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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문학 / 설봉문인협회 2024년 2월 26일 좋은 시 선정 / 그림자 역설 / 이민숙

작성자rthkjc|작성시간24.02.26|조회수17 목록 댓글 0


그림자 역설

이민숙


한사코 빛을 쫓아 양지로 가고팠네
뒷줄에서 사진 찍을 때 고개를 빼냈고
합창 줄 뒷줄에서도 앞 사람 사이에 섰네

어쨌든 뒤를 돌아 볼 새도 없었네
웃고 있는 네 모습이 진짜가 아니란 걸
모두가 알고 있대도 고백하지 않았네

터진 옷을 구겨서 구석마다 밀어 넣고
안 보는 책들을 눕혀서 잠재우고
예쁜 것 새로운 것을 앞으로 세웠네

때로는 앞세우고 때로는 뒤로하고
내 생의 절반만 드러내고 살았네
감춰진 절반의 무명, 영원히 비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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