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가 다녀간 새벽
정태중
물비늘 굳은 은빛이 누워 있다
전하지 못한 안부의 말
부고 문자는 싸늘한 새벽 공기에
황망한 전어처럼 헤엄쳐 와서
몇 해 전
넓고도 넓은 서울의 푸른 바다 귀퉁이에서
자정 넘도록 수다를 피운 노천 포차에
고향의 비린내와 껄껄대었던 모습 스쳐서는
구절초 활짝 피는 계절이
은빛 수정의 물결을 일렁여 놓고 가면
사라지는 것들의 밤은 화려해야 했으므로
조등은 우리들의 얼굴로 더 밝아야 했다
웃음은 아픔을 감추기에 좋은 계획이라며
수북이 쌓인 국화 송이 뒤에서 환하게 웃는
은빛 물결 위로 새벽이 온다
삼가,
새벽은 오고 그의 은빛도 한 줌 재가 되고 보면
천국까지 전할 수 없는 서로의 안부의 말들이
물비늘을 반짝이며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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