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성(상카라, 行)
도표 10.6
빠알리어 가운데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형성(상카라, saṅkhāra)이다. 상카라의 어원이 saṁ(together) + √kr(to do)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어원을 살려 행(行)으로 정착하였다. 그러나 행이라는 술어를 가지고 상카라의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무리다. 상카라에 대한 여러 측면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오온 가운데서 마음의 무더기(識蘊)를 아비담마에서는 마음(citta, 心)으로 이해하고 나머지 수상행온을 52가지 마음부수(cetasika, 心所)로 이해한다. 이 마음부수는 마음이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나는 우리의 심리작용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부수들 가운데 느낌과 인식을 제외한 50가지 법은 모두 행온에 속한다. 이 경우 상카라는 예외 없이 항상 복수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역자는 이런 상카라들은 '심리작용들'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이 경우 '의도적 행위'만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2) 물론 신행(身行, kāya-saṅkhāra), 구행(口行). 의행(意行) 등의 문맥에서는 ‘의도적 행위’란 뜻에 가깝다.
(3) 제행무상 등이 문맥에 나타나는 삽베 상카라(sabbe saṅkhāra, 諸行, 복수로 나타남)는 ‘형성된 것들’에 가깝다. 이것은 유위법(有爲法)으로 한역되는 상까따 담마(saṅkhata-dhamma)와 같은 의미이다.
(4) 12연기에서의 상카라(복수)는 ‘공덕이 되는 행위(puñña-abhisaṅkhāra),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 흔들림 없는 행위’로 설명되듯이 ‘업형성력들’ 혹은 ‘의도적 행위들’로 해석된다.
이렇듯 문맥마다 그 어감을 달리하는 단어가 상카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고심을 거듭하다가 전체를 모두 상카라(行)로 통일해서 음역을 하고 있음을 밝힌다.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2. 초기불전연구원. 2004. 462~4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