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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문인협회 / 설봉문학 2024년 2월 14일 좋은 시 선정 / 2월 / 오세영

작성자rthkjc|작성시간24.02.14|조회수17 목록 댓글 0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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