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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자 시인 <달빛이 쓴 시>,<버킷리스트>,<눈 꽃송이 소식>

작성자김양희|작성시간26.06.23|조회수15 목록 댓글 1

달빛이 쓴 시 외 2편

 

김유자

 

 

느닷없는 원고청탁, 시 한 편 건지려고

눈 비비며 밤새워 흰 종이 마주하니

달빛도 살짝 내려와 내 마음 비춰주네

 

문밖엔 귀뚜라미 구슬피 우는 밤에

책상 위 잉크 빛은 별빛처럼 번지고

잠겼던 생각들조차 새벽 물결에 젖는데

 

감긴 눈 맑아지며 새 아침 밝아오고

감출 수 없는 기쁨, 일출 속에 스며들어

한밤의 흔적까지도 햇살에 녹아드네

 




버킷리스트

 


봄이면 여기저기 연둣빛 피어나고

가만히 속삭이는 말이 내게 걸어오네

잊고 산 작은 꿈들이 다시 불을 켜라고


책 한 장 마음 밭에 천천히 쌓아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학교 가면

내 가는 골목길마다 새길이 돋아나리


오늘도 작은 목록에 별 하나 찍어두니

언젠가 한 권 시집도 저절로 완성되리

조용히 모인 하루가 또 다른 길을 낸다.

 

 


눈 꽃송이 소식

 


전신거울 앞에서 서 있는 나를 보다가

나 아닌 친정엄마 거울 속에 서 있네

어느새 청춘은 가고 서릿발 성성하다


감추면 감출수록 흰머리 올라오고

그 많던 머리칼은 어디로, 사라졌나

때 되어 염색 안 하면 고속도로 휑하네


푸르던 내 청춘도 갈바람에 물들어

단풍잎 한입 두입 떨어져 쌓여 가고

조용히 찾아온 첫눈 소녀인 듯 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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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양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3 new 김유자 시인님 시조시학 등단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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