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전기웅
지워지지 않는 지문처럼 시간의 안쪽으로
스며드는 결, 파도는 방향 잃은 배를
끝내 바깥에 두지 않는다
어떤 계산으로도 닿지 않는 값이란
함수로 환원되지 않는 관계
서로의 곡선은 한 점에서 스친 뒤
심장 가까운 약지에 닫힌, 하나의 원
마감되지 않는 좌표를 남긴다
소실점 접어 큰 굴곡을 만들 때
끊어지지 않는 것의 시작은, 항상 안쪽
눈을 감고 가장 깊은 곳을 빛으로 더듬는다
마주 보지 않는 해와 달처럼
서로를 묶고 있는 것
피는 그 안에서 순환하고
숨은 약속 없이도 타오른다
-『달은 심는 저녁』(잉어등, 2026)
출처 : 대구일보(https://ww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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