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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군사야도

4. 마하 깟사빠 대장로

작성자그림자|작성시간22.06.26|조회수29 목록 댓글 1

4. 마하 깟사빠 대장로

 

1. 과거생에서의 서원

 

10만 겁 전에 빠두뭇따라 부처님께서 출현하셔서 항사와띠(Haṁsāvatī) 시에서 탁발하시면서 케마(Khema)라는 사슴 동산에 살고 계실 때에, 미래의 마하 깟사빠 대장로인 웨데하(Vedeha)라는 이름을 가진 팔억 루피라는 엄청난 재산의 소유자가 아침을 맛있게 먹고 포살을 한 다음, 고약과 꽃 등을 손에 들고, 사원으로 가서 예를 표하고 알맞은 자리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세 번째 서열의 제자 마하 니사바(Nisabha)에게 “내 제자들 가운데 스스로 두타행을*1 하면서 도반들에게도 권하는 비구들 중에서 니사바가 으뜸이다.”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두타제일이라는 칭호를 주셨다.

 

*주1: 두타행(頭陀行)에는 다음과 같이 13가지가 있다. ① 분소의(糞掃衣)를 입는 수행 ② 옷을 세 벌만 입는 수행 ③ 탁발음식만을 먹는 수행 ④ 차례차례 탁발하는 수행 ⑤ 한 자리에서만 먹는 수행 ⑥ 발우 한 개의 탁발음식만 먹는 수행 ⑦ 나중에 얻은 밥을 먹지 않는 수행 ⑧ 숲에 머무는 수행 ⑨ 나무 아래 머무는 수행 ⑩ 노천에 머무는 수행 ⑪ 공동묘지에 머무는 수행 ⑫ 배정된 자리에 머무는 수행 ⑬ 눕지 않는 수행[長坐不臥].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 2004, 219~264쪽(Ⅱ.1~93), 참조)

 

웨데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대단히 기뻐하고 신심이 더욱 깊어져서, 법회가 끝나고 청중들이 떠나간 다음에, 부처님께 정중하게 예를 표하고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내일 아침 공양을 보시하고자 하오니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보시자여, 비구들의 수가 너무 많다!” “세존이시여, 몇 명입니까?” 부처님께서 680만 명이라고 대답하시자 그는 대담하게 “세존이시여, 비구들은 물론 사원에 단 한 사람의 사미도 남김없이 모두 저의 공양에 초대합니다.”라고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웨데하 보시자의 초청을 침묵으로 받아들이셨다.

 

부처님께서 초대에 응하셨다는 것을 잘 아는 웨데하는 집으로 돌아와서 엄청난 보시를 준비한 다음,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가 되었다는 전갈을 부처님께 보냈다. 부처님께서는 가사와 발우를 들고 비구들을 대동하고 웨데하의 집으로 가서 준비된 자리에 앉으셨다. 물을 바치는 의식을 마친 후에, 부처님께서는 죽 등을 받으신 다음, 음식을 분배하고 식사를 하셨다. 부처님 가까이에 앉아 있는 웨데하는 줄곧 기쁨이 흘러넘쳤다.

 

그때 탁발 중인 마하 니사바 대장로가 그 집 앞 길로 걸어왔다. 웨데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로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존자시여, 발우를 저에게 주십시오.” 고귀한 대장로가 발우를 웨데하에게 주었다. 웨데하는 “저의 집으로 들어오시지요. 세존께서 아직 저기에 앉아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대장로는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적절한 행동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보시자는 발우에 음식을 담아서 대장로에게 드렸다.

 

고귀한 대장로를 배웅한 다음 웨데하는 집으로 돌아와서 부처님 가까이에 있는 자기 자리에 앉은 다음 말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아직 제 집에 계신다고 말했는데도, 그는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부처님보다도 더 많은 공덕을 쌓았습니까?”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신 부처님께서는 즉시 이렇게 대답하셨다.

 

“보시자여, 우리는 그대의 집 안에 앉아서 음식을 기다리지만, 니사바는 서서 음식을 기다린다. 우리는 마을 근처에 숙소가 있지만, 니사바는 숲 속에 산다. 우리는 지붕 밑에 살지만, 니사바는 노천에 산다. 이런 것들이 니사바의 유별난 특성이다.”

 

부처님께서는 대장로의 공덕을 바다에 물을 좀 더 채우는 것처럼 설명하셨지만, 웨데하는 마치 불타고 있는 램프에 더 많은 기름을 부은 것처럼, 더 큰 만족으로 인하여 더 큰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이렇게 결심했다. “인간이나 천신으로 호사스럽게 산들 무엇 하겠는가? 나는 두타행을 하고 도반들에게도 권하는 비구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가 되겠다.”

 

웨데하 남자 재가불자는 부처님과 함께 비구들을 다음 날도 공양에 초대했다. 이런 식으로 엄청난 공양을 올리고, 일곱 번째 날에는 비구들에게 세 가지 가사를*2 보시했다. 그리고는 부처님의 발에 엎드려 소원을 이렇게 말씀 드렸다.

 

*주2: 세 가지 가사: 삼의(三衣). 대의(大衣; 설법할 때 걸식하러 갈 때 입음)와 상의(上衣; 대중이 모인 의식 때 입음)와 하의(下衣; 작업하거나 잘 때 입음). 시공불교사전 참조.

 

“세존이시여, 자애가 함께 하는 행위와, 자애가 함께 하는 말과, 자애가 함께 하는 생각의 향상과 더불어, 저는 일주일 동안 많은 보시를 하는 공덕을 쌓았습니다. 저는 이 좋은 행위의 결과로서 천신의 지복(至福)이나 제석천의 지복이나 범천의 지복을 바라지 않습니다. 후세의 부처님 시대에 13가지 두타행을 하는 비구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 즉 지금의 마하 니사바 대장로가 향유하고 있는 지위에 오를 수 있게 분투하도록 선업을 쌓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빠두뭇따라 부처님께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으로 웨데하의 미래를 ‘너무나 위대한 포부이기에, 그가 그것을 달성할 것인지 아닌지’ 조사해 보시고는, 그의 소원이 충족되리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예언하셨다.

 

“보시자여, 그대는 선호하는 지위에 대한 소원을 말했다. 지금부터 10만 겁 후에, 고따마라는 이름의 부처가 출현할 것이다. 그때, 그대는 고따마 부처의 마하 깟사빠라는 이름의 세 번째 제자가 될 것이다.”

 

이 예언을 들은 남자불자 웨데하는, 부처님께서는 진실만 말씀하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치 다음 날 바로 그 자리에 오르는 것처럼 행복해 했다. 살아있는 동안 웨데하는 여러 가지 자선을 베풀고, 계를 지키는 등의 선행을 한 다음, 죽은 다음에 천상에 태어났다.

 

1.1 옷 한 벌뿐인 바라문으로서의 생애

 

그 이후로 계속하여 보시자는 천상과 인간계의 호사스런 삶을 즐겼다. 91겁 전에 위빳시(Vipassī) 부처님께서 출현하시어 반두마띠(Bandhumatī) 시에서 탁발하시면서 케마라는 사슴동산에 살고 계셨다. 그때 보시자는 천상을 떠나서 가난하고 이름 없는 바라문 가문에 태어났다.

 

위빳시 부처님께서는 7년마다 한 번씩 특별 법회를 개최하시어 법문을 하시곤 하셨는데, 그럴 때에는 모든 중생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주간과 야간에 걸쳐서 법문을 두 번 하셨다. 주간 법문은 저녁 때 하셨고, 야간 법문은 밤새도록 하셨다. 법회일이 다가오면 천신들이 인도 전국이 떠들썩하도록 큰 소리로 부처님의 법문이 있을 예정임을 알려주었다.

 

미래의 마하 깟사빠인 바라문이 그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옷이 한 벌밖에 없었다. 바라문 출신인 그의 아내도 그랬다. 위에 입는 웃옷은 부부 공용으로 한 벌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음 사람들에게 “에까사따까 바라문” 즉 “옷이 한 벌뿐인 바라문”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라문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아내는 집에 남아 있고 바라문 자신이 회의에 참석했다. 여자 바라문 회의가 있으면, 바라문은 집에 남아 있고, 아내가 그 웃옷을 입고 회의에 나갔다.

 

부처님 법문이 있는 날, 에까사따까 바라문은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어떻게 하겠소? 법문을 들으러 밤에 가겠소, 아니면 낮에 가겠소?” “우리 여자들이 밤에 법문을 들을 수는 없어요. 저는 주간 법회에 참석하겠어요.”라고 말하면서, 아내는 남편을 집에 남겨두고 웃옷을 입고, 다른 여자 불자들과 함께 주간 법회에 갔다. 그리고 부처님께 예를 올린 다음, 알맞은 자리에 앉아서 법문을 경청하고, 여성 도반들과 함께 돌아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바라문이 아내를 남겨두고, 웃옷을 입고 밤에 사원으로 갔다.

 

그때 위빳시 부처님께서는 둥근 부채를 들고 장엄하게 법좌에 앉으셔서, 천상의 강에서 수영하는 사람처럼, 혹은 메루산을 삿대로 삼아 바다를 힘차게 저어가는 사람처럼 법을 설하셨다. 제일 끝자리에 앉아서 경청하고 있는 에까사따까의 온몸은, 초경에서부터 이미 다섯 가지 종류의 기쁨으로 충만해졌다. 바라문은 웃옷을 잘 접어서 부처님께 막 바치려고 하는 순간, 그것을 드렸을 때 생기는 천 가지 불이익이 머리에 떠오르는 바람에 인색한 마음이 생겨서, 그렇게 하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렇게 인색함이 떠올랐을 때, 다음과 같은 걱정이 그를 압도했기 때문에 보시하고 싶은 마음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나와 내 아내 둘이서 가지고 있는 웃옷은 한 벌뿐이다. 대신 입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외출할 수가 없다.” 이경이 되자, 다섯 가지 종류의 기쁨이 다시 나타났지만, 보시하겠다는 그의 열정은 다시 한 번 전과 마찬가지로 사라졌다. 삼경이 되자 또 환희로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색함이 나타나지 않아서 이렇게 결심했다. “사느냐 죽느냐 하는 마당에 옷에 대한 염려는 뒤로 미루자.” 이렇게 결심하고는 옷을 접어서 부처님의 발 앞에 갖다 놓고 진심으로 스승에게 바쳤다. 그리고서 그는 오른손으로 왼 팔을 세 번 두드리면서, 큰 소리로 “승리는 나의 것!”이라고 세 번 외쳤다.

 

그때까지 법좌 뒤 쪽의 커튼 뒤에서 반두마 왕이 법문을 듣고 있었다. 승리를 원하는 것은 왕인 자신이었기에, “승리는 나의 것!”라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그는 신하 한 명을 보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오게 했다. 그가 에까사따까에게 가서 묻자 바라문은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왕자들과 그 부하들은 코끼리나 말 등에 올라타고, 칼과 창과 방패를 들고 적군을 쳐부숩니다. 그들의 승리는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뒤에서 쫓아오던 황소가 덤벼들어 자신을 죽이기 직전에 몽둥이로 그 짐승의 머리를 때려서 쫓아버리는 사람처럼, 나의 인색한 마음을 쳐부수고 웃옷을 부처님께 보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나는 도저히 정복할 수 없는 나의 탐심을 극복했습니다.”

 

신하는 돌아가서 왕에게 그렇게 보고했다.

 

왕은 “우리는 부처님께 어떤 공양을 올려야 하는지 모르는데, 그 바라문은 안다.”라고 말하면서, 옷 한 벌을 바라문에게 보냈다. 바라문은 혼자 생각했다. “내가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는 왕이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내가 부처님의 공덕을 이야기하자 비로소 나에게 이걸 주었다. 부처님의 공덕으로 생긴 이 옷 한 벌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옷 한 벌을 또 다시 부처님께 바쳤다.

 

왕은 자기가 준 옷을 그 가난한 바라문이 또 다시 부처님께 드렸다는 것을 부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옷 두 벌을 바라문에게 보냈다. 다시 바라문은 그것들을 부처님께 드렸다. 그러자 왕은 네 벌을 바라문에게 주었고, 그는 다시 부처님께 바쳤다. 이런 식으로 매번 선물을 두 배로 주어서 32벌을 바라문에게 주었다. 이번에는 바라문이 생각했다. “내가 쓸 것을 남기지 않고 몽땅 부처님께 드리면 계속해서 더 많은 옷을 받게 될 것 같다.” 그래서 32벌 중에서 자기용으로 한 벌, 아내용으로 한 벌을 제외한 나머지를 부처님께 드렸다. 그 이후로 바라문은 스승과 친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몹시 추운 날 저녁 바라문이 부처님 앞에서 법문을 듣고 있을 때, 왕은 자신이 덮고 있던 10만 루피짜리 빨간 색 무릎 덮개를, 법문 듣는 동안 사용하라고 바라문에게 빌려 주었다. 그러나 바라문은 이렇게 숙고했다. “이 깨끗하지 못한 내 몸을 무릎 덮개로 덮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그걸로 카누피를 만들어서 향실에 있는 부처님 소파 위에 달아 드렸다. 부처님의 여섯 가지 후광이 비쳐서 덮개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덮개를 보고 그것이 자신이 바라문에게 빌려준 덮개라는 것을 생각해 낸 왕은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저 덮개는 한 때 저의 것이었습니다. 저는 법회가 열리는 동안 사용하라고 그것을 에까사따까 바라문에게 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그대는 그 브라만을 존경하고, 그 브라만은 나를 존경합니다.” 왕은 혼자 생각했다. “저 바라문은 세존에게 무엇을 해 드려야 하는지 알지만, 우리는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왕은 여러 종류의 유용한 물품들을 모두 똑같이 64개씩 주었다. 그렇게 왕은 그 바라문에게 “앗탓타까” 즉 “8 곱하기 8”이라고 하는 보시를 하고 그를 왕사(王師)로 임명했다.

 

“8 곱하기 8”은 64이므로, 왕사는 비구들 중에서 제비로 64명을 뽑아서, 매일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살아 있을 동안 보시를 하고, 죽은 다음에 다시 천상에 태어났다.

 

1.2 지주로서의 생애

 

천상에서의 생을 마감한 다음에 미래의 마하 깟사빠 존자는, 현겁의*3 꼬나가마나(Koṇāgamana) 부처님과 깟사빠 부처님 사이의 부처님이 안 계신 시기에 바라나시 시의 재가불자의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가 성장하여 결혼을 해서 지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숲을 향해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때 어떤 벽지불이*4 강둑 근처에서 가사를 꿰매고 있었는데, 가장자리를 마무리할 헝겊이 부족해서 미완성인 채로 가사를 접었다.

*주3: 현겁(賢劫. Bhadda-kappa): 현재세(現在世)의 일대겁(一大劫)으로 현인이 나타나 중생을 구제하는 시대. 현겁에서는 까꾸산다(Kakusandha) 부처님, 꼬나가마나(Koṇāgamana) 부처님, 깟사빠 부처님(迦葉佛), 고따마 부처님 모두 네 분의 부처님께서 출현하셨다.

 

*주4: 벽지불(辟支佛): 부처님의 가르침이 없는 시대에, 스승 없이 홀로 수행하여 깨달은 분. “독각(獨覺), 연각(緣覺)”이라고도 한다.

 

지주가 벽지불을 보고 왜 가사를 접었느냐고 물었다. 가장자리를 마무리할 헝겊이 부족해서 그랬다는 벽지불의 대답을 들은 그는, 자신의 옷을 주면서 “존자시여, 이것을 가장자리를 만드는 데 쓰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가 미래생에 궁핍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라고 기도했다.

 

얼마가 지난 후에 지주의 집에서 지주의 누이동생과 아내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 동안 어떤 벽지불이 탁발하러 왔다. 지주의 누이동생은 벽지불에게 음식을 드리면서 “내가 그녀를 1400km 떨어진 곳에서도 만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는데, 여기서 ‘그녀’라고 한 것은 지주의 아내였다. 대문에 서서 그 기도를 들은 아내는 ‘벽지불이 다른 여자가 준 음식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발우를 빼앗아서 음식을 쏟아버리고 벽지불에게 돌려주려고 흙을 담았다. 그것을 본 누이동생은 “이 어리석은 여자야, 나를 학대할 수도 있고, 또 원한다면 나를 때리기까지 할 수도 있겠지만, 한없는 세월 동안 바라밀 공덕을 쌓으신 벽지불의 음식을 쏟아버리고 발우에 흙을 담아 주는 것은 못할 짓이야.”라고 나무랬다.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든 지주의 아내는 “존자시여,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말하고, 용서를 구한 다음 발우의 흙을 쏟아버리고 완전히 씻고서 향기로운 가루를 발랐다. 그리고는 버터와 꿀과 설탕과 참기름으로 발우를 채우고, 찬란한 광채를 발하도록 하기 위하여, 마치 도톰하게 잘 자란 연꽃처럼 하얀 빛깔을 가진 버터를 얹었다. 벽지불에게 발우를 돌려드리면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음식이 빛나는 것처럼, 내 몸도 찬란하게 빛나기를 바랍니다.” 벽지불은 고맙다고 말한 다음 축원을 해 주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갔다. 남편과 아내는 살아 있는 동안 공덕을 쌓았으며, 죽은 다음에 천상에서 다시 태어났다.

 

1.3 바라나시의 장자로서의 생애

 

다시 천상에서의 삶을 마감한 후에, 그 지주는 깟사빠 부처님의 생존 기간 동안 바라나시 시에 사는, 8억 루피의 재산을 가진 대부호인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비슷하게 그의 아내도 다른 대부호인 장자의 딸이 되었다.

 

아들이 성년이 되었을 때, 결혼하기 위하여 그의 집에 바로 그 딸을 데려왔다. 잠복해 있던 과거생에서 행한 악행에 대한 과보로 인하여, 그녀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서 문턱을 넘자마자, 마치 화장실 문이 열린 것처럼 그녀의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풍겨 나왔다. 그 냄새가 지금 막 도착한 신부의 냄새라는 것을 안 장자의 아들은, 도착할 때의 화려하게 성장한 모습 그대로 그녀를 집으로 쫓아버렸다. 이런 식으로 그녀는 대문 안에 들어서자마자 풍겨 나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일곱 군데로부터 쫓겨나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악행의 과보란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그 무렵, 깟사빠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시어 사람들은, 10억 루피가 소요되는 순금 벽돌로 14km 높이의 사리탑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탑이 건설되는 동안 장자의 딸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일곱 군데서 쫓겨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람이다. 내가 오래 살아 무엇 하겠나?”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보석들을 팔아서 생긴 돈으로 가로 50cm, 세로 25cm, 높이 12cm인 황금 벽돌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황색 물감인 웅황(雄黃)과 연꽃 여덟 송이와 함께 황금 벽돌을 가지고 탑이 건설되고 있는 곳으로 갔다.

 

바로 그때 탑 주위를 둘러싸는 부분을 다 쌓았는데 벽돌 한 개가 모자랐다. 그래서 그녀는 벽돌공 십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십장님, 저의 벽돌로 그 틈을 메워 주세요.” 그러자 십장이 대답했다. “오, 장자님 댁 아가씨여, 꼭 필요한 순간에 오셨군요. 아가씨께서 직접 하시지요.”

 

이렇게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허락하자, 장자의 딸은 그 지점까지 올라가서, 접착제에 웅황을 섞은 다음, 그 틈에 벽돌을 넣고 접착제로 고정시켰다. 그리고는 벽돌에 연꽃 여덟 송이를 놓아서 예를 표한 다음 소원을 이렇게 빌었다. “제가 미래에 어느 곳에 태어나든지, 내 몸에서는 백단향의 향기가 나고, 내 입에서는 연꽃 향기가 나게 해 주십시오.” 사리탑에 공손하게 예배하고 그녀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 순간 그녀를 제일 먼저 쫓아 보냈던 부유한 장자의 아들의 머리에 그녀가 떠올랐다. 그때 축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아들은 하인에게 물었다. “한 때 내 집에 시집오려던 장자의 딸이 있었지. 그녀는 지금 어디서 살고 있는가?” 그 장자의 딸이 아직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는 하인의 말을 들은 그는 “벗이여, 가서 그녀를 모셔 오게. 그녀와 함께 축제를 보러 가겠네.”라는 말로 하인들을 그녀에게 다시 보냈다.

 

그들이 장자의 집에 도착하여 인사를 했다. 장자의 딸이 어떻게 왔는지 묻자, 그들은 목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녀는 “형제들이여, 나는 모든 장신구를 사리탑에 보시했기 때문에 장신구가 아무 것도 없어요.”라고 말했다. 하인들이 돌아가서 주인에게 그렇게 보고했다. 주인은 “그대들은 단지 장자의 딸을 데려 오기만 하게. 그녀는 무언가 보석이 있을 걸세.” 다시 그 집에 찾아가서 부하들은 장자의 딸을 데리고 왔다. 장자의 딸이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온 집안에 백단향과 연꽃향이 가득했다.

 

부잣집 아들이 물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에는 그대의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풍겨 나왔었소. 그러나 이제는 그대의 몸에서는 백단향이 나오고 입에서는 연꽃향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요?” 그녀의 덕행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들은 그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라 신심이 향상되었다. “아, 부처님의 가르침은 진실로 사람을 고통의 수레바퀴에서 풀려나게 해 주시는 것이로구나!” 그래서 그는 14km의 황금 사리탑을 벨벳 담요로 쌌다. 탑에 세련미를 더하기 위해, 몇 군데에 금으로 된 붉은 연꽃 모양의 장식을 했는데, 그 꽃은 수레바퀴처럼 컸다. 금으로 만든 연꽃의 줄기는 길이가 6m이었다.

 

1.4 난다 왕으로서의 생애

 

그 생에서 많은 공덕을 쌓고 천수대로 산 다음에 그 부유한 부부는 천상에 태어났다. 다시 거기서 생을 마감한 다음, 남편은 바라나시 시에서 14km 떨어진 마을의 고귀한 가문에서 난다(Nanda)라는 이름의 아들로 태어나서 났으며, 아내는 바라나시 왕의 공주로 태어났다.

 

두 사람이 모두 성년이 되었을 때, 그 고귀한 집의 아들 난다가 사는 마을에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다는 어머니에게 축제에 입고 갈 옷을 달라고 했더니, 입던 옷을 세탁하여 주었다. 아들은 그 옷은 조잡하니까 다른 것을 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다른 옷을 대신 주었다. 그러나 그것도 거칠거칠하기 때문에 싫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이고 거부당하자 어머니가 말했다.

“아들아, 우리는 고귀한 가문이지만 재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좋은 옷이 없단다.”

“그렇다면 어머니, 좋은 옷을 구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대답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네가 오늘 당장 바라나시의 왕이 되기 바란다.”

어머니는 그렇게 상서로운 말을 했다.

 

젊은 난다는 어머니에게 절을 하고 나서 떠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기꺼이 승낙했다. 그러나 그녀가 승낙한 것은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내 아들이 가긴 어디를 가? 갈 데가 없으니, 그냥 집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겠지.” 그러나 운명이 이미 결정되어 있었기에 난다는 마을을 떠나서 바라나시로 갔으며, 왕립 공원의 장중한 돌침대에서 얼굴을 가리고 낮잠을 잤다. 그날은 왕이 서거한 지 이레째 되는 날이었다.

 

그때 대신들은 장례를 마치고 궁정 안마당에서 다음과 같이 회의하고 있었다. “왕에게 아들은 없고 따님 한 분뿐입니다. 왕이 없는 왕국은 있을 수 없습니다. 누가 지배자가 되어야 할까요?” 그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서로를 왕으로 추대했다. “그대가 우리의 왕이 되시오!” “아니오, 그대가 지배자가 되어야 하오.” 그러자 바라문인 왕사가 말했다. “우리가 왕을 뽑는데 후보자가 많아서는 안 됩니다. 왕의 마차를 보내서 적절한 사람을 찾도록 합시다!” 왕사의 제안에 모두 동의를 하자 왕의 마차를 풀어놓고 육군 네 개 사단과 다섯 가지 종류의 악사들을 따라가게 했다.

 

마차는 왕성의 동쪽 성문으로 나가서 왕립 공원을 향해 달렸다. 어떤 사람들은 마차가 습관적으로 공원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이므로 다시 돌아오리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왕사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는 공원으로 들어가서, 난다의 주위를 세 번 돌더니 멈추어 서서 난다가 타기를 기다렸다. 왕사는 발에 덮여 있는 옷을 들치고 그의 발바닥을 본 다음 이렇게 선언했다. “이 분은 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네 개의 대륙과 그에 딸린 2,000개의 섬을 다스릴 만큼 훌륭하신 분이다.” 그리고는 악사들에게 세 번 연주하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난다는 얼굴을 가린 천을 벗고 대신들을 보고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난 다: 그대들은 왜 여기에 왔는가?

대신들: 대왕이시여, 바라나시의 왕위는 대왕의 것입니다.

난 다: 왕은 어디 계신가?

대신들: 왕은 돌아가셨습니다.

난 다: 돌아가신지 얼마나 되었는가?

대신들: 오늘이 이레째 되는 날입니다.

난 다: 돌아가신 왕께는 아들이나 딸이 없는가?

대신들: 대왕이시여, 아들은 없고 따님만 한 분 계십니다.

 

대신들이 그렇게 대답하자 그는 “그렇다면 내가 왕이 되겠소.”라고 말하면서 왕위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대신들은 즉위식을 위한 천막을 치고, 공주에게 성장을 시켜 참석하게 한 다음 정식으로 즉위식을 거행하여 그를 바라나시의 왕이 되게 하였다.

 

그런 다음에 대신들은 은전 천 냥 값이 나가는 옷을 만들어 난다에게 바쳤다. 난다 왕이 이렇게 물었다 “벗들이여, 이것은 무슨 옷인가?” “대왕이시여, 그것은 왕께서 입으실 옷입니다.” 그러자 왕이 물었다. “이것은 단지 조잡할 뿐이오. 좀 더 좋은 옷이 없소?” 대신들이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인간이 사용하는 옷 가운데 이보다 더 좋은 옷은 없습니다.” 난다가 “그대들의 돌아가신 왕께서는 그런 옷을 입으셨는가?”라고 물었다. 대신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난다 왕은 이렇게 말했다. “돌아가신 왕께서는 큰 부자가 아니셨던 것 같군. 황금으로 만든 병에 물을 가득 채워 가지고 오시오. 아주 좋은 옷을 만듭시다.” 대신들이 병을 가져와서 왕에게 드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왕은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한 다음, 손바닥에 물을 받아서 동쪽으로 뿌렸다. 그러자 거대한 대지를 뚫고 여덟 그루의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나무가 솟아올랐다. 남쪽과 서쪽과 북쪽을 향해서도 그렇게 했다. 각 방향에서 나무가 여덟 그루씩 솟아올랐다. 그래서 네 방향에 모두 32그루의 나무가 생겼다. 난다 왕은 하반신에 성스러운 옷을 입고, 상반신에도 다른 성스러운 옷을 입었다. 그리고는 북을 울리게 하고는 이렇게 선언했다. “난다 왕의 나라에 사는 여인들은 실을 짤 필요가 없을 지어다.” 그는 스스로 왕이 사용하는 흰 우산도 장식품으로 치장을 한 다음, 코끼리의 등에 올라타고 왕성으로 들어가서, 궁전의 테라스 위로 올라가서 위대한 왕의 삶을 즐겼다.

 

난다가 왕으로서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몇 년간 즐긴 다음에, 그의 삶을 본 왕비는 “새로 짓는 공덕이 거의 없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왕을 불쌍히 여겼다. 왕이 왜 불쌍히 여기는지 왕비에게 묻자, 이렇게 회상시켜 주었다. “당신의 호사스런 생활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과거생에 신심을 가지고 참으로 덕행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지금 당신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왕이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가 누구에게 보시해야 하겠소? 보시를 받을만한 덕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소!” 왕비가 대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인도에 아라한이 안 계신 것이 아닙니다. 왕께서는 보시할 물건을 준비하십시오. 저는 보시를 받을 만한 훌륭한 분을 모셔 올 테니까요.”

 

다음 날 왕은 왕성의 동쪽 대문에 공양을 준비했다. 왕비는 아침 일찍 계를 지키겠다는 서약을 하고, 동쪽을 향해서 엎드려서 입으로 이렇게 초대했다. “동쪽에 아라한들이 계시다면, 오셔서 저희들의 공양을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쪽에는 아라한이 없어서 아무도 오지 않았다. 준비한 공양은 가난한 사람들과 거지들에게 주었다. 다음 날에는 유사한 행사가 남문에 준비되었다. 사흘째에는 서문에서 준비되었다. 그러나 그쪽에서도 아라한이 없었기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네 번째 날에는 북문에 보시할 준비를 하고, 왕비가 전처럼 초청하자, 모두 빠두마와띠 왕비의 아들인 500명의 벽지불 중의 가장 나이 많은 마하빠두마 벽지불이 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우 벽지불들이여, 난다 왕이 그대들을 초대했다. 초대를 즐거이 받기로 하자!” 고귀한 분들은 기꺼이 초대를 받고, 아노땃따(Anotatta) 호수에서 세수를 하고, 공중으로 날아서 왕성의 북문으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왕에게 가서 “대왕이시여, 500분의 벽지불이 도착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왕은 왕비를 대동하고 벽지불들에게 가서 합장하면서 그들을 환영했다. 왕은 발우를 들고 500명의 벽지불을 왕궁의 위쪽 테라스로 모시고 공양을 올렸다. 공양이 끝난 다음, 왕은 그들 중 가장 나이 많은 분의 발 앞에 앉고, 왕비는 가장 젊은 분의 발 앞에 앉아서 이렇게 청했다. “존자들이시여, 여러분들께서 저희들이 드리는 필요한 물품을 받으시면서 저희들의 공원에 머물러 주십시오. 그러면 저희들의 공덕도 쌓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바라나시 시의 공원에 머문다고 약속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왕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자, 왕은 왕립 공원에 500채의 집, 500개의 경행로 등 완전한 숙박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그들이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비구의 네 가지 필수품도*5 제공되었다.

 

*주5: 비구의 네 가지 필수품: 수행승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네 가지 물건. 음식, 옷, 약, 침구 또는 거처하는 집. 시공불교사전 참조.

 

공양이 얼마간 그런 식으로 계속되었을 때, 국경 지방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왕은 국경 지방의 반란을 진압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자신이 없는 동안 벽지불들을 잘 돌보아 드리라고 왕비에게 부탁했다.

 

왕이 지시한 대로 왕비는 벽지불들에게 네 가지 필수품을 공급하면서 정성껏 후원했다. 얼마 후 왕이 돌아오기 직전에, 벽지불들이 생을 마감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가장 나이 많은 마하빠두마는 밤새도록 선정에 든 다음에, 나무로 만든 허리 받침에 기대어 선 채 무여의열반(無餘依涅槃)에 들었다.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벽지불들도 반열반에 들었다.

 

다음 날, 왕비는 꽃을 흩뿌려서 공기를 향기롭게 만들어 벽지불들의 자리를 마련해 놓고,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이 오는 기미가 안 보이자, 이렇게 말하면서 남자 시종을 보냈다. “가서 고귀한 분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슨 불편한 일이 생겼는지 알아보아라.”

 

시종이 공원으로 가서 마하빠두마 벽지불을 찾으려고 그의 숙소 문을 열어보았지만 거기 없었고, 경행로에 가니 나무 난간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종은 제일 나이 많은 벽지불에 게 인사를 드리고 “존자시여, 공양 드실 시간입니다!”라고 말했다. 반열반에 들어서 몸이 차가워진 생명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답을 하겠는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벽지불께서 주무시고 계신다고 생각한 시종은 가까이 다가가서 벽지불의 발등에 손을 대어보았다. 그렇게 해 보니 발이 차고 딱딱해서 벽지불이 반열반에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벽지불과 세 번째 벽지불에게도 갔다. 그렇게 알아보고 나서 그는 벽지불들이 모두 완전히 소멸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궁전으로 돌아오자 왕비가 물었다. “벽지불들께서는 어디에 계시는가?” “왕비님, 그들은 모두 반열반에 드셨습니다.” 시종이 대답했다. 왕비는 슬피 울면서 사람들을 데리고 왕성에서 왕립 공원으로 가서 장례식을 거행하고 화장을 했다. 또한 사리를 거두어서 사당을 지어서 안치했다.

 

국경 지방을 평정하고 왕성으로 돌아온 왕은 마중 나온 왕비를 보고 물었다. “친애하는 왕비여, 벽지불들을 잘 돌보아 드렸소? 고귀한 분들께서는 건강하시오?” 그들이 모두 반열반에 드셨다는 왕비의 대답을 들은 왕은 충격을 받고 이렇게 숙고했다. “이러한 현자들에게조차 죽음이라는 자연현상이 일어나는구나! 어찌 우리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왕은 왕성으로 돌아가지 않고 왕립 공원으로 곧장 갔다. 그는 큰 아들을 불러서 왕위를 넘겨주고 자신은 은둔자(부처님 시대의 비구 같은 것)가 되었다. 왕비도 “왕이 은둔자가 되었으니 내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생각하면서, 왕을 따라서 왕립 공원에서 여자 고행자가 되었다. 선정을 성취한 두 사람은 모두 범천에서 다시 태어났다.

 

2. 마지막 생에서의 고행자 생활

 

 

그들이 범천계에 있는 동안 우리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현하는 시기가 도래하였다. 그때 미래의 마하 깟사빠인 어린 삡빨리(Pippali)가 마가다 왕국의 마하띳타(Mahātittha) 마을의 바라문 동네에 사는 까삘라(Kapila)라는 부유한 바라문의 부인의 자궁에 임신이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미래의 밧다까삘라니(Bhaddākāpilānī)인 그의 아내는 같은 마가다국의 사갈라(Sāgala) 시에 있는 또 다른 바라문인 꼬시야(Kosiya) 가문의 부유한 바라문인 아내에게 임신이 되었다.

 

그들이 자라서 젊은 삡빨리가 20살이고 밧다까삘라니가 16살이 되었을 때, 삡빨리의 부모님은 아들이 혼기가 되었기 때문에 강제로 혼인시키려고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도 이제 가족을 거느릴 때가 되었다. 우리의 가문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삡빨리는 범천계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내 귀에 들리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시는 동안은 같이 살겠지만, 부모님께서 떠나신 다음에는 출가하여 은둔자가 될 것입니다.” 이삼 일 후에 부모는 다시 그를 설득했다. 아들은 여전히 단호했다. 또 다시 설득했지만 그것도 묵살되었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어머니는 강요했다.

 

끈덕지게 어머니가 강요하자 삡빨리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출가를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지를 어머님께서 아시도록 해 드려야 하겠다.” 그래서 금세공인들에게 14,200g의 금을 주면서 소녀상을 조각해 달라고 했다. 소녀상이 만들어지자 깨끗이 씻은 다음에 빨간 옷을 입히고 화려한 꽃과 찬란한 장신구로 치장을 했다. 그리고는 어머님을 모셔 와서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 저는 이 조각처럼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야만 결혼할 것입니다. 그런 소녀를 못 만난다면 결혼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문인 어머니는 현명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했다. “내 아들은 공덕을 쌓았고, 보시행을 했으며, 고귀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 그가 과거생에 그렇게 많은 공덕을 쌓았다면 혼자 쌓았을 리 없다. 틀림없이 함께 공덕을 쌓은, 황금 조각상처럼 아름다운 훌륭한 여인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여덟 명의 바라문을 불러서 그들에게 인사를 한 다음, 황금 조각을 마차에 태우고 이렇게 말했다. “형제들이여, 아름다운 소녀를 찾으러 떠나십시오. 여러분들이 우리와 계급과 혈통과 재산이 동등한 가문에서 이 황금 조각을 닮은 소녀를 보거든, 이 조각을 선물 즉 예물로 주세요.” 이 말과 함께 그녀는 바라문들을 떠나보냈다.

 

여덟 명의 바라문은 이렇게 말하면서 받아들였다. “이런 일이야말로 우리처럼 현명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다.” 그들은 마을을 떠나서 어느 쪽으로 갈지 서로 상의했다. “맛다(Madda) 지방이야말로 미녀들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로 가기로 하자.” 그래서 그들은 그 지방에 속해 있는 사갈라 시로 갔다. 그들은 조각을 그 도시의 목욕하는 개울가에 갖다 놓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부유한 바라문의 딸인 밧다(까삘라니)의 하녀가 그녀를 목욕시키고 장신구로 치장해 준 다음 호사스런 방에 남겨 두고 목욕하는 개울가로 갔다. 조각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내 주인아가씨가 나보다 먼저 왔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녀는 그녀에게 잔소리를 쏟아 부었다. “야, 이 꼬마 고집쟁이 여자야! 왜 여기 혼자 와 있어?” 그녀가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면서 조각을 주인아가씨로 착각하고 손을 치켜들어 때리자, 그녀의 손바닥이 마치 돌로 만든 벽을 때리는 것처럼 몹시 아팠다. 하녀는 뒷걸음치면서 이러한 거친 말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런! 내가 이 돌덩이 같은 여자를 내 주인아가씨로 알았으니 나도 참 멍청하기도 하지! 하지만 이 여자의 미모는 내 주인아가씨의 발밑에도 못 미쳐!”

 

그 말을 들은 여덟 명의 바라문은 하녀를 에워싸고 물었다. “너의 주인아가씨가 그렇게 아름다우냐?” 하녀는 이렇게 반박했다. “이 여자가 아름답다고요? 내 주인아가씨는 이 여자보다 백배, 천배 아름다워요. 그녀가 12평 넓이의 방에 앉아 있으면, 그녀의 피부의 색깔 때문에 불을 켤 필요도 없어요.” 바라문들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이 가 보자!” 그들은 황금 조각과 함께 하녀를 따라서 꼬시야 가문의 부유한 바라문의 집으로 가서 대문 밖에 서서 자신들의 방문을 알렸다.

 

주인인 바라문은 그들을 잘 대접한 다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마가다 왕국의 마하띳타 마을의 부유한 까삘라 바라문의 집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주인이 무슨 일로 왔는지 묻자 자신들의 목적을 이야기했다. 꼬시야 바라문이 대답했다. “벗들이여, 그것은 환영받을 목적입니다. 까삘라 바라문은 출생과 가문과 재산이 나와 동등합니다. 나는 우리 딸을 신부로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약속하면서 꼬시야 바라문은 황금 조각을 받았다. 방문한 바라문은 사람을 보내서 “신부를 발견했으니 결혼식 준비를 하십시오.”라고 전하게 했다.

 

삡빨리의 하인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그 소식을 주인에게 전하면서 “황금 조각을 닮은 신부를 찾았답니다. 이제 결혼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삡빨리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 여자를 구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지금 저들은 신부를 찾았다고 하는구나! 내가 그녀를 원하지 않으니 편지를 써서 보내야 하겠다.” 그래서 그는 아무도 모르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나는 친애하는 아가씨가 동등한 출생과 가문과 재산을 가진 다른 적절한 남자와 결혼하기를 바라오. 나는 숲으로 가서 은둔자의 삶을 살 사람이오. 그대가 나중에 비통해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오.”

 

그리고서 그 편지를 비밀리에 밧다에게 보냈다.

 

부유한 바라문의 딸 밧다가 부모님이 자기를 마가다 왕국의 마하띳타 마을의 부유한 바라문인 까삘라의 아들 삡빨리에게 시집보내려 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 그녀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모르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저는 당신이 당신과 동등한 출생과 가문과 재산을 가진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를 바랍니다. 출가하여 여자 은둔자가 될 사람인 저는, 당신이 나중에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그 편지를 비밀리에 삡빨리에게 보냈다.

 

양쪽의 심부름꾼들이 중간에서 만났을 때, 밧다의 하인들이 물었다. “벗들이여, 그대들이 가지고 가는 편지는 누구로부터 누구에게로 가는 것입니까?” 삡빨리의 부하들이 솔직하게 “우리의 주인인 삡빨리님이 밧다님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들이 물었다. “그대들은 누구의 편지를 누구에게 가지고 갑니까?” 밧다의 부하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 “우리의 주인아가씨가 삡빨리님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양쪽의 심부름꾼들이 합의해서 편지를 뜯어서 읽어보고는, 편지의 내용이 심각하게 영적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서 “신랑과 신부라는 사람들이 하는 짓 좀 보게!”라고 말했다. 그리고서 그들은 양쪽의 편지를 찢어서 숲 속에 던져 버렸다. 그 다음에 그들은 서로 기뻐하고 답례로 주고받는 내용의 편지를 새로 써서 각각 상대방에게 보냈다. 이리하여 본인들이 결혼하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부모와 중매인이 획책한 대로, 부유한 장자의 아들인 삡빨리와 다른 부유한 장자의 딸인 밧다의 결혼 날짜는 다가왔다.

 

2.1 시들지 않는 화환

 

결혼하는 날 그들은 각각 화환을 가지고 와서, 그는 그의 것을,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것을 그들의 침대 가운데에 놓았다. 저녁 식사 후 그들은 동시에 그들의 침대 위로 올라가서, 삡빨리는 오른쪽으로, 밧다는 왼쪽으로 누었다. 그들은 “자기 쪽에 있는 화환이 시든 사람은 음탕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간주될 것이다. 그리고 화환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라고 약속했다. 그들 둘은 모두 무의식적으로라도 상대방을 건드리지 않기 위하여 밤새도록 한 숨도 잘 수가 없었다. 화환은 시들지 않았다. 그들은 낮에도 기쁨을 나타내는 옅은 미소조차 짓지 않으면서 오누이처럼 지냈다.

 

2.2 엄청나게 부유한 생활

 

부유한 아들과 부유한 딸은 둘 다 감각적 쾌락을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초연하게 살았으며, 집안의 재산 관리에도 간여하지 않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부터 관리했다. 삡빨리의 재산은 어마어마해서 금과 은을 돈으로 환산하면 8억7천만 루피였다. 그가 매일 몸을 마사지하고 버리는 금가루를 모은다면 1.5되 정도가 될 것이었다. 그가 소유한 농사용 댐은 60개였고, 농장의 넓이는 12요자나이었다. 그의 하인들과 노동자들의 거주지로 14개의 큰 마을이 있었으며, 코끼리 부대 14개 사단, 기병 14사단과 마차 부대 14사단을 보유했다.

 

2.3 삡빨리와 그 아내의 영성

 

어느 날 부자 삡빨리는 호화롭게 치장된 말을 타고 자신의 농장으로 가서 농장의 변두리에 멈춰 있었는데, 까마귀와 새들이 지렁이와 곤충을 쪼아 먹는 것을 보았다. 하인들에게 까마귀와 새들이 무얼 먹고 있느냐고 물으니, 하인들은 그들이 지렁이와 곤충을 먹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다시 물었다. “까마귀들과 새들의 악행은 누구 책임인가?” 하인들은 “주인님, 농장은 주인님을 위해서 경작되고 있는 것이니, 그 악행의 책임은 주인님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은 삡빨리의 영성을 자극하였다. 그래서 그는 심각하게 이렇게 숙고했다. “까마귀들과 새들의 악행이 나의 책임이라면, 8억7천만 루피의 값어치가 나가는 나의 금과 은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 12요자나에 달하는 광활한 농장, 60개의 농사용 댐과 노동자들의 거주지인 14개의 큰 마을을 보유하고 있는 나의 재산도 마찬가지이다. 실로 아무 쓸모가 없다! 그러니 이 모든 재산을 아내인 밧다까삘라니에게 넘겨주고 나는 출가하여 비구가 되어야 하겠다!”

 

그 순간 아내인 밧다까삘라니는 큰 항아리 세 개에 들어 있던 참깨를 멍석에 깔아 놓고 햇볕에 말리고 있었다. 하녀들에게 둘러 싸여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까마귀와 새들이 참깨벌레를 쪼아 먹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하녀들에게 물어서 새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질문을 계속해서, 모든 일은 그녀를 위해서 행해지는 것이므로, 새들의 악행은 자신의 책임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이렇게 숙고했다. “아, 나는 단지 7자의 옷을 입고 밥 한 그릇만 먹으면 충분하다. (나는 7자 이상의 옷을 입을 수 없고, 밥 한 그릇 이상을 먹을 수 없다.) 내가 다른 것들이 행한 악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1,000번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 남편이 돌아오면 모든 재산을 그에게 주어 버리고, 나는 가정생활을 떠나서 비구니가 되어야 하겠다.”

 

2.4 부부의 출가

 

부자 삡빨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목욕을 하고, 테라스 위로 가서 고귀한 신분인 사람만이 앉을 수 있는 높은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장자를 위한 성찬이 전륜성왕의 잔칫상처럼 차려져서 나오기 시작하였다. 둘 다 부자인 삡빨리와 그의 아내 밧다까삘라니는 식사를 했고, 하인들이 물러간 다음, 그들은 자신들이 쉬는 조용한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그 다음에 그들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삡빨리: 밧다 부인, 당신이 이 집에 올 때 가지고 온 재산이 얼마요?

밧다: 내가 가지고 온 재산은 수레 55대분이에요.

삡빨리: 당신이 가지고 온 재산과 지금 현재 이 집에 있는 8억7천만 루피 어치의 재산과, 60개의 농업용 댐 등 모두를 당신에게 맡기겠소.

밧다: 어마나, 그럼 당신은 어디 가세요?

삡빨리: 부인, 나는 은둔자가 되겠소.

밧다: 오, 낭군님, 저도 당신이 돌아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 또한 여성 출가자가 되겠어요.

 

바라밀 공덕을 타고 태어난 이 두 인물에게,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 삼계의 중생들이라는 것은 불타고 있는 세 채의 초가 오두막집들과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 두 위대한 인물은 시장에 가서 가사와 발우를 사오고, 서로가 상대방의 머리를 깎아 주었다. “세상으로부터의 우리들의 출가를 고귀한 아라한들에게 바칩니다.”라고 말하면서, 왼쪽 어깨에 발우가 든 자루를 메고 테라스를 내려왔다. 집 안에 있던 하인들이나 노동자들은,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바라밀행을 떠나는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

 

두 사람은 마하띳타 바라문 마을을 떠나서 하인들 마을 대문을 지나갈 때, 하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보고 자신들의 주인과 주인마님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그들의 발 앞에 쓰러져 몹시 울면서 슬프게 애원했다. “주인님과 주인마님, 왜 우리를 이렇게 난감하게 만드십니까?” 커플은 대답했다. “우리는 삼계의 존재가 초가 오두막집에 불난 것과 같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은둔자가 되었다. 만약 우리가 너희들을 한 명씩 노예에서 해방시켜 준다면 10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가서 머리를 감고 노예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살아라.”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하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뒤로 하고 떠났다.

 

2.5 서로 헤어지다

 

고귀한 테라인 삡빨리는 앞서 가면서 이렇게 숙고했다.

 

“인도 전체만큼이나 귀중하고 아름다운 이 밧다까삘라니 테리가 나를 계속 따라 오고 있다. 누구라도 우리를 ‘저 두 사람은 고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면서, 은둔자가 된 다음에도 헤어지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오해할 만하다. 만약 누가 우리를 오해한다면, 그는 나쁜 곳에 떨어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아름다운 여인인 밧다까삘라니 테리를 떼어 놓아야 한다.”

 

앞서가다가 고귀한 테라는 두 갈림길을 만나자 멈춰 섰다. 뒤따라오던 밧다 테리도 존경하는 마음으로 합장하고 멈춰 섰다. 고귀한 테라는 테리에게 말했다. “밧다 스님, 스님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나를 따라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이들 두 인물은 고행자 생활을 하면서도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구나.’라고 잘못 생각하여 우리를 불쾌하게 만들고, 그 과보로 나쁜 곳에 태어날 수가 있소. 그러니 이 두 갈래 길 중에서 아무 쪽이나 택하시오. 나는 스님이 택하지 않은 길로 가겠소.”

 

밧다 테리도 이렇게 대답했다. “아, 네, 스님. 여자란 비구에게 해롭지요. 사람들도 고행자가 된 다음에도 헤어지지 못한다고 우리를 비난할 것이고요. 스님께서 길을 택하시면 저는 다른 길로 가겠어요.” 그리고 그녀는 정확하게 세 번을 돌고난 다음, 테라의 앞과 뒤와 왼쪽과 오른쪽 네 방향에서 정중하게 다섯 가지 종류의 예를 표했다. 그녀는 합장한 손을 올리고 이렇게 말했다. “100겁 전에 시작된 우리의 사랑과 친교는 오늘로 끝입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스님이 더 귀하게 태어나셨으니 오른쪽 길이 어울립니다. 우리 여자들은 덜 귀하게 태어났으니 왼쪽이 알맞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왼쪽 길로 갔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길로 걸어가자, 대지가 우르르쿵쾅 하는 소리를 내면서 진동을 했는데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세계의 산들과 메루산을 품을 수는 있지만, 이 경이적으로 훌륭한 두 분의 덕성을 품지는 못하는구나!” 하늘에서도 천둥소리가 들렸다. 세계의 산들과 메루산은 지진 때문에 점점 더 높아졌다.

 

2.6 부처님과의 만남

 

그때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신 다음에 첫 번째 안거를 지내신 다음, 왕사성에 오셔서 죽림정사에서 편안하게 거주하고 계셨다. (아직 까삘라성(Kapilavatthu)을 방문하기 전이었다.) 부처님께서 사원 내에 있는 향실에 계셨는데, 대지가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셨다. 대지가 누구를 위해서 흔들렸는지 숙고해 보시고는 이렇게 아시게 되었다. “자신들의 견줄 데 없는 재산을 단호하게 포기하고 고행자가 되어서, 인생을 나에게 바치는 젊은 남자 삡빨리와 젊은 여자 밧다까삘라니의 공덕의 힘 때문이로구나. 진동은 그들이 헤어지는 갈림길에서 일어났다. 내가 할 일은 그들에게 호의를 베풀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향실에서 나오셔서 몸소 발우와 가사를 들었다. 그리고는 80명의 대제자 중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마중하기 위하여 10.5km의 거리를 혼자 걸어가셨다. 부처님께서는 왕사성과 날란다 사이의 바후뿟따까(Bahuputtaka)라고도 불리는 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이때의 특이 사항은 부처님을 뵌 적이 없는 마하 깟사빠 존자의 신심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부처님께서 단순히 두타행을 하는 무명의 비구처럼 앉아 계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부처님의 32상과 자연적으로 발산되는 광채를 감추지 않으시고, 40m 앞까지 비치는 휘황찬란한 후광을 보이시며 앉아 계셨다. 잎으로 만든 우산, 혹은 수레바퀴, 혹은 뾰족탑의 박공(牔栱)만 한 크기의 후광은, 마치 천 개의 달 혹은 천 개의 태양이 환하게 떠오르는 것처럼 숲속의 길 전체를 밝히면서, 여기저기를 번갈아 가며 비췄다. 그러므로 숲속의 길 전체는, 마치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혹은 다섯 가지 종류의 연꽃이 무리지어서 여기저기 피어있는 연못처럼, 위대한 분의 32상의 광채로 영롱한 기쁨이 흘러넘쳤다. 보리수 줄기는 원래 흰색이고, 나뭇잎은 녹색이며 오래 된 잎은 붉은 색이었겠지만, 부처님의 몸에서 발산되는 광채로 인하여, 바후뿟따까 보리수의 수많은 가지들은, 마치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찬란한 빛으로 목욕을 한 것처럼, 그날은 온통 황금빛과 노란색이었다.

 

마하 깟사빠 테라는 생각했다. ‘이 존경스러운 분은 내 스승이신 부처님임에 틀림없다. 실로 나는 바로 이 스승님께 헌신하기 위하여 비구가 되었다.’ 테라는 부처님을 발견한 곳, 걸어가 멈추어 선 곳, 그리고 몸을 숙이고 가까이 다가 간 곳, 이 세 군데에서 부처님께 정중하게 예를 올렸으며, 이렇게 세 번 선언함에 의해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훌륭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저의 스승이시며, 저는 스승님의 제자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만약 네가 대지에게 그렇게 장중하게 경의를 표했다면, 대지는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과거의 부처님들처럼 잘 살아온 나는, 그러한 헤아릴 수 없는 나의 품성을 잘 아는 네가, 아무리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엄청난 경의를 표한다고 할지라도 나의 털끝 하나도 까딱하게 할 수 없느니라.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앉아라. 내가 너에게 유산을 물려주겠노라.” (원주: 이는 앙굿따라 니까야 일집(一集)의 에따닥가(Etadagga)의 주석서, 마하 깟사빠 장로게경(Theragāthā), 장로니게경(Therīgāthā)의 짯딸리사 니빠따(Cattālīsa Nipāta)에 나와 있는 해설이다.)

 

한편 인연품(因緣品)의 깟사빠상응(迦葉相應)의 찌와라(Cīvara)경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깟사빠 대장로가 장중하게 제자임을 세 번 선언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깟사빠여, 만약 어떤 사람이 모든 심성을 완벽하게 갖춘 제자를, 모르면서 나는 안다고 말하거나, 보지 못하면서 나는 본다고 말한다면, 그의 머리가 떨어질 것이다.”

 

(원주: 이는 다음과 같은 뜻이다. 불교가 아닌 종교의 스승이, 마하 깟사빠처럼 모든 심성을 구비하고 있으면서 신심이 지극히 돈독한 제자가 지극한 예를 표했을 때, 실제로는 자신이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면서, 안다 혹은 본다고 말하면서 제자를 받아들인다면, 그 스승의 머리는 익은 야자열매가 줄기에서 떨어지듯 목에서 떨어질 것이다. 아니면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원주: 여기에 설명을 추가한다면 다음과 같다. 만약 마하 깟사빠 테라가 그러한 신심으로 넓은 바다에 그런 위대한 존경을 표한다면, 바닷물은 마치 시뻘겋게 달군 냄비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증발해 버릴 것이다. 만약 그가 세상의 산을 향해 존경을 표한다면, 그것은 겨로 만든 공처럼 산산조각 날 것이다. 만약 그가 메루산을 향해 존경을 표한다면, 그것은 마치 까마귀가 부리로 쪼아버린 밀가루 반죽 덩어리처럼, 부서지고 내동댕이쳐 질 것이다. 만약 그가 대지를 향해 존경을 표한다면, 마치 커다란 잿더미가 바람이 흩날리듯 대지의 흙이 흩어질 것이다. 그러한 힘이 있는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대장로의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 부처님의 정강이의 털끝 하나 까딱하게 할 수 없었다. 마하 깟사빠 테라는 말할 것도 없고, 대장로와 동등한 비구 몇 천 명이 예를 표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의 존경심의 표현은 부처님의 정강이의 가느다란 털끝 하나조차 까딱하게 할 수 없었고, 세존의 누더기로 만든 가사의 실오라기 하나조차 흔들지 못할 정도로 미약했다. 부처님의 위력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다.)

 

2.7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비구가 되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앉아라. 너에게 유산을 물려주겠노라.”라고 말씀하시면서 부처님께서는 대장로에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 가르침을 주셨다. (깟사빠상응의 찌와라 숫따에 의함.)

 

“깟사빠여, 너는 ‘선배 비구나 후배 비구나 동료 비구들을 대함에 있어서, 부끄러워함(hirī)과 두려워함(ottappa)을 지니고 살아가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수행해야 한다.”

 

“깟사빠여, 너는 ‘나는 선업에 대한 모든 가르침들을 경청하겠다. 나는 공손하게 숙고하고 잘 지니면서 이 모든 가르침들을 주의 깊게 경청하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수행해야 한다.”

 

“깟사빠여, 너는 ‘행복감을 동반하는 몸에 대한 사띠가 나를 버리는 일을 결코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수행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 가지 가르침들을 그에게 주었다. 마하 깟사빠 테라도 그것들을 공손하게 받았다. 이 세 가지 가르침을 주는 것은 대장로를 신참 비구로서의 구족계와*6 고참 비구로서의 구족계를 동시에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의 구족계는 부처님의 교단에서 마하 깟사빠 존자만이 유일하게 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를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구족계를 받음”이라고 한다.

 

*주6: 구족계(具足戒): 비구와 비구니가 받아 지계야 할 온전한 계율.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 『시공불교사전』, 곽철환 편저, 시공사. 2003, 74쪽 참조. (상좌불교에서는 비구니 311계. Ministry of Religious Affairs, 『A Dictionary of Buddhist Terms』, Yangon, Myanmar, 2006, 182쪽 참조)

 

(원주: 여기서 부처님께서는 깟사빠 대장로에게 세 가지 가르침들을 주시고 비구로서 받아들이셨다. 이 세 가지 중에 첫 번째 것은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너는 너보다 나이 혹은 법랍이 많은 선배 비구나, 너보다 젊은 후배 비구나, 너와 동등한 비구들을 대함에 있어서, 부끄러워함과 두려워함이라는 두 가지 덕목을 계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다. 이 첫 번째 가르침에서 마하 깟사빠 테라는, 자신이 바라문에 속하기 때문에, 출신에서 생기는 자부심을 버려야함을 배웠다.)

 

(원주: 두 번째 가르침은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너는 완전무결한 가르침들을 경청하고 있는 동안, 가르침의 처음과 중간과 끝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너의 두 개의 귀 즉 지혜의 귀와 육체적인 귀를, 공손하고도 주의 깊게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이다. 이 두 번째 가르침에서 대장로는, 자신이 최고로 지성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방대한 지식에서 샘솟는 오만을 버려야함을 배웠다.)

 

(원주: 세 번째 가르침은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너는 초선정 즉, 몸에 대한 사띠 그리고 들이쉬고 내쉬는 숨의 느낌에 대한 사띠에 의해 생기는 행복감을 동반하는 선정이, 너의 인식 과정으로부터 달아나지 않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이다. 이 세 번째 가르침에서 대장로는, 자신이 너무나 잘 생겼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함을 배웠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바후뿟따까 보리수 밑에서 마하 깟사빠를, 가르침을 듣고 구족계를 받은 비구로 만든 다음, 부처님께서는 고귀한 대장로를 뒤따르게 하고 걷기 시작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위대한 인물의 몸이 갖고 있는 32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뛰어나게 장엄하신 반면에, 마하 깟사빠 테라는 7가지 상을 갖추어서 품위가 있었다. 마치 큰 황금으로 만든 배를 뒤쫓아 가는 작은 황금 배처럼, 마하 깟사빠 테라는 부처님의 뒤를 가까이 따라갔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간 다음에 부처님께서는 큰길로부터 벗어남에 의해 나무 밑에 앉아서 쉬고자 함을 깟사빠에게 넌지시 알렸다. 스승께서 앉고 싶어 하시는 것을 안 대장로는, 자신의 대단히 부드러운 겉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서 바닥에 깔고 말했다. “세존이시여, 장엄하신 부처님이시여, 여기 앉으십시오. 세존께서 여기에 앉으신다면 저는 오랫동안 행복해 할 것입니다.”

 

2.8 가사의 교환

 

네 겹으로 접힌 겉 가사에 앉으시면서, 연꽃 색깔의 가사 가장자리를 만져보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낡은 헝겊 조각으로 만든 너의 이 겉 가사는 참으로 부드럽구나!”

 

(원주: 여기서 “왜 부처님께서 칭찬의 말씀을 하셨을까?” 그 대답은 이렇다. “왜냐하면 그와 가사를 교환하시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원주: “왜 부처님을 가사를 바꾸려고 하셨을까?” 그 대답은 이렇다. “왜냐하면 대장로를 그의 지위에 올려놓으시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원주: “사리불과 목건련도 그러한 지위에 올려놓으셨지 않았는가?”라고 따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대답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 그들도 그런 지위에 올랐었다. 그러나 부처님께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들 두 명의 상수제자들은 오래 살지 못하고 나보다 먼저 반열반에 들 것이다. 그러나 깟사빠는 120세까지 살 것이다. 내가 반열반에 들어간 지 4개월 후에 칠엽수(七葉樹)가 자라는 동굴 속에서, 그는 법(法, Dhamma)과 율(律, Vinaya)을 함께 합송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나의 가르침이 5,000년 동안 지속되도록 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내가 그를 내 자리에 앉히면 비구들이 그에게 복종할 것이다.” 이러한 사유로 부처님께서는 대장로를 부처님의 지위를 차지하게 하려고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가사를 바꾸시려고 하셨던 것이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마하 깟사빠의 가사를 칭찬하신 연유이다.)

 

어떤 사람이 발우나 가사가 좋다고 찬탄하는 말을 하면, “존자여, 이 발우를 가지십시오.” 혹은 “존자여, 이 가사를 받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 고귀한 대장로의 천성이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 나의 겉 가사의 부드러움을 찬탄하셨으니, 내 가사를 입으려고 하시는구나.’라고 알아차린 대장로는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장엄하신 부처님이시여, 이 겉 가사를 입으시옵소서.”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그러면 너는 어떤 가사를 입으려 하는가?”라고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대장로는 “부처님께서 입고 계신 것을 받는다면 그것을 입겠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 깟사빠여,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이 누더기로 만든 가사는 내가 오래 사용하여 아주 낡았다. 실로 내가 그것을 집어 들었던 그날, 나는 이 대지가 바닷가까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덕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렇게 낡아빠진 가사를 입을 수 없다. 스스로 불법을 수행하는 사람들과 그런 복장에 천성적으로 익숙한 사람들만이 그것을 입을 자격이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부처님께서는 마하 깟사빠의 가사 대신에 자신의 것을 주셨다. 이렇게 가사를 바꾼 다음에, 부처님께서는 대장로의 가사를 입으시고, 대장로는 부처님의 것을 입으셨다. 바로 그 순간 대지가 바닷가까지 격렬하게 흔들렸는데, 대지가 비록 마음과 의도가 없지만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하시기 어려운 일을 하셨습니다. 과거의 어느 부처님도 자신의 가사를 제자에게 주어 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덕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3. 깨달음의 획득과 호칭

 

마하 깟사빠 존자에게는 단지 부처님의 가사를 받은 것만으로는 아무런 오만한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는 결코 “이제 나는 세존께서 사용하시던 가사를 얻었다. 이제 더 높은 도(道)와 과(果)를 얻기 위해 힘써 노력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에,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13가지 두타행을 기꺼이 실천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수행에 관한 법을 향상시키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기에, 그는 겨우 7일간만 범부로 있다가, 8일째 되는 날 이른 새벽에 사무애해(四無碍解)와*7 함께 아라한이 되었다.

 

*주7: 사무애해(四無碍解): 빠알리어로 “Paṭisambhidā-magga ñāṇa”이며, 영어로는 "The fourfold Analytical Knowledge"이다. 분명하게 구분해서 아는 네 가지 분석적인 통찰지인데 다음과 같다.

① 의무애해(義無碍解, attha paṭisambhidā): 말하려는 의미나 결과를 자세히 구분해서 아는 지혜. 결과는 특히 조건에 의존하는 모든 것, 열반, 단어의 뜻, 업의 과보, 단지 작용만 하는 마음 모두 다섯 가지를 말한다.

② 법무애해(法無碍解, dhamma paṭisambhidā): 말 자체나 원인을 자세히 구분해서 아는 지혜. 원인은 특히 과보를 가져오는 모든 원인, 성스러운 도, 말한 것, 선업, 불선업 모두 다섯 가지를 말한다.

③ 사무애해(詞無碍解, nirutti paṭisambhidā): 여러 가지 언어 특히 빠알리어를 자세히 구분해서 아는 지혜.

④ 변무애해(辯無碍解, paṭibhāna paṭisambhidā): 위의 세 가지 모든 지혜에 대해 자세히 구분해서 아는 지혜. 즉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것에 관한 비유, 근거, 적당한 단어를 사용하여 가르치는 지혜를 말한다.

지혜가 뛰어난 제자들은 아라한이 됨과 동시에 사무애해를 가진 아라한이 된다. 예를 들면 사리뿟따 장로, 쭐라빤따까 장로, 담마딘나 장로니 등이다. 예외적으로 아난다 장로는 수다원이 될 때 사무애해를 갖게 되었으며, 재가자인 찟따 장자도 아나함이면서 사무애해를 가졌다.

『부처님을 만나다』, 484쪽 참조.

 

이 대장로를 예로 들어서, 부처님께서는 깟사빠상응의 니다나왁가(Nidānavagga)에 있는 바와 같이 많은 경을 설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경전에서 대장로를 칭찬하셨는데, 짠두빠마(Candūpama) 경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마치 달빛이 누구에게나 골고루 비추는 것과 같이, 깟사빠 테라는 자신의 행동과 말과 생각을 제어하면서 네 가지 계급의 보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즉 자신의 세련되지 않은 행동과 세련되지 않은 말과 세련되지 않은 생각을 완전히 제어하면서 자신의 보시자들과 대화했다.” 후일, 부처님께서는 깟사빠상응에 기재되어 있는 것처럼 다음과 같이 말씀하심으로써, 고귀한 대장로를 두타행에 있어서 제일간다는 칭호를 주셨다.

 

“비구들이여, 번뇌를 떨어버리는 두타행을 스스로 탁월하게 실천하면서 도반인 비구들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권하는 내 제자 비구들 중에서 마하 깟사빠 테라가 제일이다.”

 

마하 깟사빠 대장로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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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금강 | 작성시간 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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