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순 란
마을버스 정류장
버스정류장 나무 의자에 앉는다
내 어릴 적 버스정류장은
오후 햇살만큼 반짝이던 사람들
지금은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줄어들어
자주 운행되는 것이 아니라서
시간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하루 다섯 번 오가는 버스 시간표는
잘 외워두어야 한다
정류장 맞은편
마을회관에서 운영하는
선흥 두부촌 식당 흰둥이는
나만 보면 짓궂게 짖어댄다
23-1번 시골버스가 도착하면
힘겹게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
갇혀있던 바람이 웅성웅성
꽃바람 향기 되어 왁자지껄하다
버스 안 시골풍경은 옛 추억을 보여주니 참 좋다
버스에 오른 뒤
멀어져가는 차장 밖으로
익어가는 풍경을 바라보는데
허름한 긴 의자만이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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