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쭐라셋티 본생경
비구들이여, 한때 브라마닷따(Brahmadatta) 왕이 바라나시 시를 통치하고 있었다. 그때 쭐라셋티라는 모든 징조를 알아내는데 틀린 적이 없는 현명한 상인이 있었다. 하루는 왕을 알현하러 궁전으로 가는 도중에 죽은 쥐를 발견하고 그때의 하늘의 별을 보니 그것은 이런 징조였다. “누구든지 이 쥐를 가져가는 자는 자기 가족을 부양하고 사업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낯선 가난한 사람이 현명한 상인이 징조를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이 현명한 상인이 모르면서 이런 말을 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죽은 쥐를 집어 들고 시장으로 가서 고양이 먹이로 은전 한 닢에 팔았다. 그 은전으로 당밀을 사고 마실 물을 병에 넣고 다녔다. 몇 명의 꽃장수들이 꽃을 꺾어 가지고 숲으로부터 오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당밀을 조금씩 나누어주고 깨끗한 물도 한 컵씩 주어서 기분 좋게 해 줬다. 감사의 뜻으로 꽃장수들은 그 가난한 사람에게 꽃 한 줌씩 주었다.
(원주: 이하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유능한 제자’라고 부르기로 한다. 왜냐하면 그는 유능하기도 하고 현명한 상인인 쭐라셋티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받은 꽃을 팔아서 당밀을 가능한 한 많이 사서 깨끗한 물 한 병과 함께 공원으로 가지고 갔다. 그날 꽃장수들은 자신들의 꽃 절반을 그에게 주고 돌아갔다. 이런 식으로 유능한 제자는 곧 은전 여덟 개를 모았다.
다시 폭풍우가 오는 날 유능한 제자는 낡고 오래된 버려진 정원으로 가서, 폭풍에 쓰러지고 부러진 가지들로 땔나무를 만들어 왕실 옹기장이에게 주고 은전 16개를 받았다. 꽃으로 번 8개를 합쳐서 모두 24개의 은전이 생기자 그는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 돈을 벌 밑천이 마련되었다. 풀 깎는 사람들에게 물을 보시하는 사람이 되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성문에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곳에 물 항아리를 갖다 놓았다. 그리고는 도시 외곽에서 돌아오는 풀 깎는 사람들에게 물을 공짜로 주었다. 풀 깎는 사람들이 말했다. “벗이여, 당신은 우리에게 너무 잘 해 줬습니다. 당신에게 무얼 해 드리면 좋겠습니까?” 유능한 제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때가 되면 여러분들이 나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응수하고 그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도로 관리인 및 수로 관리인들과도 친분을 맺어 두었다.
어느 날 도로 관리인이 유능한 제자에게 말 500마리를 몰고 말 장수가 바라나시 시를 방문할 것이라는 좋은 소식을 알려줬다. 그 소식을 듣고 바로 풀 깎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보통 때 깍는 양보다 한 다발씩 더 깎아 자기에게 갖다달라고 부탁했다. 말들이 들어올 때가 되자 그는 1,000다발의 풀을 성 안의 문 가까운 곳에 말 장수가 볼 수 있도록 높이 쌓아 놓고 그 위에 올라가 앉았다. 말 장수는 온 시내를 다 돌아다녀도 말을 먹일 풀을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유능한 제자에게 은전 1,000개를 주고 풀 1,000단을 샀다.
이삼일 후에 그의 다른 친구인 수로 관리인이 많은 짐을 실은 배가 항구에 정박하고 있다고 알려줬다. 그는 “돈 벌 기회가 다시 왔다.”고 생각한 그는 잘 정비된 마차를 은전 8닢에 빌려 타고 항구로 갔다. 그는 배의 선장에게 계약금으로 반지 한 개를 주었다. 항구 근처에 커튼을 알맞게 쳐서 마치 중개인의 집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거기에 앉아서 그는 고용한 종업원들에게 “상인들이 나에게 오면 나에게 3단계로 알려라.”(정보를 알려주는 곳이 3군데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라.)
화물선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물건을 사려고 100명의 상인이 바라나시 시로부터 항구로 몰려왔다. 그들이 도착하자마자 거기에 먼저 와 있던 유능한 제자가 고용한 사람들이 그들에게 말했다. “저기 저곳에 있는 상인이 계약금을 걸고 상품을 몽땅 샀으므로 여러분들은 물건을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그들의 말을 듣고 100명의 상인들은 - 소위 거상(巨商)인 - 유능한 제자에게로 왔다.
유능한 제자의 하인들은 각각, 단지 과장하기 위해 미리 짠 각본대로 상인들의 방문을 3단계로 그에게 알렸다. 100명의 상인들은 이번 사업에 참여시켜 달라는 선물로 은전 1,000개씩을 그에게 주었다. 그뿐 아니라, 그가 이번 사업에서 손 떼는 조건으로, 그 배의 상품을 그들이 독점함에 의해 얻게 될 이익을 나누어주는 몫으로 각각 은전 1,000개씩을 더 주었다. 유능한 제자는 앉은 자리에서 은전 200,000개를 벌어서 바라나시로 가져오면서 “무언가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100,000개의 은전을 가지고 현명한 쭐라셋티 상인에게로 갔다.
그러자 현명한 상인이 유능한 제자에게 물었다. “젊은이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는가?” 유능한 제자는 그 동안의 이야기를 모두 말씀드리고 이렇게 말했다. “죽은 쥐를 보고 말씀해 주신 충고에 따랐기 때문에 저는 은전 200,024개에 의해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상인은 ‘그렇게 유능한 젊은이를 다른 사람이 차지하기 전에 내가 차지해야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적령기가 된 딸을 주어 결혼시키고, 집안의 우두머리가 되도록 도와주었다. 현명한 상인이 죽자, 그는 그 상인의 지위를 물려받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산 다음에, 자신의 선행에 의해 정해진 대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현재와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둘 사이의 연관성을 말씀하신 다음, 부처님으로서의 현생에 대해서 이렇게 게송을 읊으셨다.
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구들이여!
마치 현자가 장작에 불쏘시개로 불을 붙인 다음
부채질하고 또 부채질해서 큰 불을 만들듯이
선견지명이 있으면서도 반성하는 현자나,
총명하면서도 성찰하는 현자는
자그마하고 보잘것없는 투자로도
상당한 자본을 창출할 수 있고
그 자본으로 백만장자로 성장할 수도 있다.
이렇게 부처님께서는 법회에서 비구들에게 전생담을 들려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