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마 경(S12-70)
Susīma-sutta
7. 수시마 존자는*1 많은 비구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꿰뚫어 압니다.'라고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다는 것을 들었다. 그때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그 비구들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한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1: 수시마는 ‘배당가에 능한 유행승“인데, 외도의 도반들이 법을 배워 오라고 권유해서 부처님 교단에 들어가 출가했다. 주석서(SA.ii.127)에 의하면 §16~17의 오온의 무상 고 무아와 염오-이욕-해탈-구경지 해탈에 관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존자들이 세존의 곁에서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꿰뚫어 압니다.'라고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도반이여.
8.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툽니까? 즉,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합니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합니까? 땅에서도 떠올랐다 잠겼다 하기를 물속에서처럼 합니까? 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합니까? 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아가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합니까? 저 막강하고 위력적인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 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까지도 몸의 자유자재 함을 발합니까?[神足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9.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는 신성한 귀의 요소를 나툽니까?[天耳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0.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꿰뚫어 압니까? 즉, 탐욕이 있는 마음은 탐욕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탐욕을 여읜 마음은 탐욕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성냄이 있는 마음은 성냄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성냄을 여읜 마음은 성냄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은 어리석음이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어리석음을 여읜 마음은 어리석을 여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수축한 마음은 수축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흐트러진 마음은 흐트러진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고귀한 마음은 고귀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고귀하지 않은 마음은 고귀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위가 있는 마음은 위가 있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위가 없는 마음은 위가 없는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삼매에 든 마음은 삼매에 든 마음이라고 꿰뚫어 라고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은 삼매에 들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 해탈한 마음은 해탈한 마음이라고 꿰뚫어 알고 해탈하지 않은 마음은 해탈하지 않은 마음이라고 꿰뚫어 압니까?[他心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1.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합니까?…[宿命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2.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천박하고 고상하고, 잘생기고 못생기고, 좋은 곳에 가고 나쁜 곳에 가는 것을 보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압니까?…[天眼通]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3. 그렇다면 그대 존자들은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물질을 초월하여 물질이 없는[無色] 저 [네 가지] 평화로운 해탈들을 몸으로 체득하여 머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14. “여기서 존자들은 [구경의 지혜를] 드러내었지만 이러한 법들은 증득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됩니까?”
“도반 수시마여, 우리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하였습니다.”
“나는 존자들이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존자들이 제게 상세하게 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반 수시마여, 그대가 자세하게 알든 자세하게 알지 못하든 간에 우리는 통찰지를 통한 해탈[慧解脫]을 하였습니다.”
15. 그때 수시마 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수시마 존자는 그 비구들과 함께 주고받은 대화를 모두 세존께 말씀드렸다.
“수시마여, 먼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가 있고 나중에 열반에 대한 지혜가 있다.”*2
*2: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란 위빳사나의 지혜이다. 이것이 먼저 일어난다. 열반에 대한 지혜는 위빳사나의 과정이 끝났을 때 일어나는 도의 지혜를 말한다. 이것은 나중에 일어난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간략하게 말씀하신 뜻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세존께서 제게 상세하게 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시마여, 그대가 자세하게 알든 자세하게 알지 못하든 간에 먼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가 있고 나중에 열반에 대한 지혜가 있다.”*3
*3: 삼매가 없이도 지혜가 생김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이다.
‘수시마여, 道와 果는 삼매의 소산이 아니고 삼매의 이익도 아니고 삼매의 결과물도 아니다. 이 둘은 위빠사나의 소산이고 위빠사나의 이익이고 위빠사나의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자세하게 알든 자세하게 알지 못하든 간에, 먼저 법들의 조건에 대한 지혜가 있고 나중에 열반에 대한 지혜가 있다.’라고.”(SA.ii.127)
16.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질은 항상한가, 무상한가?”*4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4: “이제 세존께서는 수시마가 통찰을 할 수 있음을 아시고 세 번에 걸쳐서 설법을 하시면서 이렇게 질문하시는 것이다. 이 가르침이 끝나자 그는 아라한과를 얻었다.(SA.ii.127)
“여기서 ‘세 번에 걸쳐서’란 오온에 대해서 무상 고 무아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SAṬ.ii.108)
그러면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괴로움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것을 두고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의 자아다.'라고 관찰하는 것이 타당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느낌은… 인식은… 심리현상들은… 알음알이는 항상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한 것은 괴로움인가, 즐거움인가?
괴로움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것을 두고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다. 이것은 나의 자아다.'라고 관찰하는 것이 타당하겠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17. 수시마여, 그러므로 그것이 어떠한 물질이건, 그것이 과거의 것이건 미래의 것이건 현재의 것이건 안의 것이건 밖의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저열하건 수승하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이것은 내 것이 아니요,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수시마여, 그것이 어떠한 느낌이건… 그것이 어떠한 인식이건… 그것이 어떠한 심리현상들이건… 그것이 어떠한 알음알이이건, 그것이 과거의 것이건 미래의 것이건 현재의 것이건 안의 것이건 밖의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저열하건 수승하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이것은 내 것이 아니요, 이것은 내가 아니며,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보아야 한다.
18. 수시마여, 이와 같이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물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느낌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인식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심리현상들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알음알이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기 때문에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으며,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
19. “수시마여, 그대는 태어남을 조건으로 늙음·죽음이 있다고 보는가?”*5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5: “무상 고 무아에 대한 가르침을 더 깊이 적용시키면서 ‘수시마여, 아라한과를 증득한 자는 모든 곳에서 조건의 형태를 꿰뚫은 뒤에 미혹을 제거한다.’고 하시면서 이제 [12연기를 설하시는 것이다.”(SAṬ.ii.108)
수시마여, 그대는 존재를 조건으로 태어남이 있다고… 취착을 조건으로 존재가 있다고… 갈애를 조건으로 취착이 있다고…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고…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있다고… 여섯 감각장소를 조건으로 감각접촉이 있다고… 정신`물질을 조건으로 여섯 감각장소가 있다고… 알음알이를 조건으로 정신`물질이 있다고… 의도적 행위들을 조건으로 알음알이가 있다고… 무명을 조건으로 의도적 행위들이 있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20. 수시마여, 그대는 태어남이 소멸하기 때문에 늙음·죽음이 소멸한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그대는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에 태어남이 소멸한다고… 취착이 소멸하기 때문에 존재가 소멸한다고… 갈애가 소멸하기 때문에 취착이 소멸한다고… 느낌이 소멸하기 때문에 갈애가 소멸한다고… 감각접촉이 소멸하기 때문에 느낌이 소멸한다고…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하기 때문에 감각접촉이 소멸한다고… 정신`물질이 소멸하기 때문에 여섯 감각장소가 소멸한다고… 알음알이가 소멸하기 때문에 정신`물질이 소멸한다고…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하기 때문에 알음알이가 소멸한다고… 무명이 소멸하기 때문에 의도적 행위들이 소멸한다고 보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21. “수시마여, 그런데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투는가?”*6 … [神足通]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6: “禪이 없는 마른 위빳사나(sukkha-vipassaka)를 닦은 비구들이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이다. 즉 ‘그대만이 마른 위빳사나를 닦은 자가 아니라 이 비구들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SA.ii.127)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청정하고 신성한 귀의 요소로 천상이나 인간의 소리 둘 다를 멀든 가깝든 간에 다 듣는 신성한 귀의 요소를 나투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자기의 마음으로 다른 중생들과 다른 인간들의 마음을 꿰뚫어 아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그대는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그대는 청정하고 인간을 넘어선 신성한 눈으로 중생들이 죽고 태어나고… 중생들이 지은 바 그 업에 따라가는 것을 꿰뚫어 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그대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서 그대는 물질을 초월하여 물질이 없는 저 [네 가지] 평화로운 해탈들을 몸으로 체득하여 머무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수시마여, 여기서 그대는 이렇게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었지만 이러한 법들은 증득하지 못하였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는가?
22. 그때 수시마 존자는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절을 올린 뒤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참으로 어리석고 미혹하고 신중하지 못해서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러한 제가 미래에 [다시 이와 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고] 제 자신을 단속할 수 있도록 제 잘못에 대한 참회를 섭수하여 주소서.”
“수시마여, 확실히 그대는 잘못을 범하였다. 그대는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였다.”
23. “수시마여, 예를 들면 죄를 지은 도둑을 붙잡아 ‘폐하, 이 자는 도둑입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처벌을 내리십시오.’ …… 도시의 남쪽에서 머리를 자를 것이다.”
24. “수시마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사람이 그 때문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겪든 겪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이 그 때문에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겪든 겪지 않던 간에, 법을 훔치려고 이처럼 잘 설해진 법과 율에 출가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큰 괴로움의 과보가 있고 더 혹독한 과보가 있고 게다가 파멸처로 떨어지게 된다.
수시마여, 그러나 그대는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하고 법답게 참회를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대를 받아들인다. 수시마여, 잘못을 범한 것을 잘못을 범했다고 인정한 다음 법답게 참회하고 미래에 [그러한 잘못을] 단속하는 자는 성자의 율에서 향상하기 때문이다.”
출처 :
1. 각묵 스님 옮김, 『상윳따 니까야 제2권』, 초기불전연구원, 339-354쪽.
2. http://m.blog.daum.net/drydragon/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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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금강 작성시간 21.11.28 사두사두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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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장뇌산삼 작성시간 21.11.28 "법과 도"를 얻고자 부처를 섬긴 부류가 있고
인간을 넘어선 법에 기인한 신통의 기적을 나투기위해 부처에 귀의한 범부들이 많았슴을 경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 신통의 기적만을 얻고자 했다가 부처를 비난하며 떠나간 사례를 담은 경이 많음도 알게 되었고 수시마경은 이러한 경우의 예외임을 알게하는 경우 입니다.
부처의 설법을 듣고 법을 훔치려 한 자신의 자못을 뉘우치고 부처님께 용서를 구하고 바른 수행을 통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한 수시마아라한의 바른 인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사두사두사두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