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삶의 이야기

독이 되는 독서, 약이 되는 독서

작성자공학섭|작성시간26.06.17|조회수18 목록 댓글 0

독이 되는 독서, 약이 되는 독서

 

사람들은 흔히 책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거라고 여긴다. 독서는 지식을 넓히고 사고를 깊게 하며 인격을 성숙하게 만드는 좋은 습관이다. 실제로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 가운데 독서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반드시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세기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는 히틀러는 놀라울 정도의 독서가였다. 그는 정치, 역사, 철학은 물론 예술과 종교에 관한 책까지 폭넓게 읽었다. 성경도 읽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독서는 인간을 사랑하는 지혜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상과 권력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었다. 그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었지만, 그 지식은 사람을 살리는 약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독이 되었다.

중국의 마오쩌뚱 역시 유명한 독서광이었다. 그는 고전을 수없이 반복해서 읽었고, 이를 위해 '삼복사온(三復四溫)'이라는 독서법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정치적 결과는 수많은 희생과 고통이었다. 독서량만 놓고 보면 누구보다 성공한 독서가였지만, 인류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의 독서를 성공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반면 에디슨, 아인슈타인, 처칠과 같은 인물들의 삶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인 동시에 어린 시절 자신을 믿어 주고 품어 준 어머니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에디슨은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았지만, 어머니는 그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 역시 어린 시절 평범하지 않은 아이였으나 가족의 사랑 속에서 성장했다. 처칠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독서는 사랑받는 경험 위에 세워진 독서였다.

인간다움은 단순히 많은 지식을 쌓는 데 있지 않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그런데 사랑받지 못한 영혼은 지식을 쌓을수록 자신을 방어하고 타인을 지배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다. 상처 입은 자아는 독서를 통해 더욱 교묘한 논리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의 치유 없는 독서는 위험하다. 독서는 머리를 채우지만, 사랑은 마음을 채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다. "누가 나를 먼저 읽어 주었는가?"이다. 한 사람의 눈물과 외로움을 읽어 준 사람이 있는가, 그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겨 준 사람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사랑받은 사람은 책을 통해 얻은 지혜를 사람을 살리는 데 사용한다. 그러나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같은 지식을 가지고도 사람을 해치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앙은 여기에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아셨고 먼저 사랑하셨다고 말한다. 우리는 한 줄의 글도 제대로 이해하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 읽힌 존재들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약함과 실패, 상처와 아픔까지 모두 아시면서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그 사랑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킨다.

그래서 참된 독서는 사랑에서 시작된다. 하나님께 사랑받고 사람에게 인정받은 영혼은 책을 통해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따뜻해진다. 독서는 그때 비로소 약이 된다. 그러나 사랑 없는 독서는 독이 될 수 있다. 머리는 커지나 마음은 메말라지고, 지식은 늘어나지만 지혜는 자라지 않는다.

좋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배우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읽어 주신 것처럼 우리도 사람을 읽고 품어 줄 때, 우리의 독서는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그때 책은 무기가 아니라 위로가 되고, 독이 아니라 약이 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