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역설
이민숙
한사코 빛을 쫓아 양지로 가고팠네
뒷줄에서 사진 찍을 때 고개를 빼냈고
합창 줄 뒷줄에서도 앞 사람 사이에 섰네
어쨌든 뒤를 돌아 볼 새도 없었네
웃고 있는 네 모습이 진짜가 아니란 걸
모두가 알고 있대도 고백하지 않았네
터진 옷을 구겨서 구석마다 밀어 넣고
안 보는 책들을 눕혀서 잠재우고
예쁜 것 새로운 것을 앞으로 세웠네
때로는 앞세우고 때로는 뒤로하고
내 생의 절반만 드러내고 살았네
감춰진 절반의 무명, 영원히 비밀이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