시고 즐기게.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각적 즐거움을 누리고 공덕을 쌓으며 행복하게 살게.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네. 설령 그대가 죽었다 하더라도 그대의 부모님은 그대 없이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겠는가?”

 

세 번째에도 랏타빨라 선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1.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은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를 만나러 갔다. 가서는 랏타빨라 선남자의 부모에게 이렇게 말씀 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이 랏타빨라 선남자는 그곳에서 땅바닥에 드러누워 ‘나는 여기서 죽든지 아니면 출가할 것이다.’라고 합니다. 만일 부모님께서 랏타빨라 선남자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거기서 죽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부모님께서 랏타빨라 선남자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그가 출가한 뒤에라도 그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랏타빨라 선남자가 집을 떠나 출가하여 그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가 어디 다른 곳을 가겠습니까? 여기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랏타빨라 선남자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십시오.”

 

 

 

“애들아, 랏타빨라 선남자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겠다. 그 대신 출가하고 나서 부모를 만나러 와야 한다.”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의 친구들은 랏타빨라 선남자를 만나러 갔다. 만나러 가서는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부모님의 사랑스럽고 소중한 외아들이네. 그대는 편안하게 성장했고 편안하게 양육되었네. 벗 랏타빨라여, 그대는 어떤 괴로움도 모른다네. 일어나게, 벗 랏타빨라여. 이제 먹고 마시고 즐기게. 부모님이 그대가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셨네. 그러나 그대는 출가하고 나서 부모님을 뵈러 와야만 하네.”

 

 

12. 그러자 랏타빨라 선남자는 일어나 원기를 회복하여 세존을 뵈러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랏타빨라 선남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집을 떠나 출가하는 것을 부모님께 허락 받았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출가하게 해 주십시오.”

 

랏타빨라 선남자는 세존 아래에서 출가하였고 구족계를 받았다.

 

 

 

13. 그때 세존께서는 랏타빨라 존자가 구족계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즉 구족계를 받은 지 보름이 지나자 툴라꼿타에서 원하는 만큼 머무시고 사왓티를 향해 유행을 떠나셨다. 차례로 유행하시다가 사왓티에 도착하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14.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는 혼자 은둔하여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지냈다.(3) 오래지 않아 좋은 가문의 아들들이 바르게 집을 떠나 출가하는 목적인 그 위없는 청정범행의 완성을 지금・여기에서 최성의 지혜로 알고 실현하고 구족하여 머물렀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알았다. 랏타빨라 존자는 아라한들 중의 한 분이 되었다.

 

 

 

주3> 그는 12년을 이렇게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하며 지냈다. 이 존자는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공덕을 가졌고 굳은 결심을 가져 ‘오늘, 바로 오늘 아라한과를 얻으리라.’라고 사문의 법을 실천했지만 12년 만에 아라한과를 얻었다. (MA/중부주석사.iii.294)

 

 

§§15~25> 랏따빨라 존자는 출가할 때 약속대로 집을 방문하였고, 집을 방문했을 때 일화가 나타나는데, 특히 부친은 그의 전 아내들을 치장시켜 그에게 보냈지만 그는 좋은 게송을 읊고 집을 나온다.

 

 

15. 그때 랏타빨라 존자는 세존을 뵈러 갔다.(4)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랏타빨라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저는 부모님을 찾아뵙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당신의 마음으로 랏타빨라 존자의 마음 길을 헤아려 보셨다. 세존께서는 랏타빨라 선남자가 공부지음을 버리고 환속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아시고 랏타빨라 존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랏타빨라여, 지금이 적당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라.”

 

 

 

주4> “내 부모님이 나의 출가를 허락해주실 때에 ‘때때로 와서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달라.’고 말하면서 허락하셨다. 나의 부모님은 어려운 일을 하셨고 나는 그분들의 의향에 따라 출가했다. 이제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으니, 세존께 여준 뒤 내 부모님을 뵈러 가리라고 생각하면서 세존께 다가 간 것이다. (MA.iii.294)

 

 

 

16.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절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경의를 표한] 뒤 나와 거처를 정돈한 뒤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톨라꼿티따로 유행을 떠났다. 차례로 유행하여 툴라꼿티따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랏타빨라 존자는 툴라꼿티따의 꼬라뱌 왕의 미가찌라 정원에 머물렀다. 그 다음날 랏타빨라 존자는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툴라꼿티타로 탁발을 갔다. 툴라꼿티타에서 차례로 탁발하면서 자신의 아버지 집에 이르렀다.

 

 

 

17. 바로 그때에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중앙 문의 방에서 머리를 빗고 있었다.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멀리서 랏타빨라 존자가 오는 것을 보았다.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들 까까머리 사문들 때문에 사랑스럽고 소중한 내 외아들이 출가했다.”

 

 

 

랏타빨라 존자는 자기 아버지 집에서 보시도 얻지 못했고 거절도 얻지 못했다.(5) 그가 얻은 것은 모욕뿐이었다.

 

 

주5> 탁발을 갔을 때 거절한다는 표시를 하면 더 이상 기다릴 필요 없이 다음 집으로 가서 필요한 음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신도가 보시를 하고 싶지 않을 때는 거절한다는 표시를 정중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여기서 ‘거절’은 paccakkhāna를 옮긴 것인데 주석서는 ‘정중하게(paṭisanthāra) 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MA.iii.298)

 

 

 

18. 바로 그때에 랏타빨라 존자의 친척 하녀가 어제 먹다 남은 보리죽을 버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이여, 만일 그것이 버릴 것이라면 여기 내 발우에 주시오.”

 

 

 

그러자 랏타빨라의 친척 하녀는 어제 먹다 남은 보리죽을 랏타빨라 존자의 발우에 부으면서 손과 발과 목소리의 특징을 알아차렸다. 그러자 랏타빨라의 친척 하녀는 랏타빨라 존자의 어머니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

 

“마님, 알고 계십시오. 마님의 아들 랏타빨라가 왔습니다.”

 

“뭐라고?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너는 하녀를 면할 것이다.”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의 어머니는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에게 가서 이렇게 말했다.

 

“장자님, 알고 계십시오. 랏타빨라가 왔습니다.”

 

 

 

19. 바로 그때 랏타빨라 존자는 어떤 벽 옆에 앉아서 지난밤에 남았던 보리죽을 먹고 있었다. 그때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랏타빨라 존자에게 다가갔다. 다가가서 랏타빨라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랏타빨라여, 거기에 있었구나. 지난밤에 남았던 보리죽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랏타빨라여, 네가 들어가서 쉴 너의 집이 있지 않느냐?”

 

“장자여, 집을 떠나 출가한 우리에게 집이 어디 있겠습니까? 장자여, 우리에게 집이 없습니다. 장자여, 우리는 당신의 집에 갔었습니다. 거기서 보시도 얻지 못했고 거절당하는 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얻은 것은 모욕뿐이었습니다.”

 

“랏타빨라여, 이리 오거라. 집으로 들어가자꾸나.”

 

“장자여, 되었습니다. 오늘 제 공양은 마쳤습니다.”

 

“그러면 랏타빨라여, 내일 와서 공양하겠다고 약속해다오.”

 

랏타빨라 존자는 침묵으로 동의하였다.

 

 

 

20.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랏타빨라 존자가 동의한 것을 알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가서는 금화와 황금으로 큰 무더기를 만들어 돗자리로 덮어 놓고 랏타빨라 존자의 옛 아내들을 불러서 말했다.

 

“이리 오라, 며느리들아, 너희들은 전에 랏타빨라 선남자에게 사랑받고 귀애받던 그런 장신구로 치장을 하라.”

 

 

 

21. 그때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그 밤이 지나고 자신의 집에서 맛있는 딱딱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을 준비하게 하고 랏타빨라 존자에게 시간을 알렸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랏타빨라여, 시간이 되었구나. 공양이 다 준비되었다.”

 

 

 

22. 그때 랏타빨라 존자는 오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고 자기 아버지의 집으로 갔다. 가서는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그 금화와 황금으로 만든 무더기를 열어 보이면서 랏타빨라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랏타빨라여, 이것은 네 어머니의 유산이다. 아버지의 유산은 따로 있고 할아버지의 재산도 따로 있다. 아들 랏타빨라여, 재물을 즐기면서 공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리 오라, 사랑하는 우리 아들 랏타빨라여, 공부지음을 그만두고 환속하여 재물을 즐기면서 공덕을 지어라.”

 

“장자여, 만일 당신이 내 말대로 하시겠다면 이 금화와 황금으로 만든 무더기를 수레에 싣고 나가 강가 강의 물속에 던져버리십시오. 장자여, 왜냐하면 이것 때문에 당신에게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23.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의 옛 부인들이 그의 발을 붙잡고 랏타빨라 존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서방님, 어떤 요정들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 당신은 청정범행을 닦으십니까?"

 

“누이들이여, 요정들 때문에 우리는 청정범행을 닦는 것이 아닙니다.”

 

“‘누이’라는 말로써 랏타빨라 서방님은 우리를 부르시는구나.”라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기절을 해버렸다.

 

 

 

24.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는 아버지께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만일 음식을 주시려면 주십시오. 더 이상 우리를 모욕하지 마십시오.”

 

“아들 라타빨라여, 음식을 들라. 준비가 되었다.”

 

그러자 랏타빨라 존자의 아버지는 랏타빨라 존자에게 딱딱한 음식과 부드러운 음식 등 맛있는 음식을 손수 충분히 대접하고 만족시켜 드렸다. 그때 랏타빨라 존자는 공양을 마치자 발우에서 손을 떼고 일어나서 이 게송을 읊었다.

 

 

 

25. “보라,(6) 잘 치장했고 상처덩이기고

 

잘 세워진(7) 저 몸(8)을.

 

 

 

그것은 고통스럽고(9) 많은 관심의 대상(10)이고

 

견고하게 머물지 않는다.(11)

 

 

 

보라, 보석과 귀걸이로

 

잘 치장한 형색을.

 

해골이 피부에 포장되어

 

옷으로 아름답게 꾸며졌구나.

 

 

 

발에는 헤너 물감으로 붉게 칠하고(12)

 

얼굴을 분칠하여

 

어리석은 자를 현혹시키기엔 충분하나

 

피안을 찾는 자를 현혹시키지는 못하네.

 

 

 

머리는 여덟 가닥으로 땋았고

 

눈에는 연고를 발라

 

어리석은 자 현혹시키기에 충분하나

 

피안을 찾는 자 현혹시키지는 못하네.

 

 

 

새로 착색한 연고 단지처럼

 

불결한 몸을 아름답게 장식하여

 

어리석은 자 현혹시키기에 충분하나

 

피안을 찾는 자 현혹시키지는 못하네.

 

 

 

사냥꾼이 올가미를 놓았으나

 

사슴은 덫에 걸리지 않고

 

미끼를 먹고서 떠나버리나니

 

사냥꾼을 슬피 울게 한다.”(13)

 

 

 

주6> 옆에 서있는 사람에게 한 말이다. (MA.iii.301)

 

주7> 아홉 개의 상처 구멍이 있기 때문에 ‘상처덩이’이다. 300개의 뼈가 900개의 힘줄에 묶이고 그 위에 900개의 고깃덩이가 덧붙여져 반듯하게 서 있기 때문에 ‘잘 세워진’이라고 했다. (MA.iii.302)

 

 

주8> 여기서 ‘몸’은 bimba(형체)를 옮긴 것인데 주석서에는 atta-bhāva(자기 몸)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서(MA.iii.302) 이렇게 옮겼다.

 

주9> ‘고통스럽고’란 늙음으로 고통스럽고 질병으로 고통스럽고 오염원으로 고통스럽고 항상 고통스럽다. (MA.iii.302)

 

 

주10> ‘많은 관심 대상’은 bahu-saṅkappa(많은 관심을 [일으키는 것])를 주석서를 참조해서 옮긴 것이다. 주석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많은 관심을 [일으키는 것](관심의 대상, bahu-saṅkappa)’이란 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난 욕구와 관심을 통해서 많은 관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자들의 몸에 대해 남자들의 관심이 생기고, 또한 그들의 몸에 대해 여자들의 관심이 생긴다. 공동묘지에 버려진 시체에 대해서도 까마귀나 매 등은 열망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일으키는 것], 즉 많은 관심의 대상이라고 한다. (MA.iii.302)

 

 

주11> 이 몸은 환幻과 같고, 신기루와 같고 포말덩이와 같고 물거품 등과 같아서 영원히 머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무너지는 성질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MA.iii.302)

 

주12> 해너물감은 붉은 염료로 쓰이는 랙(lac)을 뜻한다. 사전에 의하면 이것은 부처꽃과(Lythraceae) 식물의 관에서 생기는 홍자색의 염료이다.

 

 

주13> 이 구절을 통해 장로는 부모님을 사슴 사냥꾼에 비유하고, 나머지 친척들은 사슴 사냥꾼의 일행들에, 금화와 황금은 올가미에, 자신이 먹은 밥은 미끼로 준 풀에, 자신은 큰 사슴에 비유하여 보인 것이다. 마치 큰 사슴이 미끼로 놓은 풀을 원하는 만큼 먹고 물을 마시고 목을 들어 사방을 둘러본 뒤 ‘이곳으로 가면 안전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사슴 사냥꾼을 슬픔에 빠뜨리고 숲으로 돌아가듯이 장로도 이 게송을 읊은 뒤에 허공으로 날아서 미가찌라 정원으로 되돌아갔다. (MA.iii.303)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hrsmc&logNo=221704046143

대림 스님 옮김, 『맛지마 니까야 3』, 262-2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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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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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금강 | 작성시간 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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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석현광 | 작성시간 22.09.05 사두 사두 사두 ()()()
  • 작성자혜 수 | 작성시간 22.09.06 고맙습니다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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