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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문학 2024년 2월 16일 좋은 시 선정 / 옛날이여 / 김선목

작성자rthkjc|작성시간24.02.16|조회수66 목록 댓글 0

옛날이여 
                     
김선목



눈보라 울음소리에 언 가슴을 열어주고
봄, 여름, 가을을 흐르고 흘러도
마르지 않는 내 맘의 옹달샘
벌거숭이 녀석들을 기다리는 샘터에
개구쟁이 그리움을 물수제비 뜬다.

풀잎 이슬에 발길 젖으며 어깨를 맞대고
가던 길 뒤돌아 마주 보던 벗들이  
꿈길 따라, 삶의 길 찾아
옹달샘을 떠나던 그때는
외로움도, 그리움도 만남에 묻어야 했다.

어버이 사랑이 배인 시골집
텅 빈 빨랫줄에 널린 피붙이 생각은
처마 도리 제비집에 옴살거리고
와스스 쏟아지는 가랑잎 같은
어머니 그리움이 우물가를 에돈다.

벗이여! 푸나무서리 옛길은
기다림에 지친 거미줄에 걸려 외따로고
어버이의 그지없는 덧정은
솔 내 가득한 집터서리 대추나무에
가없는 사랑으로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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