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음이라
정태중
물오른 산수유 꽃잎이
찬바람 뒤 몰고 저수지 언덕길 물푸레가
연두 두르고 냇가 수양버들 마른 가지는
시샘 바람에 흔들리고
오고 있음이라 잊었던 날들이
가물가물 떠났던 그리운 사람이
아지랑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동구의 이름이
각질 털어내는 잔가지 끝 보아라
저도 한 생명 틔우려 안간힘 쏟아내고
쉽사리 흔들려도 꺾이지 않음을
더러는 혼탁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도
꽃은 묵묵히 피어나고
세상은 환하게 밝아옴을
우리의 봄은 소리 없이 오고 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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