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여행기

피카소를 만나다

작성자이지연|작성시간07.09.23|조회수193 목록 댓글 0

피카소 이전의 피카소를 만나다

 

바르셀로나가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피카소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꽃’이라 하였던 세르반테스의 말처럼 바르셀로나는 피카소, 미로, 달리와 같은 화가들이 예술적 영감을 불살랐던 도시이다.  특히 세계적인 미술가 피카소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다. 바르셀로나 고딕지구의 몬 카다 거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Museu Picasso)>에서 피카소의 소년시절인 말라가 라고루나 시절에 그린 스케치와 습작을 비롯하여 바르셀로나 미술학교 시절에 그린 초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피카소 미술관이 자리한 몬 카다 거리

 

귀족들의 저택들이 늘어선 몬 카다 거리의 모습

 

몬 카다 골목에 자리한 피카소 미술관

 

 

  1881년 스페인의 남부 말라가에서 태어난 <파블로 피카소(Pablo Luiz Picasso)> 는 미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14살의 나이에 이곳 바르셀로나로 이주하여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피카소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하였으며, 13살 때에 그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14세 때 이미 데생의 기초를 완전히 마스터 하였고, 17세에 바르셀로나 미술학교를 다니면서 약 6년간 그의 천재성을 키워 나갔다. 당시 바르셀로나에서는 ‘모데르니시모’라고 불리는 전위적인 예술운동이 한창 꽃피던 시기였으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피카소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소년 시절의 피카소 모습 [피카소의 자화상]

 

  오늘 나는 중세 분위기가 짙게 풍기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고딕지구에 귀족 저택들이 늘어선 몬 카다 골목에서 세계적인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 이전의 피카소를 만나보게 된다. 몬 카다 거리의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피카소 미술관이 나온다. 1963년 3월에 고딕양식의 옛 <베렌겔 데 아킬라르> 건물을 개조하여  개관한 것이라 한다. 3개의 건물에 피카소의 초기 작품 수 백점과 스페인 내전 때 숨겨 두었던 작품 3천여 점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는 아홉 살 때부터 소년시절까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어 그의 예술적 훈련과정과 성장과정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관이다.

 

피카소 미술관 입장 안내판

 

피카소의 소년시절 작품들이 전시된 <피카소 미술관>

 

<베렌겔 데 아킬라르> 건물을 개조하여 만든 미술관

 

 

  전시관 아래층에는 유년기에 그린 수많은 데생, 파스텔화, 수채화 등과 청년기에 그린 입체파 시대의 유화 등이 있고, 2층에는 마티스의 [오달리스크],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의 연작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3층에는 석판화와 에칭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1890년 피카소가 9세 때 그린 [투우와 비둘기 6마리]의 습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전시관에 전시된 작품들 중에 피카소의 천재적 재능을 확인시켜주는 작품으로는 9세 때 고향 말라가의 수련 시기에 그린 [투우와 비둘기 6마리]의 습작에서부터 시작하여 15세 때에 그린 [첫 영성체]와 그 이듬해에 전국미술전에 출품한 [과학과 자비]로 이어지는 것들로 나이에 맞지 않게 작품의 높은 성숙도를 엿볼 수 있었다.

 

어린시절 피카소의 천재성을 확인 하였던 미술관

 

 

  [첫 영성체] 작품은 어두운 배경에 하얀 면사포를 쓴 여인과 엄숙한 남자, 성찬을 돕는 소년 등의 교회 의식을 치르는 모습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는 경건한 분위기와 비장감마저 감도는 독특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과학과 자비]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병들어 고통 받는 여인을 중심으로 과학을 상징하는 의사와 자비를 상징하는 간호사를 좌우에 배치하고 병든 여인의 가련한 표정 묘사를 극대화 시킨 것으로 이들 인물상에서 당시 스페인의 사회적 불안정과 비극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림 속에 깔려 있는 푸른색은 밤과 바다와 하늘의 색으로 깊고도 차가우며 허무와 빈곤 그리고 일종의 절망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15세 때의 피카소 작품 [첫 영성체]

 

16세 때 전국 미술전에 출품한 [과학과 자비]

 

  만년의 작품인 [라스 메니나스(시녀도)]연작은 ‘피카소 회화의 신학’이라고 까지 불리는 것으로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벨라스케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50점의 연작이다. 1957년에 완성한 이들 수십 점의 [시녀들]연작에서 피카소는 다양한 방식의 입체파적 접근을 시도하였다고 한다. 같은 해에 그린 [피아노]는 [라스 메니나스]연작과 유사한 구도와 소재로서 입체파적인 표현 기법으로 그려진 대표작이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입체파적으로 표현한 피카소의 [라스 메니나스]

 

피카소 회화의 신학이라 부르는 [시녀도]

 

피카소의  대표작 < 피아노 >

 

 

  피카소는 입체파의 대가로 불리지만 그의 화풍은 점진적으로 다양하게 변모하였다. 초기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사실주의적 경향이었으나 프랑스 유학 시절로 넘어가면서 인상주의로 바뀌었다. 그 후 피카소는 가난한 사람들을 푸른 색조로 슬프게 묘사한 ‘청색시대’ 과감하게 바뀐 부드러운 색조의‘장미빛 시대’ 서커스 풍경을 주로 그린‘피에로 시대’ 직선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 물의를 빚은‘큐비즘’ 그리고 입체의 모든 것을 평면상에 재구성 하고자 하였던 입체파 초현실주의 등으로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프랑스 유학시절 인상주의 화풍의 자화상

 

 큐비즘  화풍의  피카소 작품

 

  

  <존 버거>는 그가 쓴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라는 책 속에서 「피카소는 눈에 보이는 모든 실체에 대해 본질적 이고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전혀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지금 눈에 보이는 것 그 뒤에 숨어 있는 수백 개의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라고 피카소의 창의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피카소의 창의성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그 너머에 잠재한 또 다른 시각적 가능성들을 읽고서 그것을 끄집어낼 수 있었던 직관에서 출발했던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흔히 천재의 재능을 꽃피게 하는 것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여유 공간」이라고 하면서, 「당대의 사회가 만들어낸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억압 하지 않는 자유의 공간이 천재의 재능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피카소와 가우디의 천재적 재능을 끌어내어 꽃피게 한 「창조적인 도시」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늘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오전에 가우디를, 오후에 피카소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스페인이 왜「창의력의 강대국」인지, 바르셀로나가 왜 「창조의 도시」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피카소의 창조적 재능이 화폭에 담겨져 있는 작품 <게르니카의 일부>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호퍼>는  재능이 없는 자들은 노력하지 않고도 뭔가 이루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은 실패의 원인을 영감의 부족, 능력부족, 불운으로 돌리려고 할 뿐  노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진정한‘재능’이란 어떤 것을 성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인식하고,  끈질긴 인내심을 가지고 추구하는 바를 달성하겠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재능이란  인내심을 가지고 확신에 찬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피카소에게 꼭 들어맞는 것 같다.  피카소는 평생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하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였던 불사조 같은 투혼의 예술가였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천재적 재능을 발휘하였던 피카소[자화상]

살아서 신화와 전설을 모두 이룬 천재 화가 피카소

 

   

  우리는 당대에 인정을 받아 세속적인 성공을 한 천재들을 이구동성으로 입에 오르내리다가도 시간이 가면 곧 잊어버리고 만다. 또한 당시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 하다가 시간이 지난 후에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는 천재들을 안타까워하고 그의 불운을 마음아파 한다. 피카소는 살아서 천재적인 신화와 전설을 모두 이룬 보기 드문 예술가로서 당대는 물론 후대에 까지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또 하나의 바르셀로나 천재 예술가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몬 카다 골목을 빠져 나와 몬 주익 언덕으로 향하였다. 

 

천재 예술가의 소년시절을 살펴보고 미술관을 떠나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