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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수 詩향기

라면을 끓이며

작성자수천/윤명수&짝꿍|작성시간26.06.23|조회수32 목록 댓글 0

라면을 끓이며

 

윤명수

 

 

산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서 자꾸 멀어지는 일이다

오늘은 불금타는 금요일

생이 더 멀어지기 전에 노을 지는 한강 변에서

거하게 치맥이나 한 번 해볼까?

갑자기 귓속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소크라데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일갈한다

그렇지 애당초부터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지

중화요릿집에 가서 짜장면이나 시켜 먹자

짜장면 한 그릇에 만원이라고

그 돈이면 라면이 열 봉지인데

 

아무래도 집에 가서 라면이나 끓여야겠다

라면 봉지가 가슴을 활짝 열어 재낀다

헐거운 저녁 한 끼

십 리나 되는 라면 발을 건져 올리며 묻는다

너는 어쩌다 라면이 되었니?

그런 너는 어쩌다 라면 먹는 신세가 되었니?

먹는 자와 먹히는 것이

서로가 서럽다고 서로가 한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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