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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시대에 살던 동식물의 유체(遺體) 및 그 유적이 남아 있는 것. 영어로 fossil이라 하는데, 이것은 라틴어의 fodere(땅을 판다는 뜻의 동사)에서 온 말로 <발굴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화석에는 본래 돌처럼 단단하다는 뜻은 없지만, 오랜 세월 지층 속에서 매몰되어 있는 동안 속성(續成)작용이나 지각운동의 영향을 받아 변질되었기 때문에 굳어지기 쉽다. 이 변화를 석화(石化)작용이라 한다. 식물의 잎이나 동물의 피부 또는 근육 등의 연한 조직의 화석도 알려져 있다. 그 예로 빙하시대의 얼음 속에 갇혀 죽은 매머드나, 중생대의 건조기후에서 미라화된 공룡 피부의 화석 등이 그것이다.
성인(成因) 화석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형성된다. ①화석이 되는 고생물의 개체수가 넓은 지역에서 번영하였을 것 ②고생물의 유해나 유체 및 생활 기록이 지워지기 전에 퇴적물 속에 매몰될 것 ③고생물의 유해나 유체가 속성작용이나 지각운동에 의한 열이나 압력의 영향을 받아도 분해·용해되지 않도록 조직이 단단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성인을 추정한다.
발견의 역사 인류가 최초의 화석을 발견한 기록은 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크로마뇽인의 유적에서 패각류 화석으로 만든 목걸이나 터번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이 사실을 말해주고, 또 스웨덴 선사시대의 고분(BC 10세기)에서는 멀리서 운반되어왔을 것으로 여겨지는 고생대나 중생대의 화석이 발굴되었다. 인류가 최초로 화석에 관하여 고찰한 기원은 BC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나 아낙시만드로스가 조개화석이나 식물화석·어류화석을 발견하여 인간의 조상과 결부시켜 설명한 기록이 남아 있다. 리디아왕국 사르디스의 철학자 크산투스(BC 500년 무렵)가 내륙에서 조개화석이 산출된 것에 주목하여, 이 지방은 본래 해저였던 것이 육지로 바뀌었다고 설명하였다. 11세기 아라비아 과학자 이븐 시나(아비케나)나 13세기 네덜란드 생리학자 A. 마그누스는 화석을 <대지의 조형력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생명력을 갖지 못한 것>이라고 기록하였다. 이 무렵까지는 화석을 자연이 준 신비적인 조형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화석 성인에 관한 최초의 과학적인 설명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16세기 이탈리아의 의사·과학자·시인이었던 H. 프라카스토로로서, <과거 해역에 서식했던 동물의 유해가 건륙화(乾陸化)되었기 때문에 내륙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보다 앞선 12세기에 중국의 주자(朱子, 朱熹)가 높은 산의 진흙에서 발견한 조개껍데기 화석에 관하여 <이 진흙은 옛날에는 바다에 묻혀 있었던 것으로, 조개는 바다에 서식하고 있었던 것인데, 낮은 땅이 높아지고(융기), 부드러운 것이 굳은 돌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 주목된다. 한편 16세기 독일의 G. 아그리콜라는 화석을 광물로서 취급하고, 석화작용의 기구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산출 형태와 분류 고생물의 유해·유체나 생활 기록이 퇴적물 속에 매몰되어 화석으로서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을 화석화작용이라고 한다. 화석화작용의 설명에는 고생물의 생체나 생활에 관한 연구 및 퇴적작용 내용에 관한 연구, 속성작용이나 지각운동에 관한 연구 등이 필요하다. 화석의 산출 형태는 화석화작용의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화석상형(化石床型), 화석층형(化石層型), 산재형(散在型)의 3가지로 분류된다〔그림 1〕. 또 화석이 고생물 서식시의 상태로 퇴적물 속에 매몰된 것을 자생 화석이나 현지생(現地生) 화석이라 하여, 화석의 매몰상태나 지층의 특징에서 고생물 서식시 환경 등의 생태(生態)를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고생물의 유해·유체가 물이나 대기에 의해 운반되어 서식지역과는 다른 지역의 퇴적물 속에 매몰된 것을 타생(他生) 화석이나 이지생(異地生) 화석이라 한다. 이와 같은 화석은 화석을 포함하고 있는 지층 연구(퇴적학이나 지층학)에 의해서 고생물의 생활영역을 복원하여야만 한다. 생활기록으로서의 화석은, 화석이 발견된 장소에 그 기록을 남기고 있기 때문에 화석의 형태나 산출형태로부터 직접 그 고생물의 생태나 생활환경을 추정할 수 있다. 화석 산출형태의 연구에는 퇴적학이나 지층학 연구가 병행되어 실시되어야만 한다. 화석의 산출형태의 분류도 화석을 포함하는 지층 단위별로 이루어지며, 지층 중의 화석의 분포와 퇴적구조의 관계나 화석의 파손상태 및 매몰자세 등을 종합하여 화석의 성인이나 고생물의 생태·생활환경 등을 추정한다. 덴마크의 N. 스테노와 영국의 W. 스미스는 화석의 산출상과 지층관계를 연구하여 지층 누중(累重)의 법칙과 동물군 유동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이 법칙은 화석의 내용에 따라 지층의 연대를 결정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즉 화석이 지층의 연대를 결정하기 위한 시계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인정된 것이다. 화석 중에는 지구상의 넓은 지역에 걸쳐 특정한 지층에서만 산출되는 것이 있으므로, 이것에 의해 쉽게 지층의 연대를 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화석을 표준화석 또는 시준(示準)화석이라 한다. 또 화석 가운데에는 특정한 퇴적환경을 보여주는 것이 있다. 산호화석은 투명한 온난해역을, 입목(立木)화석은 육지를 나타낸다. 이처럼 환경을 지시하는 화석을 시상(示相)화석이라 하며 지층 퇴적시의 환경추정에 유효하다.
종류 화석화작용의 내용에 따라 화석의 성상(性狀)도 다르다. 고생물의 유해·유체나 그 일부가 보존된 것을 체화석(體化石)이라 한다. 이에 비해 생활기록화석을 흔적화석(생흔화석 또는 생활화석이라고도 한다)이라 하며, 배설물이나 알[卵]의 화석도 포함된다. 배설물의 화석을 분석(糞石 ; 코프롤라이트)이라 하는데, 연체동물이나 어류·공룡류·포유류 등의 분석이 알려져 있다. 화석의 석화 과정에서, 화석을 구성하는 물질이 재결정되거나 밖으로부터 주입된 물질로 치환될 때가 있다. 이와 같은 화석을 광화(鑛化)화석이라 한다. 석화작용에 의해 원래의 화석이 모래나 진흙으로 치환된 것을 거푸집화석이라 한다. 또 화석의 윤곽이나 조각이 퇴적물의 표면에 찍혀진 것을 인상(印象)화석이라 한다. 즉 해파리나 곤충 및 식물의 잎 등은, 본체는 분해되어도 퇴적물 표면에 외형이나 조각의 생체가 분해되고 남은 탄소로 윤곽이 잡혀져 인상화석이 생긴다. 화석에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대형화석 외에, 확대경이나 현미경을 통해 암석의 얇은 조각 또는 연마면을 관찰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를 식별할 수 있는 미화석(微化石)이 있다. 유공충·방산충 등의 원생동물 외에 규조류·꽃가루·포자 등의 식물화석은 미화석의 예이다. 또 높은 배율의 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 등에 의해서만 식별할 수 있는 코콜리스나 박테리아 등의 초(超)미화석도 있다. 동물화석의 기록은 선캄브리아대 후기로 거슬러올라가는데 말기(약 7억 년 전)에는 경조직(硬組織)이 없는 후생(後生)동물이 급격히 발전하였다.
경조직의 발전 고생대 캄브리아기(紀)에는 소형인 삼엽충이나 고배(古杯)동물·연체동물·완족동물 등의 경조직을 지닌 후생동물이 출현하였다. 에디아카라 동물군의 내용이 되는 후생동물의 형태는 현생동물과는 뚜렷이 다르다. 이 동물들이 캄브리아기 초기에 골격이나 껍데기 등의 경조직을 가지게 된 과정이나 요인에 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그림 2〕.
무척추동물 ⑴ 원생동물:원생동물의 출현은 선캄브리아대 후기(원생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생동물문은 보통 단세포로, 육질충류(六質蟲類;아메바·유공충·방산충·태양충 등)와 편모충류(鞭毛蟲類)·포자충류(胞子蟲類)·섬모충류(纖毛蟲類) 등 4개의 아문으로 나뉘는데, 화석으로서 중요한 것은 육질충류이다. 특히 유공충류에는 고생대 후기의 표준화석인 방추충류(紡錘蟲類;푸줄리나)나 중생대·신생대의 표준화석인 고등유공충이 포함된다. 또 소형유공충이나 방산충은 규조(硅藻)화석과 함께 석유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이들의 유해나 유체가 대량으로 퇴적되어 생물암석(生物岩石)을 만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⑵ 해면동물:가장 오랜 화석의 기록은 프랑스나 미국의 아티코카니아(Atikokania)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캄브리아기 이후에 발달하였다.
⑶ 강장동물:이 화석의 기록도 선캄브리아대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고생대 이후의 해역에 발달하여 표준화석이 된 것이 많다. 자주 따뜻한 해역에 군생하여 초(礁)를 형성하기 때문에 지질시대의 석회암 중에는 화석산호초를 구성하여 고생대 복원(復元)의 귀중한 연구대상이 되기도 한다. 고생대에는 상판(床板)산호류나 사방(四放)산호류가, 중생대에는 육방(六放)산호류가 발달하였다. 또 히드로충류의 한 무리인 층공충류(層孔蟲類)에는 고생대·중생대의 표준화석인 것이 많다. 산호는 100m 이내의 얕고 투명한 온난해역에 발달하기 때문에 산호가 만드는 석회암 분포에 의해서 고(古)기후·환경을 복원한 연구 사례가 많다.
⑷ 편형·유형(紐形)·선형·환형동물:이 무리들은 키틴질 외에 경조직이 없기 때문에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렵다. 고생대 후기의 곤충화석에 기생하고 있는 편형동물이나 어류의 화석에 붙어 있는 환형동물이 발견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이 동물들의 체화석(體化石)의 예는 매우 적지만, 기어간 자국, 파들어간 자국, 배설물 등의 생활화석(生痕化石)의 기록이 많다. 특히 환형동물인 갯지렁이군(群)의 생활화석은 여러 지질연대로부터 갖가지 형태의 것이 보고되어 형태에 따라 분류·명명되고, 형태종(形態種) 속의 생활종(生痕種)으로서 기재되고 있다.
⑸ 연체동물:고생대 캄브리아기 이후의 모든 지질연대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껍데기를 가진 다양한 종(種)으로 분화·발달하였기 때문에 화석 기록이 가장 많은 무리이다. 연체동물은 껍데기를 지니지 않은 쌍신경아문(雙神經亞門)과 유각(有殼)아문으로 나누고, 체제의 차에 따라 많은 강(綱)으로 세분되어 있는데, 그들의 계통분류는 〔그림 3〕과 같다. 쌍신경아문의 동물체에는 석회질의 골편(骨片)이 발달하였으며, 드물게 골편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다판류(多板類)는 8장의 석회질 각판(殼板)을 가지며,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이후부터 화석이 알려져 있다. 각판 접합부의 조각(彫刻)이 고생대·중생대·신생대의 순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단판류(單板類)는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데본기에 걸쳐 산출된다. 입 가장자리가 타원형이고 전체가 둥근 삿갓모양을 한 1장의 껍데기로서, 껍데기의 안쪽에는 5∼6쌍의 근흔(筋痕)이 남아 있다. 1952년 태평양의 심해에서 이 무리의 유존종(遺存種)이 발견된 후 단판류의 체제나 구조가 밝혀져, 원시체절(原始體節) 동물로부터 연체동물이 진화되어 온 계통분류상의 위치가 정해졌다. 복족류(腹足類;고등류)는 연체동물 가운데서도 가장 번성한 무리로서, 화석의 종류도 가장 많다. 이 무리는 각체(殼體) 외에 연체를 각체에 넣었을 때 껍데기 입구를 보호하는 뚜껑과 구강내에 소화를 돕는 몇 개 또는 수백 개의 매우 작은 소치군(小齒群)으로 이루어진 치설(齒舌)이 있다. 껍데기나 치설의 형태에 따라 고(古)복족류, 중(中)복족류, 신복족류의 3개의 목(目)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각각 고생대의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백악기(白堊紀)에 출현하였고, 진화의 정도도 이 순서대로 높아지고 있다. 이 무리에는 여러 지질시대의 표준화석으로 되어 있는 것도 많으며 껍데기의 형태나 각표(殼表)조각이 지질시대 순으로 변화하여가는 생계열(生系列)을 이루고 있는 것도 많다. 부족류(斧足類)는 복족류에 이어 화석의 종류가 많다. 고생대 후기 이후에 번성하여 표준화석으로 되어 있는 것도 많다. 특히 중생대 해역에 발달한 삼각패(트리고니아), 이노세라무스, 후치(厚齒) 2매패(二枚貝) 등이 주목된다. 굴족류(掘足類)는 오르도비스기에 바다에 출현하여 석탄기 이후에 속이나 종의 수가 늘고 있는데, 화석의 산출례가 드물고 껍데기의 형태변화도 적으므로 생층서학(生層序學)이나 진화학 연구대상으로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고생대 전기의 바다에는 좌우 1쌍의 껍데기를 가지면서 앞뒤로 열린 뒤쪽 빈틈으로 발을 뻗기 때문에 굴족류와 비슷한 생활형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한 무리의 화석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된다〔그림 4〕. 이 무리를 문각류(吻殼類)라 하며, 부족류와 굴족류의 중간형에 두는 학자도 있다. 두족류(頭足類)에는 직각석(直角石)의 유존종으로 알려져 있는 앵무조개나 오징어·낙지 등의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생리·생태·조직·해부 등의 생물학적 연구에 의해 화석종의 복원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⑹ 절지동물:선캄브리아대 후기 해역에 출현하였다. 고생대에는 삼엽충류(三葉蟲類)·검미류(劍尾類)·광익류(廣翼類)·바다거미류 등이 발달하여 중요한 표준화석이 되고 있다. 고생대 전기말에는 육지로 진출하여 순각류(脣脚類)·배각류(倍脚類)·결합류(結合類) 및 각종 곤충류가 출현하였다. 곤충류는 현재 두드러진 발달을 이룩하였으며, 인간생활과도 매우 관계가 깊다. 이 무리의 화석은 석탄층이나 호성층(湖成層), 그리고 호박(琥珀) 속에 묻힌 완전한 표본이 발견되고 있다. 캄브리아기의 바다에 출현한 소형의 패충류(貝蟲類)나 바다전갈에 가까운 패갑류(貝甲類) 등의 화석도 최근에 생층서학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갑류도 고생대 중기의 바다에 출현하였다.
⑺ 태형(苔形)동물:이 무리는 약 1㎜ 크기의 개충(個蟲)이 모여서 군체(群體)를 이루고, 수중에서는 대부분이 부착생활을 한다. 오르도비스기에 발달하여 고생대 말기에 모습을 감춘 포공목(胞孔目)·변구목(變口目)·은구목(隱口目)의 무리에는 중요한 화석종이 많다.
⑻ 완족(腕足)동물:이 무리는 현재에는 극히 미미한 존재이나, 지질시대에는 세계 각지의 해역에 발달하여 중요한 화석이 되고 있다. 선캄브리아대 말기에 출현하여 고생대에는 두드러진 발달을 보였다. 껍데기가 대형화하고 좌우에 날개모양으로 뻗어 자란 스피리퍼 등이나 각표(殼表)에 긴 가시 등의 조각을 갖는 에키노콘카스 등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중생대·신생대를 통해 멸종해갔다.
⑼극피(棘皮)동물:바다나리·성게·불가사리·해삼의 무리도 선캄브리아대 말기에 출현하여 캄브리아기의 바다에서 발달하였다. 발달 상황과 계통관계는 〔그림 5〕와 같다.
⑽ 촉수(觸手)·추형·유수(有鬚)·모악(毛顎)동물:전구(前口)동물과 후구(後口)동물의 중간적 특징을 지니는 이 무리의 화석은 캐나다 로키산맥의 캄브리아기 중기 버제스 혈암(頁岩)에서 모악동물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는 데 불과하다. 이 밖에 고생대 후기의 지층에서 추형동물이 판 집구덩이의 생흔화석으로 여겨지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척색(脊索)동물 척색동물의 화석으로서 고생대 전기의 표준화석이 되는 것에 필석류(筆石類) 또는 필석동물 Graptozoa이 있다. 키틴질의경질부(硬質部)를 가지며 검반(劍盤)으로 시작되는 군체를 형성한다. 캄브리아기 중기에서부터 석탄기 전기까지의 해저에 고착하였는데 때로는 해조류 등에 부착하여 부유하였고 부레를 가진 것도 있었다. 검은색 혈암 속에서 자주 산출된다. 척색동물로서는 이 밖에 폴란드의 오르도비스기 혈암에서 익새류의 한 무리로 여겨지는 화석이 보고되고 있다. 영국의 실루리아기 지층에서는 창고기(두색동물) 무리인 야모이티우스 Jamoytius의 화석이 산출되고 있어 척추동물의 기원을 밝히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캄브리아기 이후의 지층에서 산출되는 코노돈트(錘齒類)는 2㎜ 이하인 미소화석으로 연체동물의 치설이나 하등어류의 이 또는 연골어류의 방패비늘[楯鱗] 등으로 생각하였으나, 1970년 미국의 석탄기 석회암에서 산출된 창고기와 비슷한 어류화석의 위 속에 코노돈트의 군체가 발견되었으므로 원척추(原脊椎)동물의 여과섭식기관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척추동물 척추동물의 화석에는 뼈나 이 이외에 뿔·발톱 등이 알려져 있다. 어류의 경우에는 체표를 덮는 각종 비늘, 해산(海産) 어류의 평형기관인 이석(耳石), 붕어·잉어 등 담수어류의 인두치(咽頭齒) 외에 배설물이나 알의 화석도 보고되고 있다.
⑴ 어류:가장 오래된 어류의 화석은 캄브리아기후기의 무악(無顎)어류인 텔로두스 Thelodus로서, 캄브리아기 초기의 창고기처럼 갑피(甲皮)로 덮이지 않은 물고기였는데, 눈에 띄게 특수한 갑피로 덮인 어류로 진화하였다. 이 무리는 데본기 전기에는 번성하다가 데본기말에 자취를 감추었다. 한편, 실루리아기에 출현한 유악(有顎)어류는 판피류(板皮類)로 발달하였는데, 데본기말에 갑피류(甲皮類)와 함께 모습이 사라졌다. 연골어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는 데본기 중기 이후의 것이 알려져 있다. 이 무리의 대부분은 육식성으로, 중생대 후기에 경골(硬骨)어류인 진골류(眞骨類)가 출현하기까지는 연체동물이나 갑각류 등을 먹고 당시 해양에서 생태적 지위의 중요 위치를 차지하였다. 데본기에 출현한 경골어류는 공기 호흡을 위한 폐와 육상보행을 위한 사지를 발달시켜서 양서류를 거쳐 파충류로 진화하여갔다. 경골어류는 양서류로 분화한 내비공(內鼻孔) 어류와 현재의 해양에 발달하고 있는 조기류의 2개 그룹으로 나뉜다.
⑵ 양서류:이 종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은 그린란드 동부의 데본기 후기 지층에서 발견된 이크티오스테가 Ichthyostega이다. 현생의 양서류는 유미류(有尾類;영원·도롱뇽 등), 무미류(無 尾類;개구리 등), 무족류(無足類;카이키리아등)의 3그룹으로 분류되는데, 유미류는 트라이아스기, 무미류는 쥐라기, 무족류는 신생대 제 3 기에 이르러 최초의 화석이 알려져 있다.
⑶ 파충류:석탄기 중기에 양서류로부터 점진적 진화를 하여 고생대 말기부터 중생대에 걸쳐 두드러진 발달을 보이고 있다. 이 무리는 각질화한 피부나 석회질의 딱딱한 껍데기로 싸인 유양막란(有羊幕卵)을 지니는 것으로 양서류와 구별된다. 그 때문에 파충류는 골격이나 이·뿔·발톱의 화석 외에 알껍질이나 배설물의 화석, 건조기후에서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또 이 무리는 위에 작은 돌을 삼켜서 소화를 돕기 때문에 골격화석과 함께 위 속의 돌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것을 위석(胃石;Gastrolith)이라고 한다. 알껍질의 화석이나 위석이 체화석에 따라서 발견된 경우에는 동물의 소속을 정할 수 있지만, 단독으로 발견되는 일이 많으므로 소속을 정하기 곤란할 때가 많다. 가장 오래된 알껍질의 화석은 미국 텍사스주의 페름기 전기의 적색암층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동물의 종류는 분명하지 않다. 공룡류의 발자국 화석도 보고되는 예가 많지만, 체화석에 따라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동물종을 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발자국의 형태나 배열·방위 등에 따라서 이족(二足)공룡·사족(四足)공룡임을 알 수 있고, 보행의 자세·상태·방위를 정하거나 보행시의 환경 및 연령·성별·체격 등을 추정할 수 있다. 배설물로부터 수렵동물의 행동을 추정하고 있으며, 야생동물 보호담당자는 배설물을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단서로 삼고 있다. 그 때문에 이런 종류의 연구를 족흔학(足痕學) 또는 분형학(糞形學)이라 부르고 있다. 족흔화석이나 분석에 의하여 고생물의 생활이나 행동을 추정하는 연구를 고족흔학(古足痕學) 또는 고분형학(古糞形學)이라 하여 고생흔학(古生痕學)의 중요한 한 분야가 되고 있다.
⑷ 조류:같은 쥐라기에서 발견된 시조새[始祖鳥]의 화석에 의해 조류의 출현시기가 추정되고 있지만, 조류의 직접 조상은 트라이아스기 후기의 익룡류(翼龍類) 출현 시기에, 그 동류의 한 그룹에서 출현한 것인 듯하다. 발견된 화석의 수로 본다면, 조류는 백악기 후기와 신생대에 2차례의 발전시기가 있었으며, 특히 제 3 기 중기 이후에 매우 다양해졌다.
⑸ 포유류:포유류는 온혈성이라는 점과 이가 분화하고 태반(胎盤)이 발달하였다는 점에서 파충류와 구별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육식 공룡 중에서 이미 온혈성인 것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파충류는 다수의 같은 모양의 이를 가지며, 일생에 몇 차례 이를 간다. 이에 대하여 포유류는 앞니·송곳니·어금니 등으로 분화되어 있으며, 평생에 한 번 갈 뿐이다. 이와 같은 파충류의 이의 분화는 고생대의 페름기에서 중생대의 트라이아스기에 걸쳐 남반구에 존재하였던 곤드와나대륙에 서식한 수궁류(獸弓類) 계통에서 시작되었다. 이 무리의 체형도 포유류를 닮은 것이 많다. 중생대의 대륙은 파충류가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작은 원시 포유류(原獸類)의 출현이 있었지만, 근대형 포유류로는 발달하지 않았다. 현생의 오리너구리(단공류)는 파충류적 형태를 남기고 있었지만, 조류처럼 알을 부화하고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 이 기원에 관하여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데, 다구치류(多臼齒類)나 양치류 등의 화석이 잘 알려져 있다〔그림 6〕. 중생대에 출현한 현생 포유류와 관계가 있는 화석 포유류에는 범수류(汎獸類)·후수류(後獸類)가 있다. 범수류는 대칭치류(對稱齒類) 외에 정수류(正獸類)의 근간을 이루는 그룹으로 여겨지는 진범수류(眞汎獸類)로 나뉘어, 모두 백악기말에 모습이 사라졌다. 후수류에는 오스트레일리아·뉴기니 등지에 현존하는 유대류(有袋類)가 포함된다. 유대류의 화석은 북아메리카의 백악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남북 아메리카의 신생대 제 3 기 이후의 지층에서 발견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유대류 화석은 마이오세 후기 또는 올리고세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대류의 기원은 쥐라기의 범수류로 거슬러 올라가 정수류와는 격리되어 발전하였으므로 생태학상이나 형태학상으로 정수류와 비슷한 적응방산(適應放散)을 보이고 있다. 정수류의 가장 오랜 화석은 몽골인민공화국(외몽골)의 백악기 후기 지층에서 발견된 식충류(食蟲類)의 한 무리인 델타테리디움 Delthatheridium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중국 둥베이[東北]지구에서 산출된 쥐라기 후기의 엔도테리움 Endotherium〔그림 7〕을 식충류로 보는 학자도 있다. 중생대 후기에 출현한 식충류를 기원으로 하여, 신생대에 접어들어 정수류는 급격히 발달하여 많은 종류로 분화되었다.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에는 화석자료가 드물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동물학자 T.H. 헉슬리는 파충류적 특징을 많이 남기고 있는 포유류를 하등동물로 생각하고, 단공류·유대류·정수류의 차례로 진화하였다고 보는 단계통 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의 인류학자 R. 브룸 등은 단공류를 유대류·정수류(진수류)와 구별하여 2개의 진화계열이 존재한다는 다계통설을 제창하고 있다. 또 미국 고생물학자 심프슨 등은 파충류시대에 이미 포유류의 화석에는 신생대의 중요한 표준화석이 많으며, 특히 말목·소목·장비목(長鼻目)·영장목(靈長目) 등의 계통진화에 관하여 상세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형이나 병흔(病痕)의 화석 조개껍데기나 뼈의 화석 중에는 분명하게 기형을 나타내는 것이라든지 내부조직이 파괴된 것, 기생(寄生) 생물에 의하여 변형·변질되어 있는 것 등이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병흔·기형의 화석을 대상으로 하여 고생물의 발생·조직·생리학상의 이상(異常)을 연구하는 분야를 고병리학(古病理學) 또는 화석병리학(paleopathology)이라 한다. 조개껍데기의 기형·병형(病形) 화석 위에, 척추동물의 골격화석 조직이 골수염 등에 의해 파괴된 것이 있다. 거시(巨視) 화석인 경우 고등류[古具類]에 의하여 구멍이 뚫린 부족류나 어룡(魚龍)·수장룡(首長龍) 등의 이빨자국이 남은 암모나이트와 성게의 화석, 육식공룡에게 꼬리를 물린 브론토사우루스 등의 화석도 발견되어, 옛 동물계의 포식(捕食)-피식(被食)의 관계를 살피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것은 모두 생활화석(생흔화석)에 포함하여 다루어진다. 동물계의 먹이연쇄의 관계는 다음 3단계를 거쳐 발달하였다고 여겨진다. 첫째는 선캄브리아대 후기의 후생동물 발달기로서, 이 시기에는 연안역(沿岸域)에서의 플랑크톤·해조류·후생동물의 먹이연쇄의 관계가 성립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는 고생대 전기말의 육생동물 출현에 의하여 대륙에서의 먹이연쇄가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이다. 셋째는 사람이 출현한 시기로서, 도구 사용에 의한 인간의 생산활동에 의하여 자연계 먹이연쇄의 정점에 사람이 위치함과 동시에 인위적인 영력(營力)이 가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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