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아난다 대장로
1. 과거생에서의 서원
지금부터 10만 겁 전에 빠두뭇따라 부처님께서 아난다 왕과 수자타 왕비를 부모로 하여 항사와띠 시에 출현하셨다. 부처님의 상수제자 두 명은 데왈라(Devala) 장로와 수자타 장로였다. 두 명의 여성 제자는 아미따(Amitā) 테리(장로니)와 아사마(Asamā) 테리였다. 부처님의 시자는 수마나 장로였다. 부처님의 비구는 10만 명이었다. 부처님께서는 필수품을 부왕으로부터 공급받는 혜택을 누렸으며, 비구 승가와 함께 도시 근처에 사시면서 매일 탁발을 하셨다.
출가하기 전의 빠두뭇따라 부처님에게는 (미래의 아난다 장로인) 이복동생 수마나(Sumana) 왕자가 있었다. 아난다 왕은 수마나 왕자를 왕성으로부터 220요자나 떨어진 지방의 총독으로 임명하였다. 왕자는 가끔 부왕과 형님 빠두뭇따라 부처님을 뵈러 왔다.
한때 국경지방에 반란이 일어났다. 왕자가 이를 왕에게 보고하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너는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거기 있는 것이 아니었느냐?”
왕의 회신을 받자 왕자는 반란을 진압하고 평화가 회복되었다고 보고했다. 왕은 흡족하여 왕자를 오라고 소환했다.
왕자는 천명의 관리들을 데리고 왕성을 향해 떠났다. 여행을 하면서 만약 부왕이 무슨 상을 원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무슨 상을 원하면 좋겠는지 그들과 상의했다. 일부의 관리들은 코끼리, 말, 마을, 보석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현자들이 몇 명 있었다.
“왕자님은 왕의 아들이니 물질적인 상은 대수롭지 않은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도 죽을 때는 놓고 가야 합니다. 왕자님께서는 진정한 공덕이 되는 상을 요구하셔야 합니다. 공덕행만이 이번 생을 떠날 때 왕자님의 진정한 재산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상을 주겠다고 하시면 (왕자님의 형님이신) 부처님께 3개월 안거 동안 시중을 드는 특권을 달라고 하십시오.”
왕자는 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대들은 진정한 나의 친구요. 나는 그렇게 고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소. 그대들의 충고를 받아드리리다.”
왕성에 도착하자 부왕은 그를 극진히 사랑스러워하고 대견해하면서 껴안고 이마에 키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왕자야, 뭐든지 말하기만 하면 그것을 상으로 주겠다.”
아들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저는 이번 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미래에 엄청난 보람을 느끼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안거 기간 동안 부처님의 시중을 들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아버님께서 이 특권을 저에게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왕이 대답했다.
“아들아, 그 소원은 들어줄 수 없다. 다른 소원을 말하여라.”
수마나 왕자가 말했다.
“아버님이시여, 군주의 말은 바위처럼 확고부동합니다. 저는 다른 아무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제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왕이 말했다.
“아들아, 부처님께서 무슨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내가 허락한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수마나 왕자가 말했다.
“아버님, 그러시다면 제가 부처님께 가서 저의 요청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수마나 왕자는 부처님의 사원으로 갔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부처님께서 식사 후에 향실(香室)에 가신 직후였다. 수마나 왕자가 비구들이 모여 있는 방으로 가니, 무슨 일로 오셨는지 물었다. 그가 말했다.
“스님들, 저는 세존을 뵈러 왔습니다. 부처님 계신 곳으로 저를 안내해 주실 분 안 계십니까?”
비구들이 대답했다.
“왕자님, 우리들은 부처님을 뵙고 싶을 때 찾아뵈올 권한이 없습니다.”
왕자가 물었다.
“그럼 누가 그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까?”
그들이 대답했다.
“수마나 비구가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수마나 스님은 어디 계십니까?”
수마나 비구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 왕자는 그를 찾아가서 인사를 하고 말했다.
“스님, 세존을 뵙고자 하니 저를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그러자 수마나 비구는 왕자 앞에서 물의 까시나 선정에*1 들어가서, 자기 마음으로 땅을 물로 바뀌게 한 다음 (마음으로 만든) 그 물 속으로 다이빙해서 부처님의 향실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마나 비구가 부처님께 말했다.
“세존이시어, 수마나 왕자가 세존을 뵈러 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그렇다면 내 자리를 만들어라.” 수마나 비구는 부처님 방의 물속으로 사라져서 사원을 거닐고 있던 왕자 바로 앞의 물에서 솟아올라 와서는 부처님의 자리를 만들었다. 수마나 왕자는 수마나 비구의 신통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주1: 물의 까시나 선정: 물을 명상주제로 삼아 마음을 집중하여 삼매가 생긴 상태. 까시나는 명상주제를 말한다. 아뽀 까시나 자나(āpo-kasiṇa jhāna). 참고자료: 대림 스님, 각묵 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2권』, 초기불전연구원, 2017, 284-289쪽.
빠두뭇따라 부처님께서는 향실에서 나와서 부처님의 자리에 앉았다. 수마나 왕자는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고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교환했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왕자여, 언제 왔는가?”
왕자가 대답했다.
“세존께서 향실로 들어가신 직후에 왔습니다. 비구들은 자신들이 부처님을 뵙고 싶을 때 찾아뵈올 권한이 없다고 말하고, 수마나 스님을 저에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수마나 스님은 단 한 마디 말로써 저의 방문을 알리는 동시에 세존을 뵙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수마나 스님이 가르침과 관련해서 부처님과 친밀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왕자여, 그 말이 맞다. 이 수마나 비구는 가르침과 관련해서 여래와 친밀하다.”
“세존이시여, 어떤 덕행을 쌓아야 부처님과 친밀한 비구 제자가 됩니까?”
“왕자여,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면 부처의 친밀한 비구 제자가 되기를 열망할 수 있다.”
수마나 왕자는 자신의 처소로 부처님을 초청해서 공양을 올릴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수마나 스님처럼 미래 부처의 친밀한 비구 제자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세존께서는 저의 내일 아침 공양 초대를 받아주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침묵으로 초청을 받아들이셨다. 왕자는 왕성에 있는 자신의 임시 숙소로 돌아가서 7일간 성대한 공양 준비를 했다.
7일째 되는 날, 왕자는 부처님께 예경을 드리고 말했다.
“세존이시여, 안거 3개월 동안 세존의 시중을 들어도 좋다는 승낙을 부왕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세존께서는 안거 기간 동안 제가 시중을 들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왕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내다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왕자여, 여래는 조용한 곳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세존이시여, 현명하신 분이시여, 알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왕자는 혼자 생각했다. ‘이제 나는 세존을 위한 사원을 짓겠다. 사원이 완성된 다음에 세존께 사람을 보내면, 세존과 10만 비구들이 나의 사원으로 올 것이다.’ 왕자는 세존의 언약을 받은 다음에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는 부왕을 찾아가서 말했다.
“아버님, 부처님께서 저의 영지에 오시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람을 보내서 부처님께 떠나실 시간이라고 알려드리면 아버님께서 부처님을 호송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부왕에게 인사하고 왕성을 떠났다. 그는 왕성으로부터 자신의 영지에 이르는 120요자나의 길에 1요자나마다 부처님과 일행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자기 영지에서는 적당한 부지를 선택하여 부처님을 위한 사원을 지었다. 그는 소바나 장자 소유의 정원을 10만 루피를 주고 샀고, 건물을 짓는데 10만 루피가 추가로 들었다.
그는 부처님의 향실, 10만 비구들의 침실, 화장실, 오두막집, 작은 동굴과 창고, 그리고 담장과 문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완성되었을 때 사람을 왕에게 보내서 여행을 떠나는 부처님을 호송하도록 했다.
아난다 왕은 부처님과 승가에 음식 공양을 하고 부처님께 말했다.
“존귀하신 나의 아들 부처님, 수마나 왕자가 세존을 맞이할 모든 준비를 끝내고 부처님께서 오시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답니다.” 부처님께서는 10만 비구들과 함께 1요자나마다 세워 놓은 쉼터에서 하룻밤씩 쉬면서 여행을 했다. 120요자나를 여행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수마나 왕자는 자택에서 1요자나를 마중 나와 부처님을 꽃과 향으로 환영하고 사원까지 호송했다. 그는 다음 게송을 읊으면서 사원을 부처님께 기증했다.
오, 위대한 성자 중의 성자시여,
저 수마나는 소바나 공원을 10만 루피에 사서
이 사원을 10만 루피를 들여 지었습니다.
이 사원을 위대한 성자께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수마나 왕자는 사원을 안거가 시작되는 날에 보시한 다음에, 그는 가족과 시종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세존께서는 120요자나라는 먼 길을 오셨다. 부처님께서는 물질적인 선물이 아닌 법(담마)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그러므로 나는 옷 두 벌만 가지고 10계를*2 지키면서 3개월간 부처님의 사원에 머물겠다. 그대들은 오늘처럼 3개월 동안 부처님과 10만 비구들의 시중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서 그는 사원에서 집중수행을 하면서 지냈다.
*주2: 10계: ① 살생하지 말라. ② 주지 않은 것을 갖지 말라. ③ 음행하지 말라. ④ 거짓말하지 말라. ⑤ 술이나 취하게 하는 것을 먹지 말라. ⑥ 정오가 지나면 먹지 말라. ⑦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라. ⑧ 높고 넓은 큰 평상에 앉지 말라. ⑨ 향유를 바르거나 머리를 꾸미지 말라. ⑩ 금은보화를 지니지 말라. (참고자료: 시공불교사전(곽철환 편저, 시공사, 2003) 및 http://www.buddhanet.net/pdf_file/palidict.pdf(Buddhist Dictionary, Manual of Buddhist Terms & Doctrines, by Ven. Nyanatiloka)
재가신도들은 ①에서 ⑤까지의 오계만 지키면 된다. 단 이 경우에 오계 중의 ③은 “잘못된 음행하지 말라”이다. 즉 정상적인 파트너 간의 성적 행위는 무방하다.
수마나 왕자는, 시자인 수마나 스님이 항상 부처님으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비구가 하는 일을 눈여겨보았으며 미래에 언젠가는 자신도 그처럼 친밀한 비구 제자가 되리라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집중수행 마지막 칠 일 간 그는 부처님과 승가에 성대한 보시를 했다. 이 성대한 보시 마지막 날 10만 비구들 모두에게 3벌의 가사*3 한 세트씩을 드리고는 부처님께 절하면서 말했다.
“항사와띠 시의 임시 숙소에서 시작된 저의 모든 덕행은, 미래의 세속적인 영화나 제석천이나 천신이나 마라(마왕)가 되고자 함이 아닙니다. 제가 이러한 보시를 한 것은 미래 부처님의 시자가 되기를 열망하기 때문입니다.”
*주3: 3벌의 가사: 상의(上衣), 하의(下衣), 대의(大衣).
부처님께서는 이를 검토해 보시고, 고따마 부처님 시대에 왕자의 열망이 달성되리라는 것을 아시고서, 그렇게 되리라고 예언하신 다음에 출발하셨다. 빠두뭇따라 부처님의 예언을 들은 왕자는, 부처님의 선언을 너무나도 굳게 믿었기에 내일 당장 고따마 부처님의 시자가 되는 것처럼, 부처님의 발우와 가사를 받아들었다.
2. 마지막 생에서 고행자 생활
10만 겁 동안 여러 가지 덕행을 하여 선업의 씨앗을 뿌린 다음, 미래의 아난다 장로는 미래의 고따마 부처님과 함께 도솔천의*4 천신으로 태어났다. 거기에서의 삶을 마친 다음에, 까삘라왓투의 아미또다나(Amitodana) 왕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탄생함으로써 가족을 기쁘게 했다는 이유로 아난다라고 명명되었다. 그는 고따마 부처님께서 까삘라왓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다른 수많은 석가족 왕자들과 함께 세속을 떠나서 부처님의 제자로 비구가 되었다.
*주4: 도솔천: 만족의 세계. 다음 생에 부처가 될 보살이 거주하는 곳. 미래불인 미륵보살은 현재 도솔천에 거주하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부처가 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마야부인도 세상을 떠난 후 여기서 천신으로 태어났으며,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해 삼십삼천으로 갔다.
2.1 아난다의 수다원과 성취
비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난다 존자는 만따니뿟따 뿐나 존자의 법문을 듣고 수다원과를 얻었는데, 상윳따 니까야의 아난다 경에*5 나와 있고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5: 아난다 경: 아난다 경 및 무아경의 참고자료는 다음과 같다.
ⓐ 『쌍윳따니까야 제4권』 (전재성 역주,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0) 260-262쪽.
ⓑ http://www.accesstoinsight.org/tipitaka/sn/sn22/sn22.083.than.html
ⓒ 『아난존자의 일기1』 (원나 시리 지음, 범라 옮김, 운주사, 2000) 142-145쪽.
ⓓ 『초전법륜경․무아경』 (사문 범라 편역, 위빠사나, 2003).
ⓔ http://www.buddhanet.net/budsas/ebud/mahasi-anat/anat08.htm
ⓕ http://www.mahasi.org.mm/discourse/E01/E01cont.htm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난다 존자는 비구들에게 “도반들이여”라고 부르자 비구들은 “네, 도반님”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난다 존자가 말했다.
“도반들이여, 만따니뿟따 뿐나 존자는 내가 신참 비구였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그는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아난다여, 갈망과 사견과 함께 ‘나는…’이라는 자만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갈망, 잘못된 견해(사견), 자만이라는 3가지 사량분별(희론) 때문에 계속 윤회하게 된다.] 자만은 원인이 없이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을 원인으로 ‘나는…’이라는 자만이 일어나는가? 몸(色)으로 인하여, ‘나는…’이라는 자만이, 그 부수물인 갈망과 사견과 함께 일어난다. 그러한 원인이 없이 ‘나는…’이라는 자만이 일어나지 않는다. 느낌(受)을 원인으로 …… 인식(想)을 원인으로 …… 형성(상카라, 行)을*6 원인으로 …… 의식(識)을 원인으로 ‘나는…’이라는 자만이, 그 부수물인 갈망과 사견과 함께 일어난다. 그러한 원인이 없이 ‘나는…’이라는 자만이 일어나지 않는다.”
*주6: 형성(상카라, 行): 아비담마에 의하면 마음부수(마음상태, 마음의 작용) 52가지 중에서 느낌(受)과 인식(想)을 제외한 나머지 50가지가 형성(行)이다. 『부처님의 제자들』첨부 2. “마음부수” 참조.
“아난다여, 예를 들어, 젊고 잘 생긴 남자(혹은 여자)가 깨끗한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의 ‘영상’을 보는 것은, ‘얼굴’과 ‘거울’이라는 두 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이지, 원인이 없다면 볼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몸을 원인으로 해서, ‘나는…’이라는 자만이, 그 부수물인 갈망과 사견과 함께 일어난다. 그러한 원인이 없다면 일어나지 않는다. 느낌을 원인으로 해서 …… 인식을 원인으로 해서 …… 형성을 원인으로 해서 …… 의식을 원인으로 해서, ‘나는…’이라는 자만이, 그 부수물인 갈망과 사견과 함께 일어난다. 그러한 원인이 없다면 일어나지 않는다.”
“아난다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몸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그 무상한 것은 행복인가, 고통인가?”
“고통입니다.”
“이 무상하고 고통스럽고, 변하는 것을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 이것은 나다.’라고 여기는 것은 적절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느낌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
“인식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
“형성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
“마음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무상합니다.”
“그 무상한 것은 행복인가, 고통인가?”
“고통입니다.”
“이 무상하고 고통스럽고, 변하는 것을 ‘이것은 내 것이다.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 이것은 나다.’라고 여기는 것은 적절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아난다여, 그와 같이 어떤 몸이거나, 그것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의 몸이거나, 몸 안에 있거나 몸 밖에 있거나, 거친 몸이거나 미세한 몸이거나, 보통 몸이거나 숭고한 몸이거나,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모든 몸을 있는 그대로,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 이것은 ‘나’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보아야 한다.
“어떤 느낌이거나 ……
“어떤 인식이거나 ……
“어떤 형성이거나 ……
“어떤 마음이거나, 그것이 과거나 미래나 현재의 마음이거나, 마음 안에 있거나 마음 밖에 있거나, 거친 마음이거나 미세한 마음이거나, 보통 마음이거나 숭고한 마음이거나,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간에, 모든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 이것은 나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부처님의 제자들은, 몸도 싫어하고, 느낌도 싫어하고, 인식도 싫어하고, 형성도 싫어하고, 마음도 싫어한다. 싫어하는 까닭에 그것들에 대한 탐욕이 사라져서 해탈한다. 해탈했기에 해탈했다는 지혜가 일어난다. ‘태어남은 끝났다. 청정한 수행은 완성되었고, 해야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
(만따니뿟따 뿐나 존자의 가르침을 인용한 것이 끝나고 아난다 존자의 말이 이어진다.)
“도반들이여, 만따니뿟따 뿐나 존자는 내가 신참 비구였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는 위와 같이 가르쳤습니다. 존자의 가르침을 듣고 나는 사성제를 깨달았습니다.(즉 수다원과를 얻었다.)”
위의 법문을 보면 거울에 비유한 만따니뿟따 뿐나 존자의 설법을 듣고 아난다 존자가 수다원이 된 것이 분명하다.
2.2 부처님의 시자가 됨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펴신 초기 20년간은 부처님의 시자로 지명된 비구가 없었다. 그 기간 동안 부처님의 발우와 가사를 드는 시중을 든 비구들은, 나가사말라 장로, 나기따 장로, 우빠와나 장로, 전에 릿차위(Licchavi) 왕자였던 수낙캇따 장로, 사리뿟따 대장로의 동생인 쭌다 장로, 사가따 장로, 라다 장로 및 메기야 장로였다. 그러다가 사고가 두 번 일어났기 때문에, 55세가 되신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기원정사의 부처님 향실 근처의 회의실에서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이제 늙었다. 나의 시중을 드는 비구 중에 어떤 비구는 내가 택하지 않은 길로 가기도 했고, 다른 비구는 나의 발우와 가사를 땅에 내려놓으려고 마음을 먹기도 했다. 이제는 나를 항상 따라다니면서 시중을 들어줄 시자 한 명을 선출하는 것이 좋겠다.”
그 말을 들은 비구들은 마음이 착잡해졌다.
사리뿟따 대장로가 자리에서 일어나 예경을 드리고 말했다. “세존이시여, 1아승기와 10만 겁 동안 바라밀을*7 쌓아온 것은 오로지 세존의 제자가 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처럼 많은 지혜를 가진 사람이 세존의 시자가 되기에 적합할 것입니다. 제가 세존의 시중을 들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주7: 바라밀(波羅蜜): 빠라미(pāramī). 최상의 공덕을 쌓아서 얻어진 성품. perfection.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뿟따이여, 안 된다. 네가 있는 곳에는 어디에나 법이 있다. 왜냐하면 너는 여래와 똑같이 법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대가 여래의 시중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자 목건련 대장로가 시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그도 거부되었다. 그런 다음에 80명의 대제자들이 모두 신청했지만 같은 결과였다.
1) 아난다에게 주는 여덟 가지 상
아난다 존자는 시자 자리를 자원하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비구들이 이렇게 촉구했다.
“승가의 모든 비구들이 세존의 시자가 되겠다고 자원했다. 그대도 자원해야 한다.”
아난다 존자가 말했다.
“세존의 시자는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세존께서 저를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세존께서 ‘아난다여, 내 시자가 되어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아난다에게 다른 사람이 권할 필요가 없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여래의 시중을 들 것이다.”
그러자 비구들은 아난다가 시자로 받아들여진 것을 알고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난다여, 이제 일어나서 시자가 되겠다고 청하시오.”
그러나 아난다 존자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덟 가지 상을 주십사고 부처님께 요청했다.
“만약 세존께서 다음 네 가지를 금하시겠다고 동의하시면, 제가 세존의 시자가 되겠습니다. ① 세존께서 받으신 값비싼 가사를 저에게 주지 말아 주십시오. ② 세존께서 받으신 맛있는 음식을 저에게 주지 말아 주십시오. ③ 세존께서 머무시는 숙소에 저를 머물게 하지 주십시오. ④ 세존께서 초청 받으신 재가불자 집에 저를 데리고 가지 말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다 존자에게 물으셨다.
“아난다여, 이 네 가지에 어떤 허물이 있느냐?”
그러자 아난다 존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부처님께서 받으신 것들을 받는다면, 아난다가 ① 세존께서 받으신 값비싼 가사를 받고 ② 세존께서 받으신 맛있는 음식을 받고 ③ 부처님의 향실에서 함께 살며 ④ 재가불자 집에 부처님과 함께 가는 특권을 누린다는 비난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비난을 예상합니다.”
나아가서 아난다 존자는 네 가지 상을 요청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세존께서 다음 네 가지 특권을 저에게 주신다면, 세존의 시자가 되겠습니다. ① 제가 초대 받은 장소로 가 주십시오. ② 멀리서 온 방문자를 도착한 즉시 만나주십시오. ③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을 제가 질문하면 언제나 대답해 주십시오. ④ 제가 없을 때 하신 모든 법문을 저에게 다시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다 존자에게 물으셨다.
“아난다여, 이 네 가지 혜택에 어떤 이익이 있느냐?”
아난다 존자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세존이시여, ① 어떤 재가불자들은 신심이 많지만 세존을 초청하려고 직접 부처님께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들은 부처님의 시자인 저를 통해서 초청하는 경우에 그 청을 받아 주십시오. ② 그런 재가불자들이 먼 곳에서 예경 올리려고 왔을 때, 지체하지 않고 만나 주십시오. ③ 법문 중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질문하면 세존께서 상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만약 세존께서 ① 저를 통한 재가불자들의 초청을 받아주십사는 저의 요청을 세존께서 받아 주시지 않으신다면, ② 방문객을 지체 없이 만나 주십사는 저의 요청을 세존께서 받아 주시지 않으신다면, ③ 법문 중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상세히 설명해 주십사고 요청할 권리를 저에게 주시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이런 것도 못한다면 아난다가 세존의 시자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이유로 저는 앞의 세 가지 상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 상은 ④ 비구들이 ‘아난다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그 게송, 그 법문, 그 전생이야기를 알려 주시게.’라고 물었을 때, 제가 그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그대는 그림자처럼 세존을 가까이에서 모셨으면서 그것도 모르다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세존께서 이 네 번째 혜택, 즉 제가 없을 때 세존께서 하신 모든 말씀을 저에게 일러 주십사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것들이 제가 요청하는 네 가지 상의 이익입니다.”
세존께서는 아난다에게 네 가지 금하는 것과 네 가지 혜택으로 구성된 여덟 가지 상을 모두 주셨다.
2) 아난다의 부처님 시중
여덟 가지 상을 받고 아난다는 부처님의 시자가 되었는데, 이는 그가 시자가 되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10만 겁 동안 쌓아온 바라밀의 실현이었다.
그가 일상적으로 매일 하는 일은, 부처님을 위하여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의 준비, 인동덩굴나무로 만든 세 가지 크기의 칫솔 준비, 부처님의 팔다리 주무르기, 목욕하실 때 등 밀어드리기, 부처님의 향실 주변의 청소 등이다. 게다가, 그는 항상 부처님 곁에 있으면서, 부처님께서 무엇을 필요로 하시는지 보고 있으며, 부처님께서 하실 적절한 활동을 계획하였다.
낮 동안에 부처님 가까이에서 수족처럼 도와드릴 뿐 아니라, 밤에도 잠을 별로 자지 않고 스스로 손에 램프를 들고 향실 주변을 돌았다. 매일 밤 아홉 바퀴를 돌았는데, 이는 언제든지 부처님께서 부르시기만 하면 달려가기 위함이었다. 이것이 그가 제일인 비구라고 지명된 이유이다.
3. 다섯 가지 면에서 제일인 비구
한때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아난다의 공덕을 여러 가지로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단언하셨다.
“비구들이여, 들은 것이 많은 비구들 가운데 아난다가 제일이다.”
“비구들이여, 내 법문을 잘 기억하는 비구들 가운데 아난다가 제일이다.”
“비구들이여, 내 가르침을 잘 이해하는 비구들 가운데 아난다가 제일이다.”
“비구들이여, (배우고, 내 가르침을 기억하고 암송하는 데, 그리고 내 시중을 드는 데 있어서) 부지런한 비구들 가운데 아난다가 제일이다.”
“비구들이여, 내 시중을 드는 데 있어서 비구들 가운데 아난다가 제일이다.”
그렇게 폭넓게 배움, 법문 기억, 가르침 이해, 부지런함 그리고 시자의 업무 수행 다섯 가지 분야에 있어서, 제자들 가운데 제일인 비구는 아난다 존자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4. 아라한과 획득
아난다 존자의 아라한과 취득은 불경의 제1차 결집(結集)과 연관되어 있으니, 디가 니까야의 실락칸다 왁가의 주석서를*8 참조하여 이야기하기로 한다.
*주8: 디가 니까야의 실락칸다 왁가의 주석서: commentary on Sīlakkhandha vagga (Dīgha Nikāya).
최초의 법문인 초전법륜경에서부터 수밧다 고행자에게 하신 마지막 법문까지, 깨달을 때가 된 사람들을 해탈로 이끄는 지칠 줄 모르는 전법 여행을 하신 다음에, 부처님께서는 석가족 기원 148년에 꾸시나가라(Kusinagara) 근처의 말라(Malla) 동산에 있는 두 그루의 살라(Sāla) 나무 밑에서 반열반에 드셨다. 부처님의 완전한 소멸 즉 오온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5월 보름날 새벽이었다. 말라 국 왕자들은 부처님을 추모하면서 그 유해 주변을 꽃과 향으로 장식하고 장례식을 칠 일 간 거행하였다. 이 주간을 ‘장례식 축제 주간’이라고 한다.
그 축제 다음에 부처님의 유해를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말라 국 왕자들이 아무리 불을 붙이려고 해도 장작에 불이 붙지 않았다. 칠 일 째 되는 날 마하깟사빠 존자가 도착하여 예경을 올리자, 마치 부처님께서 스스로 그렇게 의도했다는 듯이, 부처님의 유해가 저절로 불이 붙어서 타기 시작했다. 이 두 번째 주간을 ‘화장용 장작 주간’이라 한다.
그 다음에 광대한 식장 주변을 말을 탄 창병(槍兵)들이 겹겹이 줄을 지어 호위하는 가운데, 말라 국 사람들의 칠 일 동안 부처님의 사리에 경의를 표하는 축제를 개최했다. 이 세 번째 주간을 ‘사리에 경의를 표하는 주간’이라 한다.
그렇게 3주간이 지난 젯타(Jeṭṭha, 5월-6월) 5일에 위대한 브라만 스승인 왓사까라(Vassakāra)가 주재하여 부처님의 사리를 분배했다. 그 중대한 날에 꾸시나가라에는 70만 명의 비구들이 모였다. 그 모임에서 마하깟사빠 존자의 머리에, 결혼한 다음에 출가한 나이 많은 수밧다 비구의*9 부적절한 비평이 떠올랐다. 그 늙은 비구는 부처님의 죽음에 슬퍼하는 다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9: 수밧다(Subhadda) 비구: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전날 가르침을 받고 아라한이 된 수밧다 존자와 이름은 같지만 다른 사람이다.
“도반들이여, 슬퍼하지 말고 쓸데없이 눈물 흘리지 마시오. 이제야 겨우 우리는 ‘그렇다, 그것은 비구에게 적절한 것이다.’ 혹은 ‘아니다, 그것은 비구에게 적절하지 않다.’라고 간섭하는 고따마 비구로부터 벗어났소. 이제 우리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은 무시할 자유가 생긴 것이오.”
게다가, 부처님께서 이제 더 이상 계시지 않으므로, 사악한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공경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수가 증가될 수 있기에, 마하깟사빠는 삼장으로 구성된 부처님의 가르침이, 창시자의 서거와 함께 쉽게 사라지리라고 보았다. ‘만약 우리 비구들이 모여서 부처님께서 남기신 경장(논장 포함)과 율장을 함께 암송(합송)하면 삼장이 오래 존속될 것이다.’ 마하깟사빠 존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서 존자는 부처님께서 자기 자신을 특별히 인지하시고 계심을 드러낸 것이 기억났다.
“세존께서는 그분의 위대한 가사를 내 것과 바꾸셨다. 그분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렇게 선언하셨다. ‘비구들이여, 깟사빠가 초선정(初禪定)에 머무는 것은 나와 같다. 깟사빠가 이선정(二禪定)에 머무는 것은 나와 같다. 등’ 그렇게 구선정(九禪定)을 포함하여, 점점 더 높은 선정에 드는 능력, 그리고 다섯 가지 신통력을*10 칭찬하셨다. 나아가서 세존께서는 허공에 올라가셔서 손을 흔드시며 ‘네 가지 종류의 자기 제자들을 차별하지 않음에는 깟사빠에 필적하는 자가 없다.’ 그리고 ‘깟사빠는 마치 달과 같이 마음이 평온하다.’고 선언하셨다. 이러한 말씀들은 비할 데 없는 것이다. 나는 이런 특성들을 다른 데 쓸 것이 아니라, 경장과 율장을 암송하는 모임을 개최하여 그것들을 존속시키는 데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주10: 다섯 가지 신통력: 신족통(神足通),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상세한 것은 『부처님의 제자들』, 212쪽 참조.
“왕이 왕국을 영속시키려고 자신의 모든 소지품과 권위를 아들에게 주면서 자신의 큰아들을 법적 상속자로 지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처님께서는 나 깟사빠가 세존의 가르침을 영속시킬 수 있으리라 내다보시고, 나를 그렇게 예외적으로 아낌없이 칭찬하셨구나.”
이렇게 깊이 숙고한 다음, 마하깟사빠 존자는 비구 회의에서 늙은 수밧다 비구의 신성 모독적인 발언을 전하고 이렇게 제안했다.
“도반들이여, 이제 부도덕한 행위가 널리 퍼져서 법에 장애가 되기 전에, 비행이 널리 퍼지고 계율에 장애가 되기 전에, 부도덕한 행위의 추종자가 힘을 얻기 전에, 선법(善法)의 추종자가 약해지기 전에, 비행의 추종자가 힘을 얻기 전에, 계율을 지키는 자가 약해지기 전에, 우리 함께 경장과 율장을 합송하여 지킵시다.”
존자의 힘찬 호소를 듣자 승가는 그에게 말했다.
“깟사빠 존자시여, 존자께서 경장과 율장을 합송할 비구들을 선임하십시오.” 그래서 존자는 삼장을 외우는 아라한 499명을 선임했는데, 그들 대부분은 네 가지 분석지와 여섯 가지 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며, 세존에 의해서 제일가는 비구라고 명명된 분들이었다.
(여기서 499명의 비구들을 선임했다는 것은 존자가 아난다를 염두에 두고 한 자리를 비워 놓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 이유는 그때까지 아난다 존자가 아직 아라한의 지위를 얻기 위하여 수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아난다가 없이는 경전 결집(암송) 회의를 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다섯 가지 니까야(Nikāya)와 아홉 가지 앙가(Aṅga) 등 모두 8만4천 가지의 부처님 법문을 모두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하깟사빠 존자는 왜 암송자 목록에 아난다를 넣지 않았을까? 그것은 마하깟사빠 존자가 아난다를 편애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아난다는 아직 아라한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유학인*11 반면에,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11: 유학(有學)은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인 성자를 말한다. 섹카(sekkha).
이러한 비난은 마하깟사빠 존자가 아난다와 아주 친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있을 법한 일이다. 그는 이미 머리가 백발인 아난다를 80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젊은이’라고 친근한 어조로 부르곤 했다. (깟사빠 상윳따, 시바라 숫따, 니다나 왁가 참조). 게다가 아난다 존자는 석가족의 왕자 출신이며 부처님의 사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하깟사빠 존자는 아난다 존자가 경전 결집 회중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아난다의 선임에 참석자 전체의 의견이 모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난다 존자를 아직 유학이지만 회중들이 만장일치로 경전 결집에 선임하도록 제안하게 할 목적으로, 마하깟사빠 존자는 499명의 아라한이 선임됐음을 회중들에게 알렸다. 그들이 말했다.
“마하깟사빠 존자여, 아난다 존자는 아직 유학이지만, 네 가지 부당한 방법으로 잘못 판단할 사람이 아닙니다. 게다가, 그는 부처님께서 알려주신 경장과 율장 두 가지 분야 모두에서 가장 박식한 비구입니다.”
그러자 마하깟사빠 존자는 아난다를 암송자 목록에 넣었다. 그리하여 회중의 승인 하에 500명의 암송자가 선임되었다.
그리고는 회중들은 암송을 개최할 장소를 물색했다. 그들은 많은 비구들이 매일 탁발할 수 있도록 충분히 크며, 큰 사원이 많이 있어서 많은 비구들이 머물 수 있는 큰 도시인, 왕사성을 선택했다. 회중들은 안거 기간 동안 자신들이 왕사성에 머물기 위해서, 암송자가 아닌 다른 모든 비구들은 왕사성에서 안거를 지내지 못 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 검토했다. (다른 비구들의 안거를 불허한 이유는, 안거 기간 동안 많은 날들을 경전 결집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반대론자들이 진행을 방해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 마하깟사빠 존자는, 경전 결집의 규칙으로 정식 제안을 해서, 회중들의 정식 승인을 받은 다음, 승가의 결의 사항을 이렇게 발표했다.
⑴ 경장과 율장을 암송하는 500비구들만이 안거 기간 동안 왕사성에 머문다.
⑵ 다른 비구들은 그 기간 동안 왕사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승가의 이 결의가 채택된 것은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신 지 21일 후였다. 결의 다음에 마하깟사빠 존자는 경전 결집에 참가하는 모든 비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도반들이여, 나는 그대들이 개인 업무를 볼 수 있도록 40일을 주겠소. 40일 이후에는 암송에 참석하지 못하는 어떤 변명도, 그것이 병이나 계사나, 부모나 발우나 가사 같은 비구 필수품 관련 업무라고 할지라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 모두 40일 후에는 경전을 결집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을 기대하겠소.”
이렇게 승가에 엄중한 지시를 내린 다음 마하깟사빠 존자는, 500명의 비구 제자들을 대동하고 왕사성으로 갔다. 결집회의의 다른 위원들도 그들의 비구 제자들을 대동하고, 훌륭한 법문으로 사람들의 슬픔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여러 곳으로 떠났다. 뿐나 존자와 그의 700명의 비구 제자들은 부처님의 서거를 슬퍼하는 재가불자들에게 법문을 해 주기 위하여 꾸시나가라에 남았다.
아난다 존자는 전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발우와 가사를 들고 500명의 비구 제자들과 함께 사위성으로 갔다. 그를 따르는 비구들은 날이 갈수록 증가됐다. 그가 가는 곳마다 재가불자들이 슬퍼하고 비탄해 했다.
마침내 아난다 존자가 사위성에 도착했다는 뉴스가 도시 전역에 퍼지자, 사람들은 그를 환영하기 위하여 꽃과 향을 들고 나왔다. 그들은 “오, 아난다 존자시여, 존자께서는 부처님과 함께 오시곤 했는데, 지금은 부처님을 어디에 남겨놓고 혼자 오십니까?”라고 말하면서 비탄해 했다. 아난다 존자만 오는 것을 보는 사람들의 비탄은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시던 날과 마찬가지로 비참하였다.
아난다 존자는 조건 지어진 존재들의 무상하고, 고통스럽고,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법문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기원정사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향실 앞에서 예경을 드리고, 문을 열고, 간이침대와 좌대를 꺼내서 청소한 다음, 향실 주변을 쓸고 시든 꽃을 갖다 버렸다. 간이침대와 좌대를 제자리에 갖다 놓고, 부처님께서 살아 계실 때와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숙소에서 일상적으로 했던 일을 그대로 했다.
그는 일을 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세존이시여, 목욕하실 시간이 아닌지요?”
“법문하실 시간이 아닌지요?”
“비구들에게 훈계하실 시간이 아닌지요?”
“부처님의 장엄한 모습으로 (사자처럼) 오른쪽으로 누우실 시간이 아닌지요?”
“세수하실 시간이 아닌지요?”
그는 부처님께 통상적으로 매시간 하던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 울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 잘 진정시키시는 특성의 이익을 잘 아는 그는, 신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부처님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갖고 있으며, 모든 번뇌를 뿌리 뽑지 못했으며, 그와 부처님 간의 수백만 번의 전생에 걸친 서로 간의 절친한 행동으로 인한 부처님에 대한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다.
4.1 숲 수호신의 충고
자기 자신이 부처님을 잃은데 대한 깊은 슬픔과 비탄에 잠겨있는 상태에서, 아난다 존자는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신 슬픔에 잠겨 자신을 찾아온 신자들을 위로하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그는 꼬살라 왕국의 숲속에 머물고 있었기에, 그 숲의 수호신이 그를 딱하게 여겨서 그에게 자신의 슬픔을 점검해 보도록 하려고 다음 게송을 들려주었다.
숲속에 고요히 앉아 깊은 선정에 들어
수행 대상의 무상 고 무아와
열반을 향해 마음 기울이는 석가족의 존자여,
남을 위로하기 위하여 잡담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 훈계는 아난다 존자에게 경각심이 생기게 했다. 부처님께서 서거하신 다음에, 그는 너무 많이 일어났다 앉았다 했기 때문에 몸이 불편해졌고, 그것을 치료하려고 그 다음날 우유로 만든 설사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선원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날 또데야(Todeyya)라는 바라문의 아들인 수바(Subha)라는 젊은이가 아난다 존자를 아침 공양에 초대했다. 존자는 그 젊은이에게 자신이 설사약을 먹었기 때문에 오늘은 못 가지만, 아마도 내일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음 날 그는 부처님 계셨던 곳으로 갔고 거기서 젊은 바라문 수바가 법에 대해서 물었다. 그 질문에 대한 아난다 존자의 법문이 수바 경으로*12 기록되어 있다.
*주12: 수바 경(D10. Subha Sutta): 각묵 스님 옮김, 『디가 니까야1』, 초기불전연구원, 2006, 507-533쪽 참조.
그리고는 아난다 존자는 기원정사의 수리를 감독했다. 안거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그는 자신의 비구 제자들을 정사에 남겨두고 왕사성으로 떠났다. 경전 암송에 선출된 다른 위원들도 그 무렵에 왕사성으로 돌아왔다. 그 위원들 전원은 아살라(6월-7월) 보름날 포살(布薩)을 하고, 16일에는 3개월 안거 기간 동안 왕사성에 머물겠다고 서약했다.
당시 왕사성에는 18개의 사원이 있었다. 얼마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기 때문에 건물과 주변이 방치된 상태로 있었다. 부처님의 반열반으로 인하여 모든 비구들이 왕사성을 떠나서 꾸시나가라로 갔었기 때문에, 사원들이 방치되고 돌보지 않아서 건물들은 곰팡내 나고 먼지투성이였으며, 창이 깨지고 벽은 갈라져 있었다.
비구들은 회의를 개최하여 부처님께서 율장의 거처에 관한 조항에 제시해 놓으신 지침대로, 사원의 건물과 전체 경내를 수리하고 잘 정돈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안거의 첫째 달은 사원을 보수하고, 두 번째 달에 암송하기로 했다. 그들은 위에 언급한 율장에 기술된 부처님의 지시를 존중하기 위해서, 그리고 불교 이외의 다른 종교들이 “고따마 사문의 제자들은 자기들의 스승이 살아 있을 때에만 사원을 돌보고, 그가 떠나버린 다음에는 사부대중이 기증한 고귀한 자산이 황폐화되게 내버려 두는구나.”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수리 업무에 착수했다.
비구들은 보시자인 아자따삿뚜(Ajātasattu) 왕의 궁전으로 가서 왕에게 18개의 사원을 수리할 일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은 일꾼을 제공했고 작업은 한 달 내에 끝났다. 그러자 비구들이 왕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이시여, 사원의 수리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경장과 율장을 함께 암송하는 결집을 시작하겠습니다.”
왕이 말했다.
“존자들이시여, 그렇게 하십시오. 존자님들의 법의 권위와 나의 왕으로서의 권위가 함께 과업을 수행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한 것을 말씀해 주시면 돕겠습니다.”
비구들이 말했다.
“과업을 수행할 회의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왕이 그들에게 어디가 좋겠냐고 묻자, 그들은 커다란 칠엽수(七葉樹)가*13 있는 웨바라(Vebhāra) 산의 산중턱을 선택했다.
*주13: 칠엽수(七葉樹): Sattapaṇṇi (Alstonia scholaris).
역주: ‘Blackboard tree’ 혹은 ‘Indian devil tree’ 라고 함.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Alstonia_scholaris)
4.2 아자따삿뚜 왕이 보시한 거대한 임시 건물
아자따삿뚜 왕은 결집을 위해, 건축을 담당하는 위수깜마(Visukamma) 천신이 만든 것 같이 멋지고 거대한 임시 건물(pavilion)을 짓게 했다. 결집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계단과 접근로가 있는 칸막이를 설치했으며, 모든 벽과 기둥과 난간에는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칠을 했다. 임시 건물의 전체 모습은 궁전보다 나은 것 같았고, 그 화려함은 천신의 저택을 비웃는 듯했다. 천신이건 인간이건 보는 사람의 눈을 매혹시키는 웅장한 저택 같고, 모든 종류의 새의 눈을 매혹시키는 쾌적한 강의 기슭 같았다. 그것은 모든 즐거운 것들은 합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회의실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닫집이 있고, 여러 가지 크기와 모양과 색깔의 꽃다발이 늘어져 있었다. 마루에는 보석이 박혀 있는 것이 거대한 루비로 만든 플랫폼 같았다. 그 위에는 커다란 여러 가지 색깔의 꽃줄로 장식된 것이, 마치 범천의 저택에나 있을 법한 신비스런 카펫 같았다. 500명의 비구 암송자용 500개의 좌석은 대단히 귀중하지만 비구가 사용하기에 알맞은 재질로 만들어졌다. 질문하는 장로 비구용 법좌는 남쪽 벽을 등지고 북쪽을 향해서 자리 잡았다. 가운데에는 통상 부처님께서 법문하시던 자리처럼, 동쪽을 향해서 질문에 대답하는 장로 비구용 법좌가 위치하고 있었다. 그 위에는 상아로 만든 의전용 둥근 부채가 놓여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준비된 다음에 왕은 승가에게 모든 것이 준비됐음을 알렸다.
그것은 사와나(Savana, 7월-8월) 19일이었다. 그날 일부 비구들은 “비구들 중에 한 명은 아직 번뇌가 있다.”는 말을 하고 다녔는데, 이는 아난다 존자를 암시하는 것이 명백했다. 이 비웃는 소문이 아난다의 귀에 들어왔을 때, 번뇌의 악취를 풍기고 다니는 것은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소문으로부터 경각심을 느꼈다. 어떤 비구들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난다 도반이여, 결집은 내일 시작되네. 그대는 아직도 도의 보다 높은 경지를 얻어야만 되네. 그대가 유학인 채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네. 우리는 그대가 시간 내에 아라한의 지위를 얻기 위해 사띠하면서(알아차리면서) 분투하기 바라네.”
4.3 행주좌와가 아닌 자세에서 얻은 아라한의 지위
그러자 아난다 존자는 이렇게 결심했다. “내일 결집이 시작된다. 내가 수다원인 채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는 밤새도록 몸을 알아차리는 명상을 했다. 이른 새벽에 이제 좀 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사원으로 들어가서 사띠하면서 간이침대에 몸을 기댔다. 두 발은 바닥에서 떨어졌지만 머리는 아직 베개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가고(行) 서고(住) 앉고(坐) 누운(臥) 자세가 아닌 자세에서, 그 짧은 순간에 그는 아라한의 지위 성취했다.
이를 상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존자는 사원 밖의 경행대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경행(걷기 명상)을 했다.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도과는 아직 얻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자 반열반하시기 직전에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아난다야, 너는 공덕을 많이 쌓았으니 열심히 수행해라. 그러면 너는 곧 아라한과를 얻을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이 틀린 적이 없다는 것을 아는 그는, 자신의 수행을 검토해 봤다.나는 노력이 지나쳤기 때문에 마음이 산란해졌다. 노력과 집중의 균형을 취해야만 한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발을 씻고, 잠시 쉬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명상실로 들어갔다. 그는 사띠하면서 간이침대에 몸을 기댔다. 두 발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고 머리는 아직 베개에 닿기 전인 그 짧은 시간에, 그는 모든 정신적 불순물을 제거하고 아라한의 과를 얻었다.
그러므로 누가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해서 어느 비구가 네 가지 자세가 아닌 자세로 아라한과를 얻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아난다 존자입니다.”가 된다.
4.4 마하깟사빠의 칭찬을 받은 아난다
때는 아난다 존자가 아라한과를 얻은 다음 날인 사와나(7월~8월) 20일이었다. 경전 결집을 위해 선임된 암송자들은 식사를 한 다음 발우 등의 필수품을 놓아두고 일을 시작하기 위하여 대형 임시 건물로 모여들었다. [인도의 전통에 의하면, 아살하(6월~7월) 보름날에서 사와나 보름날까지를 한 달로 계산한다. 그 한 달 동안 승가는 사원을 수리하고 보수한다. 사와나 16일에 승가는 아자따삿뚜 왕에게 임시 건물을 지어줄 것을 요구했다. 임시 건물을 짓는데 사흘 걸렸다. 19일에 아난다 존자가 아라한과를 얻었다. 20일에 결집이 시작되었다.] 그때 아난다 존자는 아라한으로 경전 결집에 참석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다음에 임시 건물에 들어갔다. 그는 비구가 회의에 참가할 때나 마을에 들어갈 때처럼 상의를 입고, 지금 막 딴 야자수 열매처럼 싱싱하게, 혹은 하얀 벨벳 위에 놓은 루비처럼, 혹은 맑은 하늘의 보름달처럼, 혹은 아침 햇살에 비치는 가운데 피어나는 붉은 연꽃처럼 빛나는 얼굴로 집회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아라한의 내적인 청정함으로 빛나는 것 같았는데, 그 광채는 아라한과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여기서 “왜 아난다는 자신의 아라한과를 드러내면서 홀에 들어갔는가?”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난다 존자는 “아라한은 자신이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 할 수는 있으며, 이는 부처님으로부터 칭찬받을 일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결집 위원들이 자신이 유학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지식 때문에 경전 결집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자신이 아라한과를 얻었다는 것을 다른 비구들이 안다면 매우 기뻐할 것이다. 나아가서 ‘물질과 정신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도록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여라.’는*14 부처님의 유언이 가장 유익한 것임이 입증됐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주14: 물질과 정신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도록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여라.: 빨리어 원문은 “Appamādena sampādetha(압빠마데나 삼빠데타)이며, 『GCB』 Volume Ⅴ 318쪽에 “Strive with mindfulness and diligence to complete the task.” 라고 영어로 번역된 것을 직역하면 “해야 할 일을 완수하도록 사띠(알아차림)를 가지고 힘껏 노력하여라.”가 된다.
아난다 존자를 본 마하깟사빠 대장로는 생각했다.아, 아라한을 성취한 아난다는 훌륭하구나. 세존께서 살아계셨다면 오늘 틀림없이 아난다를 칭찬하셨을 것이다. 세존 대신에 내가 칭찬의 말을 해야 하겠다.
그는 “아난다여, 아라한과를 얻은 그대가 참으로 훌륭하구나!”라고 큰 소리로 축하의 말을 세 번 하였다.
4.5 경전의 결집
아난다 존자가 도착함에 따라 결집 위원으로 선임된 500명의 암송자들이 모두 모였다. 마하깟사빠 존자는 위원들에게 어디서부터 암송을 시작할지, 경전과 아비담마로 구성된 교리를 먼저 암송해야 하는지, 계율(律, 위나야, vinaya)을 먼저 암송해야 하는지를 물으니, 승가는 만장일치로 이렇게 제안했다.
“마하깟사빠 존자여, 계율은 불법(부처님 가르침)의 원동력입니다. 계율이 오래 지속되면 불법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계율을 먼저 암송합시다.”
그러자 마하깟사빠 존자가 물었다.
“어느 비구가 계율 암송을 리드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우빨리 존자가 리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난다는 할 수 없습니까?”
“아난다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 계율을 마스터한 비구 제자 가운데 우빨리 존자가 제일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빨리 존자의 승낙을 받은 다음에, 그를 계율 암송을 리드하는 비구로 선임하고자 합니다.”
마하깟사빠 존자는 제일차 결집의 의장인 동시에 질문하는 책임도 맡았다. 우빨리 존자는 계율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책임을 맡았다. 두 존자는 그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좌석에 앉아서 업무를 수행했다. 계율의 각 규칙은 주제, 배경 이야기, 부처님께서 그 규칙을 정하시게끔 한 사람, 최초의 규칙, (있는 경우에는) 그 수정 규칙, 그 규칙을 위반한 것이 되는 경우와 위반하지 않은 것이 되는 경우가 질문으로 만들어졌고, 각 질문은 완벽하게 대답되었다. 그러면 결집 위원들은 그 사안을 부드럽게 연결하기 위하여, 그 주제에 대해 ‘한때’, ‘그리고는’, ‘그렇게 말했을 때’, 등의 문구를 삽입하여 함께 암송함으로써 기록으로 남겼다. 즉 “한때 세존께서는 웨란자(Verañja)에 머물고 계셨는데, 등” 과 같은 식으로 함께 암송을 했다. [승가가 특별 회의를 개최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암송하는 것을 경전 결집이라고*15 한다.]
첫 번째 바라이의*16 암송이 끝났을 때, 고귀한 역사적 사건을 칭송하는 듯이 대지는 해수면까지 곤두박질치면서 격렬하게 흔들렸다.
*주15: 결집(結集): 상가야나(Sangāyanā).
*주16: 역주: 바라이(波羅夷): 승단에서 추방되는 무거운 죄. 빠라지까(pārājika).
남은 3가지 바라이도 같은 방법으로 암송되었으며, 나머지 227규칙도 하나의 질문에 대답이 이어지는 식으로 암송되었다. 이 전체 규정을 ‘마하위방가’이라고*17 하는데, 이는 그 이후로 사원에서 가르치는 데 계속 사용되는 정식 규정이다. 마하위방가의 암송이 끝나자 대지가 전처럼 격렬하게 흔들렸다.
*주17: 마하위방가(Mahāvibhaṇga): 대분별(大分別).
그 다음에는 비구니 위방가 304가지 규칙이 앞서와 같이 질문과 대답의 형태로 암송되었다. 이 비구니 위방가와 마하위방가를 합쳐서 ‘64 바나와라로 구성된 우바또 위방가’라고*18 한다. 이는 그 이후로 사원에서 가르치는 데 계속해서 사용되는 정식 규정이다. 우바또 위방가의 암송이 끝난 다음에도 대지는 전처럼 격렬하게 흔들렸다.
*주18: 원주: 64 바나와라로 구성된 우바또 위방가: Ubhato vibhaṇga of 64 bhāṇavāra. ‘우바또’는 ‘비구와 비구니’이며 ‘바나와라’는 ‘암송을 위한 경전의 절(節)’ 혹은 ‘송분(誦分)’이라는 뜻이며, 아마도 한 개의 바나와라의 암송에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일 것이다.
역주: 쉬지 않고 계속 외울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을 ‘바나와라’라고 한다. 한 바나와라는 8음절로 된 사구게(四句偈)로 250게송의 분량이라고 한다. 그래서 8x4x250=8,000 음절이 된다. 삼장은 모두 2,547개에 해당하는 바나와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출처: 대림 스님 옮김, 『앙굿따라 니까야』, 초기불전연구원, 2006, 16쪽.)
4.6 율장을 위임 받은 우빨리 존자
500명의 암송자로 구성된 결집 위원회는 우빨리 존자에게
“도반이여, 그대에게 배우러 오는 제자들에게 이 율장(Vinaya Piṭaka)을 가르치십시오.” 라고 말하면서 승인된 율장을 위임하였다. 율장의 암송이 끝난 다음, 임무를 마친 우빨리 존자는 상아로 만든 예식용 둥근 부채를 질문에 대답하는 비구용 법좌에 올려놓은 다음, 내려와서 장로 비구들에게 인사드리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계율을 암송한 다음은 경장과 논장인 법을 암송할 차례였다. 그래서 마하깟사빠 존자는 암송 위원회에 물었다.
“교리의 암송은 어느 비구가 리드하면 좋겠습니까?”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아난다 존자를 지명했다.
그러자 마하깟사빠 존자는 자신을 질문자로, 아난다 존자를 답변자로 지명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가사를 고쳐 입고, 장로 비구들에게 인사드리는 아난다 존자는, 상아로 만든 예식용 둥근 부채를 들고 답변자용으로 준비된 법좌에 앉았다. 그러자 마하깟사빠 존자와 참석한 대장로들은 다음과 같이 법의 암송 순서를 협의하였다.
마하 깟사빠 : 도반들이여, 경장과 논장 두 가지 법 중에서 어느 것부터 시작할까요?
대장로들 : 존자여, 경장부터 시작합시다.*19
마하 깟사빠 : 도반들이여, 경장에는 경의 니까야(모음) 네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어느 것부터 시작할까요?
대장로들 : 존자여, 길이가 긴 디가 니까야(長部)부터 시작합시다.
마하 깟사빠 : 도반들이여, 디가 니까야는 세 가지 왁가로*20 분류되어 34가지 법문을 포함하고 있는데, 어느 왁가부터 시작할까요?
대장로들 : 존자여, 실라-칸다 왁가부터*21 시작합시다.
*주19: 율장(律藏)은 주로 계학(戒學. 계율)에 관한 것이며, 경장(經藏)은 주로 정학(定學. 삼매)에 관한 것이며, 논장(論藏)은 주로 혜학(慧學. 지혜)에 관한 것이다. 결집 위원회가 삼학(三學) 즉 계정혜 순으로 결집하였음을 주목해야 한다.
*주20: 왁가(vagga): 부문, 품(品).
*주21: 실라-칸다 왁가(Sīla-khandha Vagga): 계온품(戒蘊品).
마하 깟사빠 : 도반들이여, 실라-칸다 왁가는 13개의 법문이 있는데 어느 법문부터 시작할까요?
대장로들 : 존자여, 브라마잘라 경은*22 3가지 종류의 계율을 묘사하고 있으며, 가르침에 해로운 위선적인 이야기를 버리는 데 유용합니다. 그것은 62가지의 사견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그 법문을 세존께서 설하신 다음에 대지가 62번 흔들리게 했습니다. 그러니 브라마잘라 경부터 시작합시다.
*주22: 브라마잘라 경(D1. Brahmajāla Sutta): 법망경(梵網經).
이렇게 암송 순서를 정한 다음에, 마하깟사빠 존자는 브라마잘라 경의 배경 이야기, 법문과 관련된 사람, 주제 등에 대해서 아난다 존자에게 적절하게 질문을 했다. 아난다 존자는 모든 질문에 대해서 완벽하게 대답했고, 500명의 암송자들은 브라마잘라 경을 함께 암송했다. 경을 전부 암송했을 때 대지는 전과 같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 다음에 실라-칸다 왁가의 나머지 12개의 경에 대한 질문과 대답과 암송이 이어졌고, 경전의 실라-칸다 왁가라는 제목으로 분류되었다. 마하왁가의 10개의 경전, 빠티까 왁가의 11개 경전의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고, 3개의 왁가에 34개의 경전이 부처님 말씀으로서, 긴 법문의 모음인 ‘디가 니까야’라는 제목으로 기록되었다. 그들은 아난다 존자에게
“아난다 도반이여, 그대에게 배우러 오는 제자들에게 이 ‘디가 니까야’를 가르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승인된 경전을 아난다 존자에게 위임하였다.
위원회는 같은 방법으로 80개의 바나와라로 구성된 중간 길이의 경전 모음인 ‘맛지마 니까야(中部)’를 질문과 대답을 거쳐서 승인하였다. 사리뿟따 존자의 제자들에게
“도반들이여, 이 맛지마 니까야를 잘 보존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승인된 경전을 위임하였다.
위원회는 같은 방법으로 100개의 바나와라로 구성된 관련 경전의 모음인 ‘상윳따 니까야(相應部)’를 질문과 대답을 거쳐서 승인하였다. 마하깟사빠 존자에게
“존자여, 그대에게 배우러 오는 제자들에게 세존의 가르침인 이 ‘상윳따 니까야’를 가르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승인된 경전을 위임하였다.
위원회는 같은 방법으로 120개의 바나와라로 구성된 숫자별로 엮은 경전들의 모음인 ‘앙굿따라 니까야(增支部)’를 질문과 대답을 거쳐서 승인하였다. 아누룻다 존자에게
“존자여, 그대에게 배우러 오는 제자들에게 이 ‘앙굿따라 니까야’를 가르치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승인된 경전을 위임하였다.
위원회는 같은 방법으로 아비담마(논장)의 일곱 권의 책 즉 담마상가니(법집론), 위방가(분별론), 다뚜까타(계론), 뿍갈라 빤냣띠(인시설론), 까타왓투(논사), 야마까(쌍론)와 빳타나(발취론)를 질문과 대답과 암송을 거쳐 승인하였다. 이 아비담마 경전의 암송이 끝나자 대지는 전과 마찬가지로 격렬하게 흔들렸다.
위원회는 같은 방법으로 자따까(본생담), 닛데사(의석), 빠띠삼비다막가(무애해도), 아빠다나(비유경), 숫따니빠따(경집), 쿳다까빠타(소송경), 담마빠다(법구경), 우다나(감흥어), 이띠웃따까(여시어), 위마나왓투(천궁사), 뻬따왓투(아귀사), 장로가타(장로게), 테리가타(장로니게)를 질문과 대답을 거친 다음에 암송하였다. 위의 분류기준에 들지 않는 이 13개의 책들을 모아서 ‘쿳다까 니까야(小部)’라고 한다.
이와 같이 아난다 존자는 경장과 논장으로 구성된 법에 관한 질문을 가장 적절하게 대답함으로써 제1차 결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5. 아난다 대장로의 반열반
아난다 존자는 부처님과 같은 날에 태어났으니까, 제일차 결집인 석가족 기원 148년(B.C. 544년)에 이미 나이가 80세였다. 제일차 결집 후 40년이 지나 존자가 120살이 되었을 때, 자신의 생명력을 살펴보니 칠 일밖에 더 못 산다는 것을 알고 이 사실을 제자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로히니 강(서로 차지하려고 석가족과 꼴리족의 쟁탈전이 벌어졌던 강이며, 이로 인하여 부처님께서 ‘마하사마야 경’을 법문하시게 되었다.)의 이쪽 편에 사는 사람들은 아난다 존자가 자신들로부터 많은 이익을 받았으니 자신들이 사는 쪽에서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의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도 똑같이 말했다.
양쪽에서 같은 말을 들은 아난다 존자는 ‘나는 양쪽 사람들 모두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를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강의 이쪽에서 죽는다면, 반대편 사람들은 나의 사리를 차지하려고 이쪽 사람들과 싸울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강의 저쪽에서 죽는다면, 이쪽 사람들은 같은 이유로 싸울 것이다. 그러면 내가 그들 사이의 싸움의 원인이 될 것이다. 평화롭게 하려면 내가 평화의 원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이제 내가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 이렇게 숙고한 그는 양쪽 사람들에게 말했다.
“남녀 보시자 여러분, 강의 이쪽 편에 사는 여러분들로부터 나는 많은 혜택을 받았소. 마찬가지로, 강의 저쪽 편에 사는 여러분들로부터도 나는 많은 혜택을 받았소. 여러분 중 나에게 혜택을 베풀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소. 이쪽 사는 사람들은 이쪽에 모이고, 저쪽에 사는 사람들은 저쪽에 모이시오.”
그리고는 칠 일 후에 약 일곱 개의 야자수 높이의 공중에 떠 있으면서, 로히니 강의 중앙에 결가부좌로 앉아서 사람들에게 법문을 했다.
법문이 끝난 다음에 그는 자신의 몸이 둘로 나뉘어서 한쪽은 강의 이쪽에 떨어지고 다른 한 쪽은 저쪽에 떨어지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서 그는 신통력의 기반인 화대(불의 요소) 선정에 들었다. 그 선정에서 나오자 그에게서 신통력에 속하는 인식과정이 일어났다. 그 인식과정의 자와나의*23 순간에 그의 몸은 화염에 휩싸였고, 그 인식과정이 끝난 직후에 죽음의 마음이*24 일어나서, 그는 존재의 모든 흔적을 없애면서 반열반을 실현 즉 서거했다.
*주23: 자와나(javana): 속행(速行), impulsion. 『아비담마 길라잡이(상)』 (대림 스님․각묵 스님 공동 번역 및 주해, 초기불전연구원, 2006) 357쪽 참조.
*주24: 죽음의 마음은 사몰심(死沒心)이라고도 번역함.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2017, 531쪽 참조.
그의 서원대로 유해는 둘로 나뉘어서, 일부는 강의 이쪽에 떨어지고 다른 부분은 저쪽에 떨어졌다. 양쪽 사람들은 격렬하게 울었다. 그들의 감정이 폭발하는 소리는 마치 대지 자체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 경우의 비탄은 부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불쌍하고 절망적인 듯하였다. 그들은 “부처님의 발우와 가사를 들고 다니는 부처님의 시자를 보는 동안은, 부처님께서 안 계셔도 어느 정도 위안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 그 시자마저 돌아가셔서 더 이상 계시지 않으니, 우리는 위안 받을 수도 없게 됐다. 이것이 우리들에게는 진정한 부처님의 반열반이다.”라고 넋두리하면서 넉 달 동안 계속해서 울었다.
6. 경각심 게송
만남과 이별은 참으로 두렵구나.
무상과 상카라는 참으로 두렵구나.
일어남과 사라짐은 참으로 두렵구나.
무상 고 무아는 참으로 두렵구나. *25
(슬픔, 비탄 등이 기다리고 있는) 배우자, 친척, 친구, 스승과 제자 등 모든 만남은, 죽음이나 이별에 의해서 언젠가는 그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질 날이 오므로 실로 두렵구나.
(슬픔, 비탄 등이 기다리고 있는) 업과 마음과 기후와 영양분의 산물인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무상한 것이니 실로 두렵구나.
(슬픔, 비탄 등이 기다리고 있는) 일어나는 모든 조건 지어진 현상들은, 붕괴되어 소멸될 것이니 실로 두렵구나.
(고통이 소용돌이치는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피할 수 없는 길을 가며, 조건 지어진 현상이며, 무상 고 무아의 특성을 가진 정신과 물질은 실로 두렵구나.
*주25: 빨리어 및 영어는 다음과 같다.
Hā saṁyogā viyogantā
Hā aniccā'va sankhatā
Hā uppannā ca bhaṅgantā
Hā hā saṅkhāradhammatā.
Dreadful indeed - being waited upon by grief, lamentation, etc. - are all forms of association between spouses, kinsmen, friends, teacher and pupil, etc, because there inevitably comes the parting between those dear ones either through death or through severance.
Dreadful indeed - being waited upon by grief, lamentation, etc. - are all conditioned things, being product of kamma, mind, temperature and nutriment, due to impermanence.
Dreadful indeed - being waited upon by grief, lamentation, etc. - are all conditioned phenomena that have the nature of arising because they are subject to decay and dissolution.
Dreadful indeed - being liable to sink in the turbulent ocean of woes - is the unalterable course of mind and matter, were conditioned phenomena, which have the characteristic of impermanence, the characteristic of woefulness and the characteristic of insubstantiality.
참고
오원탁 옮김, 『부처님의 제자들 Ⅱ』, 경서원(010-3245-7121), 2011, 82-125쪽.
https://www.wisdomlib.org/buddhism/book/the-great-chronicle-of-buddhas/d/doc36478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