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사리뿟따 장로의 진정한 믿음 139)
맹신하지 않고140) 무위도 깨달았고141)
윤회의 속박을 끊었고
새로운 업을 제거했고, 욕망을 버린 사람
그가 진정 고귀한 사람이다.142)
139) 한때 서른 명의 비구들이 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제따와나 정사에 도착했는데, 그들이 모두 아라한이 될 시기가 되었음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장로를 부르시어 서른 명의 비구 앞에서 질문하셨다.
“사리뿟따여, 그대는 다섯 가지 기능(五根 : 믿음 기능, 정진 기능, 사띠 기능, 삼매 기능, 통찰지 기능)에 대해서 명상하면 열반을 실현한다는 사실을 믿는가?”
사리뿟따 장로가 대답했다. (오근에 대해서는 “첨부 14. 37보리분” 참조)
“세존이시여, 제가 ‘다섯 가지 기능에 대해서 명상하면 열반을 실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세존에 대한 믿음 때문이 아닙니다. 그러나 열반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이 ‘다섯 가지 기능에 대해서 명상하면 열반을 실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타인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사리뿟따 장로의 대답을 듣고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비구들은 이렇게 수군거렸다.
“사리뿟따 장로는 그릇된 견해를 말했다. 그는 부처님께 대한 진실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리뿟따 장로가 한 말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혀주셨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는 다섯 가지 기능을 닦고 사마타와 위빳사나 수행을 통하여 열반을 실현한다는 사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수행하여 깨달음에 도달한 체험에 의한 것이지, 여래가 그렇게 말했거나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 아니다. 사리뿟따는 여래에 대한 믿음이 깊으며, 그는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에 따르는 결과도 잘 믿고 있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고, 게송이 끝나자 서른 명의 비구들은 아라한이 되었다.
140) 자신의 덕성을 갖춘 자는 타인의 이야기를 무조건 맹신하지 않는다.
그는 세간적인 덕목만이 아니라 수행, 통찰지 등의 출세간적인 덕목을 스스로 깨닫는다.
141) 무위(無爲. akata)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인 열반을 뜻한다. (『법구경 이야기 2』, 213쪽 참조)
142) 고귀한 사람이란 아홉 가지 출세간법을 꿰뚫어 보기 때문에 사람들 가운데 가장 탁월한 위치에 도달한 사람을 말한다. (『법구경-담마파다』, 403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