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까지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가
그냥 떠나가는 것이 싫었다
하얀 파도 끝을 들어올리고
바닷속으로 걸어가 하나의 묘역이 되었다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거나
하얀 뼈만 앙상한 상흔은 알 바 아니더라도
맺힌 아픔이 절여져 미라가 된 것부터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밤사이 들어온 사연까지
온통 사랑과 이별로 빛나는 영롱한 묘역들
사랑과 이별 이별과 아픔 사이에
이정표 하나 설정해두지 못하고
사랑한다는 사랑했다는 사실 하나만 믿고
끝도 없이 들어와 버려 나갈 방향을 상실하고
겨울바다 속에 갇혀버린 나
누구에게도 부고할 수 없어 여기가 내 영토라는
그 흔한 편액 하나 걸어두지 못하고
쓸쓸히 부서져 할 말 잃은 채
다만, 사랑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평생 한번쯤은 겨울 바다를 찾을
너의 발밑에 하얀 포말로 다가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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