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힘이 세다
이재무
엄니는 신명이 많았다
당신의 감정을 노래로 대신하였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들으며
엄니의 내면을 읽었다
엄니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날은
까닭 없이 마음이 불안했다
노래는 엄니의 삶과 생의 양식이었고 경전이었다
그러나 엄니는 밝고 높고 경쾌한 노래보다는
어둡고 낮고 무거운 노래를 즐겨 불렀다
슬픔으로 슬픔을 문질러 닦아 내었다
나는 엄니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불렀다
어린 몸속에 청승을 담고 산 것은
엄니 때문이었다
엄니는 내게 노래를 남기고 돌아가셨다
노래를 살다 가신 엄니
나는 오늘도 엄니의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다
노래는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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