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악행의 과보를 피할 수 있는 곳 174)
공중이나 바다 한가운데도 아니고
깊은 산 동굴 속도 아니다.
악행의 과보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174) 전생에서 한 행위가 어떤 과보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부처님께서 세 가지 이야기를 하셨다.
첫 번째, 어느 농부는 자기 황소가 게으른 것을 참지 못해 황소의 목에 볏짚을 감아 묶고 거기에 불을 질러 황소를 타 죽게 했다. 그 악행으로 그는 지옥에서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까마귀로 태어났는데 불에 타 죽었다.
두 번째, 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젊은이들은 그 개를 볼 때마다 낄낄거리며 쿡쿡 찔렀고, 어떤 때는 여인도 쿡쿡 찌르며 놀렸다. 그런 일이 반복되자 여인은 모래를 가득 넣은 항아리에 개의 목을 묶은 다음 항아리를 물에 던져서 개를 죽였다. 이 같은 악행으로 그녀는 여러 생을 지옥에 태어나서 고통을 받았으며, 부처님 재세 시에는 그녀가 배를 타고 가는데 배 안의 사람들이 그녀를 재수 없는 여인이라고 지목하여 바다에 던지는 바람에 익사했다.
세 번째, 언덕에 있는 굴속으로 도마뱀이 들어가는 것을 본 목동 일곱 명이 굴 입구를 막아놓은 채 모두 그대로 집으로 갔다. 목동들이 그 일을 까마득히 잊고 엿새를 보내는 바람에 도마뱀은 그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레 째 되는 날 자기들이 한 일이 생각난 목동들은 굴로 가서 입구를 막아놓았던 것을 치우고 도마뱀을 놓아 주었다. 그 목동들은 부처님 재세 시에 모두 비구가 되었는데, 그 악행으로 이레 동안 굴속에 갇혀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
부처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한 비구가 탄식했다.
“아, 실로 나쁜 행동을 하면 그 과보를 도저히 피할 수가 없습니다.
공중에 있거나 바다 속에 있거나 동굴 속에 있거나 말입니다!” 그
소리를 들으신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