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도 조건Maggapaccaya
도 조건은 조건 짓는 법이 조건 따라 생긴 법들로 하여금 특정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하는 조건이다. 여기서 조건 짓는 법은 12가지 도의 각지인데, 이것들은 마음부수로는 9가지가 된다.*1)
*1) 12가지 도의 각지: 바른 견해[正見. 지혜], 바른 사유[正思惟. 일으킨 생각], 바른 말[正語], 바른 행위[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사띠[正念], 바른 삼매[正定], 그릇된 견해[邪見], 그릇된 사유, 그릇된 정진, 그릇된 집중.
마음부수 9가지: 지혜, 일으킨 생각, 정어, 정업, 정명, 정진, 사띠, 집중, 사견.
빳타나에 이렇게 나와 있다.
Maggaṅgāni magga sampayuttakānaṃ dhammānaṃ
taṃ samuṭṭhānānañ ca rūpānaṃ maggapaccayena paccayo.
도 요소들은*2) 도와 결합한 법들 및
그 도 때문에 생긴 물질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2) 뿌리 있는 마음에 포함된 지혜, 일으킨 생각, 정어, 정업, 정명, 정진, 사띠, 집중, 사견이라는 9가지.
해설:
도(道. magga) 조건에서 도 요소들인 마음부수들은 조건이 되는 법이고, 이것들은 자신과 함께 생기는 법인 조건 따라 생긴 법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여기서 도 조건인 도 요소들은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팔정도 요소들만이 아니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요소들도 포함한다. 따라서 도 요소들은 잘못된 길을 구성하는 불선 마음부수들일 수도 있고, 바른 길을 구성하는 아름다운 마음부수들일 수도 있다.
불선 마음부수들인 도 요소들은 악처에서 재탄생하는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불선심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을 지원한다. 불선한 도 요소들은 함께 생기는 불선심이, 예를 들면, 살생이나 도둑질하는 것을 지원한다.
아름다운 마음부수들인 도 요소들은, 선처에서 탄생하도록 하는 길의 역할을 하도록, 선심과 함께 생기는 다른 마음부수들을 지원한다. 그것들은 함께 생기는 선심이, 예를 들면, 보시하고, 계를 지키고, 수행하는 것을 지원한다. 혹은 윤회를 끝내는 길로 인도하는 거룩한 팔정도의 구성요소들의 역할을 한다.
『부처님과의 대화』에 잘못된 길의 도 요소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되어 있다.
“성품과 행위의 여덟 가지 잘못된 요소들인 잘못된 견해(사견)들, 잘못된 생각, 잘못된 말, 잘못된 행위, 잘못된 생계, 잘못된 정진, 잘못된 사띠, 잘못된 집중.”
잘못된 길의 여덟 가지 요소들이 모두 도 조건인 마음부수들은 아니다. 잘못된 말, 잘못된 행위, 잘못된 생계와 잘못된 사띠라는 네 가지 요소는,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되는 불선 마음부수들에 속하지 않는다. 잘못된 말, 잘못된 행위, 잘못된 생계는 특정한 마음부수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불선심과 함께 생기는 불선한 의도의 자극을 받은 불선행이다. 잘못된 사띠는 도 조건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마음부수인 사띠는 아름다운 마음과만 함께 생길 수 있으며, 불선한 것일 수 없다. 잘못된 사띠는 사띠가 없음을, 선법에 주의 기울임이 없음을, 탐욕이 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나머지 잘못된 도의 네 가지 요소들은 불선 마음부수들인 잘못된 견해, 잘못된 생각, 잘못된 정진과 잘못된 집중이다. 이 마음부수들은 도 조건의 조건 짓는 요소들이다. 빳타나에 불선한 도 요소들은, 함께 생기는 불선심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불선법은 불선법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불선한 도 요소들은 자신들과 결합한 무더기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잘못된 견해(micchādiṭṭhi)는 네 가지 종류의 탐욕에 뿌리박은 마음과 함께 생기는 불선 마음부수이다. 선행과 불선행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생기게 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업과 과보에 대한 사견을 가진 것이다. 실재를 영원한 것이라고 혹은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견이다. 사견은 법을 잘못 실천하도록 하는 조건이 되고, 잘못 된 길을 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조건이 된다.
이것은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불선법을 알아차려서는 안 된다든지, 위빳사나 수행을 하려면 먼저 불선법을 억제해야 한다고 믿을 때도 생긴다. 불선심은 여러 가지 요소들 즉 일부는 과거로부터 기인한 것이고, 일부는 현재의 요소들에 의해 조건 지어진다고 이해하면, 우리는 불선법을 자아가 아닌 조건 지어진 것으로 알기 위해서 불선법을 알아차려야 함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잘못된 수행을 가르칠 때, 사견은 말 암시인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빳타나는 무기법에게 조건이 되는 불선법이라는 제목으로, 불선한 도 요소들은 도 조건으로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조건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무기법은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니다. 무기법들에는 과보심, 작용 마음과 물질이 포함된다. 다음 정의에서 무기법은 물질을 뜻한다.
“불선법은 무기법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불선한 도 요소들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잘못된 생각(micchāsaṅkappa)은 마음이 대상을 인지할 수 있도록 대상에 도달하는 마음부수인 일으킨 생각이다. 이 요소는 함께 생기는 불선심과 마음부수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잘못된 정진(micchāvāyāma)은 불선 마음부수인 정진이다. 그것은 함께 생긴 법들을 강화하고 지탱해서 그것들이 불선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것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잘못된 집중(micchāsamādhi)은 불선심을 대상에 불선한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도록 조건 짓는 하나의 대상에 집중(ekaggatā)이라는 마음부수이며, 함께 생기는 법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잘못된 도 요소들은 그것들이 마음과 마음부수들과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될 때, 그것들 각각의 역할을 한다. 잘못된 도 요소들은, 잘못된 말, 잘못된 행위, 잘못된 생계를 행하도록, 자신들과 함께 생기는 마음과 다른 마음부수들을 도 조건으로 지원한다.
이간질하는 말을 할 때, 잘못된 도 요소들은 말 암시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우리는 쓸데없는 말에 쉽게 빠져들고, 이는 해롭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의 불선법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연적 강한 의지 조건으로 다른 불선법을 생기게 할 수 있다. 정도가 약한 불선법이라도 위험하다. 잘못된 도 요소들을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사악처로 인도되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그것을 깨닫도록 우리를 일깨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잘못된 정진을 바른 정진으로 잘못된 집중을 바른 삼매로 잘못 알 수 있다. 그는 예를 들어서 호흡이 마음에 의해서 조건 지어진 물질이라고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서, 호흡이라는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려고 아주 열심히 노력할 수 있다. 혹은 어떤 사람은 몸이라는 물질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면 실재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팔정도를 계발한다는 것은, 조건들 때문에 나타나는 어떤 실재든지 바르게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띠의 대상으로 특정한 실재들을 선택한다든지, 지혜가 빨리 계발되도록 촉진하기 위하여 어떤 수법에 몰두하려고 한다면, 잘못된 도를 닦고 있는 것이다.
바른 도 요소들은 다음의 아름다운 마음부수들이다
바른 견해(sammādiṭṭhi)
바른 사유(sammāsaṅkappa)
바른 말(sammāvācā)
바른 행위(sammākammanta)
바른 생계(sammāājīva)
바른 정진(sammāvāyāma)
바른 사띠(sammāsati, 바른 알아차림)
바른 삼매(sammāsamādhi)
빳타나에 선법인 도 요소들은 함께 생기는 마음과 다른 마음부수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고 나와 있다. 그것들은 선법도 아니고 불선법도 아닌 무기법인 마음에서 생긴 물질도 도 조건으로 조건 짓는다. 빳타나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서술하고 있다.
“(Ⅰ) 선법은 선법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선한 도 요소들은 자신들과 결합한 무더기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Ⅱ) 선법은 무기법(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선한 도 요소들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Ⅲ) 선법은 선법 및 무기법(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선한 도 요소들은 자신들과 결합한 무더기들과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바른 도 요소들은 아름다운 마음들에게 조건이 되는 아름다운 마음부수들이다. 그것들은 뿌리 있는 마음들에게 조건이 된다. 빳타나에 그것들은 욕계 과보심(무기인 과보심)과 욕계 작용 마음(무기인 작용 마음)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고 나와 있다.
“무기인 과보 혹은 무기인 작용만 하는 도 요소들은, 자신들과 결합된 무더기들과 마음에서 생긴 물질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아름다운 도 요소들은, 선한 과보거나 작용만 하는 색계 마음들과 무색계 마음들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그것들은 출세간의 마음들에게도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모든 도 요소들이 모든 종류의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마음 중의 일부는 지혜와 함께 생기고 일부는 함께 생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보시할 때 바른 견해와 함께할 수도 있고 함께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바른 견해가 없는 선심은 도 조건인 바른 견해에 의해 조건 지어진 것이 아니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바른 견해의 계발과 함께하지 않는 선행은, 선처에서 재탄생하도록 인도할 수는 있지만, 자아라는 사견이나 다른 번뇌들의 근절로는 인도할 수 없고, 그러므로 재탄생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인도하지 못한다.
도 요소인 바른 견해에는 여러 등급이 있다. 그것은 선법과 불선법과 그 과보에 대해서 지식으로만 알거나, 선법을 선법이라고, 불선법을 불선법이라고 직접 이해하는 지혜거나, 혹은 정신과 물질을 무아라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일 수 있다. 정신과 물질의 특성에 대한 진실한 이해만이 ‘자아’로부터 그리고 모든 실재로부터의 해탈로 인도할 것이고, 그에 따라 윤회로부터 해방으로 인도할 것이다.
재탄생의 종식으로 인도하는 팔정도가 계발되고 있을 때, 지혜의 대상은 바로 그 순간에 나타나는 정신이나 물질이다.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실재들에 대한 사띠를 통해서, 팔정도의 정견이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무아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른 사유는 아름다운 마음부수인 일으킨 생각이다. 일으킨 생각은 선법으로 향하고 있는 각 선심을 돕고, 선법의 대상에 도달한다. 그것은 선심에게 도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거룩한 팔정도 요소일 때의 바른 사유은, 바른 견해(지혜)와 함께 생기지 않으면 안 된다. 바른 사유는 지혜가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나타난 정신이나 물질에 도달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마음부수는 함께 생기는 법들에 대해서 선정 조건의 역할도 한다. 하나의 실재는 다른 실재들에게 한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조건이 될 수 있다.
계에 해당하는 세 가지 마음부수인 바른말, 바른 행위와 바른 생계는 다음의 세 가지 절제(virati)이다.
잘못된 말의 절제(vāciduccarita virati)
잘못된 행위의 절제(kāyaduccarita virati)
잘못된 생계의 절제(ājīvaduccarita virati)
이것들은 생길 상황이 되면 선심과 함께 한 번에 세 가지 중에 단 하나씩은 생길 수 있지만, 선심이 생길 때마다 항상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행위나 말을 절제할 때에는 정신과 물질에 대한 사띠와 바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지혜는 불선법을 절제하는 마음부수가 무아임을, 그리고 그것은 적절한 조건들 때문에 생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욕계 마음들과 함께 생기는 세 가지 절제들은 한 번에 하나만 생긴다. 잘못된 말의 절제가 생길 때에는 동시에 잘못된 행위의 절제가 생길 수 없다. 그러나 출세간의 마음이 생길 때에는 세 가지 절제들 모두가 출세간의 마음과 함께 생기고, 그때의 대상은 열반이다. 출세간의 절제들은 출세간의 팔정도의 바른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이다. 그것들은 잘못된 말, 잘못된 행위와 잘못된 생계의 조건들을 뿌리 뽑음에 의해 자신들의 도 요소들로서의 역할을 완수한다. 그리하여 출세간인 절제들의 대상은 욕계 마음들과 함께 생기는 절제들의 대상과는 다르다. 도의 마음은 깨달음의 단계에서 악행을 하려는 성향을 뿌리 뽑는다. 도 마음에는, 그리고 도 마음의 결과이며 같은 인식과정에서 즉시 뒤따르는 과 마음에는, 세 가지 절제들이 모두 함께 생긴다.
바른말, 바른 행위와 바른 생계는 아라한의 작용 마음과는 함께 생기지 않는다. 그는 모든 불선법을 뿌리 뽑았기 때문에, 불선법을 절제할 필요가 그에게는 없다. 세 가지 절제들은 선정 마음과 함께 생기지 않는데, 선정 마음은 감각접촉들을 초월한 것이어서 감각접촉들과 관련된 번뇌들을 절제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바른 정진도 바른 도 요소이다. 그것은 함께 생기는 법들을 선법에 몰두하도록 그것들을 강화하고 지탱하는 정진(노력, 활력)이라는 마음부수이다. 거룩한 팔정도의 바른 견해와 함께 생기면 그것은 나타나는 정신과 물질을 계속 알고 있도록 지탱하게 하는 활력이고 용기이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사띠가 있으면 조건들 때문에 바른 정진은 이미 생겨서 그 역할을 하고 있으니,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아가 있다는 관념으로 “나는 노력할 수 있다, 나는 힘껏 노력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목표 달성에 집착하는 불선심이 생긴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잘못된 정진이 생길 수 있다. 바른 견해와 함께 생기는 바른 정진은 팔정도의 다른 요소들을 지탱하지만, 그것은 그 자체의 조건들 때문에 생긴다는 것, 그것은 무아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앙굿따라 니까야』에*3) 이렇게 나와 있다.
*3) 대림 스님 옮김, 『앙굿따라 니까야 1』(근면 경 A3:49), 초기불전연구원, 2006, 393쪽.
“비구들이여, 세 가지 경우에 부지런해야 한다. 세 가지는 무엇인가?
아직 생기지 않은 불선법들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아직 생기지 않은 선법들이 생기게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이미 생긴 몸의 느낌 즉 고통스럽고 격심하고 쓰라리고 신랄하고 참혹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생명을 앗아가는 그런 느낌을 견디기 위해 부지런해야 한다. 이것들이 세 가지 경우이다. … …
비구가 이 세 가지 경우에 부지런할 때, 그를 ‘부지런하고 슬기롭고 괴로움(dukkha)을 종식시키기 위해 사띠하는 비구’라고 한다.”
이 경전은, 괴로움(dukkha)의 종식으로 이끄는 모든 조건이 되는 요소들이 계발될 수 있도록, 바른 정진은 바른 견해와 함께 생겨야 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우리는 태어났기 때문에 병들고 아플 조건이 있으며,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런 순간에도 바른 견해는 계발될 수 있다. 그러면 바른 정진이 함께 생기는 법들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바른 사띠는 선법을 잊지 않는 것이다. 모든 아름다운 마음은 항상 사띠와 함께 생긴다. 보시 수준, 지계 수준, 수행 수준의 사띠가 있다. 사띠가 생기면 선법의 가치를 보고 불선법의 허물을 보는 조건이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위에 대해 화를 낼 수 있고 말로 반박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띠가 생기면 화의 허물을 알고, 불쾌한 말을 하려던 것을 그만둘 수 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남의 감정을 배려하고 나의 감정은 억제한다.
여러 가지 수준의 사띠가 있다. 아직은 사띠빳타나 수준의 사띠인 정신과 물질을 무아라고 깨달을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준의 사띠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수준의 사띠인 불선심이 생겼을 때 불선심에 대한 사띠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수행자는 불선법을 불선법이라고 아는 것을 배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화가 나서 말대꾸하려고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사띠가 생겨서 화내는 것을 어리석은 것이라고 알면 불쾌한 말을 그만둘 수 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자신의 감정은 억제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한다.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선법을 선법이라고 불선법을 불선법이라고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
사띠빳타나 수준의 사띠는 나타나는 정신과 물질에 대한 바른 사띠이고, 그 결과로 실재를 무아로 이해함이 계발될 수 있다. 사띠는 지속하지 않고 한순간만 생기지만, 축적될 수 있다. 사띠와 바른 견해는 적절한 조건들이 없이는 생길 수 없다. 즉 법을 잘 아는 좋은 도반이 설명하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고, 들은 것을 숙고하며, 그것을 일상생활에 적용해야 한다.
나아가서 사띠빳타나와 함께 계발된 선한 성품들은 지혜를 받쳐주는 조건들이다. 우리가 덜 이기적이고, 자애와 동정심과 참을성을 증진시켰을 때, 이런 성품들은 자아라는 관념으로부터 초연하게 되도록 지혜를 받쳐준다. 팔정도의 바른 견해와 함께 생기는 사띠는 거룩한 팔정도 요소이다.
바른 삼매는 아름다운 마음과 함께 생기는 또 하나의 바른 도 요소이다. 보시나 지계나 수행에 몰두하는 선심은, 마음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을 대상에 선한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도록 조건 짓는 바른 삼매와 함께 생긴다. 거룩한 팔정도 요소인 바른 삼매는 팔정도에 대한 바른 견해와 함께 생겨야 한다.
『상윳따 니까야』에*4) 부처님께서 사왓티에 계실 때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나와 있다.
*4) 각묵 스님, 『상윳따 니까야 5』(삼매 경 S45:28), 초기불전연구원, 2009, 215쪽.
“비구들이여, 기반을 가졌고 필수품을 가진 거룩한 바른 삼매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잘 들어라.
비구들이여, 거룩한 바른 삼매란 어떤 기반을 가졌고 어떤 필수품을 갖추었는가? 그것은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사띠를 갖추었다.
비구들이여, 하나에 집중된 마음이 이러한 일곱 가지를 갖추었을 때, 이것을 ‘기반을 가졌고 필수품을 가진 거룩한 바른 삼매’라고 한다.”
지혜가 나타난 정신이나 물질의 진정한 본성을 깨달을 때, 바른 삼매가 마음 및 함께 생기는 마음부수들이 대상을 인지하는 것을 돕는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바른 삼매는 함께 생기는 아름다운 마음과 마음부수들에게 선정 조건으로도 조건이 된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바른 견해가 계발되고 있으면, 다른 도 요소들도 바른 견해와 함께 계발된다. 어떤 사람들은 위빳사나 지혜 즉 정신과 물질에 대한 바른 견해를 계발하기 전에 우선 계를 지키고 사마타 수행을 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모든 종류의 선법들은 유익하고 바른 견해와 함께 계발될 수 있다. 그러나 선법들이 어떤 특정 순서에 따라서 계발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특정 순간에 어떤 선심이 생기는지는, 각 개인의 축적된 성향, 자연적 강한 의지 조건 및 다른 조건들에 의존한다. 팔정도에 대한 바른 견해가 생길 때 그 순간에 경험되는 대상은 나타난 정신이나 물질이다.
팔정도의 지혜는 수없이 많은 생을 통해서 아주 점진적으로 계발된다.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 나타나는 실재들을 숙고할 때, 그리고 그것들을 사띠하기 시작할 때, 정신과 물질에 대한 바른 견해는 증가한다. 팔정도의 계발에 의해서 언젠가는 깨달음이 얻어지고 번뇌들은 단계적으로 근절될 수 있다. 거룩한 팔정도의 도 요소들은 윤회로부터의 해탈로 인도한다. 깨달음의 마지막 단계인 아라한의 단계가 실현되면, 모든 번뇌가 근절되어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