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거만한 띳사 비구 9)
3 ‘그가 나를 욕했고, 때렸고,
굴복시켰고, 내 것을 훔쳤다.’
이런 앙심을 품고 있으면
증오는 사라지지 않는다. 10)
4 ‘그가 나를 욕했고, 때렸고,
굴복시켰고, 내 것을 훔쳤다.’
이런 앙심을 품고 있지 않으면
증오는 사라진다.
9) 띳사 비구는 * 부처님의 아버지인 숫도다나 왕의 누이동생이 낳은 아들이므로 세속적으로는 부처님의 고종사촌이었다. 나이가 들어 출가한 그는, 법랍이 자기보다 많은 장로들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용서를 빌라고 하셨지만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띳사 비구의 이런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과거 전생에서도 수없이 같은 행동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를 조금이라도 언짢게 생각하거나 원망하면 안 된다. 오히려 애정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보살피며 용서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원망하는 마음이 그치기 때문이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 두 편을 읊으셨다.
(*주: 비구의 원래 의미는 걸식하는 자이다. 상좌불교 계율에 의하면 비구는 음식을 직접 해먹어서도 안 되고. 저장해 놓고 먹어서도 안 되고, 치료를 해 줘도 안 된다. 오직 탁발을 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음식을 만들어 놓고 스님이 탁발 나오기를 기다리는 신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남아 불교국가에서는 여전히 스님들이 탁발하며 살아간다.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3』, 167쪽 참조)
10) 증오 즉 성냄(화)이 생기는 가까운 원인에는 10가지가 있는데, 그 중 아홉 가지는
“① 그가 과거에 나에게 해를 끼쳤다.
② 그가 현재 나 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③ 그가 미래에 나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④ 그가 과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
⑤ 그가 현 재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⑥ 그가 미래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⑦ 그가 과거에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이롭게 했다.
⑧ 그가 현재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이롭게 하고 있다.
⑨ 그가 미래에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이롭게 할 것이 다.”라고 생각하고 화를 내는 것이다.
마지막 열 번째 원인은
⑩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냐? 비가 왜 안 오냐? 바람이 왜 많이 부냐? 나뭇잎이 왜 떨어지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왜 돌부리가 거기 있어서 나를 넘어지게 하냐?’ 등 화내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화내는 것, 즉 화낼 이유가 아닌 자연현상인데 화를 내는 것이다. 이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에 비유된다.(한국마하시선원의 아비담마 제7강 (2008/7/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