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6. 22. 화요일. 흐림, 17~23도.
지금은 날이 흐리다. 오후에는 날이 맑다고 예보되었다. 어제도 날이 하루 종일 흐렸다. 나도 몸 상태가 흐려 머리가 멍해서 사무실 침상에서 누웠다가 책상에 앉기를 반복했다. 허리는 많이 좋아졌다. 파스를 붙이고 밤에는 침대에서 다리 뻗는 운동을 하고 낮에는 사무실에서 맨손체조를 하고 허리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수시로 침상에 누워 쉬면서 보낸다.
아내는 날이 흐려 일하기가 좋으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잡풀을 뽑았다. 고구마밭에 잡풀을 뽑으니, 밭이 훤해졌다. 옥수수밭은 이제 옥수수가 잡풀을 이길 것 같아 잡풀을 뽑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했다. 아내는 뒷밭에 심은 감자를 한 포기 캐보더니 앞 밭의 감자보다 크다고 좋아했다. 다음 주에 와서 감자 줄기가 더 시들면 감자를 캐기로 했다. 아내가 있으면 나는 점심, 저녁을 잘 얻어먹는다. 아내는, 여전히 내 입에는 짜고 맵지만, 내가 원하는 반찬을 만들어 나를 먹인다. 특히 여기서 재배한 것으로 잘 만들어 먹는다. 비가 온 후 이제는 거의 매일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딸 수 있고, 깻잎도 따서 먹는다. 신선한 채소, 상추, 쑥갓, 치커리, 고추를 풍성하게 먹고 있다. 굵은 순무를 뽑아 순무 김치를 담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내가 좋아하는 청국장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끓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겨울에는 추워서 문을 꼭꼭 닫고 있어서 환기가 안 되지만, 여름에는 저녁때 문을 열고 환기할 때 끓이면 될 텐데 안 한다. 자기가 끓이면 맛이 없다는 이유도 있다. 아직 청국장을 내 입에 맞게 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모양이다. 전에는 내가 자주 끓여 먹었는데, 아내에게 얻어먹다 보니 나도 끓이기가 귀찮아졌다.
어제저녁에는 아내가 손톱만 한 감자를 갈아서 감자 부침개를 했다. 감자전은 사실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손자 손녀도 아내가 해주은 감자전을 잘 먹었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이 여기서 일하는 것을 보며, 당신이 80살이 되어도 힘들어하지 않고 여기서 생활하며 내 시중을 들며 지낼 수 있을까 하고 나 혼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내가 ‘당신은 80살 넘어 산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관상을 볼 줄 아는지 아니면 그냥 덕담으로 했는지 모르지만, 과거에 몇몇 분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고 아내도 들었다. 나는 신앙을 갖기 이전에도 점치는 일은 물론 사주팔자 관상 손금 등을 보지 않고 개의치 않는다. 약간의 통계적인 요소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자기 인생은 자기가 결정하며 자기가 만들어 가는 삶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각자의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누구도 원망하며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사가 된 후 사람들의 죽음을 보며, 나는 자기 인생은 분명히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지는 삶임을 확인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이 사람아, 80 이 몇 년 안 남았어!’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자기 나이만을 생각하고 내 나이는 생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당신이 80이 된다고 해도 십여 년인데,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그것도 잠깐이야.’ 아내는 그렇다고 동의했다. 나는 당신이 도시적인 여자라면 사람들과 어울리며 한담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할 텐데, 당신이 그렇지 않고 여기 생활을 즐길 줄 알아서 고맙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신이 80이 될 때까지 이런 생활을 힘들어하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신이 80이 되면 나는 87이 되는데, 내가 그 정도 산다면 이 약한 몸으로 오래 산 것이라고 했다. 자기 전에 아내를 불러 몸에 붙였던 파스를 떼며 미안한 마음으로 아내에게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했다. 아내는 정성껏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나는 아침까지 잠을 잘 자고 일어났다.
주일날에 손자 손녀가 아들 전화로 전화해서 영상통화를 했다. 휴대폰 거치대가 있는지 휴대폰 앞에서 손자 손녀가 나란히 앉아 얼굴을 보이며 통화했다. 아내가 밭에서 일하다가, 전화가 왔다고 하며 전화기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통화했다. 내가 대화하기 어려우니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설교와 같은 내 말을 하곤 한다. 손자에게 미국 생활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 생활을 즐기는 경지에까지 이르도록 해서 미국 생활을 잘하고 오겠다는 편지 내용을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예레미야 선지자가 하나님께 힘들다고 말할 때, 하나님께서 예레미야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걷는 것과 같은 데, 나중에 바다가 창일할 때는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하고 말씀하셨다고 알려주고, 손자가 지금 느끼는 어려움을 손자의 편지 내용처럼 그 어려움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러 미국 생활을 잘하고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나머지 소식은 아내가 통화한 후에 아내를 통해서 듣는다. 아내와 둘이서 손자의 편지를 가지고 이야기하며 손자의 마음이 많이 컸다고 서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