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마하깟사빠 장로에게 공양 올린 제석천왕 87)
따가라향과 전단향의
향기는 미미하지만
계를 지키는 이의 향기는
천상까지 퍼지는 최상의 향기다.
87) 어느 날 마하깟사빠 장로가 이레 동안의 멸진정에서 나와 탁발하기 위해 라자가하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거리로 갔다. 멸진정에서 나온 수행자에게 맨 처음 공양을 올리면 크나큰 공덕이 되므로, 장로는 그 공덕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 천상의 제석천왕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아 내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와서 베 짜는 가난한 노인으로 변신하고 장로를 기다렸다. 이윽고 장로가 가까이 오자 제석천왕은 그의 발우를 받아 들고 집으로 들어가 아주 좋은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쌀밥과 카레를 담아 올렸다.
가난한 집에서 그렇게 향기로운 음식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 장로는, 여인을 추궁하여 그녀가 제석천왕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제석천왕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자 멸진정에서 나온 성자에게 공양을 올리려는 욕심에서 그랬노라고 장로에게 고백했다.
한편 이 모든 상황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러자 비구들은 제석천왕이 마하깟사빠 장로가 멸진정에서 나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에 의지하여 다른 자를 부양하지 않고 자신을 부양하는,
고요하고 방일하지 않는 비구를 신들은 사랑한다.
비구들이여,
제석천왕은 계의 향기를 지닌
나의 아들에게 다가와 공양을 올렸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