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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문학 / 설봉문인협회 2024년 3월 16일 좋은 시 선정 / 흘러내리는 사람 / 안미숙

작성자rthkjc|작성시간24.03.16|조회수71 목록 댓글 0

흘러내리는 사람

안미숙




무엇으로 가슴에 불 지피면
이토록 끓어넘칠 수 있을까
뜨거운 것이
뜨거운 것을 밀어 올려
울대에 힘주어 눌러보아도
지쳐 오르는 수압 분수되어 다시
발아래 떨어지고
발목을 무릎을 허리를 가슴을 머리카락 한올까지를
녹여낼 듯 차오르는

아무래도 장마다
푸른 치마 나풀거리며 오월은 왔는데
비에 잠긴 집처럼 기둥 부서지고
서까래 무너지고
가만 주저앉는다

한때는
섣부른 약속으로 사라지고
깨끗이 씻은 듯
곁에 있겠노라
지켜주겠노라 한 인연은 다
어디로 흘러가 숨어버렸는지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은 더 믿지 않는 사람들만 남아서
강물 속으로 마냥 잠겨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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