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지옥에 갔다가 도솔천에 태어난 말리까 왕비 198)
화려한 왕의 마차가 낡아가듯
육체도 늙어간다.
그러나 참사람의 법은 쇠퇴하지 않는다.
참사람이 참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에. 199)
198) 어느 날 말리까 왕비가 욕실에 들어가서 발을 씻을 때, 애완견이 그녀의 뒤로 접근하여 이상한 짓을 했다. 왕비는 개가 그렇게 하는 것을 은근히 내버려두고 있었는데, 마침 빠세나디 왕이 침실 창문을 통해서 그 장면을 보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 “이 음란한 여인아! 욕실 안에서 개하고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왕비는 속으론 굉장히 놀랐으나 짐짓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저는 다만 욕실 안에서 발을 씻고 있었을 뿐 잘못한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왕비는 간신히 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거짓말한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부처님께 비할 바 없이 큰 공양을 올리는 등의 많은 선행을 쌓았다. (게송 177 각주 참조) 그러나 그녀가 죽는 순간 그녀에게 떠오른 것은 자신이 생전에 행한 선행이 아니라 자기가 잘못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에 그녀는 죽어서 지옥에 태어났다. 왕비의 장례식이 끝나자 왕은 부처님을 찾아가 왕비가 어디에 태어났는지 여쭈려고 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왕의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놓으셨기 때문에, 왕은 부처님과 다른 대화만 나누다가 돌아갔다. 한편 말리까 왕비는 지옥에서 이레를 보낸 뒤 도솔천에 태어났다. 여드레 째 되는 날 부처님께서 탁발하러 왕궁으로 들어가시자 왕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나서 침통한 표정으로 왕비가 어디에 태어났는지를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왕비가 도솔천에 태어났다고 말씀하시자 왕은 기뻐하면서도 “그녀가 저 세상으로 떠난 이래 저는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저기 당신의 할아버지가 타시던 마차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모두 낡아 버렸소. 당신의 몸도 저 수레와 같이 늙고 있으며 죽어가고 있소. 오직 법만이 영원히 변치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199) 참사람의 법 아홉 가지(네 가지 도와 네 가지 과와 열반)는 그 가르침을 따르는 자에게 어떤 위험도 마주치게 하지 않고, 세대를 초월해 전해진다는 의미에서 늙거나 부패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