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비구니의 아들 꾸마라 깟사빠 209)
나만이 나의 의지처.
남이 어찌 나의 의지처가 되리.
나를 잘 다스려야만
얻기 어려운 의지처를 얻으리. 210)
209) 꾸마라 깟사빠 장로의 어머니는 라자가하 시의 부호의 딸이었다. 그녀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를 가졌지만 자기가 임신한줄 모른 채 남편의 허락을 받고 데와닷따의 교단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었다. 얼마 후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이 드러나자 데와닷따는 즉각 그녀를 환속시키라고 비구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서 나와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 정사로 갔다. 부처님은 그녀가 비구니가 되기 전에 임신한 것이 분명하므로 계를 어긴 게 아님을 선포하셨다. 그녀는 아들을 낳고 이름을 꾸마라(어린) 깟사빠라라고 지었다. 일곱 살에 사미로 출가한 꾸마라는 나이가 차서 정식 비구가 되었다. 그는 부처님한테 수행주제를 받아 열심히 수행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라한이 된 다음에도 12년간 계속 숲속에서 살았다. 꾸마라 장로의 어머니 비구니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들을 보려고 숲으로 갔다. 숲속에서 아들을 발견한 그녀는 기뻐 울면서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꾸마라 장로는 어머니가 자기에 대한 애착이 깊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단호하고 차갑게 말했다. “출가한 비구니가 아들에 대한 애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단 말입니까?” 아들의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그녀는 자기의 귀를 의심하며 다시 물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방금 뭐라고 했느냐?” 그가 심한 말을 되풀이하자 그녀는 ‘아, 내가 이런 매정한 녀석 때문에 12년 동안이나 눈물을 흘리며 살다니! 아들이 이 모양인데 내가 애착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아들에 대한 애착을 뽑아버리고 열심히 수행하여 바로 그날 아라한이 되었다. 어느 날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만약 꾸마라 깟사빠의 어머니가 데와닷따의 정사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비구니와 그 아들이 아라한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의지처가 되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비구들이여, 천상에 태어나거나 아라한과를 성취하려고 하는 사람은, 남에게 의지해서는 안 되고,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210) 천상계에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자, 그리고 도의 지혜와 과의 지혜를 계발하려는 자는 자기가 자신의 의지처이다. 그 어떤 사람도 나의 의지처가 될 수 없다. 여기서 ‘얻기 어려운 의지처’란 아라한과를 말한다. (『법구경-담마파다』, 481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