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4 찟따 장자와 수담마 장로 106)
73
어리석은 비구는 존경받기를 원하고
비구들 가운데에서 대접받기를 바란다.
정사에서는 마음대로 하기를 원하고
관계없는 사람들로부터도 존경받으려 한다.
74
나에 의지해서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재가자나 출가자나 모두 생각하기를 바라고
크고 작은 일들이 모두
오직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비구의 욕심과 자만은 늘어만 간다.107)
106) 찟따 장자는 자기의 망고 동산에 정사를 지어 비구들을 머물게 하고, 사리뿟따 장로의 법문을 듣고 사무애해를 갖춘 아나함이 되었다. 그 뒤 그는 사리뿟따 장로와 마하목갈라나 장로를 자기 집으로 초청했는데, 그때 수담마 장로도 함께 초청했다. 그러자 수담마 장로는 “그대가 두 장로를 먼저 초청한 다음에 나를 초청한 것이 불쾌해서 가지 않겠소.”하며 몹시 화를 내면서 공양도 받지 않고 정사를 떠나 버렸다.
수담마 장로가 곧장 부처님께서 계시는 제따와나 정사에 가서 찟따 장자네 집에서 일어났던 일을 보고 드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너를 믿음과 보시로 극진히 뒷받침해 온 재가신도를 크게 모욕하였구나. 당장 돌아가서 네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
수담마 장로는 부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찟따 장자 집으로 가서 자기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했지만 장자는 용서하지 않았다. 수담마 장로가 다시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돌아오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자만심을 꺾기 위해서 용서를 구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고 그를 다시 찟따 장자에게 가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는 다시 30요자나를 걸어갔지만 장자가 용서하기를 또 거절해서 수담마 장로는 완전히 기가 죽어서 되돌아왔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동료 비구와 함께 그를 다시 보내시며 말씀하셨다.
“이 도반과 함께 가서 장자에게 용서를 구해라.”
이어서 부처님께서 법문하셨다.
“비구는 ‘이 절은 내 절이다.
이 방은 내 방이다.
이 남자신도는 내 신도다.
이 여자신도는 내 신도다.’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탐욕과 자만이 늘어날 것이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 두 편을 읊으셨다. (게송 303 각주 참조)
107)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나서 수담마 장로는 동료 비구와 함께 찟따 장자에게 갔다. 그는 장자가 보는 곳에서 동료 비구에게 참회하고 난 다음 장자에게 용서를 구했다. 장자는 수담마 장로를 용서하고 “스님, 저도 잘못한 게 있으면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 후 수담마 장로는 부처님의 훈계를 가슴 깊이 새기고 열심히 정진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