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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작품방

폭풍의 언덕 / 박 인 용

작성자큐피드|작성시간26.06.18|조회수21 목록 댓글 0

  박  인  용

 

폭풍의 언덕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요크셔의 황야에서 펼쳐지는 악마적인 격정과 증오, 현실을 초월한 죽음보다 강한 집착의 서사시, 폭풍의 언덕30살의 나이에 요절한 에밀리 브론테가 죽기 1년 전에 발표한 유일한 소설이다. 황량한 들판 위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무대로 벌어지는 두 집안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발표 당시에는 너무나 거칠고 혼란스러우며 비극적이고 야만적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본능적이며 야만적이기까지 한 히스클리프, 오만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그에게 끌리는 캐서린, 이 두 주인공의 이상화되지 않은 현실적인 인간을 통해, 작가는 인간 실존의 세계를 강렬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사랑에 대한 집념과 초인적인 복수의 화신은 리얼리즘과 상징주의의 융합으로 생명력이 넘쳐나고 있다.

 

 에밀리 브론테, 그 젊은 여인의 가슴에서 어떻게도 그토록 격동적인 문장이 나올 수 있었을까? 황량하고 바람이 거센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그녀는, 야성의 들판을 거닐며 고독한 산책과 명상 속에서 영혼의 위안을 발견하였고 신비로운 마음의 세계를 창조해 냈다.

 

           “워더링 하이츠 ( Wuthering Heights- 폭풍의 언덕 )

           히스클리프 씨의 집 이름이다. ‘워더링이란 이 지방에서 쓰는

           함축성 있는 형용사로, 폭풍이 불면 위치상 정면으로 바람을

           받아야 하는 이 집의 혼란한 대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정말 이 집

           사람들은 줄곧 그 꼭대기에서 일 년 내내 그 맑고 상쾌한 바람을

           쐬고 있을 것이다. 집 옆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전나무 몇 그루가

           지나치게 기울어진 것이나, 태양으로부터 자비를 갈망하듯이 모두

           한쪽으로만 가지를 뻗고 늘어선 앙상한 가시나무를 보아도 등성이를

           넘어 불어오는 북풍이 얼마나 거센지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이야기의 배경은 황량한 잉글랜드 요크셔지방의 외딴 저택 폭풍의 언덕이다. 어느 날 언쇼 씨는 고아로 길거리에서 굶주리고 있던 피부가 까만 집시 아이를 폭풍의 언덕으로 데려와,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친 아들처럼 기른다. 히스클리프는 이 집에서 자라면서 캐서린과는 친밀해 지지만 캐서린의 오빠 힌들리에게는 모진 학대와 멸시를 당한다. 더욱이 아버지 언쇼 씨는 친아들 힌들리보다 히스클리프를 더 아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더 나빠지게 된다. 그러다가 힌들리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살던 고향 집, 폭풍의 언덕을 떠나 도시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도회지로 떠났던 힌들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오빠 힌들리가 객지에 나가 있는 동안 캐서린은 점점 더 히스클리프와 가깝게 지낸다. 마침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힌들리 부부는 본가, 폭풍의 언덕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후부터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하인처럼 학대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자신의 아내가 아기를 낳다가 사망하자 마음에 상처와 고통이 분노로 폭발하면서 히스클리프를 더 심하게 대한다.

 

 한편, 캐서린은 린튼가의 에드가로부터 청혼을 받으면서 자신이 사랑하던 히스클리프와 에드가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된다. 속으로는 히스클리프를 좋아했지만 그와 결혼을 한다면 자신의 품격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엔 돈도 많이 필요한게 현실이므로 부유한 에드가와 결혼 하기로 결심한다. 캐서린의 결혼 소식에 충격을 받은 히스클리프는 폭풍의 언덕을 떠난다.

 

 캐서린이 에드가와 결혼을 한 후 평탄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던 어느 날, 부자가 된 히스클리프가 돌아오면서 캐서린 부부간에는 심각한 갈등이 시작된다. 결혼 후에도 늘 히스클리프를 그리워하던 캐서린은 진심으로 그를 반갑게 대하지만, 그녀의 남편 에드가는 불쾌한 심정으로 그를 문전박대하며 거칠게 대한다. 게다가 에드가의 여동생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를 짝사랑하게 되면서 가정사가 복잡하게 꼬여버린다.

 

 어릴 때부터 학대받고 철저히 무시당하며 살아왔던 히스클리프는 성공하여 폭풍의 언덕으로 돌아온 후, 서서히 주변에 악연의 상대를 찾아 한 맺힌 복수극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는 에드가의 동생이자 캐서린의 시누이 이사벨라를 거짓 사랑으로 유혹한다. 히스클리프가 이사벨라와 결혼을 하자 그녀의 오빠 에드가는 동생과 인연을 끊는다.

 

 이제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 캐서린에게 버림받은 히스클리프는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힌들리를 향한 복수심에 불타, 그를 도박에 끌어들여 파산하게 만들고 힌들리의 저택, 폭풍의 언덕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어 버린다. 도박으로 집을 빼앗기고 가산을 탕진한 힌들리는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다. 히스클리프는 힌들리가 죽자 그의 아들, 헤어튼을 학대하기 시작한다.

 

 힌들리가 죽은 후 얼마 안 되어 캐서린도 딸을 낳다가 죽는다. 캐서린은 난산의 고통과 폐렴의 복합 증세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히스클리프에게 용서를 구한다. 히스클리프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마음 아파하면서 관 속에 누워있는 그녀의 시신을 껴안고 흐느끼며 캐서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킨다.

 

 한편 이사벨라는 좌충우돌 복수의 칼을 휘두르는 남편 히스클리프의 학대를 견뎌내지 못하고 가출을 하고 만다. 집을 나간 이사벨라는 객지에서 아들 린튼을 낳은 후 얼마안되어 그녀도 죽는다. 그러자 외삼촌 에드가가 린튼을 데려와 보살피지만 아버지인 히스클리프는 에드가가 보호하던 자신의 아들 린튼을 찾아온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는 친아들 린튼을 구박하고 학대함은 물론 에드가의 저택까지 빼앗기 위한 계략을 세운다. 마침내 캐서린의 남편 에드가 마저 죽게되자 히스클리프는 자신의 아들 린튼과 에드가의 딸 캐시를 강제 결혼시키고 에드가의 전 재산을 빼앗는다.

 

 병약했던 아들 린튼이 죽자 히스클리프는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캐서린의 딸 캐시마저 파멸시키려 했지만 죽은 캐서린을 점점 닮아가는 그녀의 딸, 캐시를 보면서 복수의 칼날을 멈추게 된다. 여태까지 오직 복수를 위해 살아오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히스클리프는 정신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다가 자신의 저택, 폭풍의 언덕에서 생을 마감한다.

 

폭풍의 언덕은 주인공인 히스클리프, 한 인간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역경의 슬픈 서사시이다. 부모와 연인에게 버림받은 아픔과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은 모욕과 학대들이 차곡차곡 내면에 쌓여가면서, 히스클리프는 점차 모순과 혼돈이 뒤섞인 인간으로 변해간다. 그는 증오심이 가득 찬 복수의 화신이 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잔인한 복수의 칼을 휘두르지만 결국 자신의 삶 역시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은 거칠고 황량한 대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애증 관계를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문체로 묘사한 에밀리 브론테의 성정이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브론테 세 자매는 19세기 중반에 활동했던 영국의 요크셔 출신 작가이다. 언니 샬럿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발표하였고, 둘째 에밀리 브론테는 폭풍의 언덕을 그리고 셋째 앤 브론테는 애그니스 그레이를 발표하였다. 이들의 소설은 발표 당시부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지금도 여전히 영문학의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에밀리 브론테는 세 자매 중에서 시를 가장 사랑한 작가였으며, 이들 세 소설가는 61편의 시 작품으로 시집 Poems를 출판하기도 했다. 브론테 세 자매는 모두 길지 않은 생을 살다 갔지만 그들이 남긴 소설은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기며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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