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포우체국
정호승
바다가 보이는 장승포 우체국 앞에는 키 큰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그 소나무는 예부터 장승포 사람들이 보내는 연애편지만 먹고 산다는데
요즘은 연애편지를 보내는 이가 거의 없어
배고파 우는 소나무의 울음소리가 가끔 새벽 뱃고동소리처럼 들린다고 한다
어떤 때는 장승포항을 오가는 고깃배들끼리 서로 연애편지를 써서 부친다고 하기도 하고
장승포여객선터미널에 내리는 사람들마다 승선권 대신 연애편지 한장 내민다고 하기도 하고
나도 장승포를 떠나기 전에 그대에게 몇통의 연애편지를 부치고 돌아왔는데
그대 장승포우체국 푸른 소나무를 바라보며 보낸 내 연애의 편지는 잘 받아보셨는지
왜 평생 답장을 주시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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