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닮은 듯 아픈
정태중
새마을 운동이였던가 저 낡은 벽보의 기억,
비둘기, 통일, 무궁화호를 타기도 했던
우리라는 청춘의 세월,
세월은 흘러 세월을 싣고 가는 오늘은 세월호
짧은 화락의 봄엔 다색의 연유가 다 세월이다
피어서 슬프다는 것이 꽃만 같으랴
밀려남의 망각 뒤로 찢어지듯 피는 잎들과
갈라지는 파도의 살결들 모두 푸르게 아픈
죽기 위해 꽃들은 피었을까
꽃무덤 위로는 꽃들이 잘려와 죽고
천진한 사진 옭아맨 리본 아래로
넋 나간 울음들은 향으로 피어난다
먼바다에는 아이들 웃음소리 가라앉고
개나리꽃으로 얽어 놓은 사월과
죽기 위해 피듯 벗, 꽃들도 다시 죽기 위해
사투하다가 종래에는 힘없이 탈진한다
세월에는 세월도 없다
침묵은 깊게 침몰하고
낡은 역사에서 역장이 떠나가듯
역사의 한쪽이 낡게 패인 듯 아픈 사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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