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화
시인 / 수필가
설봉문인협회 회원 (소속: 서울본회)
설봉문학 / 설봉문인협회
동강변의 감자밭
김 시 화
새로 떠오른 햇살을 엮어서 만든
농부모자를 쓴 *백운산이
동강의 푸른 물빛 장화를 신고
밭두렁에 난 고랑을 본다
지난밤 밤새도록 새가 울더니
아침에 감자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가녀린 줄기에서 파르르 떨림으로 반짝이는
투명한 이슬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푸르스름 날 돋아난 호미로 잡풀을 쳐
메마른 밭에 피가 돌게하고
허기에 지친 기운을 채운다
땅에 가득찬 푸르른 생명과
힘차게 돌고있는 적혈구가 감자밭에 일렁인다
오뉴월 햇볕이 농부의 땀으로 무르익어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얼룩져 흐른다
농부가 땀젖은 이마를 닦기 위해
모자를 벗은 선량한 얼굴이
백운산의 모습을 닮아있다
감자밭에 쏟아낸 땀방울 처럼
간절하게 풍작을 비는 농심(農心)
노동으로 채워진
충만한 하루의 저녁 햇무리에서
*만장이 풀린다
*백운산 -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동강 중류에 있는 산
*만장(萬障) - 온갖 장애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