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냥이가 되다>
- 시 : 돌샘/이길옥 -
내 안에 승냥이 한 마리를 들였다.
누군가에 의지해야 안심이 되고
누군가의 힘을 빌어야 기가 사는 물컹이라
가장 사악한 놈으로 들였다.
세상이 시킨 일이다.
그놈의 성질이 워낙 포악해서
아무나 물어뜯고 늘어지는 일이 다반사여서
죽을 맛이다.
좀 참으면 될 것을
살짝 눈감으면 넘어갈 것을
삐딱하게 성질 세워 시시콜콜 시비를 걸고
행패를 부리는 통에 신경에 가시가 돋는다.
자업자득이다.
어쨌거나 내 안에서 자라는 승냥이 덕으로
두려움이 가소롭고
소심증의 뼈가 굵어지면서 서서히 사나워진다.
이때를 노려 승냥이가 가죽을 벗어주며
나더러 승냥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