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바라문 스승인 바바리
바라문 스승인 바바리의 가까운 제자 16명 중에서 모가라자까지의 15명은 부처님께 질문해서 대답을 듣고 그들 각각의 1천 명의 제자들과 함께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의 “오라, 비구들이여!”로 비구가 되었다. 16번째 제자이자 바바리의 조카인 삥기야(Piṅgiya)는 그때 120세였는데 부처님께 이렇게 질문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기력도 없고 주름투성이입니다. 잘 보이지도 않고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의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채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알 수 있도록, 태어남과 늙음에서 벗어나는 출세간법을 저에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삥기야는 자기 육체의 노화에 대한 걱정이 태산 같았다. 즉 그는 자신의 몸에 집착하고 있었다. 몸에 대해 초연한 견해를 갖도록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삥기야여, 방일한 사람들은 몸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방일한 사람들의 괴로움의 원인이 몸임을 스스로 잘 알고서, 불방일로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다시는 태어나지 않도록 하십시오.”
(부처님은 “다시는 태어나지 않도록 하십시오.”라고 함으로써 아라한과로 이끄는 수행의 필요성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삥기야는 늙어서 머리 회전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즉시 깨닫지 못했다. 그는 부처님의 무한한 지혜를 칭송하면서 다음 게송으로 추가 질문을 했다.
“네 방향과 그 사이 방향, 그리고 위와 아래의 이 시방 세계에서, 당신에 의해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모르고, 이해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제가 알 수 있도록, 태어남과 늙음에서 벗어나는 출세간법을 저에게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은 되풀이해서 열반으로 이끄는 수행이 필요함을 이렇게 설명했다.
“(삥기야여,)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갈애에 시달립니다. 피할 수 없는 늙음으로 인해 그대 자신이 어떻게 낡고 망가지는가를 스스로 본 후에, 새로 태어나지 않도록 방일하지 말고 갈망(감각적 쾌락과 계속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에 대한 갈망)을 버리십시오.”
아라한과를 얻을 수 있는 법문이 끝나자 삥기야는 아나함과를 얻었다. 법문을 들으면서 삥기야에게, 자신의 숙부인 바바리가 이렇게 심오한 법문을 들을 기회를 놓쳐서 참으로 안 됐다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에, 그는 아라한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의 1천명의 제자들은 아라한이 되었다. 삥기야는 아나함으로서, 제자들은 아라한으로서 “오라, 비구여!”로 부처님에 의해서 비구가 되었다.
(원주: 바바리의 제자들 16명의 질문과 부처님의 대답이 “아지따 경” 등으로 결집되어 있다. 배경이야기와 16개의 경들은 윤회의 건너 편(열반)으로 인도하기 때문에 “피안으로 가는 길[到彼岸] 경(Pārāyana Sutta)”이라고 명명되었다.)
피안으로 가는 길 경 끝에, 16,016명의 은둔자는 삥기야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 외에도 법문을 들은 1억4천만 명의 청취자들은 사성제를 이해하고 여러 수준의 과의 지혜를 얻었다. 이 경의 엄청난 수의 청취자들은 다른 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거처에 있으면서, 부처님의 위력에 의해 법문을 가까이서 듣는 것처럼 들을 수 있었다. 부처님은 (삥기야 존자를 제외한) 수천 명의 아라한 제자들과 함께 사왓티로 돌아갔다.
바바리에게 법문하는 삥기야
삥기야 존자는 숙부에게 돌아가서 자신의 경험을 보고하기 위해서 부처님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는 부처님께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려서 허락을 받았다. 그는 고다와리 강둑까지는 공중으로 날아갔고, 거기서 처소까지는 걸어서 갔다.
길에 나와 앉아서 이제 오나 저제 오나 조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바바리는, 전처럼 은둔자의 형색이 아닌 비구의 모습을 한 삥기야 존자를 보았다. 그는 부처님이 출현했음을 즉각 알았다. 삥기야 존자가 그의 앞에 다가왔을 때 바바리가 질문했다. “어땠냐? 부처님이 출현했냐?” “바라문이여, 부처님이 출현한 것은 사실입니다. 부처님은 우리가 빠사나까 승원에 있을 때 법문을 했습니다. 제가 그 가르침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바바리와 500명의 제자들은 충심으로 존경하면서 특별 법석을 만들었다. 그러자 삥기야 존자는 그 자리에 앉아서 Pārāyanānugīti라고 알려진 15개의 게송을 읊었다.
삥기야 존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⑴ 피안으로 가는 길[到彼岸. Pārāyana]에 대한 부처님의 법문을 전달하겠습니다.
티끌이 없는 아라한이며, 광대한 지혜를 가졌고, 번뇌의 숲이 없고 갈애의 숲이 없는 부처님은 스스로 이해한 대로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이 어찌 사실이 아닌 것을 말씀하시겠습니까?
⑵ 어리석음을 버리고 자만과 거짓을 버린 사람에 대하여 찬탄하는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⑶ 바라문이여, 부처님은 어두운 번뇌를 몰아냈고, 모든 것을 보는 눈을 가졌습니다. 그는 세상의 궁극에 이르렀고, 모든 존재를 뛰어넘었습니다. 번뇌가 없고, 모든 괴로움을 버렸고, 그는 깨달은 분이라 불리기에 마땅합니다. 바라문이여, 이런 분을 당신에게 보고합니다.
⑷ 바라문이여, 새가 엉성한 덤불을 떠나 열매가 많은 숲에서 살 듯, 저도 지혜가 적은 자들을 떠나 백조처럼 심오한 지혜의 커다란 호수에 도달했습니다.
⑸ 바라문이여, 고따마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기 전의 스승들은 ‘이전에는 이러했고, 앞으로는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나에게 설명했습니다. 그것들은 구전에 의한 전설일 뿐이었고, 감각욕망에 대한 불선한 억측이었을 뿐이었습니다.
⑹ 바라문이여, 제가 따르는 고따마 부처님은 비할 데가 없습니다. 그는 암흑을 떨쳐냈고, 지혜의 빛을 사방으로 비춥니다. 내 스승 고따마 부처님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지혜를 가졌고, 땅처럼 무한한 지혜를 가졌습니다.
⑺ 바라문이여, 지금 바로 과보를 생기게 하고, 갈애를 소멸하고,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을 제게 주셨으니, 부처님은 견줄 자가 아무도 없습니다.
⑻-⑼ 그러자 바바리는 삥기야에게 이렇게 물었다. “삥기야여, 지금 바로 과보를 생기게 하고, 갈애를 소멸하고, 모든 번뇌가 소멸된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을 네게 주셨고, 부처님은 견줄 자가 아무도 없다.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지혜를 가졌고, 땅처럼 무한한 지혜를 가졌다고 하면서, 너는 왜 그로부터 떠났느냐? [바바리는 부처님처럼 위대한 분 가까이에 머물지 않고 왜 떠났냐고 자기 조카를 꾸짖는 것이다.]
⑽-⑾ 바라문이여, 부처님은 지금 바로 과보를 생기게 하고, 갈애를 소멸하고, 모든 번뇌가 소멸된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을 제게 주셨습니다. 그는 견줄 자가 아무도 없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지혜를 가졌고, 땅처럼 무한한 지혜를 가졌으니, 저는 잠시도 부처님 곁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⑿ 바라문이여, 저는 방일하지 않고 밤낮으로, 마음으로나 나의 눈으로나 그분을 봅니다. 밤에는 그분의 위대함에 예경하면서 밤을 보냅니다. 그러므로 내가 잠시라도 그분을 떠나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⒀ 바라문이여, 저의 믿음과 희열과 사띠는 고따마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나지 않습니다. 광대한 지혜를 갖춘 부처님께서 어느 쪽으로 가든지 저는 그쪽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⒁ 바라문이여, 저는 이제 늙어서 기력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은 항상 그에게로 갑니다. 내 마음은 항상 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⒂ 바라문이여, 저는 감각욕망의 진흙탕에 빠져 이 섬 저 섬으로 표류했습니다. (즉 이 스승 저 스승 찾아다녔습니다.) 이제 저는 윤회의 거센 흐름을 건너 번뇌로부터 해방된 스승을 만났습니다.
(주목: 삥기야는 성자가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숙부를 숙부가 아니라 ‘바라문’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바바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조카를 ‘삥기야’라고 부르는 게 익숙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비구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존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부처님이 광명을 보내어 법문하다
15번째 게송이 끝났을 때 부처님은 삥기야 존자와 바바리의 오근(믿음, 정진, 사띠, 삼매, 지혜)이 보다 높은 지혜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성숙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사왓티의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면서 그들에게 부처님의 광명을 보냈다. 황금빛 광선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삥기야가 부처님의 거룩한 덕성을 숙부에게 말한 것처럼, 그는 황금 기둥이 나타났고, 정성껏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자, 마치 부처님이 삥기야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부처님의 모습이 보였다. “보십시오. 부처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는 놀라서 외쳤다.
그러자 바바리는 일어서서 합장한 두 손을 이마까지 높이 올리고 부처님께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부처님은 광명을 강화시켜서 바바리가 자신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런 다음 부처님은 바바리와 그의 조카에게 적합한 법문을 삥기야 존자를 향해서 했다.
“삥기야여, 왁깔리와 바바리의 제자 16명 중의 한 명인 바드라우다, 그리고 알라위의 고따마(Gotama of Āḷavī)는 삼보에 대한 순수한 믿음의 힘으로 아라한과를 얻었습니다. 그대도 삼보에 대한 믿음을 죽음의 영역인 윤회를 넘어서는 열반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이 법문 끝에 삥기야 존자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바바리는 아나함과를 얻었고, 그의 500명의 제자들은 수다원과를 얻었다. 위의 법문에 삥기야 존자는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위대한 사문(Mahāmuni)인 부처님의 말씀은 저를 완전히 만족시켰고, 삼보에 대한 저의 믿음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윤회의 지붕을 걷어냈고, 번뇌의 화살로부터 자유로우며, 치밀하고 분석적인 지식을 갖고 계십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의심에서 자유롭다고 거짓으로 주장하는 사람들의 스승인 정등각자는, 가장 위대한 인간과 천신보다 우월한 청정한 자들을 알고 있으며, 그의 비상한 지혜로 청정으로 인도하는 모든 요소를 이해합니다.”
“(오, 위대한 사문이여,) 동요하지 않고, 불변하며, 비할 데 없는 것은 더 이상 생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열반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그 열반에 도달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세존께서 저를 마음이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열반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바리에 대한 이야기 끝.
대장로에 대한 이야기인 Chapter 43 끝.
End of The Great Chronicle of Buddhas
Volume Six (Part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