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국 시인
국제설봉예술협회 정회원
설봉문인협회 정회원 (소속: 문경지회)
<작품감상>
장사의 노래 38
엄재국
장사는 손도 발도
입도 쓸개도 없다
가시에 닿은 물방울처럼
지폐에 닿으면 터지는 눈빛만 있다
약한 자의 몸짓은 소리만 커서
오늘도 도심 한복판 소나기로 쏟아진다
- 생존권 사수 -
가게 문을 열게 해달라
나는 잡상인이 아니다
외치며
냅다
온몸으로 떨어진다
부딪친다
저혼자만 으깨어진다
그래서 빌딩사이 골목마다 흐를 수 있다
정복당한 줄 모르고 정복한 줄 알아서
도심에 젖어, 바닥으로만 흘러간다
악세서리 곱창 과일 몇 묶음 채소 던져두고
숫자만 많은 낙지발로 일어서다
뼈가 없어 허물어진다
"이런 젠장"
소주병 깨진 주둥이 사이 맨발로 건너
움푹 파인 아스팔트위에 고이는,
센척 뭉친 척
널브러져 흐릿한 빗방울등
비 억수로 퍼붓고 우산은 없고
마수도 못하고 들어가는 길
도심 뒷골목
결심하듯 떨어지는 처마 끝 빗방울, 저만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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