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수부띠 대장로
1. 과거생에서의 서원
덕 있는 사람인 수부띠(Subhūti) 대장로는 십만 겁 전 빠두뭇따라 붓다가 출현하기 전에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이름은 난다였다. 성년이 된 난다는, 세 가지 종류의 베다 교육을 받았으나, 거기서 아무런 유익한 핵심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니사바(Nisabha)라는 산기슭에서 사만 사천 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고행자가 되었다. 그는 다섯 가지 신통력을 얻었고 여덟 가지 선정도 얻었다. 그는 자신의 동료인 4만 4천 명의 고행자들도 선정과 신통력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그때 빠두뭇따라 붓다가 세상에 출현해서 왕성인 항사와띠(Haṃsavati) 시에 머물고 있을 때, 어느 날 아침 중생들의 세계를 둘러본 붓다는, 상투를 튼 고행자들인 난다의 제자 4만 4천 명이 아라한과를 얻을 잠재력이 있는 것을 알았다. 붓다는 난다도 그가 두 가지 명예를 지닌 위대한 제자가 되기를 서원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아침 일찍 목욕을 하고, 발우와 가사를 걸치고 혼자서 난다의 처소로 향했다. 난다가 다양한 과일을 바치고, 꽃으로 만든 좌석을 바치고, 붓다가 처소에서 멸진정에 든 것은 사리뿟따 존자의 이야기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붓다가 멸진정에서 나온 다음, (1) 번뇌 없이 행복하게 사는 자 중에서 제일이고 (2) 훌륭한 공양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중에서 제일이라는 호칭을 가진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아들아, 나에게 꽃으로 만든 좌석을 바친 많은 고행자들에게 감사하는 법문을 하여라.” 그 스님은 자리에 앉은 채 가르침(삼장)을 숙고하며 법문을 했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빠두뭇따라 붓다께서 직접 법문을 하셨다. 법문이 끝나자, 사만 사천 명의 고행자들은 모두 아라한과를 얻었다. 스승인 고행자 난다는 설법하는 비구를 마음속으로 흠모하고 있었기 때문에 붓다의 설법을 주의 깊게 듣지 못했다. (그는 설법한 스님에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붓다의 법문에 완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붓다는 4만 4천 명의 제자들에게 손을 내밀며 “오너라. 비구들이여”라고 말했다. 그들 모두는 순식간에 머리카락과 수염이 사라졌고, 그들 각자의 과거생 보시의 결과들이 가져온 비구의 필수품 여덟 가지를 갖추게 되었고, 나이 80세에 법랍 60년인 대장로처럼 감각기관을 잘 다스리는 엄숙한 비구로 변했다.
붓다께 예경을 드린 고행자 난다는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 꽃으로 만든 좌석에 대해 감사 법문을 한 비구는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붓다는 “저 비구가 내 제자들 중에서 번뇌 없이 행복하게 사는 자 중에서 최고”라고 대답하였다. 난다 고행자가 말했다. “저는 7일 동안 행해진 이 덕행의 결과로 다른 인간계나 천상계의 행복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방금 감사 법문을 한 대장로처럼 미래의 붓다의 시대에서, 두 가지 덕목에서 으뜸가는 제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의 꿈이 아무런 장애 없이 이루어질 것을 보신 붓다는 예언을 하고 떠났다. 난다는 붓다가 법문을 할 때는 언제나 직접 들었으며, 자신의 선정 상태를 계속 유지하였기 때문에, 그는 죽자마자 바로 범천계에 태어났다.(이것이 수부우띠 장로가 과거생에 행한 서원과 덕행이다. 십 만겁 동안 행한 그의 선행은 주석서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
2. 마지막 생에서 고행자 생활
10만 겁이 흘러서 고따마 붓다 시대에 미래의 수부우띠 대장로인 사람이, 사왓티 시의 수마나 상인의 아들(아나타삔디까의 동생임)로 다시 태어나 수부우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고따마 붓다가 출현해서 라자가하 근처에 머물고 있을 때, 아나타삔디까 상인은 사왓티에서 생산된 상품을 가지고 라자가하에 사는 상인의 친구(그리고 매형)의 집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그는 붓다가 출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아따바나(Sātavana) 숲에 머물고 있는 붓다를 찾아간 후 만나자마자 그는 수다원이 되었다. (수다원이 된 다음) 그는 붓다에게 사와티를 방문해 주시사고 요청했고, 사왓티와 라자가하 사이의 거리는 45요자나였는데, 10만 냥으로 1요자나마다 숙소를 지어서 여행 중에 숙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제타(Jeta) 왕자의 정원 8개도 샀는데, 그 대가는 정원 전체에 금화를 까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정원 전체에 제따와나(Jetavana) 정사(기원정사)를 지어서 붓다에게 바쳤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대불전경 Ⅴ』 (최봉수 역주, 한언, 2009) 289-309쪽 참조.)
정사가 헌정되는 날, 형과 함께 가서 법문을 들은 수부우띠는 믿음이 충만해져서 출가했다. 비구가 된 그는 두 가지 마띠까를* 공부해서 통달한 다음, 수행을 했고 전력을 다해 고행을 실천했다. 이 모든 것이 자애 선정(mettā-jhāna)을 먼저 한 다음에 실천한 위빳사나 지혜의 계발을 통해서 그를 아라한과에 이르게 했다.
*주: 마띠까(Mātikā. 論母)란 부처님의 가르침과 승가의 규범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이해하고 설명하고 전승하기 위해서 논장과 율장에서 채택된 방법을 말한다. 즉 마띠까는 논의의 주제나 목록을 뜻한다. 두 가지 마띠까란 율장의 마띠까와 논장의 마띠까를 말한다. (각묵 스님 옮김, 『담마상가니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 2016, 92-113쪽 참조.)
3. 두 가지 분야에서 최고라는 호칭 획득
수부우띠 대장로는 법문할 때 중생에 대해서 법문(pugglā-diṭṭhāna)하지 않고 붓다처럼 담마에 대해서 법문(dhamma-diṭṭhana)했다. (이것이 그를 번뇌로부터 해방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 중에서 최고라는 호칭을 갖게 했다.)
대장로는 ‘내가 이렇게 하면 보시자들에게 혜택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탁발할 때는 언제나 자애 선정에 들었다가 나온 다음에, 단 한 집도 건너뛰지 않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탁발했다. (이 때문에 그는 훌륭한 공양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제일이라는 호칭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나중에 붓다가 비구들에게 그는 수부우띠 스님을 다음과 두 가지 호칭을 주면서 칭찬하였다.
“비구들이여, 번뇌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 나의 비구 제자들(araṇa-vihārī) 중에서 수부우띠가 제일이고, ⑵ 가장 좋은 공양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 비구들(dakkhiṇeyya) 중에서도 제일이다.”
(⑴ ‘아라나 위하리(araṇa-vihārī)’에서 열정(rāga)등의 번뇌가 비탄의 원인이므로 번뇌를 ‘라나(raṇa. 슬픔)’라고 한다. 아라한은 번뇌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게 살고 있으므로, 슬픔 없는 사람(araṇa-vihārī individual)이라고 말한다. 수부우띠 대장로 외에도 그런 삶을 사는 그런 삶을 사는 아라한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법문할 때에는, 어떤 사람을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방식(puggalā-diṭṭhāna dhamma-desanā)으로 법문했다. 하지만 수부우띠 대장로는 붓다가 가르친 담마 자체를 가르치는 방식(Dhamma-diṭhāna)으로 법문했다. 그래서 그는 아라나 위하리 중에서 제일이라는 호칭을 갖게 된 것이다.
(무쟁(無諍)의 분석 경(Araṇa-vibhaṅga Sutta)에* ‘행복하게 사는 법(araṇa-vihārī)’의 여섯 가지 요소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① 불선한 두 극단을 피하는 중도(Majjhima-Paṭipadā)를 따른다.
② ‘이것은 칭찬 받아야 할 것이고 이것은 비난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방식인 “담마에 대해서 법문(dhamma-diṭṭhana)”해야 한다. “중생에 대해서 법문(pugglā-diṭṭhāna)”을 해서 ‘그는 칭찬받을 사람’이라고 말하면 아첨하는 것과 같고, ‘그는 비난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말하면 굴욕에 해당한다. 따라서 아첨과 굴욕을 모두 피해야 한다.
③ 사마타(고요함) 수행과 위빳사나(지혜) 수행에서 생긴 내적 행복(ajjhatta-sukha)과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서 파생된 외적 행복(bahiddhā-sukha) 두 종류의 행복을 구별한 다음, 내적 행복을 계발하라.
④ 어떤 사람이 있을 때나 없을 때 그에 대한 말을 할 때에는 사실이고 이익이 있을 때만 말해야 한다.
⑤ 말하거나 설교할 때 서두르지 말고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
⑥ 사투리를 고집해서도 안 되고 표준어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주: “무쟁(無諍)의 분석 경”: 대림 스님 옮김, 『맛지마 니까야 제4권』, 2012, 462-475쪽 참조.
(https://cafe.daum.net/satisamadhi/8fL2/573)
(⑵ 닥키네이야(dakkhiṇeyya): 다른 아라한들도 훌륭한 공양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집에서 공양을 받을 때, 수부우띠 대장로는 ‘내가 이렇게 한다면, 보시자들에게 특별한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그는 먼저 자애 선정에 들어간 다음 거기서 나와서 공양을 받았다. 그래서 그에게 닥키네이야 중에서 최고라는 호칭이 생겼다.
(이와 관련하여, 담마의 총사령관인 사리뿟따 대장로는 토대를 청정하게 했다. 이것은 자신이 보시물을 받기에 적합한 상태가 되도록 멸진정에 들어서 보시를 받는 토대인 자기 자신을 청정하게 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부우띠 장로는 보시 행위를 청정하게 했다. (보시 행위란 장로가 자애 명상에 들었을 때, 보시자들은 장로의 명상에 정신적으로 반응하여 보시하기 전에 그들의 마음이 보다 관대해지고 존경심은 보다 열정적이 된다. 따라서 보시 행위의 정화 및 그 결과의 증진은, 보시자가 그의 정신적 부드러움과 고도로 발달된 존경심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기부자를 통해서도 이루어졌다.)
상세 설명: 사리뿟따 대장로는 탁발 갈 때, 문 앞에 서서 보시자가 음식을 가지고 나올 때까지 잠시 멸진정에 들었다. 보시자가 왔을 비로소 그는 선정에서 깨어나 음식을 받았다. 그러나 수부우띠 장로는 자애 선정에 들어서 보시자가 왔을 때 비로소 그는 선정에서 나와서 보시물을 받았다. “무쟁의 분석 경”의 주석서(『맛지마 니까야 제4권』, 475쪽)를 참조.)
수부우띠 대장로와 관련된 법문은 비유(Apādāna) 경과 주석서 등을 보면 된다.
13. 수부우띠 대장로
의 영어본은 https://www.wisdomlib.org/buddhism/book/the-great-chronicle-of-buddhas/d/doc364767.html
을 참조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