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아라한
90 부처님과 지와까 126)
여정을 끝내고, 슬픔이 없고127)
모든 것에서 벗어나128)
모든 매듭을 끊어버린 이에게129)
고뇌는 존재하지 않는다.
126) 데와닷따가 부처님을 해치려고 깃자꾸따(영취산) 정상에서 굴린 바위가 두 개의 돌출한 바위에 부딪쳐 산산조각 나면서 한 조각이 부처님의 발에 떨어지는 바람에 발에 멍이 들었다. 부처님의 주치의인 지와까는 거기에 약을 바르고 붕대로 조심스럽게 감은 다음 다른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떠나면서 저녁때 다시 돌아와서 붕대를 풀어드리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지와까가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자 부처님께서는 아난다에게 붕대를 풀게 하셨는데, 발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나아 있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도착한 지와까가 부처님께 간밤에 큰 고통을 당하지나 않으셨는지 여쭙자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지와까여, 보리수의 보좌에 오른 이래 여래에게 고통은 사라졌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많은 사람들이 수다원이 되었다.
127) ‘여정을 끝내고’란 ‘여정을 끝낸 자에게’라는 뜻이다. 험난한 지형을 가는 경우와 윤회의 길을 가는 경우가 있다. 험난한 지형을 가는 자는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은 한 여행자이다. 그가 목적지에 도달하면 여정을 끝낸 자이다. 윤회의 소용돌이에 말려든 자도 그 소용돌이 속에서 사는 한 여행자이다. 흐름에 든 성자도 여행자이다. 그러나 번뇌를 부순 아라한은 윤회의 소용돌이가 종식되었기 때문에 여정을 끝낸 자이다. (『법구경-담마파다』, 392쪽 참조)
128) 모든 것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오온, 12처, 18계의 현상에서 해탈한 것을 말한다.
129) 탐욕의 축적에 의한 매듭(gantha), 악의의 축적에 의한 매듭, 행실의례 취착에 의한 매듭, (‘이것만이 진리이다.’라는) 독단적 견해의 고집에 의한 매듭이라는 네 가지 속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