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종성의 지혜
바로 그 다음에, 어떤 형태의 지혜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말하자면, 현상(조건 지어진 것)들이 정지되었기 때문에 현상들이 없는 열반으로 처음으로 들어가는 지혜이다. 이 지혜를 “종성의 지혜”라고*1 한다.*2
*주1: “종성의 지혜(種姓의 지혜. 고뜨라부 냐나)”는 원래 “혈통(lineage, gotra)이 바뀐 사람이 되는 지혜”라는 뜻이다. 그 지혜를 성취함에 의해, 해탈되지 않은 세속인이라는 명칭과 지위를 뒤에 남겨두고, 수다원 등의 성자의 혈통과 신분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위빳사나 지혜는 이제 완전히 성숙하게 되어, 출세간의 도와 과의 지혜로 성숙되어 가고 있다. 종성의 지혜는 마음에 단 한 순간만 일어난다. 그 다음에 즉시 수다원의 도 의식이나 사다함의 도 의식 등이 따라오기 때문에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주2 : 종성(種姓)의 마음은 무상 등으로 조건 지어진 현상(行)들을 파악하지 않기 때문에 “실천지견청정”에 속하지 않고, 비록 열반을 대상으로 삼지만 번뇌들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지견청정”에도 속하지 않는다. 마음에게 대상을 보여 주면서 전향하는 역할을 하는 단지 작용만 하는 마노(mano, 意)의 요소(意門轉向識)처럼 도(道)로 전향하는 곳에 머문다. (대림 스님 옮김, 『청정도론 3권』, 초기불전연구원, 2004년,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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