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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 전기웅

작성자김양희|작성시간26.06.22|조회수5 목록 댓글 0

반지

전기웅



지워지지 않는 지문처럼 시간의 안쪽으로

스며드는 결, 파도는 방향 잃은 배를

끝내 바깥에 두지 않는다

 

어떤 계산으로도 닿지 않는 값이란

함수로 환원되지 않는 관계

 

서로의 곡선은 한 점에서 스친 뒤

심장 가까운 약지에 닫힌, 하나의 원

마감되지 않는 좌표를 남긴다

 

소실점 접어 큰 굴곡을 만들 때

끊어지지 않는 것의 시작은, 항상 안쪽

눈을 감고 가장 깊은 곳을 빛으로 더듬는다

 

마주 보지 않는 해와 달처럼

서로를 묶고 있는 것

피는 그 안에서 순환하고

숨은 약속 없이도 타오른다

-『달은 심는 저녁』(잉어등, 2026)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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