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지주로서의 생애
천상에서의 생을 마감한 다음에 미래의 마하 가섭 존자는, 현겁(現劫)의 구나함불과 가섭불 사이의 부처님이 안 계신 시기에 바라나시 시의 재가불자의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가 성장하여 결혼을 해서 지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숲을 향해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벽지불이 강둑 근처에서 가사를 꿰매고 있었는데, 가장자리를 마무리할 헝겊이 부족해서 미완성인 채로 가사를 접었다.
지주가 벽지불을 보고 왜 가사를 접었느냐고 물었다. 가장자리를 마무리할 헝겊이 부족해서 그랬다는 벽지불의 대답을 들은 그는, 자신의 옷을 주면서 “존자시여, 이것을 가장자리를 만드는 데 쓰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미래생에 궁핍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라고 기도했다.
얼마가 지난 후에 지주의 집에서 지주의 누이동생과 아내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 동안 어떤 벽지불이 탁발하러 왔다. 지주의 누이동생은 벽지불에게 음식을 드리면서 “내가 그녀를 1400km 떨어진 곳에서도 만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는데, 여기서 ‘그녀’라고 한 것은 지주의 아내였다. 대문에 서서 그 기도를 들은 아내는 ‘벽지불이 다른 여자가 준 음식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발우를 빼앗아서 음식을 쏟아버리고 벽지불에게 돌려주려고 흙을 담았다. 그것을 본 누이동생은 “이 어리석은 여자야, 나를 학대할 수도 있고, 또 원한다면 나를 때리기까지 할 수도 있겠지만, 한없는 세월 동안 바라밀 공덕을 쌓으신 벽지불의 음식을 쏟아버리고 발우에 흙을 담아 주는 것은 못할 짓이야.”라고 나무랬다.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든 지주의 아내는 “존자시여,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말하고, 용서를 구한 다음 발우의 흙을 쏟아버리고 완전히 씻고서 향기로운 가루를 발랐다. 그리고는 버터와 꿀과 설탕과 참기름으로 발우를 채우고, 찬란한 광채를 발하도록 하기 위하여, 마치 도톰하게 잘 자란 연꽃처럼 하얀 빛깔을 가진 버터를 얹었다. 벽지불에게 발우를 돌려드리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음식이 빛나는 것처럼, 내 몸도 찬란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벽지불은 고맙다고 말한 다음 축원을 해 주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 남편과 아내는 살아 있는 동안 공덕을 쌓았으며, 죽은 다음에 천상에서 다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