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재수 없는 아이로 태어난 구두쇠 93)
‘내 자식, 내 재산’이라고
어리석은 이는 괴로워한다. 94)
자신도 자신의 의지처가 되지 못하거늘
어찌 자식이나 재산이 의지처가 되겠는가. 95)
93) 사왓티에 아난다라는 재정관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사억냥의 재산 을 가진 부자였다. 그러나 그는 어찌나 인색한지 궁색하게 생활하며 자기 가족에게 절대로 남에게 아무 것도 주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죽는 바람에 그는 아들 ‘물라씨리’에게 보물항아리 다섯 개가 묻혀있는 곳을 미처 알려주지 못했다. 그는 죽어서 손발이 뒤틀리고 이목구비가 제 위치에 붙어 있지 않은 기형으로 불가촉천민 가정의 남자아이로 태어났다.
아기 어머니는 그 아기를 업고 구걸을 다녔지만 사람들은 아기의 흉한 모습에 모두들 고개를 돌리며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그러자 할 수 없이 그녀는 아기를 놓아두고 나가서 약간의 음식을 얻어 와 겨우 살아갔다. 그러다 아기가 겨우 걸을 정도가 되었을 때 여인은 아기에게 찌그러진 그릇을 쥐어주고 혼자 살아가라고 내보냈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이 집 저 집 다니며 구걸하다 우연히 전생에 자기 집이었던 재정관의 저택에 가게 되었다.
문 앞에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자 집안까지 들어간 아이의 흉측한 모습을 본 물라씨리가 놀라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하인들이 뛰어나와 아이를 내쫓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그 소동을 목격하시 고, 아이가 다섯 개의 보물항아리를 찾게 하셨다. 그것을 본 물라씨리는 흉측하게 생긴 아이가 전생에는 자기 아버지였다는 것을 믿게 되어 삼보에 귀의했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94) 어리석은 자는 자식과 재산에 대한 애착 때문에 걱정하고 괴로워한다.
그는 ‘나의 자식이 죽었다, 죽어가고 있다, 죽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또한 ‘나는 재산을 잃었다, 잃고 있다, 잃을 것 이다.’라고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그는 그렇게 여섯 가지로 낮이나 밤이나 ‘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걱정한다.
(『법구경-담마파다』, 352쪽 참조)
95) 죽어가는 순간에 자식이나 재산이
죽음의 고통을 없애주지 못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