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섬 / 이규석
붉은 호흡을
남김없이 쏟아내며 장엄한 소멸로
바다를 물들이는 해
갈수록 제 몸을 떼어
바다에 내어주는 작은 섬
몇 그루 소나무는 떠나는 해를 붙들듯
가지를 뻗고
바람 속에 조용히 서 있다
노을 앞에서는
하루치 삶도 아낌없이 내어놓아야 한다
다 비워낸 자만이 저 붉은 침묵과
마주 설 수 있으므로
해변에 흩어진 돌들은
노을이 물러가고 어둠이 밀려오면
저마다의 가슴에 간직한 한 점 빛으로
긴 밤을 밝힌다
* 솔섬 : 부안 위도에 딸린 작은 섬. 노을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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