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390 분노를 제거한 사리뿟따 장로
사진 출처 : https://cafe.naver.com/koreamahasi/1708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사리뿟따 장로와 관련하여 게송 389부터 390까지를 설법하셨다.
어느 때 사왓티의 시민들이 모여 사리뿟따 장로의 성스러운 덕행을 찬탄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 성자께서는 참으로 인욕자이시다. 무지한 자가 장로를 몰라보고 욕하거나 심한 말을 해도 장로께서는 조금도 화를 내시는 법이 없으니!”
그러자 장로를 잘 모르는 건장한 사람 하나가 비웃었다.
“어디에 그런 사람이 있단 말이요?”
“우리 성자님이 그렇다오.”
“흥! 그거야 아무도 그 사람을 심하게 대하지 않았을 때 말이겠지.”
“그렇지 않소. 그분은 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는 법이 없소. 내가 장담하리다.”
“그렇소? 그렇다면 내가 한 번 그 사람을 화나게 해보리까?”
“그건 당신 마음대로겠지만, 당신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게요!”
“그럴까? 나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화를 내는지 잘 알고 있지!”
그때 마침 사리뿟따 장로는 탁발을 하기 위해 사왓티 성 안을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나이는 곧 장로의 등 뒤로 다가가 장로의 등을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장로는 ‘이게 뭔가?’하고 혼잣말을 할 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장로의 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의연하고 당당하여 구겨진 구석이라곤 없었다. 그러자 이 같은 장로의 숭고한 태도를 본 사나이는 그만 울상이 되었다. 그는 마음에 큰 충격과 함께 뉘우치는 마음이 솟구쳤다. 그는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개져서 장로의 발 앞으로 달려가 엎드렸다.
“장로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무슨 일이 있었소?”
“저는 장로님의 인내심을 알아보려고 장로님의 등을 내리쳤습니다.”
“그렇소? 나는 당신을 용서하오.”
사나이가 말했다.
“그러시다면 장로님, 저를 용서해 주시는 뜻에서 저희 집에 가시어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러리다.”
이렇게 되어 사나이는 사리뿟따 장로의 발우를 받아들고 앞장서서 집으로 돌아가 장로에게 정성껏 공양을 올렸다.
이때 옆에서 사나이가 하는 짓을 보고 있던 신자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외쳤다.
“저 자는 모든 폭력으로부터 떠나신 우리 성자님을 까닭 없이 공격했다. 저런 놈은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 저놈을 두들겨 패 죽여 버려야 한다.”
그들은 몽둥이와 돌멩이를 하나씩 손에 들고 사나이의 집으로 몰려갔다. 이때 장로는 공양을 끝내고 정사로 돌아가려다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 채고 사나이에게 자신의 발우를 들고 뒤따라오라고 일렀다.
집 밖에서 사나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이 보니 그 장로의 발우를 들고 장로의 뒤를 따라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사나이를 두들겨 패 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장로에게 사정했다.
“장로님, 저 자가 들고 있는 발우를 돌려받으십시오.”
“신자들이여, 왜 그러시오?”
“저놈은 까닭 없이 장로님을 때렸습니다. 저런 놈을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당신들께 묻겠소. 저 사람은 나를 때린 것이오, 아니면 당신들을 때린 것이오?”
“장로님을 때렸습니다.”
“그렇소. 그는 나를 때렸고, 나는 그를 용서했소. 그뿐이요. 그러니 당신들은 어서 가서 당신들의 일을 보도록 하시오. 더 이상 이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겠소.”
이렇게 그들을 설득하여 돌려보낸 다음 사리뿟따 장로는 사나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정사로 돌아왔다.
이 일은 정사 내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비구들은 분개하여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죄 없는 장로를 때리다니!”
“게다가 장로께서는 속도 없이 그런 자의 집에 가시어 공양을 받아오셨다. 이제 사람들은 비구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없어져서 아무나 때릴지도 몰라!”
비구들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가까이 오셨다. 부처님께서는 무엇에 관해 토론하고 있느냐고 물으셨고, 비구들은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바라문이 아닌 자는 다른 바라문을 때릴 수 없는 것이 사회의 규범이니, 아마도 그 사나이는 바라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비구들이여, 누구든지 아나함에 도달하면 마음속에서 성냄이 완전히 파괴되어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게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셨다.
389
바라문을 때려서는 안 되고
때린 자에게 화를 내서도 안 된다.
바라문을 때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때린 자에게 화내는 것은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390
쾌락으로부터 마음을 절제할 때
바라문에게 더 이상 좋은 것은 없다.
해치려는 마음에서 떠날수록
괴로움은 가라앉는다.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일아 옮김, 『빠알리 원전 번역 담마빠다』, 불광출판사, 2018.
3. 김서리 옮김, 『담마빠다 빠알리어 문법과 함께 읽는 법구경』, 소명출판, 2016.
4.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佛사리탑, 2008.
5.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3』, 옛길, 2008.
6. 거해 스님 편역, 『법구경 2』, 샘이 깊은 물, 2003.
7. Ācharya Buddharahhhita, 『Dhammapada』, Buddha Vacana Trust, Maha Bodhi Society, Bangalore, India, 1986.
8. http://blog.daum.net/gikoship/15780902
9. https://www.accesstoinsight.org/tipitaka/kn/dhp/dhp.26.budd.html
11. https://tipitaka.fandom.com/wiki/Dhammapada_Verses_389_and_390_-_Sariputtatthera_Vat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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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s 389 and 390 - Sariputtatthera Vatthu
Na brahmanassa pahareyya
nassa muncetha brahmano
dhi brahmanassa hantaram
tato dhi yassa muncati.
Na brahmanasse' tadakinci seyyo
yada nisedho manaso piyehi
yato yato himsamano nivattati
tato tato sammatimeva dukkham.
Verse 389: One should not strike a brahmana; a brahmana should not get angry with his assailant; it is shameful to strike a brahmana; it is more shameful to get angry with one's assailant.
Verse 390: For a brahmana there is no benefit at all if he does not restrain from anger to which his mind is prone. Inasmuch as one desists from the intention to harm, to that extent dukkha/suffering ceases.
The Story of Thera Sariputta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s (389) and (390)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the Venerable Sariputta.
The Venerable Sariputta was often praised by many people for his patience and forbearance. His pupils usually said of him thus: "Our teacher is a man of great patience and extreme endurance. If he is abused or even beaten by others, he does not lose his temper but remains calm and composed." As this was often said of the Venerable Sariputta, a brahmin holding wrong views declared to the admirers of Sariputta that he would provoke the Venerable Sariputta into anger. At that moment, the Venerable Sariputta, who was on his alms-round, appeared on the scene; the brahmin went after him and hit him hard on his back with his hand. The thera did not even look round to see who was the person that attacked him, but proceeded on his way as if nothing had happened. Seeing the magnanimity and great fortitude of the noble thera, the brahmin was very much shaken. He got down on his knees at the feet of the Venerable Sariputta, admitted that he had wrongfully hit the thera, and asked for pardon. The brahmin then continued, "Venerable Sir, should you forgive me, kindly come to my house for alms-food."
In the evening, other bhikkhus reported to the Buddha that the Venerable Sariputta had gone for alms-food to the house of a brahmin who had beaten him. Further, they observed that the brahmin was sure to get bolder and he would soon be assaulting other bhikkhus also. To those bhikkhus, the Buddha replied, "Bhikkhus, a true brahmana does not beat another true brahmana; only an ordinary man or an ordinary brahmin would beat an arahat in anger and ill will. This ill will should be eradicated by Anagami Magga."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Verse 389: One should not strike a brahmana; a brahmana should not get angry with his assailant; it is shameful to strike a brahmana; it is more shameful to get angry with one's assailant.
Verse 390: For a brahmana there is no benefit at all if he does not restrain from anger to which his mind is prone. Inasmuch as one desists from the intention to harm, to that extent dukkha/suffering cea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