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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심리철학이란?

작성자이을상|작성시간14.09.10|조회수243 목록 댓글 0

심리철학이란?  

 

 

심리철학 이란 아주 간단히 말해서 마음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mind)이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 혹은 뉘앙스는 동,서양 혹은 시대를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가 보통 심리철학이라고 할 때에는, 보다 좁게 말해서 서양철학의 전통에서 (특히 데카르트 이후) 논의 되어온 마음에 대한 탐구를 지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철학의 전통에서는 마음은 물질(혹은 육체) 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전혀 다른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데카르트는 마음과 물질은 세계를 구성하는 두개의 실체(substance)이며, 물질은 공간속에 존재하는 외연적 존재이지만, 정신은 비공간적인 그 무엇으로, 이둘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라고 보았습니다. 데카르트 이후 철학의 많은 부분은 어떻게 그 성질이 완전히 다른 두 대상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해명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특히 물리학의 발전에 힘입어 물질세계는 에너지보존의 법칙과 같은 패쇄적인 체계임이 밝혀지면서, 마음과 물질의 상호작용이라는 이원론적 입장은 대단히 곤궁한 입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20세기에 이르러 철학자들의 대부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으로서의 마음이라는 실체개념을 포기하고, 대신에 마음에 대한 것을 심적 상태, 심적 사건, 심적 과정 등으로, 어떤 대상 혹은 사건이 갖는 속성적인 것으로 취급하게 됩니다. 그러나 심적인 상태 혹은 사건이 물리적인 상태, 사건과 어떻게 인과적 상호작용을 가질 수 있는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었습니다.또한 물리학은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에 관한 통일적 이론으로서의 그 위치를 더욱더 공공히 하게되면서, 철학자들의 대부분은 어떤 의미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물리적인 것이라는 물리주의적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이 경우, 철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하여 심적인 상태 혹은 사건이 물리주의적인 세계관 속에서 그 구성원으로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이 심적 상태, 사건은 우리의 두뇌의 상태, 사건과 동일한 것이라는 심신동일론입니다. 그러나, 거칠은 의미에서의 심신 동일론 (유형 동일론)은 많은 철학적 남점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지고, 철학자들은 심리상태는 어떤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인과적 특성에 의해 파악되는 기능적(functional) 상태라는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현재 심리철학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철학자들의 대부분은 어떤 방식이든지 모종의 기능주의자로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기능주의자들 사이에도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하나의 사건이 심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것은 그 사건의 기능적 속성 때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여전히 하나의 물리적 사건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런한 입장을 우리는 개별자 동일론 (token identity)이라고 부릅니다. 유형동일론이니 개별자 동일론이니 하는 이러한 문제와 연관지어 핵심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개념이 소위 환원(reduction),수반(supervenience)과 같은 개념들입니다.

이상에서 간략히 정리한 내용은 우리가 흔히 심신문제(mind-body problem)라고 부르는 문제입니다. 심신문제는 아직 완결된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리 철학자들은 기능주의, 개별자 동일론 정도를 정설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소위 심적 상태들이 갖는 대표적 성질이라 할 수 있는 의식(consciousness)과 지향성(intentionality)의 해명에 매달리고 있는 인상입니다. 다시말해서, 기능주의와 개별자 동일론을 축으로 하는 물리주의적 입장에 설 때, 어떻게 물리적 사건 혹은 대상이 의식이나 지향적 성질을 가질 수 있는가를 해명할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철학자들은 물리주의적 입장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보임으로서 물리주의를 논박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문제의 양상을 훨씬 더 복작하게 만드는 것은 소위 인지과학의 등장입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형식논리학의 발전과, 그 계산이론에 근거한 디지털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하여, 많은 과학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마음, 혹은 심적 현상을 해명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게 됩니다. 여기에 신경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두뇌의 구조와 작용이 점점 밝혀지고, 유전자를 정점으로 하는 진화론적 생물학이 정설로 굳어지면서, 기능주의적 물리주의 입장이 훨씬 더 탄력을 받게되고, 이들 제학문이 서로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인지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출현으로 이어집니다. 철학자 혹은 인지과학자들은 심적인 것의 기능적 상태를 컴퓨터의 계산적 상태와 동일시하게 되고, 계산적 상태로서의 심적 상태가 우리가 전통적으로 심적인 것이라고 믿어왔던 여러 성질들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가를 해명하는데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계산적 상태를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폰 노이만 방식의 직렬 컴퓨터의 상태와 같은 것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두뇌의 구조가 암시하듯이 모종의 망구조의 병렬컴퓨터의 상태 같은 것으로 볼 것인가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심리철학의 큰 흐름을 간략히 정리하였는데, 다시한번 더 요약하자면 현재 심리철학의 주류는 소위 물리주의, (넓은 의미에서의 계산적) 기능주의, 실재론, 진화론 등과 같은 개념들로 축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철학에서 주류라는 것과, 어떤 입장이 더 철학적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직도 유수한 일급철학자들은 이러한 주류적 입장의 난점을 지적하며 모종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어쨌던, 현재 영미 계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심리철학의 분야는 전통적인 존재론, 인식론 때로는 가치론까지도 망라하는 식의 대단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영미철학에서 그야말로 가장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hot area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출처/만갑이네 글판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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