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사리뿟따 대장로와 목갈라나 대장로
불교에서 마하테라(대장로)인 사리뿟따 존자와 목갈라나 존자는 부처님의 두 상수 제자로 알려져 있다. 이 두 마하테라들은 그 목표를 위해서 공덕을 쌓는 기간 동안 대부분 둘이 함께 노력해 왔다. 마지막 생에서도 함께 속세를 떠나 함께 비구가 되었다. 그래서 주석서와 복주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기로 한다.
1. 과거생에서의 서원
지금으로부터 1아승기와 10만 겁 전에 부유한 바라문 가문에, 미래의 사리뿟따인 젊은 사라다(Sarada)라는 덕망 있는 사람이 태어났다. 또 한 명의 덕망 있는 사람으로 미래의 목갈라나도 시리왓다나(Sirivaḍḍhana)라는 지주 가문에 태어났다. 그들은 친한 친구가 되어 어릴 때 흙장난을 하며 같이 놀았다.
하루는 젊은 사라다가 그의 부친이 별세하시어 선조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재산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도중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아는 것은 이번 생에 대한 것뿐이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태어난 중생이 죽게 되어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은둔자가 되어 윤회로부터 해방되는 가르침을 추구하는 것이 좋겠다.”
젊은 사라다는 지주인 그의 친구 시리왓다나에게 가서 물었다. “친구 시리왓다나여, 나는 은둔자가 되어 윤회로부터 해방되는 가르침을 추구하겠네. 나와 함께 은둔자가 되지 않겠는가?” 시리왓다나는 “나는 함께 가지 않겠네. 친구여, 잘 가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사라다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앞으로 어떤 일을 성취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친구나 친척을 데리고 갈 수 없겠구나. 자신의 선행과 악행만이 자신을 따라가기 때문에 행위가 재산이라는 것은 실로 진실이다.”
그리하여 그는 창고를 열고 재산을 빈곤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여행자들과 거지들에게 전부 나누어 주고 산 밑으로 가서 고행자가 되었다. 사라다를 따라서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고행자가 된 사람이 74,000명이었다. 고행자 사라다 자신은 다섯 가지 세속적 신통력과*1 여덟 가지 선정을*2 성취했다. 그는 추종자들에게 까시나 수행을*3 가르쳤고, 그들도 그 방법에 따라 수행하여 같은 신통력과 선정을 얻었다.
*주1: 다섯 가지 세속적 신통력: 오신통(五神通). 마음대로 갈 수 있고 변할 수 있는 신족통(神足通), 모든 것을 꿰뚫어 훤히 볼 수 있는 천안통(天眼通), 모든 소리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천이통(天耳通), 남의 마음 속을 아는 타심통(他心通), 나와 남의 전생을 아는 숙명통(宿命通)을 말하는 데, 이는 사마타 수행으로 얻어진다. (시공불교사전 참조) 여기에 위빠사나 수행으로 얻어지는 누진통(漏盡通, 번뇌를 모두 끊어내어 다시 태어나지 않음을 아는 능력)을 합치면 육신통(六神通)이 된다.
*주2: 여덟 가지 선정: 초선정(初禪定), 2선정, 3선정, 4선정의 색계(色界) 4선정과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인 무색계(無色界) 4선정을 말한다.
*주3: 까시나 수행(kasiṇa meditation): 사마타 명상 주제 즉 사마타 명상 대상에는 40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10가지는 까시나이다. 까시나는 어떤 근본적인 특성을 상징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다. 처음의 네 가지는 땅 까시나, 물 까시나, 불 까시나, 바람 까시나의 네 가지 요소이고, 다음 네 가지는 짙은 감청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 까시나, 나머지 두 가지는 빛 까시나, 허공 까시나이다. 각 까시나는 그것이 의미하는 개념을 상징하는 구체적인 집중 대상이다. 그래서 땅 까시나는 진흙으로 만들어진 둥근 원반일 수 있다. 땅 까시나에 관한 집중을 계발하기 위해서 수행자는 원반을 앞에 놓고 응시하면서, 땅에 대해서 명상한다. 다른 까시나도 그 경우에 맞게 변경시켜서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전병재 옮김, 『팔정도』, 고요한 소리, 2011, 187~189쪽 참조.
그 당시에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4 세상에 출현하셨다. 하루는 새벽녘에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 연민 과정(憐憫 果定. Jhāna of Karuṇā-samāpatti)에서 나오셔서 중생계를 둘러보는 중에, 사라다 고행자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셨다. “사라다에게 가서 위대한 법문을 하겠다. 그는 미래의 어떤 부처님의 오른 쪽 자리를 차지하는 상수제자가 되겠다고 서원할 것이다. 그의 친구 시리왓다나도 비슷하게 왼쪽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할 것이다. 법문이 끝나면 사라다를 따라다니는 74,000명의 추종자들이 아라한이 될 것이다. 그러니 산 밑에 있는 사라다의 처소를 방문해야 하겠다.” 그래서 그는 가사와 발우를 들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사자왕처럼 혼자 길을 떠났다. 사라다의 제자들이 과일을 수집하려고 나가 있는 동안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사라다가 부처님을 알아보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사라다가 보고 있는 동안 부처님께서는 하늘에서 땅 위로 내려와서 섰다.
*주4: 아노마닷시(Anomadassī) 부처님: 25분의 부처님 중 7번째 부처님. 25분의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다.
1. 디빵까라(Dīpaṅkara) 부처님, 연등불(燃燈佛) 2. 꼰단냐(Koṇdanna) 부처님 3. 망갈라(Maṅgala) 부처님 4. 수마나(Sumana) 부처님 5. 레와따(Revata) 부처님 6. 소비따(Sobhita) 부처님 7. 아노마닷시(Anomadassī) 부처님 8. 빠두마(Paduma) 부처님 9. 나라다(Narada) 부처님 10. 빠두뭇따라(Padumuttara) 부처님 11. 수메다(Sumedha) 부처님 12. 수자따(Sujata) 부처님 13. 삐야닷시(Piyadassī) 부처님 14. 앗타닷시(Atthassī) 부처님 15. 담마닷시(Dhammassī) 부처님 16. 싯닷타(Siddhattha) 부처님 17. 띳사(Tissa) 부처님 18. 풋사(Phussa) 부처님 19. 위빳시(Vipassī) 부처님, 비바시불(毗婆尸佛). 20. 시키(Sikhī) 부처님, 시기불(尸棄佛) 21. 웻사부(Vessabhu) 부처님, 비사부불(毘舍浮佛) 22. 까꾸산다(Kakusandha) 부처님, 구루손불(拘樓孫佛) 23. 꼬나가마나(Konagamana) 부처님, 구나함불(拘那含佛) 24. 깟사빠(Kassapa) 부처님, 가섭불(迦葉佛) 25.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19번에서 25번까지가 과거 칠불(七佛)이다. 최봉수 역주, 『大佛傳經 Ⅲ』, 한언, 2009, 154~315쪽 참조.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장엄하고 훌륭한 외모를 본 사라다는, “이런 관상을 가진 분이 속세에서 산다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고, 황색 가사를 입는다면 일체지자(一切智者)인 부처님이 될 것이다”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께 오체투지로 절하여 예를 표하고 준비된 좌석을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 자리에 앉으셨고 은둔자도 자신에게 알맞은 자리에 앉았다.
그때 74,000명의 제자들이 무척 향기롭고 영양 많은 여러 가지 크기의 과일들을 가지고 스승에게로 왔다. 부처님과 자신들의 스승의 좌석 배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스승님, 이상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스승님보다 높은 분이 계시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귀한 분이 스승님보다 훨씬 더 훌륭하신 듯싶습니다.” 스승이 꾸짖듯이 대답했다. “제자들이여,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하는가? 그대들은 겨자씨를 높이가 68,000요자나(1요자나는 약 11㎞. 『부처님을 만나다』, 2018, 71쪽 참조)인 메루산(Mount Meru: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에 비교하려 하는구나. 나를 부처님과 비교하려 말라.” 그러자 제자들은 중얼거렸습니다. “이 분이 존경할만한 분이 아니라면 스승께서 그런 비유를 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진정으로 훌륭하신 분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모두 부처님의 발에 엎드려 절하며 받들어 모셨다.
그런 다음 은둔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제자들이여, 우리는 부처님께 드릴 마땅한 공양물이 없다. 그분께서 산 밑에 있는 우리의 수행처로 오신 것은 그분의 탁발시간이었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드리기로 하자. 제자들이여, 크고 작은 과일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가져오너라.” 그렇게 과일을 가져오라고 해서 자신의 손으로 씻어서 직접 발우에 넣어 드렸다. 부처님께서 과일을 받자마자 천신(天神)들이 신의 음식을 발우에 넣었다. 사라다는 스스로 여과기로 잘 걸러낸 물을 바쳤다. 과일을 드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손을 씻고 온화하고 조용하게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렇게 앉아 계시는 동안 사라다는 제자들에게 설법을 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법문을 부처님께서 하시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두 명의 상수제자가 비구들을 데리고 산 밑으로 오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명의 상수제자인 니사바(Nisabha) 마하테라와 아노마(Anoma) 마하테라는 부처님께서 바라는 것을 알고는, 즉시 10만 명의 아라한과 함께 와서, 부처님께 예를 표한 다음 알맞은 자리에 서 있었다.
*주5: 천신(天神): 천상계(天上界)에 사는 존재.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화락천(和樂天), 도솔천(兜率天), 야마천(耶痲天), 삼십삼천(三十三天), 사천왕천(四天王天). 모두 여섯 개의 세계가 있다. 삼계(三界)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가 있고, 욕계에는 감각적 욕망, 물질작용, 정신작용이 모두 존재하지만, 색계에는 감각적 욕망은 없고, 물질작용과 정신작용만 존재하며, 무색계에는 정신작용만 존재한다. 욕계에는 사악처(四惡處)인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가 있고, 인간계와 천상계가 있다. (대림 스님·각묵 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 2017년, 458~490쪽 참조)
그러자 사라다 은둔자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일렀다 “제자들이여, 부처님의 자리가 너무 낮고, 10만 비구는 좌석도 없다. 그대들은 오늘 부처님께 오랫동안 기념할 만한 예를 표해야 한다. 산 밑에 가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을 가져오너라.” 지시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 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위대한 분의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즉시 은둔자의 제자들은 불가사의하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을 가져다가, 1요자나 크기로 부처님의 자리를 만들었다. 두 명의 상수제자의 꽃 좌석은 각각 3가우따(1gāvuta는 ¼요자나)이었으며, 나머지 비구들의 좌석은 2가우따였다. 가장 젊은 비구의 좌석도 크기가 1우사바(1usabha는 약 7m)이었다.
이런 식으로 좌석을 만든 다음, 사라다는 부처님 앞에 서서 두 손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고귀한 부처님이시여, 이 꽃 좌석을 받아주시면 저는 오랫동안 행복할 것입니다.”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는 자리에 올라가 앉은 다음 그 자리에서 7일간 멸진정에*6 들어가셨다. 부처님께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두 상수제자와 나머지 비구들도 각자 자기 자리에서 스승을 따라서 선정에 들어갔다.
*주6: 멸진정(滅盡定): 육체적인 생명력만 남아 있고 정신 작용 즉 지각과 느낌이 정지된 경지(想受滅定=滅盡定). 여기에서는 욕계의 감각적 즐거움, 색계 선정이나 무색계 선정의 행복감 모두를 초월하는 최고의 행복감이 체험된다. 아나함과나 아라한과를 증득해야 멸진정에 들어갈 수 있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대림/각묵 스님 옮김, 초기불전연구원, 2017)』, 384-391쪽 참조.
사라다 은둔자는 꽃으로 만든 양산을 부처님의 머리 위에 받쳐 들고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멸진정에 들어 있는 동안, 은둔자의 제자들은 음식을 마련하는 시간에는 여러 가지 뿌리와 과일을 수집해서 먹고, 나머지 시간에는 부처님을 향해서 합장하고 서 있었다. 그러나 사라다는 과일을 수집하는 시간에도 움직이지 않고, 양산을 부처님의 머리 위에 받쳐 들고, 환희를 음식으로 삼아 시간을 보냈다.
멸진정에서 나온 부처님께서는, 그의 오른쪽 가까이에 앉아 있는 상수제자인 니사바 테라[長老]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사랑하는 아들이여, 존경스런 은둔자들에게 꽃에 대해 감사하는 법문을 하여라.” 마치 전륜성왕으로부터 커다란 상을 받는 역전의 용사처럼 무한히 기뻐하는 마음으로, 니사바 테라는 제자로서의 완벽한 지성으로 법문을 했다. 니사바 테라의 법문이 끝나자 부처님께서 그의 왼쪽에 있는 다른 상수제자인 아노마 테라에게 요청했다. “사랑하는 아들이여, 너도 법문을 하여라.” 삼장에 수록되어 있는 부처님의 말씀을 회상하면서 아노마 존자는 설법을 했다.
두 명의 상수제자가 설법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은둔자도 아직 진리를 체험하고 해탈을 얻지 못했다. 그 다음에,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부처님으로서의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서,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는 법문을 했다. 법문이 끝나자, 모든 74,000명의 머리가 헝클어진 은둔자들은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사라다만 아무런 깨달음도 얻지 못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오른 팔을 뻗으면서 선언했다. “오너라. 비구들이여!”*7 바로 그 순간 모든 은둔자들(사라다를 제외한)의 머리카락과 수염이 사라지고 이미 여덟 가지 필수품을 구비한 비구가 되었다.
*주7: 부처님의 “오너라. 비구여(Ehi bhikkhu. 에히 빅쿠)!”라는 선언은 부처님께서 새로 입문하는 제자를 비구로 인정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거친 제자들은 법당에서 수계식을 거행하는 절차가 필요 없다.
상수제자를 열망하는 사라다의 서원
“사라다는 위대한 스승이었는데 왜 아라한을 증득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 대답은 “왜냐하면 그가 그때 들떠 있었기 때문”이다. 상세한 내용은 이렇다. 부처님의 오른 쪽에 위치한 상수제자인 니사바가 법문을 시작한 다음부터, 사라다는 반복해서 “나도 미래의 부처님 시절에 상수제자의 지위를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기에 들떠 있었다. 이런 들뜸으로 인하여 도(道)와 과(果)의 지혜를 통찰하여 얻지 못했다. (아무런 도와 과도 얻지 못한 채였다.)
자신의 제자들이 “오너라. 비구들이여!”로 비구가 된 다음, 사라다 은둔자는 부처님께 예를 표하고 선 채로 이렇게 여쭈었다. “부처님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스님의 성함은 무엇입니까?” 부처님께서 “그의 이름은 니사바인데, 내 법이 존재하는 시대에 나의 후계자로서 내 법을 이어 법륜을 굴릴 수 있는 오른 쪽 상수제자이다. 그는 제자로서 완전한 지혜의 정상에 도달했으며, 15가지 종류의 통찰지혜에 통달한 제자이다.”라고 말하자 사라다 은둔자는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의 머리 위로 7일 간 꽃으로 만든 양산을 받쳐 공경한 공덕의 결과로, 저는 천상계나 범천계(梵天界: 색계와 무색계)에 태어나는 것을 갈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은, 이 존귀하신 니사바 마하테라처럼, 미래의 부처님 시대에 진정한 오른 쪽 상수제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으로 사라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지 예측해 보니, 1아승기와 10만 겁 후에 그의 소원이 성취될 것을 아셨다. 그래서 은둔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소원은 성취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다. 사실상, 1아승기와 10만 겁 후에 고따마 부처가 삼계에 출현할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마하마야 왕비이고, 아버지는 숫도다나, 아들은 라훌라이며 왼쪽 상수제자는 목갈라나이다. 그러나 그대는 사리뿟따라는 이름으로 고따마 부처님의 오른 쪽 상수제자가 될 것이다.” 그렇게 예언한 다음, 법문을 하고, 비구들과 함께 공중으로 솟아올라 사라졌다.
그러자 사라다 은둔자는 그의 제자였던 테라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존자들이시여, 지주인 나의 친구 시리왓다나에게 이렇게 전해 주시오. ‘그대의 친구 사라다 은둔자는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발 앞에서 오른 쪽의 상수제자 자리를 서원했습니다. 미래의 고따마 부처님의 왼쪽 상수제자 자리는 지주인 그대가 서원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부탁한 다음, 사라다는 서둘러서 다른 길로 먼저 가서 시리왓다나의 집 대문 앞에 섰다.
시리왓다나는 “스승이 오랜만에 오셨네. 오랫동안 오시지 않으셨지?”라고 생각하면서, 사라다에게 높은 자리를 권하고 자신은 낮은 자리에 앉은 다음 물었다. “존자시여, 그런데 그대와 같이 머무는 제자들은 안 보이네요.” “음, 친구여, 그들은 안 왔습니다. 아노마닷시 부처님께서 우리의 수행처를 방문하셨는데, 우리는 부처님과 승가에 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공경을 올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들 모두에게 법문하셨습니다. 법문이 끝나자 나를 제외한 74,000명의 은둔자들이 모두 아라한의 지위[阿羅漢位]에 오르고 비구가 되었습니다.” 시리왓다나가 물었다. “그대는 왜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까?” 사라다가 대답했다. “부처님의 오른 쪽 상수제자인 니사바 테라를 본 다음, 미래의 고따마 부처님 시대에 그와 같은 지위를 서원했습니다. 그대도 부처님의 왼쪽 좌석을 차지하는 두 번째 상수제자가 되기를 서원할 수 있습니다.” 은둔자가 그렇게 열심히 권하자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부처님과 대화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사라다가 이렇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부처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내가 하겠습니다. 그대는 큰 공양을 올릴 준비를 하면 됩니다.”
사라다의 충고를 경청한 시리왓다나는 집 대문 앞의 길을 평탄하게 고르고 나서 그 위에 흰색 모래를 덮은 다음, 네 가지 꽃잎과 볶은 쌀 모두 다섯 가지를 색종이처럼 흩뿌렸다. 또한 부처님께 경의를 표하는 장식을 포함한 좌석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푸른 연꽃으로 장식한 그늘집을 지었다. 그런 다음에야 사라다에게 부처님과 승가를 모셔 오라고 요청했다. 시리왓다나의 요청에 따라 사라다는 부처님을 필두로 한 승가를 시리왓다나의 집으로 모셔 왔다.
시리왓다나는 부처님을 환영하고, 부처님으로부터 발우와 가사를 받은 다음 공손하게 그늘 집으로 안내하고, 부처님과 승가에 물을 드리고 나서 훌륭한 음식을 대접했다. 식사가 끝난 다음 부처님과 그의 승가에 최고급 가사를 선물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제가 이렇게 공덕을 쌓는 것은 자그마한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일주일간 이런 공양을 올리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침묵으로 허락했다. 그러자 시리왓다나는 같은 방식으로 일주일간 커다란 공양을 올린 다음, 부처님을 향해 서서 공손하게 합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존귀하신 부처님, 저의 친구 사라다는 고따마 부처님의 오른쪽 상수제자 자리를 간청했습니다. 저도 또한 바로 그 고따마 부처님의 왼쪽 상수제자 지위를 열망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미래를 조사해 보고 시리왓다나의 열망이 성취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예언했다. “지금부터 1아승기와 10만 겁 후에 그대는 왼쪽 자리인 두 번째 상수제자가 될 것이다.” 부처님의 예언을 들은 시리왓다나는 매우 좋아하였다. 보시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한 다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수도원으로 돌아갔다. 시리왓다나는 그때부터 계속하여 죽을 때까지 공덕을 쌓으려고 노력했으며, 그 생을 마친 다음에 욕계의 천상에 천신으로 태어났다. 사라다 은둔자는 숭고한 삶(梵住)을 성취하여 범천계에 태어났다.
2. 마지막 생에서의 고행자 생활
주석서에 사라다 은둔자와 시리왓다나 지주의 삶을 산 이후의 생에서 행한 공덕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그들의 마지막 생에 관한 이야기는 있다.
고따마 부처님께서 출현하기 직전, 미래의 사리뿟따 존자이며 전생에 사라다 은둔자였던 덕망 있는 사람이, 왕사성(Rājagaha. 마가다 국의 수도.) 근처의 우빠띳사 마을에 사는 바라문 여인이며 장자의 부인인 루빠사리(Rūpasārī)의 자궁에 임신되었다. 바로 그날 전생에 사라다의 친구였던 시리왓다나였으며 미래의 목갈라나인 또 한 명의 덕망 있는 사람이, 마찬가지로 왕사성 근처의 꼴리따 마을에 사는 다른 장자의 부인인 목갈리(Moggalī)에게 임신되었다. 그 두 훌륭한 가문은 7대에 걸쳐서 아주 친하게 지내오고 있었다.
이 두 집안에서는 태기가 있는 날부터 미래의 상수제자의 어머니가 될 두 부인을 정성껏 돌봐줬다. 또한 10개월 뒤에 그들이 태어났을 때, 각각 66명의 보모가 그들을 보살폈다. 이름 짓는 날, 루빠사리의 아들은 우빠띳사 마을의 촌장의 상속자였기에 우빠띳사라고 이름 지어졌다. 목갈리의 아들은 그의 가문이 꼴리따 마을의 촌장이므로 꼴리따라고 이름 지어졌다. 소년들이 성장했을 때 그들은 모든 종류의 학문과 기술을 익혔다.
우빠띳사가 성인식을 할 때에는, 운동하고 즐기기 위해서 그가 강이나 정원이나 산으로 갈 때마다 500대의 황금 1인승 가마가 계속해서 따라 다녔다. 꼴리따의 성인식에는, 가장 잘 먹인 말들이 끄는 500대의 마차가 항상 따라 다녔다. 왕사성에서는 매년 언덕 위에서 축제가 열렸다. 두 친구를 위해서 소파가 항상 같은 자리에 준비되었다. 자리에 함께 앉아 쇼를 보면서 희극이 상연될 때에는 같이 웃고, 공포물이 상연될 때에는 충격을 받았으며, 그들이 상을 주어야 할 때에는 상을 주었다.
쇼를 이런 식으로 여러 번 즐기던 어느 날 그들은 쇼에 대해 많이 덤덤해졌다. 우스운 장면이 나와도 즐기지 않았고, 공포물이 나와도 놀라지 않았다. 배우들에게 상을 줄 만한 경우에도 상을 더 이상 주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이 축제의 이야기에 매력적인 것이 무엇이 있는가? 쇼를 공연하는 사람들이나 보러 오는 사람들이 모두 100년이 못 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영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인생의 비참함에 대해 회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꼴리따가 친구 우빠띳사에게 말했다. “우빠띳사여, 그대는 전처럼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 것 같네. 친구여,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우빠띳사가 대답했다.
“꼴리따여, 나는 쇼에서 의미 있는 것을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네. 축제를 즐기는 것은 아무 소용없고 공허하네. 그래서 나는 윤회로부터의 해방으로 이끄는 무엇인가를 스스로 추구해야 하겠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네.” 이렇게 말한 다음 물었다 “꼴리따여, 그대는 왜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는가?” 꼴리따의 대답도 우빠띳사와 똑 같았다. 친구도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안 우빠띳사는 이렇게 상의했다. “꼴리따여, 우리는 모두 무언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네.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찾는 사람은 고행자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일세. 누구의 문하에서 고행자가 되어야 할까?”
그 당시 종교 집단의 지도자로서, 방랑하는 위대한 산자야(Sanjaya)라는 고행자가 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왕사성에 머물고 있었다. 두 친구들은 각각 500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산자야의 문하에서 고행자가 되기로 합의했다. 두 친구들이 합세함에 따라 산자야의 제자들이 많이 늘어났고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두 명의 방랑자 우빠띳사와 꼴리따는 이삼일 만에 산자야 스승의 모든 교리를 잘 교육받은 다음, 이렇게 질문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 마스터하신 것은 이것이 전부입니까? 아니면 아직 저희들이 배워야 할 것이 더 있습니까?” 산자야는 “그것이 내가 마스터한 모든 것이네. 그대들은 나의 모든 교리를 배웠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두 친구는 서로 의논했다.
“그렇다면 이 산자야 스승 밑에서 독신 생활을 하면서 남아 있어 봐야 소용없다. 우리는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탐구하기 위해 가정생활을 그만 두었다. 그의 문하에서는 결코 해방될 수 없다. 인도는 넓다. 마을과 도시와 왕성(王城)을 방랑하면서 찾아본다면, 우리를 해방으로 이끌어 주는 스승을 틀림없이 만날 것이다.”
그때부터 계속해서 그들은 박식한 승려나 바라문이나 혹은 교리에 관한 대화나 토론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진정으로 박식하여 방랑하는 두 친구가 제시하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승려나 바라문은 없었다. 사실상, 소위 박식하다고 소문난 현자들이 제기한 문제를 푸는 것은 두 친구였다. 그들이 인도 전역을 돌아다녔지만 스승으로 모실만한 사람을 찾는 데 실패하였기에, 그들은 수행처로 돌아와서, 누구든지 영원한 삶인 열반에 관한 교리를 먼저 알아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기로 서로 약속했다.
2.1 우빠띳사(사리뿟따)와 앗사지 존자의 만남
- 여기 2.1항에서부터 2.7항까지는 『The Great Chronicle of Buddhas』 Volume Three, First Edition, July, 1996. 2-9쪽을 번역한 것임. -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도착한지 14일이 지난 1월 초하룻날, 부처님으로부터 최초로 가르침을 받은 다섯 비구 중의 한 사람인 앗사지(Assaji) 존자가 가사를 고쳐 입고 발우를 들고 탁발하러 왕사성 시내로 들어갔다. 그의 자세는 위엄 있고 확신에 차 있었으며, 앞으로 나아가거나 뒤로 물러날 때나, 앞을 보거나 옆을 보거나 간에, 내리 깔은 그의 눈은 지름 네 뼘 범위 안에 고정되어 있었다.
앗사지 존자가 위엄 있고 우아한 자태로 왕사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미래의 사리뿟따인 우빠띳사 고행자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저 비구는 아라한의 도(道)와 과(果)를 얻은 분임에 틀림없다. 가서 ‘친구여, 그대는 누구의 문하로 출가했습니까? 그대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누구의 가르침을 받았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다시 이렇게 생각했다.
“탁발 중이니 저 비구에게 묻기에 알맞은 시간이 아니다. 열반이라는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려면 저 비구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앗사지 존자의 뒤를 따라갔다.
앗사지가 탁발을 마쳤을 때, 우빠띳사는 앗사지가 식사할 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작은 의자를 주고, 테라가 식사를 마친 다음 자기 물병에서 물을 공양했다. 그렇게 제자가 스승에게 하는 의무를 다한 다음, 우빠띳사는 테라에게 공손하고도 정중하게 말했다.
“친구여, 그대는 참으로 맑고 평온하며, 얼굴도 깨끗하고 밝고 흠이 없어 보입니다. 친구여, 그대는 누구의 문하로 출가했습니까? 그대의 스승은 누구십니까? 누구의 가르침을 받았습니까?”
앗사지 존자는 대답했다. “친구여, 나는 대대로 이어오는 석가 왕족의 후계이며, 속세를 떠나 은둔자가 된, 스스로 완전히 깨달은 부처님의 문하로 출가했습니다. 그분이 나의 스승입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우빠띳사가 물었다. “친구여, 그대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는 무엇을 주장하시고 가르치십니까?”
앗사지 존자는 심사숙고했다. ‘이들 고행자들은 불법에 대해 적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으니, 이 방랑하는 고행자 우빠띳사에게 가르침의 깊고도 오묘한 본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친구여, 나는 아주 최근에 종단에 들어온 신참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법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핵심을 간단하게 알려줄 수 있을 뿐입니다.”
미래의 사리뿟따인 방랑하는 고행자 우빠띳사는 이렇게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방랑하는 고행자이며 지성적인 우빠띳사이다. 조금만 가르쳐 주든지 많이 가르쳐 주든지 그대의 능력껏 가르쳐 주기만 하면, 그 법문을 100가지 1,000가지 각도로 검토하여 이해하는 것은 내 몫이다.” 그러나 이렇게만 말했다.
“친구여, 그렇게 하십시오. 짧거나 길거나 간에 핵심만 설법하십시오. 그대가 산문이나 시나 다른 형태로 많은 것을 가르쳐도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핵심이기 때문에, 핵심만 경청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앗사지 존자는 사성제의 핵심으로 구성된 법문을 했다.
“친구여, 괴로움의 진리라고도 하는 오온은
그 근원이 갈망 즉 괴로움의 근원의 진리입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깨달은 분께서는
괴로움의 진리와 괴로움의 근원의 진리를 가르치십니다.
그분께서는 괴로움의 소멸의 진리도 가르치시며,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의 진리도 가르치십니다.
이것이 이 사성제를 분석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시는
위대한 사문인 우리 스승의 순수한 교법입니다.”
*주7: 이 게송의 빨리어 및 영어 원문은 다음과 같다.
Ye dhammā hetuppabbhavā,
Tesaṁ hetuṁ Tathāgato āha;
Tesañca ya nirodho
Evaṁ vādi Mahāsamaṇo.
Friend, the five-fold aggregate otherwise known as the Truth of Suffering (Dukkha Sacca) owe their origin to craving (taṇha) or the Truth of origin of suffering (Samudaya Sacca). Our Teacher, the Enlightened One has told the Truth of Suffering and the Truth of origin of Dukkha. He has also taught the Truth of Cessation of Dukkha (Nirodha Sacca) and the Truth of the Path leading to the Cessation of Dukkha (Magga Sacca). Such is the pure doctrine held by the Great Samaṇa, our Master who expounds these Four Noble Truths in analytical detail.
위의 법문의 전반부를 들었을 때 방랑자 우빠띳사는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기에, 수다원이 된 후에 후반부를 들었다.
그러자 미래의 사리뿟따는 말했다.
“비록 이 가르침이 아직은 나를 첫 번째 단계의 과(수다원과)밖에 깨닫게 하지 못했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두 친구가 찾고 있던 진리입니다. 존자께서는 슬픔이 없는 열반을 깨달아 획득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이 진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윤회의 회전 속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한 다음, 비록 아직 보다 높은 단계를 획득하진 못했지만, 이 출세간의 가르침에 관해서 보다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방랑자 우빠띳사에게 떠올랐다. 그래서 앗사지 존자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당분간 더 이상 말씀하시지 말아 주십시오. 교법의 더 높은 단계를 가르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스승이신 깨달으신 분께서 어디에 거주하고 계신지 알려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앗사지 존자는 대답했다.
“벗이여, 여래께서는 죽림정사(Veḷuvana 정사)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그러자 방랑자 우빠띳사는 말했다.
“그러면 존자시여, 먼저 가십시오. 저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제가 그보다 먼저 얻은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지혜를 그에게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와의 약속을 완수한 다음에, 세존이 계신 곳으로 존자의 뒤를 따라 저의 친구와 함께 가겠습니다.” 그리고서 감사의 표시로 존자의 주위를 세 바퀴 돌아서 공손하게 경의를 표한 다음, 방랑자들의 수행처로 향했다.
2.2 꼴리따(목갈라나)의 수다원 성취
방랑자 꼴리따는 방랑자 우빠띳사가 오는 것을 먼 거리에서 보고 “친구의 얼굴이 며칠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걸로 봐서 영원한 행복을 체험한 것이 분명하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방랑자 우빠띳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친구여, 그대는 참으로 맑고 평온하며, 얼굴도 깨끗하고 밝고 흠이 없어 보이네. 친구여, 어떻게 된 일인가? 영원한 행복인 열반을 성취했는가?” “친구여, 그렇다네. 나는 죽음으로부터 해방된 열반을 체험했다네.” 어떻게 영원한 행복인 열반을 성취했는지 방랑자 꼴리따로부터 질문을 받자, 우빠띳사는 앗사지 존자와 만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친구여, 괴로움의 진리라고도 하는 오온은”으로 시작되는 시를 반복했다. 시를 전부 다 듣고 수다원과를 획득한 꼴리따가 물었다. “우빠띳사여, 완전히 깨달으신 우리의 스승은 어디에 계신가?” 우빠띳사는 대답했다. “앗사지 존자에 의하면, 우리의 스승이신 여래께서는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시네.” 이 말에 충동적인 꼴리따가 말했다. “그렇다면 친구여, 지금 당장 여래께 가세. 영광스런 부처님, 깨달으신 분은 우리의 스승이요, 우리를 이롭게 하시는 분이네.”
2.3 산자야를 만나러 가다
인정 많고 추종자들의 감정을 배려하는 성향을 가진 미래의 사리뿟따인 우빠띳사는 인내와 염려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제안했다. “친구여, 저 250명의 방랑하는 고행자들은 우리에게 의존해 왔고, 항상 우리를 존경하고 있으며, 고행자 수행처에 살면서 항상 우리의 행동과 성향을 지켜보고 있네. 그들 250명의 방랑자들에게도 알려 주세. 우리는 단지 알려주기만 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하세!” 그리고 또한 스승들을 항상 마음 속 깊이 존경하는 사람으로서 계속해서 이렇게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의 산자야 스승께도 죽음을 뛰어넘는 열반에 대해 배운 것을 알려주기로 하세. 만약 그분이 지성적이고 현명하다면, 틀림없이 우리를 믿고 우리와 함께 여래께로 갈 걸세. 여래의 가르침을 들으면, 그분은 아마도 꿰뚫어 보는 지혜로 도와 과를 성취할 것이네.” 그렇게 말하고 두 친구는 우선 250명의 추종자들에게 가서 말했다. “우리 둘은 여래, 영광스런 부처님, 깨달으신 우리의 스승, 우리를 이롭게 하시는 분에게로 가려고 합니다.”
제자 250명 전원이 대답했다. “우리들은 모두 오로지 두 분께 의지하면서 두 분의 행동과 성향을 지켜보면서 살아왔습니다. 두 분께서 여래께 가셔서 세존을 모시면서 성스럽게 살아간다면, 우리들도 모두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서 두 친구는 위대한 산자야 스승에게 가서 함께 여래에게로 가자고 세 번이나 설득했지만 헛수고였다. 마지막으로 위대한 스승이 물었다 “젊은이들이여, 이 세상에 현명하지 않은 사람이 많은가, 현명한 사람이 많은가?” 그들이 “스승님, 이 세상에는 현명하지 않은 사람이 많고 현명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위대한 스승 산자야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들이여, 만약 그렇다면 현명한 사람은 은둔자 고따마에게 갈 것이고, 현명하지 않은 사람은 현명하지 않은 나에게로 올 것이네. 그대들은 가도 좋네. 하지만 나는 결코 가지 않겠네.” 그래서 두 친구는 250명의 추종자들과 함께 세존께서 머물고 계신 죽림정사로 향했다.
우빠띳사와 꼴리따 두 친구가 250명의 방랑하는 고행자들을 이끌고 죽림정사로 떠나자, 위대한 산자야 스승의 수행처 전체가 완전히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제자들이 떠나버린 고요하고 황량한 장면을 바라본 외로운 스승 산자야는, 너무나 처량하여 속에서 치밀어 오는 격노로 인한 비탄 때문에 거품 섞인 피를 토했다.
그때 여래께서는 승가 대중들 앞에 장엄하게 앉아서 법문을 하고 계셨다. 두 명의 고행자 친구가 250명의 추종자와 함께 멀리서 죽림정사를 향해 오고 있는 것을 보시고, 법문을 경청하고 있던 비구들을 주목하게 하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저기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꼴리따와 우빠띳사가 온다. 이들 둘은 나의 왼쪽과 오른쪽 상수제자가 될 운명을 지녔다.”
두 친구와 그들의 제자 250명은 세존 앞으로 다가와서 여래의 발에 깊은 존경을 표하면서 절했다.
2.4 모두 비구가 되다
세존에게 예를 표한 다음, 그들은 부처님께 비구가 되게 해 달라고 이렇게 요청했다. “영광스런 부처님! 영광스런 부처님, 저희들에게 부처님 앞에서 낮고 높은 계를 받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황금빛 손을 뻗고 이렇게 선언하셨다.
“오너라. 비구들이여! 나의 사랑하는 아들들이여, 너희들이 요청한 높고 낮은 계를 받아라. 나는 법을 잘 설해 놓았다. 고통의 순환을 종식시키기 위해 세 가지 관점에서 고귀한 수행을 실천하는 데 힘써 노력하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마자 두 친구와 250명의 제자들 모두, 신통력으로 만들어낸 여덟 가지 필수품(세 가지 가사(上衣, 下衣, 大衣), 발우, 허리띠, 칼, 바늘, 물거르개)과 함께 가사를 갖추어 입고 각자 알맞은 위치에서 부처님께 합당한 예를 표하고 있는, 법랍 60년의 고참 테라처럼 어엿한 비구로 즉각 변해 버렸다. 그들이 비구로 변신함에 따라 재가자의 외모는 기적적으로 사라져 버렸다.
2.5 추종자 250명의 아라한의 지위 성취
그렇게 그들이 ‘오너라. 비구들이여’로 비구가 된 다음, 부처님께서는 두 친구의 250명의 추종자들의 지성과 성향과 조화를 이루는 적절한 법문을 하셨다. 상수제자 두 명을 제외한 이들 250명의 비구들은 그 한 번의 좌선으로 모두 아라한의 지위를 성취했다.
두 명의 상수제자들은, 아직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도과를 증득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세 가지 종류의 제자의 지혜 중에서 상수제자가 되기 위한 지혜가 나머지 두 가지, 즉 대 제자가 되기 위한 지혜나 보통 제자가 되기 위한 지혜보다 훨씬 더 방대하기 때문이다.
2.6 목갈라나 존자의 아라한의 지위 성취
수계한 다음 목갈라나 존자는 마가다 왕국의 시골인 깔라왈라뿟따(Kalavalaputta)라는 작은 마을에 생계를 의지하는 숲에서 성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수행하기 시작했다. 수행을 어찌나 열심히 했는지, 경행 길을 걸어갔다 걸어오기를 7일 동안 쉬지 않고 계속했기 때문에, 마지막 날 너무 피곤하고 쇠약해져서 혼침에 빠져 경행로의 끝에 앉아서 졸았다. 여래가 가르침과 훈시로 혼침의 수렁에서 깨웠고, 결국 그는 그것을 극복했다. 부처님께서 사대(四大, 지수화풍)에 대한 명상에 관해서 법문하는 것을 듣고, 그는 세 가지 높은 도와 과를 성취하고 상수제자의 지혜를 획득했다.
2.7 사리뿟따 존자의 아라한의 지위 성취
수계한 지 15일 후에, 사리뿟따 존자는 왕사성의 영취산(Gijjhakuta)에 있는 산돼지가 판(Sūkarakhata) 동굴에 부처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여래가 존자의 조카인 방랑자 디가나카에게 설하는 디가나카 경(Dīghanakha Sutta, M74)에 대한 법문을 들었다. 법문을 열심히 경청하면서 느낌에 대해서 명상을 했는데, 그것에 의해서 사리뿟따 존자에게 통찰 지혜가 생겨났다. 그 결과 그는 제자들 중에 가장 높은 단계의 지혜를 성취하고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즐긴 이에게 비유될 수 있다. 그는 16단계의 지혜도 모두 꿰뚫었다.
(원주: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위대한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리뿟따 존자가 왜 목갈라나 존자보다 늦게 아라한의 지위를 성취했는가? 짧게 대답하면 이렇다. 수행과 관련하여, 사리뿟따 존자가 취한 예비 단계는 목갈라나 존자의 것보다 넓고 컸다. 비유하자면, 보통 사람이 여행하고자 할 때에는 소지품이 몇 가지 안 되기 때문에 즉시 떠날 수 있지만, 왕은 수행할 코끼리, 마부, 전차 모는 사람, 보병을 대규모로 편성할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출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마치 ‘왕이 군중들 앞에 나타나려면 배 한 척에 가득 실린 콩을 요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과 같다.)
3. 호칭
부처님께서 사위성(Sāvatthi)의 기원정사(Jetavana monastery)에 계실 때, 부처님께서는 두 분의 상수제자를 이렇게 칭찬하셨다.
“비구들이여, 위대한 지혜를 가진 내 제자들 중에서 사리뿟따가 으뜸이다.
비구들이여, 위대한 신통력을 가진 내 제자들 중에서 목갈라나가 으뜸이다.”
부처님께서는 이 칭찬의 말로 위대한 지혜에 관한 한 사리뿟따 존자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았으며, 위대한 신통력 분야에는 목갈라나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들 두 마하테라는 비구가 된 이래 44년간 중생들의 행복을 위하여 노력했다. 그들의 법문은 삼장에 아주 많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무애해도(無碍解道. Paṭisambhidāmagga). 『빠띠삼비다막가 역주』, 임승택 옮겨지음 참조), 마하닛데사(Mahāniddesa)와 쭐라닛데사(Cūlaniddesa)는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법문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것이며, 그의 장로게(長老偈. Thera-gāthā)는 그의 교리를 모아 놓은 것이다. 목갈라나의 게송도 마찬가지로 그의 교리의 잡집(雜集)이다. 여기에서는 44년간 중생들의 행복을 위한 삶을 산 다음 그들이 반열반에 들어가는 이야기만 하기로 한다.
4.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반열반
부처님께서는 웨살리 근처에 있는 웰루와(Veḷuva)라는 작은 마을에서 마지막이자 45번째인 안거를 지낸 다음, 갔던 길을 되돌아서 마을을 떠났다. 부처님께서는 사위성에 도착하여 기원정사로 들어갔다. 법의 장군인 사리뿟따 마하테라는 부처님의 시중을 든 다음 한낮에 마하테라의 쉼터로 갔다. 마하테라의 제자들이 마하테라의 쉼터에서 각자가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떠난 다음, 자리를 쓸고 가죽으로 된 매트를 깔았다. 그리고는 발을 씻고, 결가부좌를 하고, 마음속으로 얼마 동안 명상하겠다고 시간을 정한 다음 선정(아라한과)에 들어갔다.
정해 놓은 시간이 지나자 선정에서 나온 다음, 부처님과 상수제자들 중에 누가 먼저 반열반에 드는지를 생각했다. 그는 보통 상수제자들이 먼저 든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 수명이 얼마나 남았는지 조사해 보니 겨우 7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서 어디서 반열반에 들어야 할지도 고려해 봤다.
“라훌라 테라는 삼십삼천에서 반열반에 들었고, 꼰단냐 마하테라는 찻단따(Chaddanta)에 있는 호수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반복해서 곰곰이 생각하니 바라문인 어머니 루빠사리 생각이 이렇게 떠올랐다.
“내 어머님은 일곱 명의 아라한의 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승 삼보를 믿지 않으신다. 내 어머님은 도와 과에 들 만한 영적인 자질을 가지고 계신가?”
그렇게 숙고해 보니 어머님께서 수다원도에 들 수 있는 공덕을 과거에 쌍아 놓으신 것을 알게 됐다. 계속해서 누가 법문해야 어머님께서 사성제를 체득하실까 라고 숙고하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어머님은 다른 사람 가지고는 안 되고 내가 설법해야만 사성제를 체득하시고 성인이 되실 것이다. 내가 만약 어머님을 성인으로 만드는 데 무심하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나무랄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사리뿟따 마하테라를 신뢰할 수 있고, 또 그것은 사실이다. 존자께서 족쇄 경(Saṁyojana-Sutta, A2:4:5)을 법문했을 때, 1조 명의 천신과 범천이 아라한과를 획득했다. 낮은 단계의 성인의 지위를 얻은 이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밖에 사성제를 체득하고 해탈한 이들도 많이 보았다. 게다가, 마하테라를 신뢰하는 천신들의 수는 8만 명에 달한다. 바로 그 사리뿟따 마하테라가 자신의 어머니의 잘못된 견해조차 제거해 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 어머님의 잘못된 개념을 뿌리 뽑은 다음, 내가 태어난 바로 그 방에서 반열반에 들어야 하겠다.”
그렇게 결심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려서 허락을 받아서 오늘 당장 떠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동생 쭌다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쭌다야, 500명의 내 제자 비구들에게 ‘법의 장군인 사리뿟따 테라가 고향인 날라까(Nālaka)에 가려고 하시니, 발우와 가사를 챙기십시오.’라고 말하여라.” 쭌다 테라는 형님의 말씀대로 비구들에게 전했다.
500명의 비구들은 자신들의 침구를 꾸리고 옷과 가사를 가지고 일제히 그들의 스승 주위에 모여 들었다. 마하테라는 스스로 침구를 꾸리고 자신의 쉼터를 쓸었다. 그는 출입구에 서서 자신의 쉼터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게 마지막이구나. 내가 다시 여기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500명의 제자를 대동하고, 부처님께 가서 예를 표하고 이렇게 탄원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영광스런 분께서 제가 떠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법음을 전해 주시는 분께서는 허락해 주십시오. 제가 반열반에 들 때가 왔습니다. 저의 생명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다른 아라한인 제자가 부처님께 와서 자신의 죽음을 허락해 달라고 할 때, 만약 부처님께서 “그리 하시오!”라고 한다면, 잘못된 견해를 가진 자들은 “부처님께서 죽음을 칭찬한다.”라고 비난할 것이다. 반면에 “안 되오. 아직 죽지 마시오!”라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그는 고통을 찬양하는 말을 한다.”라고 하면서 비난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입장에서는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테라에게 이렇게 물었다. “사리뿟따이여, 너는 어디서 반열반에 들 예정인가?” 마하테라가 대답했다. “존귀하신 분이시여, 제 고향인 마가다 국의 시골 날라까입니다. 저는 거기서 반열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이여, 너는 자신이 반열반할 때를 안다. 너의 도반들은 너처럼 탁월한 인물을 다시 만나기가 대단히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니 네가 법문을 해 주는 것이 좋겠다.”
부처님께서 기적을 행함에 의한 설법을 하기를 원하시는 것을 안 고귀한 마하테라는 부처님께 예를 표하고, 야자나무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내려와서 부처님의 발에 절했다. 다시 야자나무 두 배의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내려와서 부처님의 발에 한 번 더 절했다. 이런 식으로 야자나무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배의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수백 가지 기적을 보여 주었다. 어떤 기적을 보여주면서 설법했는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법하기도 했고, 감추고서 설법하기도 했다. 상체를 보였다가 혹은 숨겼다가 하면서 설법했다. 때로는 달의 형상을 만들어서 보여주기도 했고, 해의 형상을 만들어서 보여주기도 했다. 때로는 커다란 산을 만들어서 보여주기도 했고. 넓은 바다를 만들어서 보여주기도 했다. 때로는 전륜성왕이 되었다가, 대범천(大梵天)이 되기도 했다. 마하테라는 수백 가지 기적을 보여줌으로써 설법했다. 사위성의 시민 전부가 모였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에 흡족할 만큼 설법한 다음, 내려와서 부처님의 발에 예를 표하고 마치 황금으로 만든 대문의 기둥처럼 우뚝 섰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사랑하는 아들 사리뿟따이여, 너의 설법을 무어라고 부르는가?” 마하테라가 대답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그것은 ‘사자의 유희’인데 말씀드리자면 사자의 스포츠 같은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심으로써 마하테라의 대답을 기쁘게 승인하셨다. “사랑하는 아들 사리뿟따이여, 너의 설법은 실로 사자의 유희 법문이다! 실로 사자의 유희 법문이다.”
4.1 부처님에 대한 마하테라의 마지막 인사
부처님의 거북이 같이 생긴 발의 복사뼈를 검붉은 두 손으로 꽉 잡고, 고귀한 사리뿟따 테라는 이렇게 탄원하는 말을 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저는 오직 부처님의 이 두 발에 예를 표하기 위하여 1아승기와 10만 겁 동안 바라밀 공덕을 쌓아왔습니다. 충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의지를 완성한 결과가 이제 성공적으로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재탄생에 의해 부처님과 어느 생 어느 곳에서도 다시 만나 뵈올 전망은 없습니다. 이번 생에서의 친밀함이나 우정은 완전히 단절됩니다. 저는 이제 늙음과 죽음과 위험으로부터 자유롭고, 더 없이 행복하고, 평온하고, 안전하며, 수백 수천의 부처님들께서 들어가신 열반의 도시로 들어갑니다. 제가 몸이나 말을 잘못해서 부처님을 불편하게 해 드린 것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저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의 아들 사리뿟따이여, 너를 용서한다. 네가 몸이나 말로 잘못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여, 이제 너는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도 좋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허락하셨다.
부처님께서 허락을 하신 직후, 사리뿟따 존자는 부처님의 발을 세게 누르고 꽉 잡았다. 그가 일어서자마자 대지는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심하게 흔들렸는데 마치 “내가 메루산과 온 세상과, 히말라야산과 주변의 7개의 산을 어깨에 멜 수 있지만, 오늘 이 덕성스러운 분이 계속 계시도록 하지 못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온 하늘에 여기저기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렸다.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들더니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부처님께서는 생각했다. “사리뿟따가 나의 앉은 자세에 대해서 예를 올렸다. 이제 선 자세에 대해서 하도록 해야 하겠다.” 그래서 항상 법문하던 부처님의 좌석인 법좌에서 일어나 향실(香室)로 걸어가셔서 보석이 알알이 박혀 있는 마루 위에 서셨다. 그렇게 서 계신 부처님의 주위를 사리뿟따 마하테라는 부처님의 오른쪽으로 돌면서, 부처님의 앞에서, 뒤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예를 표했다. 그리고는 마지막 탄원을 했다.
“존귀하신 부처님, 저는 1아승기와 10만 겁 전에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발에 엎드려 단지 부처님을 뵙고 싶다는 저의 소원을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소원은 이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부처님을 뵐 기회를 가졌었습니다. 저의 소원을 말씀드린 다음, 저는 계속해서 아노마닷시 부처님의 예언을 경청했으며, 그때 저는 지혜로 부처님의 모습을 뵐 수 있었으며, 그것이 제가 부처님을 처음 뵌 것이었습니다. 지금 부처님을 뵙는 것이 마지막입니다. 부처님을 다시는 뵐 수 없습니다.”
그런 다음 10개의 손톱이 밝게 빛나는 우아한 두 손을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한 채, 부처님의 모습이 안 보이게 될 때까지 뒷걸음으로 걸었다. 그렇게 존경을 표시한 다음 500명의 제자들과 함께 떠났다. 그러자 뛰어난 마하테라를 잃어버리고 있는 대지는 다시 한 번 바다로 곤두박질치며 흔들렸다.
부처님께서는 주위에 있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들들이여, 가서 너희들의 큰 형을 배웅하여라.” 그러자 네 가지 종류의 비구들은 부처님만을 홀로 기원정사에 남겨 놓은 채,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사리뿟따 마하테라를 배웅하러 나갔다. 사리뿟따 마하테라가 부처님의 허락을 받은 다음 반열반에 들기 위하여 기원정사를 떠나고 있다는 소식을 사위성의 시민들도 들었다. 고귀한 마하테라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성문을 향하여 나왔기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성문을 나갈 수도 들어갈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향과 꽃을 손에 들고 그들은 슬피 울며 말했다. “존자시여, 이제 저희들은 어느 테라에게 가서 ‘위대한 지혜를 가지신 사리뿟따 테라는 어디에 계십니까? 법의 장군 사리뿟따 테라는 어디 계십니까?’라고 물어야 합니까? 고귀한 마하테라시여, 부처님을 누구에게 맡기고 떠나십니까?” 이렇게 슬피 울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마하테라를 따라갔다.
사리뿟따 마하테라는 위대한 지혜를 가졌기 때문에 청중을 이런 간단한 말로 간곡히 타일렀다. “생긴 모든 존재는 그 누구라도 죽음으로 가는 이 길을 피할 수 없습니다.” 비구들에게도 “비구들이여, 그대들도 뒤에 남아야 하며, 부처님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그들을 돌려보낸 다음,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날라까 마을로 향했다. ‘전에는 고귀한 분께서 여행 갔다가 돌아오곤 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비통해 하면서 마하테라의 제자들과 함께 계속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법문으로 타일렀다. “신심 깊고 덕망 있는 보시자들이여! 알아차리는(“알아차림”은 빨리어 “사띠(sati)"를 번역한 것이다. 이는 “마음챙김, 주의 기울임, 마음 깨어 있음, 관찰, 새김, 주시” 등으로도 번역한다.) 사람이 되십시오.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이거나 조건에 의한 것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생긴 다음에는 사라지는 것으로 끝나게 마련입니다.” 이 사띠와 관련된 법문으로 마하테라는 그들을 모두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 후로 7일간 여행하면서 사람들에게 뛰어난 법문을 해 주었으며, 중간에 들른 곳에서 지체 없이 딱 하루씩만 지내면서, 여행을 계속하여 어느 날 저녁 날라까에 도착했다. 마을 정문 근처에 있는 보리수나무 밑에 멈추어서 휴식을 취했다.
그때 마하테라의 조카인 우빠레와따(Uparevata)라는 소년이 마을에서 나왔다. 그는 고귀한 마하테라를 보자 다가와서 인사를 드렸다. 마하테라가 조카에게 말했다. “우빠레와따야, 네 할머님께서는 집에 계시냐?” 소년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마하테라가 말했다. “가서 할머님께 우리들이 마을에 왔다고 말씀드려라. 만약 우리들이 왜 왔는지 물으시거든 우리가 여기서 하루 종일 묵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내가 태어난 방을 청소하시고, 스님 500명의 숙소를 준비해 주십사고 내가 부탁드리더라고 전하여라.”
우빠레와따 소년이 루빠사리 할머니께 가서 말했다. “할머님, 우빠띳사 삼촌이 오셨습니다.” 할머니가 물었다. “그는 지금 어디에 계시냐?” 소년이 대답했다. “마을 정문에 계십니다.” “혼자냐, 아니면 다른 분들과 같이 계시냐?” “500분의 스님들과 함께 오셨습니다.” “왜 왔다고 하시더냐?”라고 할머니께서 묻자 소년은 마하테라가 가르쳐 준 대로 말했다. 부인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나보고 방 청소를 하라고 하고, 500명이나 되는 스님의 숙소를 마련하라고 하지? 아마도 젊어서 출가하더니 이제 나이 들어서 환속하려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하테라가 태어난 방을 청소했고, 비구 500명의 숙소를 준비했다. 램프에 불도 켜 놓은 다음 마하테라를 모셔오게 했다.
고귀한 마하테라는 500명의 비구와 함께 테라스에 올라가서 방으로 들어가 앉은 다음 “각자 처소로 가시오.”라고 말하여 해산시켰다. 비구들이 나가자마자 마하테라의 병세가 심각해졌다. 출혈 때문에 격렬한 통증이 끊임없이 몰려왔다. 피를 받아낸 그릇이 계속 나가고 들어왔다.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내 아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방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때 사천왕들이 법의 장군인 고귀한 마하테라가 지금 현재 어디에 있는가 알아보니, 날라까 마을의 자신이 태어난 방에 죽으려고 누워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가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치료를 해 드리기로 결정했다. 도착해서 마하테라 곁에 인사드리는 자세로 서 있었다. 마하테라가 누구냐고 묻자 자신들은 사천왕이라고 대답했다. 존자가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묻자, “우리는 존자를 돌봐드리려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하테라는 “됐습니다. 나는 간호할 비구가 있습니다.”라고 말해서 돌려보냈다. 그들이 돌아가자 제석천이 같은 식으로 왔다. 제석천이 떠나자 대범천이 왔다. 제석천과 대범천도 똑 같은 말로 돌려보냈다.
천신들과 범천들이 왔다 가는 것을 본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아들에게 와서 예를 표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방문 근처로 가서 거기에 있는 작은 아들 쭌다에게 물었다. “쭌다야, 무슨 일이냐?” 작은 아들 쭌다는 어머니에게 마하테라가 아프다고 말씀드리고, 사리뿟따 마하테라에게 어머님께서 오셨다고 알렸다. 마하테라가 어쩐 일로 오셨냐고 묻자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보려고 왔다고 대답하고, 이렇게 물었다. “아들아, 너를 처음에 방문한 사람들은 누구냐?” “저에게 처음 온 이들은 사천왕입니다.” “아들아, 네가 그 사천왕들보다 더 높으냐?”
마하테라가 대답했다. “어머님, 그 사천왕들은 말하자면 우리 집의 문지기와 비슷합니다. 그들은 칼을 들고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을 태중에 있을 때부터 보호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물었다. “사천왕 바로 다음에 온 이는 누구냐?” “그는 제석천입니다.” “네가 제석천보다도 높으냐?”
마하테라는 대답했다. “어머님, 제석천은 저의 발우나 물건을 들고 다니는 어린 사미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삼십삼천(三十三天. 도리천)에서 아비담마를 가르치신 다음 인간계로 내려오실 때, 제석천이 발우와 가사를 들고 따라내려 왔습니다.” 어머니는 다시 물었다. “제석천이 방문한 직후 찾아온 휘황찬란한 존재는 누구냐?” 마하테라가 대답했다. “어머님, 마지막에 온 이는 어머님의 신이요 스승인 대범천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우리의 신인 대범천보다도 높다는 말이냐?”
그러자 마하테라는 말했다. “어머님, 그렇고말고요. 우리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한 명도 아닌 네 명의 대범천들이 존귀하신 분인 보살을 황금 그물로 받았습니다.”
4.2 모친의 깨달음 성취
그러자 어머니는 이렇게 숙고했다. “지금 내가 본 것은 내 아들의 훌륭함이다. 그러니 내 아들의 스승인 존귀하신 부처님은 도대체 얼마나 훌륭하실까? 한없이 훌륭하실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놀라자 다섯 가지 종류의 희열이*8 생겨서 온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마하테라는 “지금 기쁨과 행복감이 어머님께 나타났다. 지금이 어머님께 법문할 알맞은 기회이다.”라고 느꼈다. 그래서 여쭈었다. “어머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아들아, 나는 지금 내가 본 것은 내 아들의 훌륭함인데, 너의 스승은 어떨까, 틀림없이 헤아릴 수 없이 훌륭하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자 마하테라가 설명했다. “어머님, 저의 스승이신 존귀하신 분께서 태어나셨을 때, 출가하셨을 때,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 법륜을 처음으로 굴리기 시작하셨을 때, 1,000개의 세계가 요동을 쳤습니다. 이 세상에 도덕성이나 정신적 집중력이나 지혜나 해탈이나 해탈에 의한 일체지 같은 덕목에서 저의 스승과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그분은 아라한 그리고 완전히 올바로 깨달은 부처님으로서의 특성을 가지셨습니다.” 이렇게 시작하여 사리뿟따 마하테라는 부처님의 특성에 대해 정성스럽게 상세히 설명했다.
*주8: 다섯 가지 종류의 희열: 희열(喜悅)은 빨리어로 삐띠(pīti)인데, 기쁨이라고도 번역한다. 다섯 가지는 몸의 털을 곤두서게 할 수 있는 “작은 희열”, 순간순간 번갯불처럼 일어나는 “순간적인 희열”, 바닷가의 물결처럼 자주 자주 몸에 나타났다가 부서지는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희열”, 몸을 들어 올려 공중에 뛰어 오르도록 하는 “용약하는 희열”, 온몸을 두루 적시는 “충만한 희열”이다. 『청정도론 제1권』 (대림스님 옮김, 초기불전연구원, 2004) 375-377쪽 참조.
자신이 사랑하는 큰아들의 법문 끝에, 어머니는 수다원과를 획득하고 꾸짖듯이 말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사리뿟따아, 그렇게 훌륭하고 실제적인 행복을 왜 이제야 가르쳐 주는 것이냐? 왜 진작 이렇게 설명할 마음을 내지 않았느냐?” 마하테라는 ‘나를 낳아주신 어머님의 은혜에 대한 빚을 이제 갚았다. 어머님은 수다원과를 얻었으니 그만하면 됐다.’라고 생각하면서, “어머님, 이제 그만 가시지요.”라고 말씀드려서 가시게 했다. 그리고는 동생 쭌다에게 몇 시냐고 물었다. “거의 동이 틀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마하테라는 비구들을 모이게 했다. 쭌다가 비구들이 다 모였다고 알리자, 그는 쭌다에게 자신을 일으켜 앉히라고 했다.
마하테라는 대중들에게 사과하는 어조로 말했다. “도반들이여, 여러분들이 나와 함께 44년간 방랑하면서 내가 여러분들에게 불쾌한 행동이나 말을 했다면 너그럽게 용서하기 바랍니다.” 모인 비구들이 대답했다. “존자시여, 존자를 떠나지 않고 44년간 함께 방랑하는 동안 존자께서 불쾌한 행동이나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존자시여, 사실상 우리를 용서하실 분은 당신이십니다.” 그들이 사과하는 말을 하자, 가사를 접어서 얼굴을 덮고 오른 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웠다.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마음을 집중하여 초선에서부터 시작하여 제2선, 제3선, 제4선, 공무변처정, 식무변처정, 무소유처정, 비상비비상처정, 멸진정에 순서대로 들어갔다가 다시 거꾸로 비상비비상처정에서 차례로 내려와서 초선을 거쳐서 선정에서 나왔다. 다시 초선에서부터 선정에 들어가기 시작하여 차례로 제4선까지 들어갔다. 제4선에서 나오자마자 즉시 마하테라는, 물질적 정신적 무더기의 완전한 소멸 즉 다섯 가지 무더기의 어떠한 찌꺼기도 없는 반열반에 들어갔으며, 그러자마자 대지의 요동이 메아리쳤다.
어머니인 바라문 부인 루빠사리는 아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하게 여기면서 손으로 아들의 발을 쓰다듬어 보고는, 자신의 아들이 반열반에 들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하테라의 발에 머리를 갖다 대고 울면서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이여, 우리들은 너의 덕성을 여태껏 몰랐다. 이제 우리는 너를 앞세우고 몇 백 명 몇 천 명의 비구들을 초청하여 음식 공양을 올릴 수 없게 되었구나! 너에게 가사를 공양할 수도 없게 되었구나! 몇 백 채의 건물을 지을 일도 없어졌다.” 그녀는 그렇게 동틀 때까지 울었다. 날이 밝자마자, 어머니는 금세공인들을 불러 보물창고를 열고 금덩어리들을 커다란 천칭으로 무게를 달아서 주면서 이렇게 주문했다. “형제들이여, 이 금덩어리들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을 지어주게.”
제석천도 위숙깜마(Visukkamma) 천신을 불러서 지시했다 “친구 위숙깜마여, 법의 장군인 사리뿟따 마하테라가 지금 막 반열반에 들었네. 금으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을 만들어 주게.” 제석천의 명에 따라 위숙깜마는 그것들을 전부 만들었다. 이리하여 어머니에 의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 그리고 위숙깜마에 의한 500개의 뾰족탑 법당과 500개의 누각, 합계 2,000개의 건물이 생겼다.
그 다음에 날라까 마을 한 가운데에 금으로 된 커다란 뾰족탑이 있는 큰 법당을 짓고, 다른 작은 법당들 위에는 작은 뾰족탑은 설치했다. 그런 다음 장례식이 거행됐다. 식에는 천신이 사람들과 뒤섞이고, 사람들이 천신들과 뒤섞여서 마하테라의 유해에 애도를 표했기 때문에 장례식은 더욱 북적댔다.
4.3 여자 신도 레와띠 이야기
마하테라의 여자 신도인 레와띠(Revatī)가 자신의 스승에게 드리려고 만든 세 개의 황금 꽃병을 가지고 장례식에 왔다. 제석천도 마하테라를 추모하기 위하여 이천 오백만 명의 천상의 춤추는 소녀들을 데리고 인간계로 내려왔다. 제석천이 왔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그 쪽으로 몰려갔다. 군중 속에서 레와띠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무거운 아이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중심을 잃고 사람들 속에 넘어졌다. 그녀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녀를 밟고 지나갔다. 레와띠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삼십삼천에 있는 황금으로 된 저택에서 환생했다. 그녀는 즉시 거대한 보석처럼 생기고 길이가 3가우따인 몸을 갖게 됐다. 그녀의 장신구는 수레 60대 분이었고 수행원인 천신(天神) 하녀의 숫자는 1,000명이었다.
그때 하녀가 그녀 앞에 큰 거울을 갖다 놓았다. 호사스런 자신의 모습을 본 그녀는 생각했다. “이 부유함은 실로 대단하다! 내가 무슨 좋은 일을 해서 이렇게 되었나?” 그러자 그녀는 다음과 같이 알게 되었다. “나는 사리뿟따 마하테라에게 세 개의 황금 꽃병으로 예를 올렸다. 사람들이 나를 밟고 지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즉시 여기 삼십삼천에서 재탄생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마하테라에게 행한 선업의 결과를 분명하게 알려주리라.”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소유한 날으는 저택과 함께 인간계로 내려왔다.
황금 저택을 멀리서 보고 사람들이 의아해 하면서 놀랐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밝은 태양이 두 개나 떠오르나?” 이렇게 말하는 동안 커다란 저택이 가까이 다가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그들이 말했다. “이건 태양이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큰 저택이로구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말하고 있는 동안 황금 저택은 순식간에 가까이 와서 마하테라의 유해를 태우기 위해 향기로운 나무를 쌓아놓은 화장용 장작더미 바로 위의 하늘에서 멈췄다. 레와띠 여신이 하늘에 떠 있는 저택에서 나와서 땅으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묻자 레와띠가 대답했다. “나를 모르겠어요? 내 이름은 레와띠예요. 마하테라에게 세 개의 황금 꽃병을 바치고 나서 사람들에게 밟혀 죽은 다음 삼심삼천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내 재산의 호화로움을 보세요. 여러분들도 지금 보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공덕도 쌓으세요.” 그렇게 선업의 유익한 과보를 칭송하는 말을 한 후에, 화장용 장작더미에 예를 표하고 그것을 오른편에 두고 그 주위를 돌았다. 그리고는 자기가 사는 삼십삼천으로 되돌아갔다.
4.4 쭌다 테라가 유골을 사위성으로 운반
7일간의 장례식을 마친 후에 사람들은 향기로운 나무를 쌓았는데 그 높이가 99큐빗이었다.(cubit. 완척(腕尺).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 약 46-56㎝.) 마하테라의 유해를 향기로운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향기로운 풀로 만든 불쏘시개로 불을 붙였다. 화장터에서 법문이 밤새도록 이어졌다. 새벽녘에 아누룻다 마하테라 존자가 장작더미의 불을 향기로운 물로 껐다.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동생 쭌다 테라는 유골을 물 걸러먹는 여과기에 넣으면서, “나는 이제 이 날라까 마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의 형이며 법의 장군인 사리뿟따 마하테라가 반열반한 것을 존귀하신 분께 보고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유골이 든 물 여과기와 발우, 가사 등의 마하테라의 소지품을 가지고 사위성으로 갔다. 그는 여행의 각 단계에서 이틀이 아니라 단 하룻밤만 묵으면서 지체 없이 사위성에 도착했다.
쭌다 테라는 기원정사 근처의 호수에서 목욕하고 가사를 단정히 입고서 숙고했다. “부처님들은 위대한 인물들이어서 돌로 만든 우산처럼 존경해야 한다. 그들에게 가까이 가는 것은 마치 독 오른 독사 혹은 발정한 사자나 호랑이나 코끼리 근처에 가는 것과 같다. 보고하기 위해 바로 존귀하신 분에게 감히 바로 가지 않겠다. 누구를 먼저 만날까?” 이렇게 숙고하자 자신의 계사(戒師)가 생각났다. “나의 계사이시고, 법의 관리자이신 아난다 마하테라 존자는 형님과 아주 가까운 도반이셨다. 그에게 가서 이야기하고 그를 모시고 가서 존귀하신 분께 말씀드려야 하겠다.” 그래서 그는 아난다 마하테라에게 가서 인사드리고 알맞은 장소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난다 마하테라에게 말했다. “존자시여, 사리뿟따 마하테라가 반열반에 들었습니다. 이것이 그의 발우이며, 이것이 가사이고, 그리고 이 물 여과기 안에 유골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게 아난다 마하테라에게 이야기하면서 하나씩하나씩 물품을 제시했다. (원주: 쭌다 테라가 부처님께 바로 가지 않고 아난다 테라에게 먼저 간 것은, 마치 부처님을 존경하듯 자신의 계사를 깊이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자 아난다 마하테라가 말했다. “나의 도반 쭌다여, 존귀하신 분을 만날 명분이 생겼습니다. 쭌다여, 갑시다. 가서 존귀하신 분께 이 건을 말씀드립시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난다 마하테라는 쭌다 테라를 데리고 부처님께 가서 예를 표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난다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존귀하신 부처님, 행자 시절부터 제가 알고 있는 이 쭌다 테라가 사리뿟따 존자의 반열반을 저에게 알려줬습니다. 이것이 마하테라의 발우이고, 이것이 가사이며, 이것이 유골이 들어 있는 물 여과기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난다 마하테라는 물 여과기를 부처님께 드렸다.
부처님께서는 팔을 뻗어 물 여과기를 받아 손바닥 위에 놓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아들 비구들이여, 보름 전에 사리뿟따는 수많은 기적을 보여줬으며 나에게 반열반에 드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제는 마치 지금 막 깨끗이 닦은 소라껍질처럼 하얀 유골만 남았구나.
비구들이여, 사리뿟따 비구는 1아승기와 10만 겁 동안 선업 공덕을 쌓아온 사람이다. 그는 내가 굴리기 시작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 인물, 내가 가르친 법을 가르친 인물이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내 옆자리를 잘 지켰다.
사리뿟따 비구는 제자 회의를 만들어서 잘 운영하였다. (원주: 제자 회의는 그가 아라한이 된 날 조직되었다.) 나를 제외하고, 1만 세계를 통틀어 지혜로움에 있어 그와 견줄만한 이가 없었다.
사리뿟따 비구는 위대한 지혜의 소유자였으며, 방대한 지혜, 활동적인 지혜,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번뇌를 파괴시키는 지혜의 소유자였으며, 원하는 것이 거의 없었으며, 쉽게 만족하고, 장애로부터 자유로웠으며, 사람들과 다투지 않았으며, 활력이 넘쳤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훈계하였으며,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나쁜 행동을 나무랐고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나무랐다.
사랑하는 비구들이여, 위대한 지혜의 소유자 사리뿟따의 유골을 보아라. 방대한 지혜의 소유자, 활동적인 지혜, 빠른 지혜, 날카로운 지혜, 번뇌를 꿰뚫어보는 지혜의 소유자, 원하는 것이 거의 없는, 쉽게 만족하고, 장애로부터 자유롭고, 사람들과 다투지 않고, 활력이 넘쳤던 사리뿟따의 유골을 보아라.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훈계하였으며,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나쁜 행동과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나무랐다! (원주: 그렇게 산문으로 이야기한 다음,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으로 말을 이어갔다.)
⑴ 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구들이여!
이 고귀한 사리뿟따란 이름의 비구는
어리석은 마음을 기쁘게 하는 감각적 쾌락을
단호하고도 완벽하게 버리고
위대한 신념으로 오백생 동안 고행자 생활을 했었다.
육근을 잘 제어했으며,
이제 갈망과 강렬한 욕망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이 고귀한 사리뿟따란 이름의 비구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⑵ 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구들이여!
이 고귀한 사리뿟따란 이름의 비구는
열정적이었으며 참을성도 많았다.
대지를 닮아 다른 이에게 화를 내지 않았으며
변덕스런 마음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자애와 무한한 연민으로 많은 중생들을 돌봐주었다.
번뇌의 불길을 껐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⑶ 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구들이여!
마치 대나무 조각으로 만든 낡아빠진 컵을 손에 들고
음식을 구하러 도시나 마을로 들어가는
가난한 거지의 아들이
자만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방랑하듯이,
이 고귀한 사리뿟따란 이름의 비구도
자만을 모르며 겸손함이 흘러넘치는 자세로 방랑했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⑷ 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비구들이여!
마치 뿔이 부러진 황소가
다른 중생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으며
도시와 마을과 숲 속을 방랑하듯이
이 고귀한 사리뿟따란 이름의 비구도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방랑했으며
눕거나 앉거나 서거나 걷거나 어떤 자세에서도
조화롭게 살았다.
이제 반열반에 들어 괴로워하지 않게 된 그에게
자만을 버리고 머리 숙여 정중하게 절하여라.
그렇게 시작하여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 마하테라 존자의 덕행을 500개의 게송으로 칭찬했다.
부처님께서 마하테라의 덕행을 갖가지 방법으로 칭찬하면 할수록, 아난다 테라의 무력감은 그만큼 더 커져 갔다. 마치 고양이 입 근처에 있는 병아리 떨 듯, 아난다 존자는 무기력하게 떨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반열반 소식을 들은 다음부터, 제 몸은 뻣뻣해지는 것 같고, 눈은 희미해지고, 법문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원주: 새로운 법문에 귀를 기울여 들으려하지도 않고, 외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자 용기를 주려고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사랑하는 아난다여, 사리뿟따가 반열반에 들면서, 너의 계를 지키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 갔느냐, 아니면 집중하는 덕성, 지혜로운 덕성, 해탈의 덕성, 해탈했음을 아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 갔느냐?”
그러자 아난다 마하테라가 대답했다.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사리뿟따 존자는 반열반에 들면서, 저의 계를 지키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가지도 않았으며, 집중하는 덕성, 지혜로운 덕성, 해탈의 덕성, 해탈했음을 아는 덕성의 무더기를 빼앗아가지도 않았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사실상 마하테라 존자는 저를 훈계했으며, 법에 뛰어들게 했으며, 법을 이해하게 했으며, 법을 확립하게 했습니다. 그는 저로 하여금 법을 열심히 실천하게 했고, 실천하는 데 행복을 느끼게 했고, 저에게 열심히 설법했습니다. 그는 동료들에게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그의 법과 관련된 영향력과, 법을 가르치는 방편과, 그의 올바른 지원을 기억합니다.”
아난다 테라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그의 슬픔을 누그러뜨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난다여, 내가 오래 전에 너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 있는 동안 이별, 죽음으로 인한 이별, 다른 생으로의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더냐? 사랑하는 아난다여, 여기서 새로이 탄생하는 본성을 가진 것, 즉 분명히 존재계로 오고 조건 지어져 있고 파괴되기로 되어 있는 것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실로 그런 가능성은 없다!
사랑하는 아난다여, 가지가 많은 커다란 나무가 서 있는 동안 언젠가는 그 중 가장 큰 가지가 부러지는 날이 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비구들의 승가가 존재하는 동안 사리뿟따의 삶이 끝날 때가 있다. 여기서 새로이 탄생하는 본성을 가진 것, 즉 분명히 존재계로 오고 조건 지어져 있고 파괴되기로 되어 있는 것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실로 그런 가능성은 없다.
사랑하는 아난다여,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말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라.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말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라!
사랑하는 아난다여, 비구가 어떻게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사는가? 어떻게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사는가?
사랑하는 아난다여, 나의 가르침에서 비구는, 힘써 노력함에 의해, 숙고함에 의해, 사띠함에 의해, 몸(身)을 몸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망과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느낌(受)을 느낌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망과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마음(心)을 마음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망과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현상(法)을 현상이라고 되풀이해서 봄에 의해, 세상에 나타나려는 경향이 있는 갈망과 슬픔을 뿌리 뽑으면서 살아간다.
사랑하는 아난다여, 이런 식으로 비구는 남에게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그는 다른 교리에 의지하면서 살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간다.
사랑하는 아난다여, 만약 비구들이 지금이나 혹은 내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계정혜 삼학을 잘 실천하면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에게 의지하면서 살아간다면, 다른 교리에 의지하지 않고
출세간의 교리에 의해서 살아간다면, 실로 그들은 모두 가장 고귀한 이(아라한)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어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존자를 어느 정도 안심시켰다. 그런 다음 사리뿟따 존자의 유골을 사위성의 사당에 안치하도록 했다.
5. 목갈라나 마하테라의 반열반
위에서 말한 대로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유골을 사위성의 사당에 안치하도록 하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마하테라에게 왕사성으로 여행하겠다고 암시했다. 그래서 아난다 마하테라가 비구들에게 부처님의 여행 계획을 알려 줬다. 부처님께서는 수많은 비구들과 함께 사위성을 떠나서 왕사성으로 가서 죽림정사에 머물렀다.
[원주: 부처님께서 45번째 안거를 마친 석가족 기원 148년 10월 보름날, 사리뿟따 존자가 그의 고향 날라까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미리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목갈라나 존자는 같은 해 11월 초하룻날 왕사성의 이시길리 산(Mount Isigili)에 있는 검은 돌로 된 석판(Kālasilā)에서 반열반에 들었다. 사리뿟따 마하테라의 반열반 이야기는 했으니, 지금부터 목갈라나 마하테라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죽림정사에 머무는 동안, 목갈라나 마하테라는 이시길리 산의 깔라실라에서 살고 있었다. 마하테라의 신통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천상계는 물론 소지옥(小地獄. Ussada hell)에 갔다 오곤 했는데, 가서 부처님의 신도들은 천상계에서 천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반면, 이교도의 제자들은 지옥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인간계로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이러저러한 남자와 여자 보시자들은 천상계에 태어나서 호화롭게 살고 있지만, 이교를 믿은 이러저러한 남자와 여자들은 어느 지옥에 떨어졌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신뢰하고 이교도를 멀리했다. 부처님과 그 제자에 대한 사람들의 존경과 환대는 증가하는 반면에 이교도에 대해서는 날로 감소했다.
그래서 이교도들은 목갈라나 마하테라에게 원한을 품었다. 그들은 서로 의논하여 이렇게 결정했다. “만약 이 목갈라나 비구가 오래 살면 우리의 신도들과 시주자들은 사라지고 수입은 점차적으로 감소할 것 같다. 누구를 시켜서 죽여 버리자.” 그에 따라 그들은 사마나굿따까(Samanaguttaka)라는 강도 두목에게 은전 1,000개를 주고 고귀한 마하테라를 죽이라고 했다.
마하테라를 죽이려고 강도 두목 사마나굿따까는 많은 강도들을 데리고 깔라실라 석판으로 갔다. 그를 멀리서 발견한 마하테라는 신통력으로 공중으로 날아올라 피했다. 마하테라를 찾지 못
한 강도 두목은 그날은 돌아갔다가 다음 날 다시 갔다. 마하테라는 같은 방법으로 피했다. 이렇게 엿새가 흘러갔다.
그러나 제7일에 과거에 지은 악행으로 인한 과보가 나타날 때가 되었다. 마하테라의 악행과 그 과보는 다음과 같다.
과거의 어떤 전생에서 마하테라는 시각장애인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인격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못하였을 때, 아내의 이간질에 넘어가서 자신의 부모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작은 수레에 부모를 태우고 숲 속으로 갔다. 갑자기 강도를 만난 것처럼 위장하고 그는 부모를 공격했다. 시각장애인이었으므로 누가 공격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공격자가 진짜 강도인 줄 믿고, 그들은 이렇게 소리쳤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 강도들이 우리를 때리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안전하게 도망쳐라!”
양심의 가책으로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때렸건만, 부모님들은 나를 걱정하여 도망가라고 하시는구나. 나는 못된 짓을 했다!”
그래서 그는 공격을 멈추고, 부모가 강도들이 가버린 것으로 믿게 했다. 부모의 팔과 다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어머님, 아버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강도들은 도망갔습니다.”
부모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마치 불씨가 남아있는 숯불이 재로 덮여 있는 것과 같이 오랫동안 과보를 드러낼 기회가 없었던 그의 악행은, 이제 마지막 생에서 기회를 포착하여 해코지를 하게 된다. 세속적인 비유를 하면 이렇다. 사냥꾼이 사슴을 발견하면 개를 풀어 사슴을 쫓게 한다. 그러면 개는 사슴을 쫓아가서 언젠가는 따라잡고 먹이를 물어뜯는다. 마찬가지로 마하테라의 악행은 이제 기회를 잡아서, 마하테라의 이번 생에서 그 과보를 드러냈다. 자신의 악행의 과보가 아주 알맞은 때에 드러낼 기회를 포착하는 것을 빠져 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이 행한 과거 악행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마하테라 존자는, 난도빠난다(Nandopananda) 용왕을 길들이고 삼십삼천의 궁전을 떨게 했던 신통력을 사용하여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 과거의 사악함으로 인해 공중으로 날 수가 없었다. 용왕을 굴복시키고 삼십삼천의 궁전을 떨게 했던 신통력이 이제는 전생의 잔학무도한 행위로 인해 약해졌던 것이다.
강도 두목 사마나굿따까는 마하테라를 잡아서 뼈가 마치 부서진 쌀가루처럼 되도록 마구 때렸다. 그 이후로 이런 행위를 빨랄라삐티까(palālapiṭhika)라고 했는데, 이는 마치 쿠션으로 사용하는 잘게 썬 볏짚처럼 뼈를 잘게 빻는 것을 말하는데 일종의 잔인한 행위이다. 그렇게 한 다음 마하테라가 죽었으리라고 생각해서 시체를 덤불에 버리고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
의식을 회복한 마하테라는 죽기 전에 부처님을 뵈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부서진 몸을 신통력으로 한데 묶고 하늘로 솟아올라 공중으로 부처님께 가서 스승에게 인사를 드렸다. 다음은 마하테라와 부처님과의 대화 내용이다.
마하테라: 존귀하신 부처님, 저는 이제 그만 반열반에 들고자 합니다.
붓 다: 사랑하는 아들 목갈라나이여, 정녕 그리하겠는가?
마하테라: 세존이시여, 그러하옵니다.
붓 다: 어디서 그리하고자 하는가?
마하테라: 존귀하신 부처님이시여, 깔라실라 석판이 있는 곳입니다.
붓 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아들 목갈라나이여, 네가 떠나기 전에 법문을 해 주기 바란다. 나는 너와 같은 제자를 다시는 못 볼 것이다.
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자 고귀한 마하테라는, “알겠습니다, 존귀하신 부처님.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부처님께 예를 표하고, 야자나무 높이로 솟아올랐다가, 두 번째는 야자나무 두 배의 높이로 솟아오르는 식으로 일곱 배의 높이까지 솟아올랐다. 그리고는 마치 사리뿟따 존자가 반열반에 들기 전에 한 대로, 여러 가지 기적을 보여 주었고 부처님께 법문을 했다. 정중하게 예를 표한 다음, 그는 깔라실라가 있었던 숲으로 가서 반열반에 들었다.
바로 그 순간 여섯 개의 천상계인 타화자재천, 화락천, 도솔천, 야마천, 삼십삼천, 사천왕천 모두에서 대소동이 일어났다. 자기들끼리 “우리의 스승이신 목갈라나 마하테라께서 반열반에 들려고 하신다.”라고 하면서, 천신들과 범천들이 천상의 연고, 꽃, 향료와 백단향 가루와 여러 가지 종류의 천상의 향나무를 가지고 왔다. 백단향 나무인 화장용 장작더미의 높이는 99큐빗이었다. 부처님 자신이 비구들과 함께 와서 유해 근처에 서 계시면서 장례식을 주관하셨다.
화장장 주변 직경 1요자나 이내의 지역에 꽃비가 내렸다. 화장장 주변을 천신들에 섞여서 인간들이 돌았으며, 인간들에 섞여서 천신들이 돌았다. 순서대로 천신들 다음에 악마들, 악마들 다음에 간답바(음악의 신), 간답바 다음에 용들, 용들 다음에 금시조(金翅鳥. 용을 잡아먹는다는 전설적인 새)들, 금시조들 다음에 낀나라들((innara. 사람의 얼굴을 가진 작은 새), 낀나라들 다음에 우산들, 우산들 다음에 금색 야크 꼬리로 만든 부채들, 그 부채들 다음에 둥근 깃발들, 둥근 깃발들 다음에는 네모난 깃발들이 따라갔다. 천신들과 인간들은 7일간 장례식을 치렀다.
부처님께서는 마하테라의 유골을 가져오게 해서 죽림정사 입구 근처에 건립한 사당에 유골을 안치하게 했다.
살인자 벌 받다
목갈라나 마하테라의 살인 사건에 대한 뉴스가 인도 전역에 퍼졌다. 아자따삿뚜 왕은 살인강도들을 잡기 위해 형사들을 사방팔방으로 파견했다. 한편 살인자들이 어떤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화가 나서 동료의 술잔을 던져버렸다. 그러자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면서 싸움을 걸었다. “야, 이 야비하고 구제불능인 놈아! 너 왜 내 잔을 바닥에 내동이치는 거냐?” 그러자 첫 번째 사람이 화를 내면서 물었다. “야, 이 악당아! 그때 어땠었냐? 네가 감히 마하테라에게 먼저 상처를 입혀?” 상대방이 방약무도하게 “야, 이 사악한 놈아! 너는 내가 그 비구를 가장 먼저 때렸다는 것을 모르냐?”라고 응수했다.
사람들이 “죽인 것은 나다. 그를 죽인 것은 나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들은 왕의 관리들과 형사들은 그 살인자들은 모두 잡아서 아자따삿뚜 왕에게 이를 보고했다. 왕은 그들을 출두시켜 물었다. “너희들이 목갈라나 존자를 죽였는가?” 그들은 이렇게 인정했다. “대왕이시여,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죽였습니다.” “누가 시켰느냐?” 그들은 “대왕이시여, 나체 이교도들이 저희들에게 돈을 주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왕은 500명의 나체 이교도들을 모두 체포하여 살인자들과 함께 마당에 배꼽 깊이로 땅을 파서 묻은 다음, 짚으로 덮고 불을 질러 태워 죽였다. 그들이 모두 타 죽은 것을 확인한 다음, 쇠못이 박힌 쟁기로 그들 위로 쟁기질함에 의해 그들의 몸을 조각나게 했다.
부처님 스스로 장례식을 주관한 것에 대하여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서 이야기했다. “도반들이여, 사리뿟따 마하테라는 부처님 가까이서 반열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주관하시는 영광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목갈라나 마하테라는 부처님 가까이에서 반열반에 들었기 때문에 그런 영광을 누렸습니다.” 부처님께서 오셔서 비구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물으시자, 그들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비구들이여, 목갈라나는 이번 생에서만이 아니라 전생에서도 그랬다.” 부처님께서는 짯딸리사 니빠따(Cattālīsa Nipāta)의 사라방가 본생경(Sarabhaṅga Jātaka)을 이야기해 주셨다.
두 명의 상수제자가 반열반에 든 직후, 부처님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위대한 전법 여행을 떠나셔서, 욱까쩰라(Ukkacela) 시에 도착하였다. 거기서 탁발하신 후, 갠지스 강의 모래톱에서 욱까쩰라 경(Mahāvagga Saṁyutta 참조)을 설하셨다.
두 분의 상수제자 이야기 끝.
https://www.wisdomlib.org/buddhism/book/the-great-chronicle-of-buddhas/d/doc3644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