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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문학 / 설봉문인협회 2024년 3월 26일 좋은 시 선정 / 꽃기침 / 박후기

작성자AZHYY|작성시간24.03.26|조회수94 목록 댓글 0

꽃기침

박후기

꽃이 필 때
목련은 몸살을 앓는다
기침할 때마다
가지 끝 입 부르튼 꽃봉오리
팍팍,터진다

처음 당신을 만졌을 때
당신 살갗에 돋던 소름을
나는 기억한다
징그럽게 눈뜨던
소름은 꽃이 되고
잎이 되고 다시 그늘이 되어
내 끊는 청춘의
이마를 짚어주곤 했다

떨림이 없었다면
꽃은 피지 못했을 것이다
떨림이 없었다면
사랑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떨림이 마음을 흔들지 못할 때,
한시절 서로 끌어안고 살던 꽃잎들
시든 사랑 앞에서
툭, 툭, 나락으로 떨어진다

피고 지는 꽃들이
몸살을 않는 봄밤,
목련의 등에 살며시 귀를 대면
아픈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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