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남편에게 이혼 당한 까나 118)
깊은 호수가 맑고 고요하듯
지혜로운 사람은
가르침을 듣고서 고요해진다.
118) 부처님께 대한 믿음이 두터운 재가 여자신도의 딸 까나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로 시집을 갔다. 그녀가 오랜 만에 친정에서 며칠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녀의 남편은 까나에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하며, 빨리 오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까나의 어머니는 ‘하루만 기다리면 맛좋은 과자를 너와 네 남편이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겠다.’며 딸을 붙들었다. 그러나 다음 날 그녀의 어머니가 과자를 다 만들었을 때 마침 탁발을 나온 비구들과 마주치게 되었고 과자를 모두 비구의 공양 그릇에 넣어 드렸다. 그런 일이 계속 되풀이되자 친정을 떠나지 못한 까나는 끝내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일이 그렇게 되니 까나는 비구들 때문에 자기가 이혼을 당했다며 그들을 비난하며 욕설을 해댔다.
부처님께서는 까나가 비구들을 비난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까나의 어머니 집을 직접 방문하셨다. 까나의 어머니는 부처님께 우유죽과 밥을 공양 올렸다. 하지만 까나는 자기가 스님들을 비난하고 욕설한 것이 괴로워서 나타나지도 않았다. 공양을 다 드신 부처님께서 까나를 오라고 해서 물으셨다.
“나의 비구들은 받은 것을 가져갔는가, 받지 않은 것을 가져갔는가?”
그러자 까나는 자신이 잘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존자들은 잘못이 없고, 잘못한 것은 저입니다.”
라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까나에게 법을 설하자 그녀는 수다원이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빠세나디 왕은 부자인 신하가 그녀를 양녀로 삼게 했다. 신하는 자신의 전 재산을 그녀에게 주면서 그녀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보시해도 좋다고 했다. 까나는 그때부터 탁발을 나오는 비구들에게 매일 공양을 올렸다. 부처님께서는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까나의 마음은 한동안
안개에 가린 것처럼 혼란스러웠으나
지금은 여래의 법문에 의해 청정하고 고요하게 되어
공양을 그처럼 즐겁게 행하는 것이니라.”
이어서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